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亞 전통 강호 북한 여자축구

입력 2012.10.20 (09:22) 수정 2012.10.2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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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최근 끝난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북한이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북한이 세계 여자축구 무대에 첫 선을 보인 건 1980년대 후반인데요.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 전통 강호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도 여자 축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북한 여자 축구팀을 소재로 한 연속극까지 TV에서 방송할 정도라는데요.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북한 여자 축구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축구대회 준결승전이 열렸다.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은 북한과 독일. 팽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북한은 경기를 압도했다.

전반 39분, 김소향 선수가 독일의 골문을 처음 연데 이어, 후반 시작 2분 만에 또다시 김소향 선수의 슛이 독일 골네트를 갈랐다.

최종 스코어 2대 0. 북한은 실점 없이 독일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4일) : "우리나라 팀과 프랑스 팀의 결승 경기가 13일에 있었습니다."

사흘 뒤 열린 결승전에서 북한은 프랑스와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전후반 90분 동안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북한은 일곱 번째 선수가 골을 넣는 데 실패하면서 프랑스에 우승컵을 내줬다.

하지만 이은심 선수가 총 8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오르는 등 북한 여자축구는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다지게 됐다.

북한 여자축구가 국제무대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1989년 아시아 축구선수권 대회였다.

첫 경기에서 북한은 아시아 최강 중국 팀을 만나 4 대 1로 완패했다.

하지만 4년 뒤인 1993년, 북한은 같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 축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는 세 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명실상부 아시아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월드컵 본선에 4회 연속 진출했고, 2007년에는 8강까지 올랐다.

<인터뷰> 이용수(KBS 축구 해설위원) : "북한 여자 축구는 그동안 세계 축구계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전력으로 평가받던 팀입니다. 2006년 12월에는 가장 높았던 FIFA 랭킹이 5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고요. 최근에는 현재 랭킹이 11위로 좀 떨어진 상황입니다만 그래도 여자 축구에 있어서 북한 팀의 평가는 비교적 높은 전력을 갖고 있는 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여자축구가 시작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였다.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로 북한 최고 수준인 4.25 체육단에 여자 축구팀을 결성하면서 여자 축구가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녹취> 조선중앙TV (2월 19일) :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우리나라에서 여자 축구는 전망이 큰 종목이라고 하시며 여기에 힘을 넣으면 빨리 발전시킬 수 있다고 뜨겁게 고무해주셨습니다."

북한 당국은 특히 축구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소학교의 부 활동인 ‘소조’ 활동을 장려했다.

소학교의 소조와 지역의 체육구락부, 사회체육단의 단계를 거치면서 축구 영재를 선발, 육성한 것이다.

이처럼 북한 여자축구팀은 장기간의 집중 훈련을 받으면서 뛰어난 조직력과 체력을 갖추게 됐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10세~15세 이때 되면 체계적으로 얘들을 갖다 훈련을 시키게 되고 거기서 이제 체육 명수로 꼽히는, 그러니까 북한의 전국체전 같은 이런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나타낸 선수들은 별도로 선발을 해서 해외에 연수도 보내고 훈련도 보내고 또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런 시스템이 이제 갖춰져 있죠. "

현재 평양 지역의 6개 팀을 비롯해 북한 전역에 12개의 여자 축구팀이 운영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2월 19일) : "우리 여자 축구 선수들은 러시아에서 진행된 제3차 세계 청년 여자축구 선수권 대회 결승 경기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북한 여자축구는 황금기를 맞았다.

러시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축구 결승.

상대인 중국 팀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북한은 5대 0이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 ‘FIFA’가 주관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리고 2년 뒤인 2008년. 북한은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FIFA는 국제 대회를 연이어 재패한 북한 여자축구 유망주들에게 ‘10대 여왕들’이라는 찬사까지 보냈다.

<인터뷰> 이용수(KBS 축구 해설위원) : "짧은 역사에 비해서 북한이 비교적 경기 우승의 2번의 경기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은 역시 여자 청소년에서의 강한 면을 대외 경기 결과로도 우리가 읽을 수 있습니다. "

북한 당국은 2006년 20세 이하 월드컵을 제패한 여자 축구팀을 소재로 한 연속극까지 만들었다.

北 드라마 ‘우리 여자 축구팀’

<녹취> "이제 세계 청년 여자축구 선수권 대회까지는 석 달 남았다. 날짜로는 92일, 시간으로는 2208시간."

