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백 파이프’ 하면 바로 영국 스코틀랜드를 떠올리실 텐데요, 이 스코틀랜드가 이제 영국에서 독립을 하자는 움직임이 구체적이고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 이게 정치단체, 시민단체 차원에서가 아니라 스코틀랜드 집권당과 지방정부가 공약하고 앞장서는 일이어서 영국 중앙정부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는 겁니다. 스코틀랜드는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 일정까지 잡아놨습니다.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스코틀랜드인들이 독립이라는 역사를 새로 쓸 것인지, 런던 박장범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잉글랜드에 맞서 처절하게 투쟁하다 처형당한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왈라스...그는 아직도 칼을 치켜들고, 전투를 벌였던 들판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1297년 9월,,막강한 기병을 앞세우고 침략한 잉글랜드 군을 격파한 '스털링 다리 전투'는
스코틀랜드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역삽니다.
<인터뷰>존 맥코이 : "윌리엄 왈라스는 우리의 영웅입니다. 그는 우리의 모든 것을 상징하는데 특히 우리가 잉글리쉬가 아니란 정신을 대표합니다"
독립 정신을 상징하는 이 곳은 스코틀랜드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순례 코스입니다.
"윌리엄 왈라스에 대해서 배웠고 브루스왕 동상도 봤어요"
스코틀랜드는 지난 1707년, 잉글랜드에 통합되면서 독립 국가의 지위를 잃었습니다. 그로부터 300여 년 세월이 지난 지금, 스코틀랜드엔 '독.립'이라는 두 글자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인터뷰>알렉스 샐먼드(스코틀랜드 1장관) ; "런던에 있는 정치인들이 스코틀랜드에 이래라 저래라 하던 시절은 이제 끝났습니다"
분리 독립을 주창해온 스코틀랜드 국민당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69석을 차지하며 단독 과반으로 집권에 성공했습니다. 자치정부를 장악한 이들은 2014년 가을에 국민투표, 2016년 5월 첫 총선을 치른다는 '독립국가 건설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인터뷰>훔자 유사프(스코틀랜드국민당 의원) : "독립과 관련해 생각해야할 일은 간단하면서 근원적입니다. 스코틀랜드와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은 스코틀랜드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내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곤 이미 행정 자치를 하고 있는 스코틀랜드가 완전 독립을 위해서 발빠르게 움직이자 영국 정부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급히 스코틀랜드를 찾아가 계속 영국인으로 함께 하자고 호소했습니다.
<인터뷰>데이비드 캐머런(영국 총리) : "저는 연합왕국으로서 영국의 이성과 신념, 영혼을 믿습니다 "
독립 문제에 대해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여론 조사 결과는 독립 찬성은 30%대에 불과하고, 독립 반대가 50%대입니다.
지금은 독립 반대 여론이 더 우세하지만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민족감정을 자극하며 독립 열기에 불을 당기고 있어서 2년후에 있을 국민투표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쉽사리 단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2014년은 스코틀랜드 독립 투쟁사에서 매우 의미있는 해입니다.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2014년을 독립을 결정짓는 '선택의 해'로 정한 이유는 2014년이 스코틀랜드 역사에서 잉글랜드와 싸워 가장 큰 승리를 거뒀던 1314년 베넉번전투 700주년이기 때문입니다. 민족감정을 자극해 독립을 이끌려는 전략도 배어 있습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독립문제엔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란 물음이 실질적 이슈입니다.
<인터뷰>매튜 키드 : "우리가 받는 의료혜택 같은 것들을 잃어버릴겁니다"
<인터뷰>마이크 댄슨(대학 교수) : "최근 들어 두 지역의 차이점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잉글랜드는 의료와 교육 등을 사유화하고 시장에 맡기고 있습니다."
