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붉은귀거북 우리 생태계 파괴

입력 2001.05.19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산 붉은귀거북이 우리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습니다.
천적이 없어 최근에는 종교계에서 방생을 금지시키기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아무 제재 없이 마구 수입돼 우리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취재에 이동환 기자입니다.
⊙기자: 경관이 빼어나 관광지로 이름난 전주시의 한 공원입니다.
아름다운 호수에 미국이 원산지인 붉은귀거북 천지입니다. 연잎 위에서 여유롭게 놀고 있습니다.
물 위로 가만히 고개만 내밀고 있다가 잽싸게 곤충을 낚아채기도 합니다.
수초 사이를 헤집고 헤엄쳐 다니는 붉은귀거북은 뜰채로도 건질 수 있습니다.
떡밥낚시에는 쉴 새 없이 잡힐 정도로 그 숫자가 많습니다.
⊙박창현(붉은귀거북 실태조사팀): 정말 많이 잡힙니다.
한 시간에 약 13마리, 굉장히 많습니다.
⊙기자: 잠수부를 동원해 호수 속을 촬영해 봤습니다.
붉은귀거북이 수초 사이로 헤엄쳐 다닙니다. 두터운 뻘 속을 좋아해 붉은귀거북이 스쿠버 다이버의 발에도 밟힐 정도입니다.
⊙한성수(수중촬영 전문가): 상당히 많습니다.
예상보다, 촬영하다 보니까 뻘 속에 청거북이가 발에 밟히고 그렇습니다.
⊙기자: 전주 덕진공원에서만 살고 있는 붉은귀거북은 새끼까지 1000마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부분 애완용으로 기르다 버린 것들입니다. 자란 거북이는 무게가 2kg에 가깝고 등 길이만 10cm가 넘습니다.
⊙진승범(전주시 공원녹지과): 참붕어나 가물치 같은 우리 토종 어종들이 배나 머리 부분이 뜯겨서 수면 위에 떠서 죽어 있는 것을 간혹 볼 수가 있는데 청거북의 포악성 때문에...
⊙기자: 청거북의 포식성 실험입니다.
붕어 두 마리를 수족관에 넣자 한꺼번에 여러 마리가 달려듭니다.
새끼 붕어는 한 입에 먹어치우고, 큰 붕어는 잘게 찢어 먹습니다.
붉은귀거북 배속은 동식물 가리지 않고 먹는 잡식성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심재한(박사/서울대 환경대학원): 지름 1cm 되는 물고기 비늘이라든가 곤충이라든가 다양한 종류가 나오고 있고 심지어 낚시바늘까지, 그런 걸 봐서는 호수 생태계에서 먹이의 포학성을 보여주고 있고...
⊙기자: 오염된 물에서도 잘 사는 데다 아무런 천적도 없어 급격하게 번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까지 청거북이가 황소개구리나 블루길처럼 생태계를 파괴하는 야생동물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아무런 규제 없이 해마다 수십만 마리가 수입돼 애완용이나 방생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붉은귀거북 도매상: 거북이 사면 먹이 등이 팔리니까 작은 규모는 아니죠. 전체 매출의 3% 정도.
⊙기자: 붉은귀거북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지난 80년대 초.
이제는 전국 대부분의 강과 호수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동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국산 붉은귀거북 우리 생태계 파괴
    • 입력 2001-05-19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미국산 붉은귀거북이 우리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습니다. 천적이 없어 최근에는 종교계에서 방생을 금지시키기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아무 제재 없이 마구 수입돼 우리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취재에 이동환 기자입니다. ⊙기자: 경관이 빼어나 관광지로 이름난 전주시의 한 공원입니다. 아름다운 호수에 미국이 원산지인 붉은귀거북 천지입니다. 연잎 위에서 여유롭게 놀고 있습니다. 물 위로 가만히 고개만 내밀고 있다가 잽싸게 곤충을 낚아채기도 합니다. 수초 사이를 헤집고 헤엄쳐 다니는 붉은귀거북은 뜰채로도 건질 수 있습니다. 떡밥낚시에는 쉴 새 없이 잡힐 정도로 그 숫자가 많습니다. ⊙박창현(붉은귀거북 실태조사팀): 정말 많이 잡힙니다. 한 시간에 약 13마리, 굉장히 많습니다. ⊙기자: 잠수부를 동원해 호수 속을 촬영해 봤습니다. 붉은귀거북이 수초 사이로 헤엄쳐 다닙니다. 두터운 뻘 속을 좋아해 붉은귀거북이 스쿠버 다이버의 발에도 밟힐 정도입니다. ⊙한성수(수중촬영 전문가): 상당히 많습니다. 예상보다, 촬영하다 보니까 뻘 속에 청거북이가 발에 밟히고 그렇습니다. ⊙기자: 전주 덕진공원에서만 살고 있는 붉은귀거북은 새끼까지 1000마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부분 애완용으로 기르다 버린 것들입니다. 자란 거북이는 무게가 2kg에 가깝고 등 길이만 10cm가 넘습니다. ⊙진승범(전주시 공원녹지과): 참붕어나 가물치 같은 우리 토종 어종들이 배나 머리 부분이 뜯겨서 수면 위에 떠서 죽어 있는 것을 간혹 볼 수가 있는데 청거북의 포악성 때문에... ⊙기자: 청거북의 포식성 실험입니다. 붕어 두 마리를 수족관에 넣자 한꺼번에 여러 마리가 달려듭니다. 새끼 붕어는 한 입에 먹어치우고, 큰 붕어는 잘게 찢어 먹습니다. 붉은귀거북 배속은 동식물 가리지 않고 먹는 잡식성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심재한(박사/서울대 환경대학원): 지름 1cm 되는 물고기 비늘이라든가 곤충이라든가 다양한 종류가 나오고 있고 심지어 낚시바늘까지, 그런 걸 봐서는 호수 생태계에서 먹이의 포학성을 보여주고 있고... ⊙기자: 오염된 물에서도 잘 사는 데다 아무런 천적도 없어 급격하게 번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까지 청거북이가 황소개구리나 블루길처럼 생태계를 파괴하는 야생동물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아무런 규제 없이 해마다 수십만 마리가 수입돼 애완용이나 방생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붉은귀거북 도매상: 거북이 사면 먹이 등이 팔리니까 작은 규모는 아니죠. 전체 매출의 3% 정도. ⊙기자: 붉은귀거북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지난 80년대 초. 이제는 전국 대부분의 강과 호수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동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