<녹취> 北 드라마 ‘우리 여자 축구팀’ : "이거야 어디 발 맥이 풀려서... 그만해 난 저 애들이 자기 약점을 알면서도 꿈만해 하는 걸 보면 참을 수 없단 말이야. "

총 5부작의 스포츠 드라마 “우리 여자 축구팀”에는 2006년 여자월드컵 축구대회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스포츠 드라마가 사실 북한에서 방영된 것은 참 드문 사례라고 얘기를 합니다. 북한은 그 대회의 우승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아마 스포츠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또 단체 경기다보니까 국민들에게 뭉쳐서 하면, 우리끼리 뭉쳐서 하면 우리끼리 더 된다는 어떤 사상적 기조를 보여주기 위한... "

이처럼 북한에서는 드라마가 제작될 만큼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대회에서 선전한 선수들과 감독들에게 ‘영웅’ 칭호와 각종 혜택이 돌아가는 점도 인기몰이에 한 몫 하고 있다.

축구를 시작하는 여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인터뷰> 정ㅇㅇ(축구선수 출신 탈북자) : "북한의 축구 발전이 너무 빨라가지고, 그 때 중국과 같이 경기한 북한 대표 팀들도 이겨서 오고 그랬어요. 그래서 한창 승기가 올랐었어요. 그때 우리 군에서도 “야, 여자 축구다” 해가지고 “여자 축구를 해야 된다”(고 해서...)"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월 1일) : "온 나라에 체육 열풍을 세차게 일으켜 선군 조선을 명성 높은 축구 강국, 체육 강국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북한은 신년공동사설에서 ‘축구 강국’을 과업으로 제시했다.

이에 맞춰 북한 TV도 국제 축구 경기 중계방송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1월 열린 아시아 축구 선수권 대회를 20일 넘게 날마다 중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스포츠는 가장 비정치적이지 않습니까. 이데올로기가 담겨져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러한 종목들, 특히 자기 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종목들은 개방을 해도 이제는 어느 정도 국민들에게 공감대를 줄 수 있는 그런 또 하나의.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이 스포츠와 관련된 세계 선수권 대회들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것도 그런 원인이 있지 않나... "

김정은 제1비서가 집권한 뒤에도 북한 당국의 축구 사랑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는 독일과 스페인, 남미 등의 프로 축구 경기 소식까지 전하고 있다.

이는 축구팀의 활약을 체제 선전에 이용하면서, 주민들의 결속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경쟁 관계에 있는 타국과의 동등한 게임을 통해서 우승하게 되면 자기 처지에서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됐다는 자부심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이 스포츠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은 타당하다... "

하지만 북한 여자축구의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국제 대회 경험이 부족해 전략과 전술이 허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세계 5위까지 올랐던 실력도 현재는 10위 권 아래로 떨어졌다.

남자 축구 역시 90년대 이후 쇠락의 길을 걸으며 현재 80위 권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터뷰> 이용수(KBS 축구 해설위원) : "폐쇄적인 상황, 국제 경기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쫓아오지 못하면서 굉장히 오랫동안 월드컵에 참여하지 못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예선 어떻게 보면 최종 예선까지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계속해서 나타났었는데... "

경제난으로 인한 열악한 환경과 지원 부족 역시 북한 여자축구의 성장을 막는 중요 요인으로 손꼽힌다.

<인터뷰> 정ㅇㅇ(축구선수 출신 탈북자) : "실제로 우리 집이 그 때 가난해가지고 부모들이 뒤를 못 밀어 줬어요. 북한에는 기술 좋고 해도 딴 게 없어요. 부모들이 힘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국가대표 따러 올라가려면 평양에 올라가 있어야 되는데 (힘이 없어요.) "

