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농장, 뉴욕을 점령하라!
입력 2013.06.22 (08:30)
수정 2013.06.2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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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시골의 넓은 들판부터 떠올리게 되죠.
요즘은 서울에서도 도심 텃밭이나 옥상, 아파트에서도 채소 같은 것을 기르시는 분들 많잖아요?
'옥상 농장'이라고 할까요?
세계 경제의 수도 뉴욕에서도 '옥상 농장'이 인기라고 합니다.
비좁고 복잡한 곳이라서 농사짓기 힘들지 않을까요?
창고 건물의 옥상은 생각보다 넓고요.
도시형 농사로 진화하면서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준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의 건물 옥상에서 농사를 짓는다...
뉴욕 임장원 특파원이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리포트>
뉴욕 맨해튼 도심에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렸습니다.
외곽 농장에서 재배한 농작물을 농부들이 직접 가져와서 팝니다.
<인터뷰> 앙드레(뉴욕 시민) : "농부들이 직접 파니까 믿음이 갑니다."
농부 데이비드 씨도 자신이 재배한 농작물을 이 장터에 내다 팔지만, 여느 농부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제가 주로 파는 것은 '도시 옥상 벌꿀'입니다. 양이 많지 않아서 비싼 편이죠."
데이비드 씨가 벌꿀을 채집하는 곳은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 맨해튼의 건물 옥상입니다.
그는 이곳에 흙을 깔고 갖가지 과채류를 재배해 농장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이건 해바라기죠. 꿀벌은 해바라기를 좋아해요."
옥상 한 켠의 벌통... 건물 아래로 떨어지거나 날아가지 않도록 뚜껑에 무거운 돌덩이를 올렸습니다.
농촌에서 양봉하다 도심 옥상으로 벌통을 옮긴 건 10여 년 전 부텁니다.
벌통을 노리는 곰들을 피할 곳을 찾다가 건물 옥상에 착안한 겁니다.
옥상을 내주겠다는 건물주가 계속 늘면서 그가 관리하는 옥상 양봉장은 10곳으로 늘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뉴욕에는 곰이 없고, 옥상은 많지요. 옥상 양봉장 10개 정도를 운영합니다"
맨해튼의 멋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옥상 농장...
주변을 둘러보지 않는다면 옥상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시골 농장 분위기가 물씬 풍겨납니다.
넓은 창고 건물 위다 보니 옥상 면적이 축구장의 절반을 넘습니다.
30대 젊은이 5명이 의기투합해 옥상 농사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채소와 과일 수십 종 뿐 아니라, 닭도 키우고 벌꿀도 생산합니다.
생산된 농산물은 주변 음식점과 식품점에 공급하고, 직거래 장터에서 직접 팔기도 합니다.
첫 번째 옥상 농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이들은 최근 더 넓은 인근 건물의 옥상을 20년 계약으로 임대했습니다.
<녹취> 그웬 샨츠('브루클린 그레인지' 창업자) : "'옥상 농장' 사업에 관심이 있는 건물주들의 문의가 날마다 들어옵니다. 그래서 새로운 옥상을 계속 살펴보죠."
뉴욕 시 에는 이 같은 대규모 옥상 농장만 지난 5년 새 6개나 생겼습니다.
흙을 깔고 씨앗을 심는 재래식 농법을 고수하는 곳도 있지만, 유리 온실에 수경 재배기를 설치하는 이른바 '하이테크 농장'은 더 각광 받고 있습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1년 내내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하이테크 농장의 최대 장점입니다.
옥상 무게를 걱정해야 하는 오래된 건물에도 설치가 가능합니다.
<녹취> 딕슨 데스포미어(컬럼비아대학교 생태학 교수) : "(하이테크 농장은) 흙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당한 흙을 써야 하는 재래식 농장보다 훨씬 농장 무게가 덜 나갑니다."
세계 최대도시 뉴욕에서 옥상 농장이 각광 받는 것은 이른바 '로컬 푸드' 열풍 때문입니다.
