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사] 공직사회 지배하는 로펌

입력 2013.04.21 (17:21) 수정 2013.04.2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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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기사에 담긴 또 다른 의미를 해석해 봅니다.

공직자들의 대형 법무법인 재취업,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불거지는 문제죠.

주목 이 기사, 오늘은 공직사회를 지배하는 대형 법무법인, 즉 로펌의 문제점을 보도한 한국일보의 기사를 살펴봅니다.

먼저 기사 내용을 정리합니다.

<리포트>

최근 한국일보는 ‘공직사회 지배하는 로펌’이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네 차례에 걸쳐 실었다.

핵심 내용은 전직 고위 공직자를 대거 끌어들여 공직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대형 로펌의 권력집단화에 관한 것이다.

<녹취> 한국 3.4 5면 : "로펌은 이들의 이름과 직위를 사는 것이고, 전관들은 퇴직 전의 인맥과 지연 학연 등 갖가지 연줄을 엮어 공직사회에 영향력과 압력을 행사한다."

이 기사는 6대 로펌 소속 변호사, 고문, 전문위원 등 1,600여 명을 모두 조사해 그 가운데 21% 가량이 판검사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아가 퇴직 경제부처 관료, 군 장성, 심지어 전직 경찰관, 교도관까지 끌어들이는 실태를 보도했다. 대형 로펌들은 이 같은 ‘문어발식 영입’을 통해 수사 단계별 정보를 수집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적 망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기사는 대형 로펌의 권력집단화를 막을 수 있는 제도 개선안을 제시하고 로펌에 들어간 전직 공직자와는 달리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법조인을 재조명했다.

<녹취> 김능환(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 "당분간은 나도 집사람 도우면서 이렇게 지내보는 거지 뭐...생활과 밀접한 법률문제 이런 것을 내가 바로바로 대답할 수 있을까."

<앵커 멘트>

김능환 전 대법관과 같은 고위 공직자도 있지만 대형 로펌의 전직 공직자 끌어들이기, 기사의 내용대로 로펌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문제가 심각합니다.

한국일보 사회부 남상욱 기자와 함께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대형 로펌의 고위 공직자 끌어들이기 실태, 네 차례에 걸쳐 심도 있게 이 문제를 다뤘는데, 이 기사를 취재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답변>

최근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전관예우 문제가 불거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법조계라든지 로펌에 집중을 하면 전관예우의 문제를 더 심도 있게 밝힐 수 있을 거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 로펌이 전관 변호사 판사출신들을 영입하면서 점점 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최근에는 판검사보다 경제 관료라든지 다른 부처 사람을 끌어오면서 더 큰 힘을 가지게 됐거든요.

로펌이 공직 사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질문>

전직 공직자가 다시 공직에 들어갈 것에 대비해서 예우해주는 일, 이른바 후관예우까지 있다고 하는데, 직접 취재해보니 어느 정도였습니까?

<답변>

먼저 후관예우라는 말부터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생소한 말이긴 한데. 전관예우란 말이 전 공직자였던 사람을 예우해 준다는 말처럼 후관예우는 그 이후에 공직자로 들어갈 사람을 예우해 준다는 말이거든요.

정관과 후관을 합쳐서 쌍관예우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번 공직자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지게 됐습니다.

실질적으로는 대형로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많고 그 중심에는 전관들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현실적인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로펌의 영향력이 요즘엔 법조계에 국한되지 않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최근 경제 관료들의 로펌행이 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금융감독원 같은 힘 있는 경제부처의 분들이 전관으로 많이 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고요.

<질문>

보도 후에 거론됐던 대형 로펌 측의 반응은 없었나요?

<답변>

아시겠지만 힘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기사 몇 건 가지고 바로 반응을 보이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로펌에 대한 비난과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일반 국민이 보기에 상식선 이상의 거액을 받고 있다는 부분인데, 그 부분에 대해 이분들이 전관으로 상당한 기간 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법조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란 것도 사실인데 거기에 대한 보수로 정당하게 지급되고 있다는 항변을 취재 전후로 공통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현직에 있는 분들의 기사에 대한 반응이 오히려 더 뜨거웠습니다.

전관에 대한 문제를 잘 지적해줬다는 분들이 계셨고, 솔직히 말해서 그런 문제들로 현직에 있는 분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반응까지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질문>

전직 공직자들이 로펌에 가서 비교적 고액의 연봉을 받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렇지만 로펌에 취업한 모든 전관이 반드시 현직에 압력을 행사한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 않겠습니까?

<답변>

당연한 지적이고, 저희도 그 문제 때문에 많은 토론을 하게 됐는데요.

그런데 전부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정 부분의 사실이 있다는 것도 현실이라고 판단해서 기사를 쓰게 됐습니다.

전관 중에서도 열심히 변호사 생활을 합법적으로 하고 계신 분들도 계시고요 현직들 중에서도 전직의 영향력에 대해 거부하고 있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일부 그런 사람이 있다는 지적이 전체 법조계의 건강성을 위해서 필요한 지적이라는데 그분들도 공감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전관예우에 관련해 언론의 계속된 지적이 있었지만, 점점 고착화 될 뿐인데, 언론의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답변>

말씀하신 대로 전관예우는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뿌리 깊은 고질병이라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이걸 고치려면 공직 사회에서 스스로를 부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일반 변호사를 찾는 분들도 전관예우를 기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언론도 대책과 해법에 대해 좀 더 논의해야 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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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 이 기사] 공직사회 지배하는 로펌
    • 입력 2013-04-21 20:02:12
    • 수정2013-04-21 20:17:26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기사에 담긴 또 다른 의미를 해석해 봅니다.

