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129, 끝나지 않은 탈출

입력 2012.05.0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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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승무원과 탑승객 166명을 태운 AIR CHINA 129편이 김해국제공항 인근 돗대산에 추락했다. 강한 바람과 안개 속에서 경험 없는 29살 중국인 조종사의 실수가 겹쳐 한국인 관광객 등 129명이 화염 속에서 숨지고 기장을 포함 37명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사고 3년 만에 사고원인이 기장의 실수 때문인 것으로 결론났지만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항공사인 AIR CHINA와 8년여에 걸친 지루하고 고된 배상소송에 매달리면서 가정이 붕괴되고 생존자들 또한 사고 당시 입은 정신적 후유증(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에 시달려야했다.

1. 기획의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불리는 PTSD는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한 후 나타나는 정신적 장애. 늘 불안하고 주위를 경계하며 잠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사고 당시 상황이 떠올라 정상적인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불가능하게 한다. 추락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신체적 부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치유됐지만 가족이나 친구, 자식을 구하지 못하고 살아남았다는 자책감과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 공포, 우울, 대인기피 등으로 생존자들은 자살을 시도하는 등 만성화된 절망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존자들의 이같은 고통은 가족들에게도 전이돼 가정불화와 이혼, 가출 등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비극을 낳고 있다. 참사로 가족이 희생된 유가족들 역시 정신적 트라우마(Trauma) 속에서 헤어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다.

막대한 배상금을 받았을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달리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다른 항공사고에 비해 턱없이 적은 배상금을 받아내는데 그쳤고 그마저 가정과 직장을 버리다시피 하며 매달린 손해배상소송이 8년 넘게 끌면서 늘어난 빚 때문에 경제적 고통까지 견뎌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전혀 없었다. 이들의 고통과 사회적 복귀를 돕는 방안 역시 한 차례도 논의된 적이 없다. 대형사고나 재난에 대한 사고처리와 사회적 관심이 물질적 보상에만 치우쳐 한 순간의 참사로 뜻하지 않은 삶의 변화를 겪어야하는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과 심리적 장애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연구,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 또한 전무한 실정이다.

항공기 추락사고와 화염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에게 닥친 예기치 않은 삶의 변화와 후유증을 추적, ‘일상으로의 복귀’를 대형사고 피해자들의 책임으로만 치부해버리는 한국사회와 정부의 무관심을 들여다보고 만성화된 절망과 피폐해진 가정생활로 고통 받고 있는 생존자와 유족들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도울 방안은 없는지 국내외 사례를 통해 짚어본다.

2. 주요 내용

○ 예기치 않은 사고

Air China 129편은 왜 추락했나, 사고 순간 및 아비규환 사고현장 재구성

○ 지옥에서의 탈출, 기적의 생존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39명의 생존 스토리

○ 고통의 시작, 이상한 징후들

사고 이후 10년 동안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겪었던 PTSD 증상 구성

-자책, 뿌리쳤던 손길

-반복되는 기억, 플래시백(Flashback)

-만성이 된 절망, 엄습하는 불안과 공포

-사회와의 단절, 고립.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숨죽인 10년, 부상자라는 낙인

-아무도 모른다, 접근불가의 영역 트라우마

-이래도 살겠어요? 잇따르는 비극 자살

○ 고통의 전염, 가족도 피해자

당사자의 고통이 가족이나 친지, 친구 등에게 어떻게 전염돼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해외 연구 사례를 통해 짜증과 우울, 불안, 공포 등 사고 생존자들의 트라우마가 어떻게 가족간의 불화와 갈등으로 이어져 이혼, 가출, 자살 등 평범했던 가정의 붕괴로 이어지는지를 구성

○ 억대 배상금 어디다 쓰고?

8년을 끈 손해배상소송과 빚잔치, 항공사고보상금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고립

○ 노력하면 된다고? 사라지지 않는 트라우마

하반신 마비 등 육체적 고통은 치유했지만 갖은 노력에도 사라지지 않은 PTSD의 특성 및 뇌인지과학 등 관련 연구를 소개하고 희생자들의 ‘일상으로의 복귀’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떠넘기고 있는 실태 구성

○ 아무도 없었다

대형재난 생존자와 피해 가족들을 위한 육체,정신적 고통을 지원할 시스템의 부재, 사고 피해자들에 관한 실태 조사나 연구조사보고서 하나 없는 사회와 정부의 무관심.

○ 일상으로의 복귀는 불가능한가?

재난 피해자들이 겪는 트라우마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트라우마 전문 병원과 기관을 세워 사고 직후부터 장기간에 걸쳐 생존자와 유가족들의 일상 회복과 사회복귀를 돕는 미국의 트라우마 시스템과 치유 사례를 소개

○ 트라우마 지원법, 발의는 됐지만...