아시아의 강팀으로 성장한 북한 여자 축구.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 축구계의 전반적인 변화가 없다면 여자 축구팀의 영광의 시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아직 경기력 수준이 낮은 세계 수준에 비해서 체력과 조직력을 가지고 있다는 관점이 결국은 아직까지는 먹혀 들어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도 20세 미만의 청소년과 관련된 대외에서는 먹혀 들어가지만 그 이후에 성인대회에서는 아직까지 북한이 최고 실력을 내고 있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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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亞 전통 강호 북한 여자축구
    • 입력 2012-10-20 09:22:11
    • 수정2012-10-20 11:52:03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최근 끝난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북한이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북한이 세계 여자축구 무대에 첫 선을 보인 건 1980년대 후반인데요.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 전통 강호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도 여자 축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북한 여자 축구팀을 소재로 한 연속극까지 TV에서 방송할 정도라는데요.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북한 여자 축구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축구대회 준결승전이 열렸다.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은 북한과 독일. 팽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북한은 경기를 압도했다. 전반 39분, 김소향 선수가 독일의 골문을 처음 연데 이어, 후반 시작 2분 만에 또다시 김소향 선수의 슛이 독일 골네트를 갈랐다. 최종 스코어 2대 0. 북한은 실점 없이 독일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4일) : "우리나라 팀과 프랑스 팀의 결승 경기가 13일에 있었습니다." 사흘 뒤 열린 결승전에서 북한은 프랑스와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전후반 90분 동안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북한은 일곱 번째 선수가 골을 넣는 데 실패하면서 프랑스에 우승컵을 내줬다. 하지만 이은심 선수가 총 8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오르는 등 북한 여자축구는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다지게 됐다. 북한 여자축구가 국제무대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1989년 아시아 축구선수권 대회였다. 첫 경기에서 북한은 아시아 최강 중국 팀을 만나 4 대 1로 완패했다. 하지만 4년 뒤인 1993년, 북한은 같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 축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는 세 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명실상부 아시아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월드컵 본선에 4회 연속 진출했고, 2007년에는 8강까지 올랐다. <인터뷰> 이용수(KBS 축구 해설위원) : "북한 여자 축구는 그동안 세계 축구계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전력으로 평가받던 팀입니다. 2006년 12월에는 가장 높았던 FIFA 랭킹이 5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고요. 최근에는 현재 랭킹이 11위로 좀 떨어진 상황입니다만 그래도 여자 축구에 있어서 북한 팀의 평가는 비교적 높은 전력을 갖고 있는 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여자축구가 시작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였다.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로 북한 최고 수준인 4.25 체육단에 여자 축구팀을 결성하면서 여자 축구가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녹취> 조선중앙TV (2월 19일) :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우리나라에서 여자 축구는 전망이 큰 종목이라고 하시며 여기에 힘을 넣으면 빨리 발전시킬 수 있다고 뜨겁게 고무해주셨습니다." 북한 당국은 특히 축구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소학교의 부 활동인 ‘소조’ 활동을 장려했다. 소학교의 소조와 지역의 체육구락부, 사회체육단의 단계를 거치면서 축구 영재를 선발, 육성한 것이다. 이처럼 북한 여자축구팀은 장기간의 집중 훈련을 받으면서 뛰어난 조직력과 체력을 갖추게 됐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10세~15세 이때 되면 체계적으로 얘들을 갖다 훈련을 시키게 되고 거기서 이제 체육 명수로 꼽히는, 그러니까 북한의 전국체전 같은 이런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나타낸 선수들은 별도로 선발을 해서 해외에 연수도 보내고 훈련도 보내고 또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런 시스템이 이제 갖춰져 있죠. " 현재 평양 지역의 6개 팀을 비롯해 북한 전역에 12개의 여자 축구팀이 운영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 (2월 19일) : "우리 여자 축구 선수들은 러시아에서 진행된 제3차 세계 청년 여자축구 선수권 대회 결승 경기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북한 여자축구는 황금기를 맞았다. 러시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축구 결승. 