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일성 종합대학은 어떤 곳?

입력 2012.09.22 (09:17) 수정 2012.09.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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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 최고의 대학, 올해로 개교 66주년을 맞는 김일성 종합대학입니다.

북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당성 높은 간부들을 양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성적은 물론 출신성분, 정치 조직생활 등 모든 것이 갖춰져야 입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당정 진출의 지름길이 되면서 입학 경쟁도 치열해져 입학 부정비리도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선 김일성 종합대학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리포트>

2010년 4월, 김정일 위원장이 한 실내 수영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넓은 풀장과 다이빙대, 그리고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된 현대식 수영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청년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보며 환한 웃음까지 지어보였다.

또한 새롭게 지어진 전자도서관을 살펴보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녹취> 조선중앙TV (2010년 9월 16일) : "김일성종합대학(노)은 지난 60여 년간 나라의 민족 간부 육성 방침과 온 사회의 인텔리화 방침을 실현하는 데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공로가 큰 대학이라고 높이 평가하셨습니다."

서울대학교보다 넓은 156만 제곱미터 너비에 현대적 건물이 속속 들어서는 이 곳.

바로 김정일 위원장의 모교이자, 북한 최고의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이다.

김일성 종합대학이 문을 연 것은 지난 1946년 10월 1일.

‘김일성 주석의 혁명사상과 근대 과학이론을 체득한 민족 간부의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해방 후 절실했던 인재 양성을 위해 세워졌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해방 이후에 북한 지역에는 대학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4년제 대학은. 전문학교만 몇 개 있었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 필요한 지식인, 전문 지식인을 양성하고 북한에 이제 권력층을 양성하는 그런 목적으로 김일성 대학이 설립되었습니다."

문학과 법학, 공학, 농학, 의학 등 7개 학부와 24개 학과, 천 5백 명의 학생으로 출발한 대학은 최근 15개 학부와 50여 개 학과, 열 개의 연구소에 만 2천여 명의 학생을 갖출 정도로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북한에서 김일성종합대학에 입학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성적은 물론 출신성분, 학교장 추천과 정치 조직생활까지 반영되는데,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출신성분이 나쁘면 입학은 꿈도 꿀 수 없다.

1990년대 전까지 가장 인기 있던 학과는 김정일 위원장이 전공한 정치경제학과와 주체사상을 배우고 재생산해내는 철학과였다.

하지만 경제난 이후 주민들이 시장경제를 경험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전공으로 관심이 옮겨졌다고 한다.

<인터뷰> 조정아(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당 간부가 되는 데 있어서 정치사상 계통의 전공, 특히 인제 김일성 종합 대학을 나온다는 것은 유리한 고지를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정치사상 계통의 전공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요. 경제난 이후 이공계 과목이라든지 또는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어문학 계통의 과목, 그리고 그 경제 계통의 과목, 상업 대학, 이런 부분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일성 종합대학을 비롯한 모든 북한의 대학생들은 무상교육을 원칙으로 한다.

김일성 종합대학의 경우 교통비와 기숙사비, 교복과 식사도 모두 무료이고, 일부 우등생에게는 장학금까지 주어진다.

교육 환경도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하다.

<인터뷰> 현인애(김일성종합대학 철학과 졸업) : "말 그대로 (학교에) 김일성 이름을 땄고, 또 김정일이 다닌 학교고 그러니까 그 교육 수준, 그 다음에 교육 조건, 이걸 최상으로 국가에서 보장해준다고 노력하기 때문에 다른 대학하고 교육 조건이 대비할 수 없이 월등하게 좋죠."

전공에 따라 학생들은 보통 5년 반에서 6년 반 동안 전공과목을 이수한다.

단 전공에 관계없이 ‘교도대’라 불리는 군사훈련과 체육, 정치사상 수업을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전 수업의 30%를 김일성 부자의 우상화와 사상 교육에 할애할 만큼 정치사상 교육을 엄격히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사상 교육이거든요. 정치사상 교육은 예를 들면 이제 혁명 역사라든가 주체사상이라든가 또는 조선 노동당 투쟁 역사라든가 이렇게 정치사상 관련 과목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과목들이 대체적으로 한 비중은 30% 정도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과정을 통해서 정치사상, 공산주의의 핵심 엘리트로서의 어떤 그런 사상 교양을 받고 있고요."