공직자들의 대형 법무법인 재취업,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불거지는 문제죠.

주목 이 기사, 오늘은 공직사회를 지배하는 대형 법무법인, 즉 로펌의 문제점을 보도한 한국일보의 기사를 살펴봅니다.

먼저 기사 내용을 정리합니다.

<리포트>

최근 한국일보는 ‘공직사회 지배하는 로펌’이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네 차례에 걸쳐 실었다.

핵심 내용은 전직 고위 공직자를 대거 끌어들여 공직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대형 로펌의 권력집단화에 관한 것이다.

<녹취> 한국 3.4 5면 : "로펌은 이들의 이름과 직위를 사는 것이고, 전관들은 퇴직 전의 인맥과 지연 학연 등 갖가지 연줄을 엮어 공직사회에 영향력과 압력을 행사한다."

이 기사는 6대 로펌 소속 변호사, 고문, 전문위원 등 1,600여 명을 모두 조사해 그 가운데 21% 가량이 판검사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아가 퇴직 경제부처 관료, 군 장성, 심지어 전직 경찰관, 교도관까지 끌어들이는 실태를 보도했다. 대형 로펌들은 이 같은 ‘문어발식 영입’을 통해 수사 단계별 정보를 수집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적 망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기사는 대형 로펌의 권력집단화를 막을 수 있는 제도 개선안을 제시하고 로펌에 들어간 전직 공직자와는 달리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법조인을 재조명했다.

<녹취> 김능환(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 "당분간은 나도 집사람 도우면서 이렇게 지내보는 거지 뭐...생활과 밀접한 법률문제 이런 것을 내가 바로바로 대답할 수 있을까."

<앵커 멘트>

김능환 전 대법관과 같은 고위 공직자도 있지만 대형 로펌의 전직 공직자 끌어들이기, 기사의 내용대로 로펌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문제가 심각합니다.

한국일보 사회부 남상욱 기자와 함께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대형 로펌의 고위 공직자 끌어들이기 실태, 네 차례에 걸쳐 심도 있게 이 문제를 다뤘는데, 이 기사를 취재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답변>

최근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전관예우 문제가 불거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법조계라든지 로펌에 집중을 하면 전관예우의 문제를 더 심도 있게 밝힐 수 있을 거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 로펌이 전관 변호사 판사출신들을 영입하면서 점점 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최근에는 판검사보다 경제 관료라든지 다른 부처 사람을 끌어오면서 더 큰 힘을 가지게 됐거든요.

로펌이 공직 사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질문>

전직 공직자가 다시 공직에 들어갈 것에 대비해서 예우해주는 일, 이른바 후관예우까지 있다고 하는데, 직접 취재해보니 어느 정도였습니까?

<답변>

먼저 후관예우라는 말부터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생소한 말이긴 한데. 전관예우란 말이 전 공직자였던 사람을 예우해 준다는 말처럼 후관예우는 그 이후에 공직자로 들어갈 사람을 예우해 준다는 말이거든요.

정관과 후관을 합쳐서 쌍관예우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번 공직자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지게 됐습니다.

실질적으로는 대형로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많고 그 중심에는 전관들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현실적인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로펌의 영향력이 요즘엔 법조계에 국한되지 않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최근 경제 관료들의 로펌행이 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금융감독원 같은 힘 있는 경제부처의 분들이 전관으로 많이 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고요.

<질문>

보도 후에 거론됐던 대형 로펌 측의 반응은 없었나요?

<답변>

아시겠지만 힘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기사 몇 건 가지고 바로 반응을 보이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로펌에 대한 비난과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일반 국민이 보기에 상식선 이상의 거액을 받고 있다는 부분인데, 그 부분에 대해 이분들이 전관으로 상당한 기간 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법조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란 것도 사실인데 거기에 대한 보수로 정당하게 지급되고 있다는 항변을 취재 전후로 공통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현직에 있는 분들의 기사에 대한 반응이 오히려 더 뜨거웠습니다.

전관에 대한 문제를 잘 지적해줬다는 분들이 계셨고, 솔직히 말해서 그런 문제들로 현직에 있는 분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반응까지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질문>

전직 공직자들이 로펌에 가서 비교적 고액의 연봉을 받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렇지만 로펌에 취업한 모든 전관이 반드시 현직에 압력을 행사한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 않겠습니까?

<답변>

당연한 지적이고, 저희도 그 문제 때문에 많은 토론을 하게 됐는데요.

그런데 전부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정 부분의 사실이 있다는 것도 현실이라고 판단해서 기사를 쓰게 됐습니다.

전관 중에서도 열심히 변호사 생활을 합법적으로 하고 계신 분들도 계시고요 현직들 중에서도 전직의 영향력에 대해 거부하고 있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일부 그런 사람이 있다는 지적이 전체 법조계의 건강성을 위해서 필요한 지적이라는데 그분들도 공감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전관예우에 관련해 언론의 계속된 지적이 있었지만, 점점 고착화 될 뿐인데, 언론의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답변>

말씀하신 대로 전관예우는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뿌리 깊은 고질병이라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이걸 고치려면 공직 사회에서 스스로를 부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일반 변호사를 찾는 분들도 전관예우를 기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언론도 대책과 해법에 대해 좀 더 논의해야 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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