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고르바초프, 독일 통일 반대 입장”

입력 2009.09.2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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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독일 통일에 결정적 기여를 한 미하일 고르바초프(78) 구 소련 대통령은 사실 독일 통일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영국 BBC가 20일 보도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모스크바 외곽 고르바초프재단에서 BBC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독일 통일에 반대했으며, 당시 대처 영국 총리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도 독일 통일에 반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는 서방 지도자들이 독일 통일을 저지하기 위해 자신에 의존하고 있었다며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 누군가 다른 사람이 불구덩이 속 밤을 꺼내주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노(No)'라고 말하고 군대를 파견해주기를 서방 지도자들은 원했다"며 "그것은 무책임한 처사가 될 것이며, 그들은 착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서방 국가들이 1990년대에 러시아의 약점을 이용했고, 이제 러시아가 자국의 권리를 내세우자 재빨리 비판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서방국들에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BBC 기자는 지적했다.
1989년 동유럽 민주화 혁명을 촉발했고, 구 소련공화국의 해체를 몰고온 개혁ㆍ개방정책의 주역인 고르바초프는 자신이 다른 결과를 기대했지만, 같은 상황이 오면 다시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1989년은 확실히 더 나은 것을 위한 변화의 해였다고 생각하며, 그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당시 우리는 필수적인 자유, 특히 언론의 자유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교육을 많이 받은 나라 중 하나인 우리는 선거제도가 있었지만 단지 한 명의 후보를 놓고 선택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선거가 아니라 반쪽짜리 선거였다"며 "당시 우리는 변화를 필요로 했다"고 강조했다.
199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인 갈채를 받았으나 고르바초프는 러시아 내에서는 구소련 시절 역할을 두고 여전히 격렬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현 러시아 정치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현 총리에 대해 고르바초프는 러시아를 안정시켰다고 찬사를 보냈으나 "우리는 러시아를 더 변화시키고, 현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고르바초프는 "이것은 명령과 지시를 내림으로써, 압력을 가함으로써 이뤄질 수 없으며, 민주주의를 통해, 국민이 참여하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최근 푸틴 총리가 2012년 대선 출마와 관련해 "메드메베프 대통령과 함께 생각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한 말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그것은 유권자, 국민에 의해 결정돼야 하는 것이며, 그가 국민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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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C “고르바초프, 독일 통일 반대 입장”
    • 입력 2009-09-21 10:09:53
    연합뉴스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독일 통일에 결정적 기여를 한 미하일 고르바초프(78) 구 소련 대통령은 사실 독일 통일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영국 BBC가 20일 보도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모스크바 외곽 고르바초프재단에서 BBC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독일 통일에 반대했으며, 당시 대처 영국 총리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도 독일 통일에 반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는 서방 지도자들이 독일 통일을 저지하기 위해 자신에 의존하고 있었다며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 누군가 다른 사람이 불구덩이 속 밤을 꺼내주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노(No)'라고 말하고 군대를 파견해주기를 서방 지도자들은 원했다"며 "그것은 무책임한 처사가 될 것이며, 그들은 착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서방 국가들이 1990년대에 러시아의 약점을 이용했고, 이제 러시아가 자국의 권리를 내세우자 재빨리 비판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서방국들에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BBC 기자는 지적했다. 1989년 동유럽 민주화 혁명을 촉발했고, 구 소련공화국의 해체를 몰고온 개혁ㆍ개방정책의 주역인 고르바초프는 자신이 다른 결과를 기대했지만, 같은 상황이 오면 다시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1989년은 확실히 더 나은 것을 위한 변화의 해였다고 생각하며, 그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당시 우리는 필수적인 자유, 특히 언론의 자유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교육을 많이 받은 나라 중 하나인 우리는 선거제도가 있었지만 단지 한 명의 후보를 놓고 선택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선거가 아니라 반쪽짜리 선거였다"며 "당시 우리는 변화를 필요로 했다"고 강조했다. 199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인 갈채를 받았으나 고르바초프는 러시아 내에서는 구소련 시절 역할을 두고 여전히 격렬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현 러시아 정치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현 총리에 대해 고르바초프는 러시아를 안정시켰다고 찬사를 보냈으나 "우리는 러시아를 더 변화시키고, 현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고르바초프는 "이것은 명령과 지시를 내림으로써, 압력을 가함으로써 이뤄질 수 없으며, 민주주의를 통해, 국민이 참여하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최근 푸틴 총리가 2012년 대선 출마와 관련해 "메드메베프 대통령과 함께 생각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한 말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그것은 유권자, 국민에 의해 결정돼야 하는 것이며, 그가 국민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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