트럭에 며칠씩 실려 다닌 다른 지역의 채소가 아니라, 우리 동네에서 오늘 생산한 신선한 채소를 먹고 싶다는 겁니다.
이런 열망이 확산되면서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옥상 농장을 가꾸려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주인이자 요리사인 존 무니 씨도 그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는 자신만의 요리에 쓸 채소가 필요하면 시장 대신 옥상에 올라가는 때가 더 많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옥상에는 40대 넘는 수경 재배기가 설치돼있습니다.
올해는 몸이 좋지 않아 옥상 농사를 늦게 시작했는데, 두어 주만 더 지나면 옥상이 녹색 채소로 가득 찰 거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존 무니(요리사) : "이건 오렌지 꽃이고요...저쪽에는 토마토가 많아요. 제가 토마토를 좋아하니까..이쪽 너머에는 상추가 자라고 있죠."
이 옥상 농장의 핵심 설비는 흙과 비료를 대신해 양분을 공급하는 영양 액 통입니다.
이 영양 액이 저수조에 있는 물과 섞여서 15분마다 3분씩 공급 돼 도록 설계돼있습니다.
존 씨는 그의 식당에서 필요로 하는 채소류의 60% 가량을 이 옥상 농장에서 충당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요리에 신선한 재료를 담아낼 방법을 고민하다 옥상 농업을 알게 된 그는 농사짓는 재미에 빠져들어 옥상 농장 예찬론자가 됐습니다.
뉴욕시 당국도 이렇게 옥상 농장이 확산되는 것을 반기며 여러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옥상이 푸른 채소로 덮이면 뜨거운 태양열 때문에 건물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고, 폭우가 내렸을 때 빗물을 어느 정도 흡수해 하수도 범람을 막아주는 효과도 생긴다는 겁니다.
<인터뷰> 스콧 스트링거(뉴욕시 맨해튼구청장) : "옥상 농장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여러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옥상 농장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어린이들에게 농업을 알리는 교육장으로도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맨해튼의 한 초등학교는 비영리 단체의 지원을 받아 옥상에 온실 농장을 마련했습니다.
<녹취> "(여기 이건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뭔지 알겠니?) 청경채요.(그래 맞아.)"
어린이들은 도시에서도 농사가 가능하다는 걸 배우고, 자신의 먹 거리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인터뷰> 샤키라(초등학교 교사) : "에너지를 절약하고, 운송 수단도 덜 쓸 뿐만 아니라,자신이 먹을 음식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학교 옥상에서 채소를 가꾸는데 재미를 붙인 아이들은 자연스레 옥상 농장을 갖고 싶다는 꿈을 키웁니다.
<인터뷰> 엘리자베스(초등학교 4학년) : "(어른이 되면) 옥상 정원을 갖고 싶어요. 거기서 오이와 토마토를 기를 거예요."
건물 하나 더 들어설 공간을 찾기 어려운 과밀도시 뉴욕이지만, 아직도 옥상 공간은 여의도 보다 넓은 천 헥타르 넘게 남아있습니다.
신선한 먹을거리를 찾아 농사짓는 즐거움에 빠져드는 뉴욕의 옥상 농부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시골의 넓은 들판부터 떠올리게 되죠.
요즘은 서울에서도 도심 텃밭이나 옥상, 아파트에서도 채소 같은 것을 기르시는 분들 많잖아요?
'옥상 농장'이라고 할까요?
세계 경제의 수도 뉴욕에서도 '옥상 농장'이 인기라고 합니다.
비좁고 복잡한 곳이라서 농사짓기 힘들지 않을까요?
창고 건물의 옥상은 생각보다 넓고요.
도시형 농사로 진화하면서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준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의 건물 옥상에서 농사를 짓는다...
뉴욕 임장원 특파원이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리포트>
뉴욕 맨해튼 도심에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렸습니다.
외곽 농장에서 재배한 농작물을 농부들이 직접 가져와서 팝니다.
<인터뷰> 앙드레(뉴욕 시민) : "농부들이 직접 파니까 믿음이 갑니다."