김일성 일가 대부분은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1964년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했고, 계모 김성애와 여동생 김경희, 매제 장성택도 같은 학교를 나왔다.

김 위원장은 후계자로 등장한 1980년대부터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을 당정에 적극 기용했다.

김정은 시대에서도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의 약진은 여전하다.

김정은이 집권한 뒤 북한의 주요 인사 106명을 분석한 결과 35% 이상이, 특히 노동당의 경우 40%가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으로 나타났다.

<인터뷰> 조정아(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1980년대 이후에 김정일이 그 당이나 국내 어떤 핵심간부들을 김일성 종합 대학 출신들을 위주로 해서 뽑는 정책을 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이제 북한의 정관계에 널리 포진해있는 고위급 엘리트들 중에서 상당수가 인제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이다 이렇게 얘길 하고 있고.."

김일성 종합대학이 당정 진출의 지름길이 되면서 입학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시장경제를 경험한 부유층 주민들 위주로 입학 부정이나 비리가 잇따르고 있다.

<인터뷰> 조정아(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굉장히 좋은 대학, 명문대학 같은 경우에는 한 천 불 정도를 지급하면 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기도 하고요 또 그 아래 급 학교 같은 경우에는 500불에서 200불 정도를..."

무상 교육을 받는 대신 북한의 모든 대학생들은 이른바 ‘애국 노동’에 동원된다.

해마다 최고 14주 정도 건설 현장이나 협동 농장에서 의무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김일성종합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6월, 북한 당국은 김일성 종합대학을 포함한 모든 대학에 열 달 정도 휴교령을 내렸다.

수도 평양에 건설 중인 10만 호 주택 건설의 마무리 공사에 대학생들을 동원하기 위해서였다.

북한 당국이 크게 자랑하는 평양의 ‘창전거리’ 역시 이렇게 만들어졌다.

1990년대, 경제난이 시작되면서 교육 분야의 지원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기자재를 학교마다 자체적으로 생산하도록 하고, 갖가지 명목으로 돈을 거둘 만큼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다.

<인터뷰> 현인애(김일성종합대학 철학과 졸업) : "예를 들어서 기숙사에서 살잖아요. 그러면 기숙사 호실 꾸미기 이런 걸 자율적으로 하라고 하거든요. 그러면 호실 꾸리는 그 모든 걸 국가에서 재정을 보장해 주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다 돈을 모아가지고 하는 식으로 이렇게 하는 거죠. 그러니까 그걸 남한에서 보게 되면 세외부담이라고, 학교에서 학비 외 부담인데..."

지난 2010년 북한 당국은 김일성 종합대학을 눈에 띄게 확대했다.

4월에는 단과 대학으로 재정대학을 설립했고 같은 해 5월에는 평양의학대학과 평양농업대학, 계응상 농업대학을 김일성 종합대학 안으로 편입시켰다.

몇 개의 대학을 통합 운영해 재정을 절약하고 북한 최고 종합대학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교육 수준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선택과 집중입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북한의 모든 교육기관을 다 여건을 개선하고 질적 수준을 높이기는 어렵잖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일부 소수의 이제 우수한 대학들 또 우수한 교육 기관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서 여건을 개선하고 학생 교육의 질적인 수준을 높이고..."