영국 중앙정부는 그동안 분리 독립 무장투쟁이 벌어졌던 북아일랜드에 가장 많은 복지 예산을 배정하고, 그 다음으로 많은 예산을 스코틀랜드에 돌렸습니다. 스코틀랜드 제 1야당인 노동당은 이런 복지혜택을 부각시키면서 '독립하면 스코틀랜드엔 국물도 없다' '분리 독립추진은 이상주의자들의 정치 모험이다'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윌리엄 베인(노동당 의원) : "영국에 남아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위험은 나누고 이익은 나누면 됩니다. 잘사는 영국 남부의 부를 형편이 나쁜 영국 내 다른 지역으로 분배합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복지혜택은 눈속임에 불과하다'면서 중앙정부의 유화책에 속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인터뷰>존 스위니(스코틀랜드 재정장관) : "지난해 스코틀랜드는 영국 내 이윤의 9.7%를 창출했지만 9.4%만 가져왔습니다. 우리가 영국에 기여하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많습니다. "
독립 이후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큰 배경은 바로 스코틀랜드 북쪽 바다에 있는 보물덩어리, 북해 유전입니다. 이 북해 유전이 발견된 1970년 10월 19일은 영국 경제 최대 축복의 날로 불립니다.
앞으로 30여 년 정도 더 채굴이 가능한 북해 유전을 독립 스코틀랜드의 기틀을 다지는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복안입니다.
<인터뷰>존 스위니(스코틀랜드 재정장관) : "국제 법은 독립 스코틀랜드가 북해 유전 수익의 90%를 가져가야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 중앙정부가 북해유전 소유권을 그냥 내줄리 없습니다. 그래서 분리 독립이 실제 진행된다면 북해유전은 분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독립 추진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이런 예측 불가능한 사안들이 스코틀랜드 경제의 최대 복병입니다.
<인터뷰>게리 클락(글래스고 상공회의소) : "경제인들이 원하는 바는 미래의 투자 계획 등을 세울 수 있도록 정치적인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주는 것입니다."
정부와 별개로 진행되는 영국 통합 정책의 중심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정점으로 한 영국 왕실이 있습니다.
<녹취> 엘리자베스 영국여왕 : "즉위 60주년 행사를 통해 공동체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길 희망합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공은 스코틀랜드 수도 에딘버러 공작이고, 왕세손 윌리엄은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을 선택했습니다. 바로 이 대학에서 윌리엄왕자는 지금의 왕세자비를 만났는데 이들 부부가 독립투표가 치러지는 2014년에 맞춰 스코틀랜드에서 첫 아이를 출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두 영국 대통합정책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처럼 스코틀랜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자신이 즉위 했을때 스코틀랜드인들의 뿌리 깊은 적대감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영국 우편제도를 상징하는 빨간 우체통 입니다. 영국 내에서 유독 스코틀랜드에 있는 우체통에만 왕관 마크 아래 여왕의 이름이 없습니다. 지금의 여왕이 즉위 했을때 여왕의 이름을 놓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대립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잉글랜드 인들은 이전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여왕을 엘리자베스 2세로 부르자고 주장했지만, 스코틀랜드인들은 자신들의 역사에서는 엘리자베스란 여왕이 없었기 때문에 엘리자베스 1세라고 부르겠다고 맞섭니다.
소송까지 벌인 끝에 현재의 여왕 이름을 엘리자베스 2세로 정했지만, 스코틀랜드 우체통에 새겨진 여왕 이름을 누군가 훼손하고 지우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여왕은 스코틀랜드에는 아예 자신의 이름을 없앤 우체통을 설치하라고 명령합니다.
큰 나라 잉글랜드에 맞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스코틀랜드인들의 노력과 투쟁은 특히 스포츠 분야로 분출됐습니다.
월드컵 같은 국제 축구경기나 럭비 경기에 스코틀랜드인들은 영국이 아닌 스코틀랜드의 이름으로 대표 팀을 만들어 출전합니다. 스코틀랜드 태권도협회 역시 국가대표자격으로 세계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끈질기게 청원하며 노력했습니다.