농부 데이비드 씨도 자신이 재배한 농작물을 이 장터에 내다 팔지만, 여느 농부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제가 주로 파는 것은 '도시 옥상 벌꿀'입니다. 양이 많지 않아서 비싼 편이죠."
데이비드 씨가 벌꿀을 채집하는 곳은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 맨해튼의 건물 옥상입니다.
그는 이곳에 흙을 깔고 갖가지 과채류를 재배해 농장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이건 해바라기죠. 꿀벌은 해바라기를 좋아해요."
옥상 한 켠의 벌통... 건물 아래로 떨어지거나 날아가지 않도록 뚜껑에 무거운 돌덩이를 올렸습니다.
농촌에서 양봉하다 도심 옥상으로 벌통을 옮긴 건 10여 년 전 부텁니다.
벌통을 노리는 곰들을 피할 곳을 찾다가 건물 옥상에 착안한 겁니다.
옥상을 내주겠다는 건물주가 계속 늘면서 그가 관리하는 옥상 양봉장은 10곳으로 늘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뉴욕에는 곰이 없고, 옥상은 많지요. 옥상 양봉장 10개 정도를 운영합니다"
맨해튼의 멋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옥상 농장...
주변을 둘러보지 않는다면 옥상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시골 농장 분위기가 물씬 풍겨납니다.
넓은 창고 건물 위다 보니 옥상 면적이 축구장의 절반을 넘습니다.
30대 젊은이 5명이 의기투합해 옥상 농사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채소와 과일 수십 종 뿐 아니라, 닭도 키우고 벌꿀도 생산합니다.
생산된 농산물은 주변 음식점과 식품점에 공급하고, 직거래 장터에서 직접 팔기도 합니다.
첫 번째 옥상 농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이들은 최근 더 넓은 인근 건물의 옥상을 20년 계약으로 임대했습니다.
<녹취> 그웬 샨츠('브루클린 그레인지' 창업자) : "'옥상 농장' 사업에 관심이 있는 건물주들의 문의가 날마다 들어옵니다. 그래서 새로운 옥상을 계속 살펴보죠."
뉴욕 시 에는 이 같은 대규모 옥상 농장만 지난 5년 새 6개나 생겼습니다.
흙을 깔고 씨앗을 심는 재래식 농법을 고수하는 곳도 있지만, 유리 온실에 수경 재배기를 설치하는 이른바 '하이테크 농장'은 더 각광 받고 있습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1년 내내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하이테크 농장의 최대 장점입니다.
옥상 무게를 걱정해야 하는 오래된 건물에도 설치가 가능합니다.
<녹취> 딕슨 데스포미어(컬럼비아대학교 생태학 교수) : "(하이테크 농장은) 흙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당한 흙을 써야 하는 재래식 농장보다 훨씬 농장 무게가 덜 나갑니다."
세계 최대도시 뉴욕에서 옥상 농장이 각광 받는 것은 이른바 '로컬 푸드' 열풍 때문입니다.
트럭에 며칠씩 실려 다닌 다른 지역의 채소가 아니라, 우리 동네에서 오늘 생산한 신선한 채소를 먹고 싶다는 겁니다.
이런 열망이 확산되면서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옥상 농장을 가꾸려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주인이자 요리사인 존 무니 씨도 그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는 자신만의 요리에 쓸 채소가 필요하면 시장 대신 옥상에 올라가는 때가 더 많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옥상에는 40대 넘는 수경 재배기가 설치돼있습니다.
올해는 몸이 좋지 않아 옥상 농사를 늦게 시작했는데, 두어 주만 더 지나면 옥상이 녹색 채소로 가득 찰 거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존 무니(요리사) : "이건 오렌지 꽃이고요...저쪽에는 토마토가 많아요. 제가 토마토를 좋아하니까..이쪽 너머에는 상추가 자라고 있죠."
이 옥상 농장의 핵심 설비는 흙과 비료를 대신해 양분을 공급하는 영양 액 통입니다.