그러나 겉모습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김일성 종합대학의 근본 목적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데 필요한 엘리트를 계속해 양성함으로써 3대 세습 권력을 유지하는 데 김일성 종합대학이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김일성 지배 권력의 어떤 정당성, 이것을 이제 학생들에게 주민들에게 홍보하는 그런 교육적인 역할도 김일성대학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주체사상 이론, 또는 지배 이론 또 김일성 김정일의 그 지배 이념, 이런 것들을 생산하고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인터뷰> 조정아(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크게 변동되기는 어렵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최고의 학교로 늘 얘기가 되어 왔고 현재도 그렇고 현재 그 엘리트 중에 김일성 종합 대학 출신들이 많기 때문에 아마 당분간 김일성 종합대학의 위상, 이것은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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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김일성 종합대학은 어떤 곳?
    • 입력 2012-09-22 09:17:39
    • 수정2012-09-22 1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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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 최고의 대학, 올해로 개교 66주년을 맞는 김일성 종합대학입니다. 북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당성 높은 간부들을 양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성적은 물론 출신성분, 정치 조직생활 등 모든 것이 갖춰져야 입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당정 진출의 지름길이 되면서 입학 경쟁도 치열해져 입학 부정비리도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선 김일성 종합대학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리포트> 2010년 4월, 김정일 위원장이 한 실내 수영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넓은 풀장과 다이빙대, 그리고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된 현대식 수영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청년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보며 환한 웃음까지 지어보였다. 또한 새롭게 지어진 전자도서관을 살펴보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녹취> 조선중앙TV (2010년 9월 16일) : "김일성종합대학(노)은 지난 60여 년간 나라의 민족 간부 육성 방침과 온 사회의 인텔리화 방침을 실현하는 데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공로가 큰 대학이라고 높이 평가하셨습니다." 서울대학교보다 넓은 156만 제곱미터 너비에 현대적 건물이 속속 들어서는 이 곳. 바로 김정일 위원장의 모교이자, 북한 최고의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이다. 김일성 종합대학이 문을 연 것은 지난 1946년 10월 1일. ‘김일성 주석의 혁명사상과 근대 과학이론을 체득한 민족 간부의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해방 후 절실했던 인재 양성을 위해 세워졌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해방 이후에 북한 지역에는 대학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4년제 대학은. 전문학교만 몇 개 있었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 필요한 지식인, 전문 지식인을 양성하고 북한에 이제 권력층을 양성하는 그런 목적으로 김일성 대학이 설립되었습니다." 문학과 법학, 공학, 농학, 의학 등 7개 학부와 24개 학과, 천 5백 명의 학생으로 출발한 대학은 최근 15개 학부와 50여 개 학과, 열 개의 연구소에 만 2천여 명의 학생을 갖출 정도로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북한에서 김일성종합대학에 입학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성적은 물론 출신성분, 학교장 추천과 정치 조직생활까지 반영되는데,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출신성분이 나쁘면 입학은 꿈도 꿀 수 없다. 1990년대 전까지 가장 인기 있던 학과는 김정일 위원장이 전공한 정치경제학과와 주체사상을 배우고 재생산해내는 철학과였다. 하지만 경제난 이후 주민들이 시장경제를 경험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전공으로 관심이 옮겨졌다고 한다. <인터뷰> 조정아(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당 간부가 되는 데 있어서 정치사상 계통의 전공, 특히 인제 김일성 종합 대학을 나온다는 것은 유리한 고지를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정치사상 계통의 전공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요. 경제난 이후 이공계 과목이라든지 또는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어문학 계통의 과목, 그리고 그 경제 계통의 과목, 상업 대학, 이런 부분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일성 종합대학을 비롯한 모든 북한의 대학생들은 무상교육을 원칙으로 한다. 김일성 종합대학의 경우 교통비와 기숙사비, 교복과 식사도 모두 무료이고, 일부 우등생에게는 장학금까지 주어진다. 교육 환경도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하다. <인터뷰> 현인애(김일성종합대학 철학과 졸업) : "말 그대로 (학교에) 김일성 이름을 땄고, 또 김정일이 다닌 학교고 그러니까 그 교육 수준, 그 다음에 교육 조건, 이걸 최상으로 국가에서 보장해준다고 노력하기 때문에 다른 대학하고 교육 조건이 대비할 수 없이 월등하게 좋죠." 