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30년 기름덩어리 방치

입력 2000.10.23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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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군들에 의한 환경오염주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71년에 폐쇄된 인천의 미군기지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근 20만평이 땅속까지 오염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석재 기자의 취재입니다.
⊙기자: 한국전쟁 당시부터 지난 71년까지 미군시설이 있던 인천시 옥련동 문학산 일대입니다.
포클레인으로 땅을 파 보니 온통 검은흙 투성이입니다. 붉은 기름찌꺼기가 떠있는 웅덩이도 곳곳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미군 유류저장탱크가 있던 산비탈 아래 밭지역입니다. 이곳에 있는 흙은 기름으로 뒤범벅이 된 채 이렇게 시커멓게 변해버렸습니다.
토양오염은 지하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30년 전 우물을 팠지만 주민들은 단 한 번도 그 물을 마셔본 적이 없습니다.
⊙이학열(주민): 동네가 물을 다 버린 거예요, 못 먹어서요.
그리고 농사지으면 벼농사 지으면 기름이 떠서 다 죽어요.
⊙기자: 오늘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한 녹색연합은 당시 이 지역에 설치된 22개의 미군 기름저장탱크에서 기름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상진(녹색연합 사무처장): 미군이 철수한 지 약 30년이 지난 이 지역에서도 토양오염과 기름오염이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
⊙기자: 주한미군측은 내일 이 문제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리 퍼거슨(주한미군 보도처장):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도 있으며 내일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기자: 녹색연합은 오염이 주한 미군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사실이 밝혀진다하더라도 SOFA, 즉 주한미군지위협정에는 주둔 이전의 상태로의 원상복구 의무가 없는 데다 보상책임도 없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SOFA협정에 환경권 조항신설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KBS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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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기지 30년 기름덩어리 방치
    • 입력 2000-10-23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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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군들에 의한 환경오염주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71년에 폐쇄된 인천의 미군기지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근 20만평이 땅속까지 오염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석재 기자의 취재입니다. ⊙기자: 한국전쟁 당시부터 지난 71년까지 미군시설이 있던 인천시 옥련동 문학산 일대입니다. 포클레인으로 땅을 파 보니 온통 검은흙 투성이입니다. 붉은 기름찌꺼기가 떠있는 웅덩이도 곳곳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미군 유류저장탱크가 있던 산비탈 아래 밭지역입니다. 이곳에 있는 흙은 기름으로 뒤범벅이 된 채 이렇게 시커멓게 변해버렸습니다. 토양오염은 지하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30년 전 우물을 팠지만 주민들은 단 한 번도 그 물을 마셔본 적이 없습니다. ⊙이학열(주민): 동네가 물을 다 버린 거예요, 못 먹어서요. 그리고 농사지으면 벼농사 지으면 기름이 떠서 다 죽어요. ⊙기자: 오늘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한 녹색연합은 당시 이 지역에 설치된 22개의 미군 기름저장탱크에서 기름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상진(녹색연합 사무처장): 미군이 철수한 지 약 30년이 지난 이 지역에서도 토양오염과 기름오염이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 ⊙기자: 주한미군측은 내일 이 문제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리 퍼거슨(주한미군 보도처장):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도 있으며 내일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기자: 녹색연합은 오염이 주한 미군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사실이 밝혀진다하더라도 SOFA, 즉 주한미군지위협정에는 주둔 이전의 상태로의 원상복구 의무가 없는 데다 보상책임도 없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SOFA협정에 환경권 조항신설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KBS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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