상대인 중국 팀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북한은 5대 0이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 ‘FIFA’가 주관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리고 2년 뒤인 2008년. 북한은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FIFA는 국제 대회를 연이어 재패한 북한 여자축구 유망주들에게 ‘10대 여왕들’이라는 찬사까지 보냈다. <인터뷰> 이용수(KBS 축구 해설위원) : "짧은 역사에 비해서 북한이 비교적 경기 우승의 2번의 경기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은 역시 여자 청소년에서의 강한 면을 대외 경기 결과로도 우리가 읽을 수 있습니다. " 북한 당국은 2006년 20세 이하 월드컵을 제패한 여자 축구팀을 소재로 한 연속극까지 만들었다. 北 드라마 ‘우리 여자 축구팀’ <녹취> "이제 세계 청년 여자축구 선수권 대회까지는 석 달 남았다. 날짜로는 92일, 시간으로는 2208시간." <녹취> 北 드라마 ‘우리 여자 축구팀’ : "이거야 어디 발 맥이 풀려서... 그만해 난 저 애들이 자기 약점을 알면서도 꿈만해 하는 걸 보면 참을 수 없단 말이야. " 총 5부작의 스포츠 드라마 “우리 여자 축구팀”에는 2006년 여자월드컵 축구대회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스포츠 드라마가 사실 북한에서 방영된 것은 참 드문 사례라고 얘기를 합니다. 북한은 그 대회의 우승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아마 스포츠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또 단체 경기다보니까 국민들에게 뭉쳐서 하면, 우리끼리 뭉쳐서 하면 우리끼리 더 된다는 어떤 사상적 기조를 보여주기 위한... " 이처럼 북한에서는 드라마가 제작될 만큼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대회에서 선전한 선수들과 감독들에게 ‘영웅’ 칭호와 각종 혜택이 돌아가는 점도 인기몰이에 한 몫 하고 있다. 축구를 시작하는 여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인터뷰> 정ㅇㅇ(축구선수 출신 탈북자) : "북한의 축구 발전이 너무 빨라가지고, 그 때 중국과 같이 경기한 북한 대표 팀들도 이겨서 오고 그랬어요. 그래서 한창 승기가 올랐었어요. 그때 우리 군에서도 “야, 여자 축구다” 해가지고 “여자 축구를 해야 된다”(고 해서...)"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월 1일) : "온 나라에 체육 열풍을 세차게 일으켜 선군 조선을 명성 높은 축구 강국, 체육 강국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북한은 신년공동사설에서 ‘축구 강국’을 과업으로 제시했다. 이에 맞춰 북한 TV도 국제 축구 경기 중계방송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1월 열린 아시아 축구 선수권 대회를 20일 넘게 날마다 중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스포츠는 가장 비정치적이지 않습니까. 이데올로기가 담겨져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러한 종목들, 특히 자기 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종목들은 개방을 해도 이제는 어느 정도 국민들에게 공감대를 줄 수 있는 그런 또 하나의.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이 스포츠와 관련된 세계 선수권 대회들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것도 그런 원인이 있지 않나... " 김정은 제1비서가 집권한 뒤에도 북한 당국의 축구 사랑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는 독일과 스페인, 남미 등의 프로 축구 경기 소식까지 전하고 있다. 이는 축구팀의 활약을 체제 선전에 이용하면서, 주민들의 결속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경쟁 관계에 있는 타국과의 동등한 게임을 통해서 우승하게 되면 자기 처지에서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됐다는 자부심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이 스포츠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은 타당하다... " 하지만 북한 여자축구의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국제 대회 경험이 부족해 전략과 전술이 허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세계 5위까지 올랐던 실력도 현재는 10위 권 아래로 떨어졌다. 남자 축구 역시 90년대 이후 쇠락의 길을 걸으며 현재 80위 권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터뷰> 이용수(KBS 축구 해설위원) : "폐쇄적인 상황, 국제 경기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쫓아오지 못하면서 굉장히 오랫동안 월드컵에 참여하지 못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예선 어떻게 보면 최종 예선까지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계속해서 나타났었는데... " 경제난으로 인한 열악한 환경과 지원 부족 역시 북한 여자축구의 성장을 막는 중요 요인으로 손꼽힌다. <인터뷰> 정ㅇㅇ(축구선수 출신 탈북자) : "실제로 우리 집이 그 때 가난해가지고 부모들이 뒤를 못 밀어 줬어요. 북한에는 기술 좋고 해도 딴 게 없어요. 부모들이 힘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국가대표 따러 올라가려면 평양에 올라가 있어야 되는데 (힘이 없어요.) " 아시아의 강팀으로 성장한 북한 여자 축구.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 축구계의 전반적인 변화가 없다면 여자 축구팀의 영광의 시간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터뷰> 성문정(체육과학연구원 실장) : "아직 경기력 수준이 낮은 세계 수준에 비해서 체력과 조직력을 가지고 있다는 관점이 결국은 아직까지는 먹혀 들어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도 20세 미만의 청소년과 관련된 대외에서는 먹혀 들어가지만 그 이후에 성인대회에서는 아직까지 북한이 최고 실력을 내고 있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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