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상하수·난방 배관 교체 시급

입력 2011.12.12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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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등 대도시 지하에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상하수도관이나 난방배관 등이 수만 km가 넘게 거미줄처럼 설치돼 있습니다.

이 시설들이 설치된 지 수십 년이 지나면서 잇따라 부식되고 파손되는 등 노후화 징후가 뚜렷해 교체가 시급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노태영 기자? 눈에 안 보여서 그런지 하수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 쉽게 하기 힘든 것 같은데..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군요?

<답변>
네, 서울 도심 지하에만 모두 만km가 넘는 하수도관이 매설돼 있는데요,

취재진이 실제로 서울 도심의 하수관에 들어가봤더니 부식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이 30여 년 전에 설치한 서울 시청 광장 아래 하수관입니다.

맨홀을 열고 3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악취가 진동을 하는 가운데 콘크리트로 된 벽 곳곳이 떨어져 나간 하수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밖으로 튀어나온 철근들은 발갛게 완전히 녹이 슬어 있었습니다.

암모니아 등 하수에서 발생한 가스로 콘크리트와 철근이 함께 썩어가고 있는 겁니다.

곳곳이 낡고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어서 서울시가 관리하는 하수구 중에서 가장 위험도가 높은 D등급을 받았습니다.

즉시 보강을 해야 하는 상태로 붕괴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 담당 공무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서울시 공무원:"위에 도로에 차량이나 대형 운송기관들이 진행하기 때문에 붕괴가 됐을 때 위험한 상황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서울 전역에서 20년 이상 된 노후된 하수관은 절반이 넘는 5600km나 되는데요,

보수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정작 서울시의 올해 하수관 정비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25% 정도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질문>
하수관뿐 아니라 상수도와 난방 배관 등도 곳곳에서 누수가 일어나는 등 문제가 많다면서요?

<답변>
네, 현재 서울시가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는 가구는 422만 가구 정도됩니다.

그런데 이 중 10%가 넘는 44만 가구의 수도관이 노후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 강남의 이 아파트 단지에서도 대부분 가정이 수돗물 대신 정수기 물이나 생수를 사먹고 있었습니다.

지난 23년 동안 한 번도 수도관 공사를 하지 못해 수도관에 녹물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지난달에는 노후 수도관이 파열돼 수천 세대에 물 공급이 끊기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90년대 초 2백만 호가 한꺼번에 지어진 수도권 1기 신도시에는 난방 배관이 문젭니다.

올해에만 분당과 수서 등 2곳에서 20년이 지난 배관이 터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상하수, 난방 등은 모두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시설인데요,

하지만 우선 순위에 밀려 적절한 보수작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에만 예산을 우선 투입하다 보니 생긴 일이라며 지자체와 정부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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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상하수·난방 배관 교체 시급
    • 입력 2011-12-12 23: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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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등 대도시 지하에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상하수도관이나 난방배관 등이 수만 km가 넘게 거미줄처럼 설치돼 있습니다. 이 시설들이 설치된 지 수십 년이 지나면서 잇따라 부식되고 파손되는 등 노후화 징후가 뚜렷해 교체가 시급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노태영 기자? 눈에 안 보여서 그런지 하수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 쉽게 하기 힘든 것 같은데..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군요? <답변> 네, 서울 도심 지하에만 모두 만km가 넘는 하수도관이 매설돼 있는데요, 취재진이 실제로 서울 도심의 하수관에 들어가봤더니 부식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이 30여 년 전에 설치한 서울 시청 광장 아래 하수관입니다. 맨홀을 열고 3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악취가 진동을 하는 가운데 콘크리트로 된 벽 곳곳이 떨어져 나간 하수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밖으로 튀어나온 철근들은 발갛게 완전히 녹이 슬어 있었습니다. 암모니아 등 하수에서 발생한 가스로 콘크리트와 철근이 함께 썩어가고 있는 겁니다. 곳곳이 낡고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어서 서울시가 관리하는 하수구 중에서 가장 위험도가 높은 D등급을 받았습니다. 즉시 보강을 해야 하는 상태로 붕괴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 담당 공무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서울시 공무원:"위에 도로에 차량이나 대형 운송기관들이 진행하기 때문에 붕괴가 됐을 때 위험한 상황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서울 전역에서 20년 이상 된 노후된 하수관은 절반이 넘는 5600km나 되는데요, 보수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정작 서울시의 올해 하수관 정비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25% 정도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질문> 하수관뿐 아니라 상수도와 난방 배관 등도 곳곳에서 누수가 일어나는 등 문제가 많다면서요? <답변> 네, 현재 서울시가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는 가구는 422만 가구 정도됩니다. 그런데 이 중 10%가 넘는 44만 가구의 수도관이 노후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 강남의 이 아파트 단지에서도 대부분 가정이 수돗물 대신 정수기 물이나 생수를 사먹고 있었습니다. 지난 23년 동안 한 번도 수도관 공사를 하지 못해 수도관에 녹물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지난달에는 노후 수도관이 파열돼 수천 세대에 물 공급이 끊기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90년대 초 2백만 호가 한꺼번에 지어진 수도권 1기 신도시에는 난방 배관이 문젭니다. 올해에만 분당과 수서 등 2곳에서 20년이 지난 배관이 터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상하수, 난방 등은 모두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시설인데요, 하지만 우선 순위에 밀려 적절한 보수작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에만 예산을 우선 투입하다 보니 생긴 일이라며 지자체와 정부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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