<인터뷰>존 컬런(태권도 사범) : "독립은 세계무대에 스코틀랜드란 이름으로 나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태권도가 한국으로부터 받은 첫 선물이라면 이제 스코틀랜드를 대표해서 뛸 수 있도록 두번째 선물을 주시기 바랍니다."
스포츠분야에서 스코틀랜드인들의 독립성이 유별난 것은 잉글랜드 못지않은 스포츠 종주국이라는 자부심 때문입니다.
<인터뷰>마이크(세인트 앤드류스 매니저) : "정치적인 도전과 변화에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의 골프는 살아남고 번영할 것입니다."
신분과 계급을 강조하는 잉글랜드에 맞서 평등과 자유를 강조해온 스코틀랜드인들.....,스코틀랜드의 독립 투쟁은 결국 이성과 감성의 대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머레이 레스(대학 교수) : "국민투표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사람들은 스코틀랜드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네일 맥코리 : "독립은 가슴으로부터 나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완전한 자유에 대한 요구입니다."
독립할 것인가? 영국인으로 살 것인가?
앞으로 2년 6개월 후, 스코틀랜드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한 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소릴 듣던 영국이 어쩌면 브리튼 섬 일부만 차지한 나라로 축소될 수도 있음을 뜻하는, 세계사의 흥미로운 투표입니다.
‘백 파이프’ 하면 바로 영국 스코틀랜드를 떠올리실 텐데요, 이 스코틀랜드가 이제 영국에서 독립을 하자는 움직임이 구체적이고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 이게 정치단체, 시민단체 차원에서가 아니라 스코틀랜드 집권당과 지방정부가 공약하고 앞장서는 일이어서 영국 중앙정부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는 겁니다. 스코틀랜드는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 일정까지 잡아놨습니다.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스코틀랜드인들이 독립이라는 역사를 새로 쓸 것인지, 런던 박장범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잉글랜드에 맞서 처절하게 투쟁하다 처형당한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왈라스...그는 아직도 칼을 치켜들고, 전투를 벌였던 들판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1297년 9월,,막강한 기병을 앞세우고 침략한 잉글랜드 군을 격파한 '스털링 다리 전투'는
스코틀랜드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역삽니다.
<인터뷰>존 맥코이 : "윌리엄 왈라스는 우리의 영웅입니다. 그는 우리의 모든 것을 상징하는데 특히 우리가 잉글리쉬가 아니란 정신을 대표합니다"
독립 정신을 상징하는 이 곳은 스코틀랜드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순례 코스입니다.
"윌리엄 왈라스에 대해서 배웠고 브루스왕 동상도 봤어요"
스코틀랜드는 지난 1707년, 잉글랜드에 통합되면서 독립 국가의 지위를 잃었습니다. 그로부터 300여 년 세월이 지난 지금, 스코틀랜드엔 '독.립'이라는 두 글자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인터뷰>알렉스 샐먼드(스코틀랜드 1장관) ; "런던에 있는 정치인들이 스코틀랜드에 이래라 저래라 하던 시절은 이제 끝났습니다"
분리 독립을 주창해온 스코틀랜드 국민당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69석을 차지하며 단독 과반으로 집권에 성공했습니다. 자치정부를 장악한 이들은 2014년 가을에 국민투표, 2016년 5월 첫 총선을 치른다는 '독립국가 건설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인터뷰>훔자 유사프(스코틀랜드국민당 의원) : "독립과 관련해 생각해야할 일은 간단하면서 근원적입니다. 스코틀랜드와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은 스코틀랜드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내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곤 이미 행정 자치를 하고 있는 스코틀랜드가 완전 독립을 위해서 발빠르게 움직이자 영국 정부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급히 스코틀랜드를 찾아가 계속 영국인으로 함께 하자고 호소했습니다.
<인터뷰>데이비드 캐머런(영국 총리) : "저는 연합왕국으로서 영국의 이성과 신념, 영혼을 믿습니다 "
독립 문제에 대해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여론 조사 결과는 독립 찬성은 30%대에 불과하고, 독립 반대가 50%대입니다.
