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교회 대물림 ‘회개’…세습 고리 끊길까?

입력 2012.06.1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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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서울 충현교회 김창인 원로목사가 자신의 교회 세습을 공개적으로 참회했습니다.

우리나라 교회 세습이 어느정도 심각하기에 이러는 걸까요?

먼저, 충현교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김민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953년 '충현교회'를 설립한 김창인 목사.

지난 1997년 목회에서 물러나며 당시 미국에서 사업을 하던 아들을 신학공부 시킨 뒤 교회를 물려줬습니다.

이후 교회 운영 과정에서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있었고, 지난 2000년 아들 김성관 목사가 피습당한 사건을 놓고 부자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그러면서 교인들 일부가 떠나거나 제명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내홍 속에 김창인 목사는 자질이 없는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했다며 공개 참회했습니다.

<녹취> 김창인(충현교회 원로목사) : "(김성관 목사는) 교회의 모든 직책에서 떠나라, 물러나라, 너는 임기연장을 꿈도 꾸지마라."

김 목사는 아들 선출 당시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회개했습니다.

<녹취> 김창인(충현교회 원로목사) :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이 아닌) 찬반기립 방식으로 진행하여 위임목사로 세운 것은 일생일대 최대의 실수요."

이에 대해 교회 측은 김성관 목사가 적법하게 선출됐고 지난 4월 만 70세를 넘겼지만 총회결의로 김목사의 당회장직이 내년 4월까지 연장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고제승(충현교회 행정위원장) : "내년 4월 19일이 되면 (김성관)목사님이 더 하시고 싶어도 총회법에 의해서 더 하실 수 없습니다."

교회 부자 세습의 원조 격인 원로 목회자의 뒤늦은 참회는 15년 만에 이뤄졌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앵커 멘트>

한국 교회의 부자 세습은 비단 충현교회뿐이 아니라 내로라하는 대형교회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만연된 교회세습 실태와 이로 인한 문제점을 짚어 봤습니다.

심연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997년 '충현교회'의 세습 이후 줄줄이 이어진 대형교회의 세습.

서울 강남의 광림교회는 지난 2001년 아들에게 교회를 넘겼고, 서울 소망교회 역시 100억을 들여 분당에 교회를 짓고 아들을 담임목사로 세워 '세습 논란' 일었습니다.

최근엔 이 세습이 규모와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송용호(서울 삼양동) : "새로 교회를 만들어서 한다면 모를까 그 교회를 이어받는다는 건 기업을 이어받는 것도 아니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이 세습은 그동안은 '믿음'과 '순종'이라는 이름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동연(한국종교개혁시민연대 고문) : "담임목사가 자기 아들을 세습한다고 할 때 장로들 사이에서 그걸 막기가 어려워요. 공동의회에 가도 아들이 세습하는 것을 묵인하고 통과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을 계기로 교회세습이란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손봉호(고신대학교 석좌교수) : "그 교회에 상당한 특권이 있고 이익이 있다면은 그건 절대로 세습해서는 안 됩니다."

120년여 년 역사의 한국 개신교.

'나를 따르거든 모든 것을 버리고 따르라'는 성경 구절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심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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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교회 대물림 ‘회개’…세습 고리 끊길까?
    • 입력 2012-06-14 22: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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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서울 충현교회 김창인 원로목사가 자신의 교회 세습을 공개적으로 참회했습니다. 우리나라 교회 세습이 어느정도 심각하기에 이러는 걸까요? 먼저, 충현교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김민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953년 '충현교회'를 설립한 김창인 목사. 지난 1997년 목회에서 물러나며 당시 미국에서 사업을 하던 아들을 신학공부 시킨 뒤 교회를 물려줬습니다. 이후 교회 운영 과정에서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있었고, 지난 2000년 아들 김성관 목사가 피습당한 사건을 놓고 부자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그러면서 교인들 일부가 떠나거나 제명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내홍 속에 김창인 목사는 자질이 없는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했다며 공개 참회했습니다. <녹취> 김창인(충현교회 원로목사) : "(김성관 목사는) 교회의 모든 직책에서 떠나라, 물러나라, 너는 임기연장을 꿈도 꾸지마라." 김 목사는 아들 선출 당시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회개했습니다. <녹취> 김창인(충현교회 원로목사) :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이 아닌) 찬반기립 방식으로 진행하여 위임목사로 세운 것은 일생일대 최대의 실수요." 이에 대해 교회 측은 김성관 목사가 적법하게 선출됐고 지난 4월 만 70세를 넘겼지만 총회결의로 김목사의 당회장직이 내년 4월까지 연장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고제승(충현교회 행정위원장) : "내년 4월 19일이 되면 (김성관)목사님이 더 하시고 싶어도 총회법에 의해서 더 하실 수 없습니다." 교회 부자 세습의 원조 격인 원로 목회자의 뒤늦은 참회는 15년 만에 이뤄졌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앵커 멘트> 한국 교회의 부자 세습은 비단 충현교회뿐이 아니라 내로라하는 대형교회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만연된 교회세습 실태와 이로 인한 문제점을 짚어 봤습니다. 심연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997년 '충현교회'의 세습 이후 줄줄이 이어진 대형교회의 세습. 서울 강남의 광림교회는 지난 2001년 아들에게 교회를 넘겼고, 서울 소망교회 역시 100억을 들여 분당에 교회를 짓고 아들을 담임목사로 세워 '세습 논란' 일었습니다. 최근엔 이 세습이 규모와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송용호(서울 삼양동) : "새로 교회를 만들어서 한다면 모를까 그 교회를 이어받는다는 건 기업을 이어받는 것도 아니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이 세습은 그동안은 '믿음'과 '순종'이라는 이름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동연(한국종교개혁시민연대 고문) : "담임목사가 자기 아들을 세습한다고 할 때 장로들 사이에서 그걸 막기가 어려워요. 공동의회에 가도 아들이 세습하는 것을 묵인하고 통과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을 계기로 교회세습이란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손봉호(고신대학교 석좌교수) : "그 교회에 상당한 특권이 있고 이익이 있다면은 그건 절대로 세습해서는 안 됩니다." 120년여 년 역사의 한국 개신교. '나를 따르거든 모든 것을 버리고 따르라'는 성경 구절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심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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