<현장추적>멍드는 속리산

입력 2000.08.14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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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공원 속리산에 착공된 온천 개발공사가 시행 단체인 지류 조합과 이를 저지하는 주민들 간의 지루한 법정싸움으로 4년째 중단되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파헤처진 속리산 일대가 흉물로 변해 버렸습니다.
취재에 지용수 기자입니다.
⊙기자: 수백년 동안 묵묵히 산세를 자랑하던 속리산 국립공원자락.
그러나 온천개발공사 현장이 방치되면서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50만평에 달하는 산이 깎이고 파헤쳐지면서 속살을 드러낸 채 평지로 변했습니다.
수려했던 자연 경관은 온데 간데 없습니다.
⊙허 일(괴산군 과장): 종전의 바닥권이 전부 암석권으로 형성층이 돼 있었는데 토사로 매몰되는 바람에 생태계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이...
⊙기자: 산이 깎인 비탈면에서는 흙이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잡풀이 무성한 공사장 바닥도 장맛비에 깊숙히 패인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현장 곳곳에 있는 웅덩이에서는 물이 썩어가고 있습니다.
⊙김태경(청주 환경운동연합 간사): 산을 파서 절반 이상이 깎여 나간 곳이 수두룩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충북 전체가 언젠가는 콘크리트로 뒤덮혀 버릴...
⊙기자: 소하천 둑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비에 무너져 내리면서 제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토사의 유출을 막기 위해 온천개발지 곳곳에 수로를 만들었지만 제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경북 지역 개발업자들이 온천개발에 착수한 것은 지난 96년.
그러나 온천이 들어설 경우 오폐수 유입으로 인한 상수원 오염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4년째 공사가 중단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현재 양측이 헌법소원까지 내놓고 있어 지루한 법정싸움의 결론이 언제쯤 날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더 이상의 속리산 훼손을 막기 위해 공사가 중단됐어도 현장에 임시 조치라도 해야 하지만 방치되고 있습니다.
⊙지주조합 관계자: 허가받아 공사했는데 원상복구하라면 무슨 돈으로 합니까?
⊙기자: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공사장 방치가 장기화되면서 결국 수려한 자태의 속리산국립공원만 훼손된 채 병들고 있습니다.
KBS뉴스 지용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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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멍드는 속리산
    • 입력 2000-08-14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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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공원 속리산에 착공된 온천 개발공사가 시행 단체인 지류 조합과 이를 저지하는 주민들 간의 지루한 법정싸움으로 4년째 중단되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파헤처진 속리산 일대가 흉물로 변해 버렸습니다. 취재에 지용수 기자입니다. ⊙기자: 수백년 동안 묵묵히 산세를 자랑하던 속리산 국립공원자락. 그러나 온천개발공사 현장이 방치되면서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50만평에 달하는 산이 깎이고 파헤쳐지면서 속살을 드러낸 채 평지로 변했습니다. 수려했던 자연 경관은 온데 간데 없습니다. ⊙허 일(괴산군 과장): 종전의 바닥권이 전부 암석권으로 형성층이 돼 있었는데 토사로 매몰되는 바람에 생태계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이... ⊙기자: 산이 깎인 비탈면에서는 흙이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잡풀이 무성한 공사장 바닥도 장맛비에 깊숙히 패인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현장 곳곳에 있는 웅덩이에서는 물이 썩어가고 있습니다. ⊙김태경(청주 환경운동연합 간사): 산을 파서 절반 이상이 깎여 나간 곳이 수두룩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충북 전체가 언젠가는 콘크리트로 뒤덮혀 버릴... ⊙기자: 소하천 둑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비에 무너져 내리면서 제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토사의 유출을 막기 위해 온천개발지 곳곳에 수로를 만들었지만 제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경북 지역 개발업자들이 온천개발에 착수한 것은 지난 96년. 그러나 온천이 들어설 경우 오폐수 유입으로 인한 상수원 오염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4년째 공사가 중단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현재 양측이 헌법소원까지 내놓고 있어 지루한 법정싸움의 결론이 언제쯤 날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더 이상의 속리산 훼손을 막기 위해 공사가 중단됐어도 현장에 임시 조치라도 해야 하지만 방치되고 있습니다. ⊙지주조합 관계자: 허가받아 공사했는데 원상복구하라면 무슨 돈으로 합니까? ⊙기자: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공사장 방치가 장기화되면서 결국 수려한 자태의 속리산국립공원만 훼손된 채 병들고 있습니다. KBS뉴스 지용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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