지금은 독립 반대 여론이 더 우세하지만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민족감정을 자극하며 독립 열기에 불을 당기고 있어서 2년후에 있을 국민투표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쉽사리 단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2014년은 스코틀랜드 독립 투쟁사에서 매우 의미있는 해입니다.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2014년을 독립을 결정짓는 '선택의 해'로 정한 이유는 2014년이 스코틀랜드 역사에서 잉글랜드와 싸워 가장 큰 승리를 거뒀던 1314년 베넉번전투 700주년이기 때문입니다. 민족감정을 자극해 독립을 이끌려는 전략도 배어 있습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독립문제엔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란 물음이 실질적 이슈입니다.
<인터뷰>매튜 키드 : "우리가 받는 의료혜택 같은 것들을 잃어버릴겁니다"
<인터뷰>마이크 댄슨(대학 교수) : "최근 들어 두 지역의 차이점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잉글랜드는 의료와 교육 등을 사유화하고 시장에 맡기고 있습니다."
영국 중앙정부는 그동안 분리 독립 무장투쟁이 벌어졌던 북아일랜드에 가장 많은 복지 예산을 배정하고, 그 다음으로 많은 예산을 스코틀랜드에 돌렸습니다. 스코틀랜드 제 1야당인 노동당은 이런 복지혜택을 부각시키면서 '독립하면 스코틀랜드엔 국물도 없다' '분리 독립추진은 이상주의자들의 정치 모험이다'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윌리엄 베인(노동당 의원) : "영국에 남아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위험은 나누고 이익은 나누면 됩니다. 잘사는 영국 남부의 부를 형편이 나쁜 영국 내 다른 지역으로 분배합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복지혜택은 눈속임에 불과하다'면서 중앙정부의 유화책에 속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인터뷰>존 스위니(스코틀랜드 재정장관) : "지난해 스코틀랜드는 영국 내 이윤의 9.7%를 창출했지만 9.4%만 가져왔습니다. 우리가 영국에 기여하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많습니다. "
독립 이후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큰 배경은 바로 스코틀랜드 북쪽 바다에 있는 보물덩어리, 북해 유전입니다. 이 북해 유전이 발견된 1970년 10월 19일은 영국 경제 최대 축복의 날로 불립니다.
앞으로 30여 년 정도 더 채굴이 가능한 북해 유전을 독립 스코틀랜드의 기틀을 다지는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복안입니다.
<인터뷰>존 스위니(스코틀랜드 재정장관) : "국제 법은 독립 스코틀랜드가 북해 유전 수익의 90%를 가져가야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 중앙정부가 북해유전 소유권을 그냥 내줄리 없습니다. 그래서 분리 독립이 실제 진행된다면 북해유전은 분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독립 추진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이런 예측 불가능한 사안들이 스코틀랜드 경제의 최대 복병입니다.
<인터뷰>게리 클락(글래스고 상공회의소) : "경제인들이 원하는 바는 미래의 투자 계획 등을 세울 수 있도록 정치적인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주는 것입니다."
정부와 별개로 진행되는 영국 통합 정책의 중심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정점으로 한 영국 왕실이 있습니다.
<녹취> 엘리자베스 영국여왕 : "즉위 60주년 행사를 통해 공동체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길 희망합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공은 스코틀랜드 수도 에딘버러 공작이고, 왕세손 윌리엄은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을 선택했습니다. 바로 이 대학에서 윌리엄왕자는 지금의 왕세자비를 만났는데 이들 부부가 독립투표가 치러지는 2014년에 맞춰 스코틀랜드에서 첫 아이를 출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두 영국 대통합정책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처럼 스코틀랜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자신이 즉위 했을때 스코틀랜드인들의 뿌리 깊은 적대감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영국 우편제도를 상징하는 빨간 우체통 입니다. 영국 내에서 유독 스코틀랜드에 있는 우체통에만 왕관 마크 아래 여왕의 이름이 없습니다. 지금의 여왕이 즉위 했을때 여왕의 이름을 놓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대립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잉글랜드 인들은 이전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여왕을 엘리자베스 2세로 부르자고 주장했지만, 스코틀랜드인들은 자신들의 역사에서는 엘리자베스란 여왕이 없었기 때문에 엘리자베스 1세라고 부르겠다고 맞섭니다.
