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경찰 소극적 단속에 다시 퍼지는 ‘바다이야기’

입력 2007.09.03 (21:58) 수정 2007.09.0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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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년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바다이야기 파문, 기억하실 겁니다.

사라진 줄 알았던 이 바다이야기가 단속이 흐지부지한 틈을 타서 또 다시 은밀하게 성행하고 있습니다.

조태흠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물입니다.

지하로 내려가자 사라졌다는 '바다이야기' 게임이 한창입니다.

비밀 게임장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오락기.

푹 빠진 사람들은 게임기 앞을 떠날 줄 모릅니다.

<녹취> 불법 게임장 종업원 : "축하드리겠습니다. 바다이야기의 마스코트 고래가 56번 자리에 출현했습니다."

잠시 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제복을 입고, 건물 밖에 나타났습니다.

게임을 즐기던 손님들은 곧바로 짜증을 부립니다.

<녹취> 불법 게임장 손님 : "밖에서 망보던 놈들은 경찰 올 때까지 뭐 한 거야?"

하지만 긴장도 잠시 문을 두드려도 응답이 없자 경찰이 돌아가고 게임은 계속됩니다.

다른 상가건물의 주차장.

주차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내부 공사중'이라고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보니 역시 바다이야기 게임이 한창입니다.

<녹취> "(상어는) 얼마 만에 터진 거예요?", "거의 12시간 더 됐나?"

경찰에 신고 해봤습니다.

이번에도 제복을 입은 경찰과 두 명이 게임장 입구에 나타났습니다.

문을 두드려보지만 폐쇄회로 화면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문을 열어줄 리 없습니다.

<녹취> 출동 지구대 경찰 :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니까. 맞으면, 이것도 국민의 재물인데. 제가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같고."

한참 뒤 경찰이 들어갔지만 단속을 눈치된 게임장은 이미 불이 꺼졌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게임을 즐기던 30여 명의 사람들은 경찰의 단속이 시작되자 모두 달아난 뒤였습니다.

게임장 뒤에는 밖으로 통하는 비상문이 있었습니다.

<녹취> 불법 게임장 주인 : "영업 안했어요.", "만약에 한 증거가 있다면요?", "안 한 증거가 있으면 어떡하실래요? 선생님 인생 거실 거예요?"

하지만 게임장 곳곳에 흩어진 상품권과 담배 꽁초, 게임기 일지 같은 흔적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영업 사실을 시인합니다.

<녹취> 불법 게임장 주인 : "일단 단속을 당했으니까 벌금은 내야 될 거 아닙니까?. 벌금은 뭘로 내겠어."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은 사실상 단속을 포기한 듯 합니다.

<녹취> 게임장 단속 경찰관 : "우리가 뭐 계속해도 이 사람들은 계속 또 기판 사서 또 하는 사람이고."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 사행성 게임장 특별 단속을 벌였습니다.

지난 5월부터 이뤄진 3차 특별 단속에서도 8천 건이 넘는 게임장이 적발됐습니다.

단속에도 사행성 게임장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위장 불법 게임업소에 경찰 제복을 입고 와서 문을 두드리고 게임기 회로기판만을 압수한 뒤 다시 영업하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는 경찰.

경찰의 무늬만 단속에 불법 게임장은 더 은밀히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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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경찰 소극적 단속에 다시 퍼지는 ‘바다이야기’
    • 입력 2007-09-03 21:32:59
    • 수정2007-09-03 22: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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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년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바다이야기 파문, 기억하실 겁니다. 사라진 줄 알았던 이 바다이야기가 단속이 흐지부지한 틈을 타서 또 다시 은밀하게 성행하고 있습니다. 조태흠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물입니다. 지하로 내려가자 사라졌다는 '바다이야기' 게임이 한창입니다. 비밀 게임장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오락기. 푹 빠진 사람들은 게임기 앞을 떠날 줄 모릅니다. <녹취> 불법 게임장 종업원 : "축하드리겠습니다. 바다이야기의 마스코트 고래가 56번 자리에 출현했습니다." 잠시 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제복을 입고, 건물 밖에 나타났습니다. 게임을 즐기던 손님들은 곧바로 짜증을 부립니다. <녹취> 불법 게임장 손님 : "밖에서 망보던 놈들은 경찰 올 때까지 뭐 한 거야?" 하지만 긴장도 잠시 문을 두드려도 응답이 없자 경찰이 돌아가고 게임은 계속됩니다. 다른 상가건물의 주차장. 주차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내부 공사중'이라고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보니 역시 바다이야기 게임이 한창입니다. <녹취> "(상어는) 얼마 만에 터진 거예요?", "거의 12시간 더 됐나?" 경찰에 신고 해봤습니다. 이번에도 제복을 입은 경찰과 두 명이 게임장 입구에 나타났습니다. 문을 두드려보지만 폐쇄회로 화면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문을 열어줄 리 없습니다. <녹취> 출동 지구대 경찰 :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니까. 맞으면, 이것도 국민의 재물인데. 제가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같고." 한참 뒤 경찰이 들어갔지만 단속을 눈치된 게임장은 이미 불이 꺼졌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게임을 즐기던 30여 명의 사람들은 경찰의 단속이 시작되자 모두 달아난 뒤였습니다. 게임장 뒤에는 밖으로 통하는 비상문이 있었습니다. <녹취> 불법 게임장 주인 : "영업 안했어요.", "만약에 한 증거가 있다면요?", "안 한 증거가 있으면 어떡하실래요? 선생님 인생 거실 거예요?" 하지만 게임장 곳곳에 흩어진 상품권과 담배 꽁초, 게임기 일지 같은 흔적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영업 사실을 시인합니다. <녹취> 불법 게임장 주인 : "일단 단속을 당했으니까 벌금은 내야 될 거 아닙니까?. 벌금은 뭘로 내겠어."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은 사실상 단속을 포기한 듯 합니다. <녹취> 게임장 단속 경찰관 : "우리가 뭐 계속해도 이 사람들은 계속 또 기판 사서 또 하는 사람이고."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 사행성 게임장 특별 단속을 벌였습니다. 지난 5월부터 이뤄진 3차 특별 단속에서도 8천 건이 넘는 게임장이 적발됐습니다. 단속에도 사행성 게임장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위장 불법 게임업소에 경찰 제복을 입고 와서 문을 두드리고 게임기 회로기판만을 압수한 뒤 다시 영업하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는 경찰. 경찰의 무늬만 단속에 불법 게임장은 더 은밀히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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