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된 마을…주민들 ‘망연자실’

입력 2007.09.1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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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추석을 코앞에 두고 이렇게 수해를 당한 주민들의 심정이 지금 어떨까요?

당장 오늘부터 복구작업에 나서긴 했지만 거의 쑥대밭이 되서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수해 현장을 강정훈 기자가 찾았습니다.

<리포트>

하루에 하천이 두 번이나 범람하면서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된 제주시 외도동 월대 마을, 하천을 낀 골목마다 가재도구를 정리하는 주민들이 늘어서 난민촌을 방불케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무너진 담장을 정리하며 복구에 나서지만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녹취> 박청자(피해 주민) : "와락 물이 들어차는데 세상에 이런 일은 처음이지. 아예 그때 죽느니만 못했어요."

하천 부근에 있는 이 집은 급물살에 문과 창문이 날아가 폐허로 변했습니다.

한 부부가 살고 있던 조립식 건물텁니다. 갑자기 들어닥친 물로 건물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고, 부부는 실종됐습니다.

이웃 노인은 갑자기 집안으로 밀려든 산더미같은 물에 오도가도 못한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립니다.

<녹취> 배상우(피해 주민) : "갑자기 드니까 뭐라 말할 수도 없고 농 하나 엎어진 것을 가운데 놓고 세 사람이 거기에 엎드려서…., 지금 살아서 말을 하는 겁니다."

폭우로 펌프장이 물에 잠긴 이 전복 양식장에는 집단폐사한 전복 100만 마리가 널부러져 있습니다.

성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인터뷰> 이기백(전복양식장 대표) : "10원 수익도 없이 다른 사람에게 융자받고 생활하고, 자기 수익도 없이 생활하다 보니, 형편이 없어요."

제주시 병문천 하류에 있는 마을은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도로에는 부서진 차와 쓰레기들이 뒤엉켰고, 집 안에는 물에 젖은 가재도구들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정승훈(제주시 삼도2동) : "어머니 아버지가 두 시간 동안이나 지붕 위에서 떨고 있었는데 누구도 도와주지 않아서 제가 뛰어 왔는데...."

제주를 대표하는 성읍 민속마을도 태풍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녹취>이조자(마을 주민) : "위로 차고 아래도 차고 수영할 정도였으니 말도 못하지. 처음이야 이런 일은."

한순간에 제주를 할퀴고 간 태풍이 섬 전체를 황폐화시키고 제주도민에게는 지울 수 없는 아픈 상처만 남겼습니다.

KBS 뉴스 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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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허가 된 마을…주민들 ‘망연자실’
    • 입력 2007-09-17 20:56:38
    뉴스 9
<앵커 멘트> 추석을 코앞에 두고 이렇게 수해를 당한 주민들의 심정이 지금 어떨까요? 당장 오늘부터 복구작업에 나서긴 했지만 거의 쑥대밭이 되서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수해 현장을 강정훈 기자가 찾았습니다. <리포트> 하루에 하천이 두 번이나 범람하면서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된 제주시 외도동 월대 마을, 하천을 낀 골목마다 가재도구를 정리하는 주민들이 늘어서 난민촌을 방불케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무너진 담장을 정리하며 복구에 나서지만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녹취> 박청자(피해 주민) : "와락 물이 들어차는데 세상에 이런 일은 처음이지. 아예 그때 죽느니만 못했어요." 하천 부근에 있는 이 집은 급물살에 문과 창문이 날아가 폐허로 변했습니다. 한 부부가 살고 있던 조립식 건물텁니다. 갑자기 들어닥친 물로 건물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고, 부부는 실종됐습니다. 이웃 노인은 갑자기 집안으로 밀려든 산더미같은 물에 오도가도 못한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립니다. <녹취> 배상우(피해 주민) : "갑자기 드니까 뭐라 말할 수도 없고 농 하나 엎어진 것을 가운데 놓고 세 사람이 거기에 엎드려서…., 지금 살아서 말을 하는 겁니다." 폭우로 펌프장이 물에 잠긴 이 전복 양식장에는 집단폐사한 전복 100만 마리가 널부러져 있습니다. 성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인터뷰> 이기백(전복양식장 대표) : "10원 수익도 없이 다른 사람에게 융자받고 생활하고, 자기 수익도 없이 생활하다 보니, 형편이 없어요." 제주시 병문천 하류에 있는 마을은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도로에는 부서진 차와 쓰레기들이 뒤엉켰고, 집 안에는 물에 젖은 가재도구들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정승훈(제주시 삼도2동) : "어머니 아버지가 두 시간 동안이나 지붕 위에서 떨고 있었는데 누구도 도와주지 않아서 제가 뛰어 왔는데...." 제주를 대표하는 성읍 민속마을도 태풍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녹취>이조자(마을 주민) : "위로 차고 아래도 차고 수영할 정도였으니 말도 못하지. 처음이야 이런 일은." 한순간에 제주를 할퀴고 간 태풍이 섬 전체를 황폐화시키고 제주도민에게는 지울 수 없는 아픈 상처만 남겼습니다. KBS 뉴스 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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