소송까지 벌인 끝에 현재의 여왕 이름을 엘리자베스 2세로 정했지만, 스코틀랜드 우체통에 새겨진 여왕 이름을 누군가 훼손하고 지우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여왕은 스코틀랜드에는 아예 자신의 이름을 없앤 우체통을 설치하라고 명령합니다.
큰 나라 잉글랜드에 맞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스코틀랜드인들의 노력과 투쟁은 특히 스포츠 분야로 분출됐습니다.
월드컵 같은 국제 축구경기나 럭비 경기에 스코틀랜드인들은 영국이 아닌 스코틀랜드의 이름으로 대표 팀을 만들어 출전합니다. 스코틀랜드 태권도협회 역시 국가대표자격으로 세계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끈질기게 청원하며 노력했습니다.
<인터뷰>존 컬런(태권도 사범) : "독립은 세계무대에 스코틀랜드란 이름으로 나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태권도가 한국으로부터 받은 첫 선물이라면 이제 스코틀랜드를 대표해서 뛸 수 있도록 두번째 선물을 주시기 바랍니다."
스포츠분야에서 스코틀랜드인들의 독립성이 유별난 것은 잉글랜드 못지않은 스포츠 종주국이라는 자부심 때문입니다.
<인터뷰>마이크(세인트 앤드류스 매니저) : "정치적인 도전과 변화에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의 골프는 살아남고 번영할 것입니다."
신분과 계급을 강조하는 잉글랜드에 맞서 평등과 자유를 강조해온 스코틀랜드인들.....,스코틀랜드의 독립 투쟁은 결국 이성과 감성의 대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머레이 레스(대학 교수) : "국민투표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사람들은 스코틀랜드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네일 맥코리 : "독립은 가슴으로부터 나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완전한 자유에 대한 요구입니다."
독립할 것인가? 영국인으로 살 것인가?
앞으로 2년 6개월 후, 스코틀랜드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한 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소릴 듣던 영국이 어쩌면 브리튼 섬 일부만 차지한 나라로 축소될 수도 있음을 뜻하는, 세계사의 흥미로운 투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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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리포트] 스코틀랜드, 독립 추진
-
- 입력 2012-04-08 09:24:41

<앵커 멘트>
‘백 파이프’ 하면 바로 영국 스코틀랜드를 떠올리실 텐데요, 이 스코틀랜드가 이제 영국에서 독립을 하자는 움직임이 구체적이고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 이게 정치단체, 시민단체 차원에서가 아니라 스코틀랜드 집권당과 지방정부가 공약하고 앞장서는 일이어서 영국 중앙정부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는 겁니다. 스코틀랜드는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 일정까지 잡아놨습니다.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스코틀랜드인들이 독립이라는 역사를 새로 쓸 것인지, 런던 박장범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잉글랜드에 맞서 처절하게 투쟁하다 처형당한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왈라스...그는 아직도 칼을 치켜들고, 전투를 벌였던 들판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1297년 9월,,막강한 기병을 앞세우고 침략한 잉글랜드 군을 격파한 '스털링 다리 전투'는
스코틀랜드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역삽니다.
<인터뷰>존 맥코이 : "윌리엄 왈라스는 우리의 영웅입니다. 그는 우리의 모든 것을 상징하는데 특히 우리가 잉글리쉬가 아니란 정신을 대표합니다"
독립 정신을 상징하는 이 곳은 스코틀랜드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순례 코스입니다.