전공에 따라 학생들은 보통 5년 반에서 6년 반 동안 전공과목을 이수한다. 단 전공에 관계없이 ‘교도대’라 불리는 군사훈련과 체육, 정치사상 수업을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전 수업의 30%를 김일성 부자의 우상화와 사상 교육에 할애할 만큼 정치사상 교육을 엄격히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사상 교육이거든요. 정치사상 교육은 예를 들면 이제 혁명 역사라든가 주체사상이라든가 또는 조선 노동당 투쟁 역사라든가 이렇게 정치사상 관련 과목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과목들이 대체적으로 한 비중은 30% 정도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과정을 통해서 정치사상, 공산주의의 핵심 엘리트로서의 어떤 그런 사상 교양을 받고 있고요." 김일성 일가 대부분은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1964년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했고, 계모 김성애와 여동생 김경희, 매제 장성택도 같은 학교를 나왔다. 김 위원장은 후계자로 등장한 1980년대부터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을 당정에 적극 기용했다. 김정은 시대에서도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의 약진은 여전하다. 김정은이 집권한 뒤 북한의 주요 인사 106명을 분석한 결과 35% 이상이, 특히 노동당의 경우 40%가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으로 나타났다. <인터뷰> 조정아(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1980년대 이후에 김정일이 그 당이나 국내 어떤 핵심간부들을 김일성 종합 대학 출신들을 위주로 해서 뽑는 정책을 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이제 북한의 정관계에 널리 포진해있는 고위급 엘리트들 중에서 상당수가 인제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이다 이렇게 얘길 하고 있고.." 김일성 종합대학이 당정 진출의 지름길이 되면서 입학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시장경제를 경험한 부유층 주민들 위주로 입학 부정이나 비리가 잇따르고 있다. <인터뷰> 조정아(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굉장히 좋은 대학, 명문대학 같은 경우에는 한 천 불 정도를 지급하면 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기도 하고요 또 그 아래 급 학교 같은 경우에는 500불에서 200불 정도를..." 무상 교육을 받는 대신 북한의 모든 대학생들은 이른바 ‘애국 노동’에 동원된다. 해마다 최고 14주 정도 건설 현장이나 협동 농장에서 의무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김일성종합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6월, 북한 당국은 김일성 종합대학을 포함한 모든 대학에 열 달 정도 휴교령을 내렸다. 수도 평양에 건설 중인 10만 호 주택 건설의 마무리 공사에 대학생들을 동원하기 위해서였다. 북한 당국이 크게 자랑하는 평양의 ‘창전거리’ 역시 이렇게 만들어졌다. 1990년대, 경제난이 시작되면서 교육 분야의 지원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기자재를 학교마다 자체적으로 생산하도록 하고, 갖가지 명목으로 돈을 거둘 만큼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다. <인터뷰> 현인애(김일성종합대학 철학과 졸업) : "예를 들어서 기숙사에서 살잖아요. 그러면 기숙사 호실 꾸미기 이런 걸 자율적으로 하라고 하거든요. 그러면 호실 꾸리는 그 모든 걸 국가에서 재정을 보장해 주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다 돈을 모아가지고 하는 식으로 이렇게 하는 거죠. 그러니까 그걸 남한에서 보게 되면 세외부담이라고, 학교에서 학비 외 부담인데..." 지난 2010년 북한 당국은 김일성 종합대학을 눈에 띄게 확대했다. 4월에는 단과 대학으로 재정대학을 설립했고 같은 해 5월에는 평양의학대학과 평양농업대학, 계응상 농업대학을 김일성 종합대학 안으로 편입시켰다. 몇 개의 대학을 통합 운영해 재정을 절약하고 북한 최고 종합대학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교육 수준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선택과 집중입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북한의 모든 교육기관을 다 여건을 개선하고 질적 수준을 높이기는 어렵잖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일부 소수의 이제 우수한 대학들 또 우수한 교육 기관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서 여건을 개선하고 학생 교육의 질적인 수준을 높이고..." 그러나 겉모습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김일성 종합대학의 근본 목적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데 필요한 엘리트를 계속해 양성함으로써 3대 세습 권력을 유지하는 데 김일성 종합대학이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김일성 지배 권력의 어떤 정당성, 이것을 이제 학생들에게 주민들에게 홍보하는 그런 교육적인 역할도 김일성대학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주체사상 이론, 또는 지배 이론 또 김일성 김정일의 그 지배 이념, 이런 것들을 생산하고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인터뷰> 조정아(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크게 변동되기는 어렵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최고의 학교로 늘 얘기가 되어 왔고 현재도 그렇고 현재 그 엘리트 중에 김일성 종합 대학 출신들이 많기 때문에 아마 당분간 김일성 종합대학의 위상, 이것은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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