대형재난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 치유를 위해 2009년 발의된 후 방치되고 있는 ‘트라우마 피해자 지원법’과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립 방안 등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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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129, 끝나지 않은 탈출
    • 입력 2012-05-08 23:56:26
    시사기획 창
2002년 4월. 승무원과 탑승객 166명을 태운 AIR CHINA 129편이 김해국제공항 인근 돗대산에 추락했다. 강한 바람과 안개 속에서 경험 없는 29살 중국인 조종사의 실수가 겹쳐 한국인 관광객 등 129명이 화염 속에서 숨지고 기장을 포함 37명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사고 3년 만에 사고원인이 기장의 실수 때문인 것으로 결론났지만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항공사인 AIR CHINA와 8년여에 걸친 지루하고 고된 배상소송에 매달리면서 가정이 붕괴되고 생존자들 또한 사고 당시 입은 정신적 후유증(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에 시달려야했다. 1. 기획의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불리는 PTSD는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한 후 나타나는 정신적 장애. 늘 불안하고 주위를 경계하며 잠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사고 당시 상황이 떠올라 정상적인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불가능하게 한다. 추락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신체적 부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치유됐지만 가족이나 친구, 자식을 구하지 못하고 살아남았다는 자책감과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 공포, 우울, 대인기피 등으로 생존자들은 자살을 시도하는 등 만성화된 절망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존자들의 이같은 고통은 가족들에게도 전이돼 가정불화와 이혼, 가출 등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비극을 낳고 있다. 참사로 가족이 희생된 유가족들 역시 정신적 트라우마(Trauma) 속에서 헤어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다. 막대한 배상금을 받았을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달리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다른 항공사고에 비해 턱없이 적은 배상금을 받아내는데 그쳤고 그마저 가정과 직장을 버리다시피 하며 매달린 손해배상소송이 8년 넘게 끌면서 늘어난 빚 때문에 경제적 고통까지 견뎌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전혀 없었다. 이들의 고통과 사회적 복귀를 돕는 방안 역시 한 차례도 논의된 적이 없다. 대형사고나 재난에 대한 사고처리와 사회적 관심이 물질적 보상에만 치우쳐 한 순간의 참사로 뜻하지 않은 삶의 변화를 겪어야하는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과 심리적 장애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연구,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 또한 전무한 실정이다. 항공기 추락사고와 화염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에게 닥친 예기치 않은 삶의 변화와 후유증을 추적, ‘일상으로의 복귀’를 대형사고 피해자들의 책임으로만 치부해버리는 한국사회와 정부의 무관심을 들여다보고 만성화된 절망과 피폐해진 가정생활로 고통 받고 있는 생존자와 유족들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도울 방안은 없는지 국내외 사례를 통해 짚어본다. 2. 주요 내용 ○ 예기치 않은 사고 Air China 129편은 왜 추락했나, 사고 순간 및 아비규환 사고현장 재구성 ○ 지옥에서의 탈출, 기적의 생존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39명의 생존 스토리 ○ 고통의 시작, 이상한 징후들 사고 이후 10년 동안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겪었던 PTSD 증상 구성 -자책, 뿌리쳤던 손길 -반복되는 기억, 플래시백(Flashback) -만성이 된 절망, 엄습하는 불안과 공포 -사회와의 단절, 고립.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숨죽인 10년, 부상자라는 낙인 -아무도 모른다, 접근불가의 영역 트라우마 -이래도 살겠어요? 잇따르는 비극 자살 ○ 고통의 전염, 가족도 피해자 당사자의 고통이 가족이나 친지, 친구 등에게 어떻게 전염돼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해외 연구 사례를 통해 짜증과 우울, 불안, 공포 등 사고 생존자들의 트라우마가 어떻게 가족간의 불화와 갈등으로 이어져 이혼, 가출, 자살 등 평범했던 가정의 붕괴로 이어지는지를 구성 ○ 억대 배상금 어디다 쓰고? 8년을 끈 손해배상소송과 빚잔치, 항공사고보상금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고립 ○ 노력하면 된다고? 사라지지 않는 트라우마 하반신 마비 등 육체적 고통은 치유했지만 갖은 노력에도 사라지지 않은 PTSD의 특성 및 뇌인지과학 등 관련 연구를 소개하고 희생자들의 ‘일상으로의 복귀’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떠넘기고 있는 실태 구성 ○ 아무도 없었다 대형재난 생존자와 피해 가족들을 위한 육체,정신적 고통을 지원할 시스템의 부재, 사고 피해자들에 관한 실태 조사나 연구조사보고서 하나 없는 사회와 정부의 무관심. ○ 일상으로의 복귀는 불가능한가? 재난 피해자들이 겪는 트라우마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트라우마 전문 병원과 기관을 세워 사고 직후부터 장기간에 걸쳐 생존자와 유가족들의 일상 회복과 사회복귀를 돕는 미국의 트라우마 시스템과 치유 사례를 소개 ○ 트라우마 지원법, 발의는 됐지만... 대형재난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 치유를 위해 2009년 발의된 후 방치되고 있는 ‘트라우마 피해자 지원법’과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립 방안 등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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