"윌리엄 왈라스에 대해서 배웠고 브루스왕 동상도 봤어요"
스코틀랜드는 지난 1707년, 잉글랜드에 통합되면서 독립 국가의 지위를 잃었습니다. 그로부터 300여 년 세월이 지난 지금, 스코틀랜드엔 '독.립'이라는 두 글자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인터뷰>알렉스 샐먼드(스코틀랜드 1장관) ; "런던에 있는 정치인들이 스코틀랜드에 이래라 저래라 하던 시절은 이제 끝났습니다"
분리 독립을 주창해온 스코틀랜드 국민당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69석을 차지하며 단독 과반으로 집권에 성공했습니다. 자치정부를 장악한 이들은 2014년 가을에 국민투표, 2016년 5월 첫 총선을 치른다는 '독립국가 건설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인터뷰>훔자 유사프(스코틀랜드국민당 의원) : "독립과 관련해 생각해야할 일은 간단하면서 근원적입니다. 스코틀랜드와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은 스코틀랜드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내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곤 이미 행정 자치를 하고 있는 스코틀랜드가 완전 독립을 위해서 발빠르게 움직이자 영국 정부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급히 스코틀랜드를 찾아가 계속 영국인으로 함께 하자고 호소했습니다.
<인터뷰>데이비드 캐머런(영국 총리) : "저는 연합왕국으로서 영국의 이성과 신념, 영혼을 믿습니다 "
독립 문제에 대해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여론 조사 결과는 독립 찬성은 30%대에 불과하고, 독립 반대가 50%대입니다.
지금은 독립 반대 여론이 더 우세하지만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민족감정을 자극하며 독립 열기에 불을 당기고 있어서 2년후에 있을 국민투표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쉽사리 단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2014년은 스코틀랜드 독립 투쟁사에서 매우 의미있는 해입니다.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2014년을 독립을 결정짓는 '선택의 해'로 정한 이유는 2014년이 스코틀랜드 역사에서 잉글랜드와 싸워 가장 큰 승리를 거뒀던 1314년 베넉번전투 700주년이기 때문입니다. 민족감정을 자극해 독립을 이끌려는 전략도 배어 있습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독립문제엔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란 물음이 실질적 이슈입니다.
<인터뷰>매튜 키드 : "우리가 받는 의료혜택 같은 것들을 잃어버릴겁니다"
<인터뷰>마이크 댄슨(대학 교수) : "최근 들어 두 지역의 차이점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잉글랜드는 의료와 교육 등을 사유화하고 시장에 맡기고 있습니다."
영국 중앙정부는 그동안 분리 독립 무장투쟁이 벌어졌던 북아일랜드에 가장 많은 복지 예산을 배정하고, 그 다음으로 많은 예산을 스코틀랜드에 돌렸습니다. 스코틀랜드 제 1야당인 노동당은 이런 복지혜택을 부각시키면서 '독립하면 스코틀랜드엔 국물도 없다' '분리 독립추진은 이상주의자들의 정치 모험이다'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윌리엄 베인(노동당 의원) : "영국에 남아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위험은 나누고 이익은 나누면 됩니다. 잘사는 영국 남부의 부를 형편이 나쁜 영국 내 다른 지역으로 분배합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복지혜택은 눈속임에 불과하다'면서 중앙정부의 유화책에 속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인터뷰>존 스위니(스코틀랜드 재정장관) : "지난해 스코틀랜드는 영국 내 이윤의 9.7%를 창출했지만 9.4%만 가져왔습니다. 우리가 영국에 기여하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많습니다. "
독립 이후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큰 배경은 바로 스코틀랜드 북쪽 바다에 있는 보물덩어리, 북해 유전입니다. 이 북해 유전이 발견된 1970년 10월 19일은 영국 경제 최대 축복의 날로 불립니다.
앞으로 30여 년 정도 더 채굴이 가능한 북해 유전을 독립 스코틀랜드의 기틀을 다지는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복안입니다.
<인터뷰>존 스위니(스코틀랜드 재정장관) : "국제 법은 독립 스코틀랜드가 북해 유전 수익의 90%를 가져가야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 중앙정부가 북해유전 소유권을 그냥 내줄리 없습니다. 그래서 분리 독립이 실제 진행된다면 북해유전은 분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독립 추진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이런 예측 불가능한 사안들이 스코틀랜드 경제의 최대 복병입니다.
<인터뷰>게리 클락(글래스고 상공회의소) : "경제인들이 원하는 바는 미래의 투자 계획 등을 세울 수 있도록 정치적인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주는 것입니다."
정부와 별개로 진행되는 영국 통합 정책의 중심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정점으로 한 영국 왕실이 있습니다.
<녹취> 엘리자베스 영국여왕 : "즉위 60주년 행사를 통해 공동체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길 희망합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공은 스코틀랜드 수도 에딘버러 공작이고, 왕세손 윌리엄은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을 선택했습니다. 바로 이 대학에서 윌리엄왕자는 지금의 왕세자비를 만났는데 이들 부부가 독립투표가 치러지는 2014년에 맞춰 스코틀랜드에서 첫 아이를 출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두 영국 대통합정책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처럼 스코틀랜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자신이 즉위 했을때 스코틀랜드인들의 뿌리 깊은 적대감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영국 우편제도를 상징하는 빨간 우체통 입니다. 영국 내에서 유독 스코틀랜드에 있는 우체통에만 왕관 마크 아래 여왕의 이름이 없습니다. 지금의 여왕이 즉위 했을때 여왕의 이름을 놓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대립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잉글랜드 인들은 이전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여왕을 엘리자베스 2세로 부르자고 주장했지만, 스코틀랜드인들은 자신들의 역사에서는 엘리자베스란 여왕이 없었기 때문에 엘리자베스 1세라고 부르겠다고 맞섭니다.
소송까지 벌인 끝에 현재의 여왕 이름을 엘리자베스 2세로 정했지만, 스코틀랜드 우체통에 새겨진 여왕 이름을 누군가 훼손하고 지우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여왕은 스코틀랜드에는 아예 자신의 이름을 없앤 우체통을 설치하라고 명령합니다.
큰 나라 잉글랜드에 맞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스코틀랜드인들의 노력과 투쟁은 특히 스포츠 분야로 분출됐습니다.
월드컵 같은 국제 축구경기나 럭비 경기에 스코틀랜드인들은 영국이 아닌 스코틀랜드의 이름으로 대표 팀을 만들어 출전합니다. 스코틀랜드 태권도협회 역시 국가대표자격으로 세계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끈질기게 청원하며 노력했습니다.
<인터뷰>존 컬런(태권도 사범) : "독립은 세계무대에 스코틀랜드란 이름으로 나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태권도가 한국으로부터 받은 첫 선물이라면 이제 스코틀랜드를 대표해서 뛸 수 있도록 두번째 선물을 주시기 바랍니다."
스포츠분야에서 스코틀랜드인들의 독립성이 유별난 것은 잉글랜드 못지않은 스포츠 종주국이라는 자부심 때문입니다.
<인터뷰>마이크(세인트 앤드류스 매니저) : "정치적인 도전과 변화에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의 골프는 살아남고 번영할 것입니다."
신분과 계급을 강조하는 잉글랜드에 맞서 평등과 자유를 강조해온 스코틀랜드인들.....,스코틀랜드의 독립 투쟁은 결국 이성과 감성의 대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머레이 레스(대학 교수) : "국민투표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사람들은 스코틀랜드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네일 맥코리 : "독립은 가슴으로부터 나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완전한 자유에 대한 요구입니다."
독립할 것인가? 영국인으로 살 것인가?
앞으로 2년 6개월 후, 스코틀랜드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한 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소릴 듣던 영국이 어쩌면 브리튼 섬 일부만 차지한 나라로 축소될 수도 있음을 뜻하는, 세계사의 흥미로운 투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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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범 기자 newsgu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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