이 영양 액이 저수조에 있는 물과 섞여서 15분마다 3분씩 공급 돼 도록 설계돼있습니다.
존 씨는 그의 식당에서 필요로 하는 채소류의 60% 가량을 이 옥상 농장에서 충당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요리에 신선한 재료를 담아낼 방법을 고민하다 옥상 농업을 알게 된 그는 농사짓는 재미에 빠져들어 옥상 농장 예찬론자가 됐습니다.
뉴욕시 당국도 이렇게 옥상 농장이 확산되는 것을 반기며 여러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옥상이 푸른 채소로 덮이면 뜨거운 태양열 때문에 건물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고, 폭우가 내렸을 때 빗물을 어느 정도 흡수해 하수도 범람을 막아주는 효과도 생긴다는 겁니다.
<인터뷰> 스콧 스트링거(뉴욕시 맨해튼구청장) : "옥상 농장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여러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옥상 농장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어린이들에게 농업을 알리는 교육장으로도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맨해튼의 한 초등학교는 비영리 단체의 지원을 받아 옥상에 온실 농장을 마련했습니다.
<녹취> "(여기 이건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뭔지 알겠니?) 청경채요.(그래 맞아.)"
어린이들은 도시에서도 농사가 가능하다는 걸 배우고, 자신의 먹 거리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인터뷰> 샤키라(초등학교 교사) : "에너지를 절약하고, 운송 수단도 덜 쓸 뿐만 아니라,자신이 먹을 음식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학교 옥상에서 채소를 가꾸는데 재미를 붙인 아이들은 자연스레 옥상 농장을 갖고 싶다는 꿈을 키웁니다.
<인터뷰> 엘리자베스(초등학교 4학년) : "(어른이 되면) 옥상 정원을 갖고 싶어요. 거기서 오이와 토마토를 기를 거예요."
건물 하나 더 들어설 공간을 찾기 어려운 과밀도시 뉴욕이지만, 아직도 옥상 공간은 여의도 보다 넓은 천 헥타르 넘게 남아있습니다.
신선한 먹을거리를 찾아 농사짓는 즐거움에 빠져드는 뉴욕의 옥상 농부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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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상 농장, 뉴욕을 점령하라!
-
- 입력 2013-06-22 08:38:29
- 수정2013-06-22 12:16:10
<앵커 멘트>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시골의 넓은 들판부터 떠올리게 되죠.
요즘은 서울에서도 도심 텃밭이나 옥상, 아파트에서도 채소 같은 것을 기르시는 분들 많잖아요?
'옥상 농장'이라고 할까요?
세계 경제의 수도 뉴욕에서도 '옥상 농장'이 인기라고 합니다.
비좁고 복잡한 곳이라서 농사짓기 힘들지 않을까요?
창고 건물의 옥상은 생각보다 넓고요.
도시형 농사로 진화하면서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준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의 건물 옥상에서 농사를 짓는다...
뉴욕 임장원 특파원이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리포트>
뉴욕 맨해튼 도심에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렸습니다.
외곽 농장에서 재배한 농작물을 농부들이 직접 가져와서 팝니다.
<인터뷰> 앙드레(뉴욕 시민) : "농부들이 직접 파니까 믿음이 갑니다."
농부 데이비드 씨도 자신이 재배한 농작물을 이 장터에 내다 팔지만, 여느 농부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제가 주로 파는 것은 '도시 옥상 벌꿀'입니다. 양이 많지 않아서 비싼 편이죠."
데이비드 씨가 벌꿀을 채집하는 곳은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 맨해튼의 건물 옥상입니다.
그는 이곳에 흙을 깔고 갖가지 과채류를 재배해 농장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이건 해바라기죠. 꿀벌은 해바라기를 좋아해요."
옥상 한 켠의 벌통... 건물 아래로 떨어지거나 날아가지 않도록 뚜껑에 무거운 돌덩이를 올렸습니다.
농촌에서 양봉하다 도심 옥상으로 벌통을 옮긴 건 10여 년 전 부텁니다.
벌통을 노리는 곰들을 피할 곳을 찾다가 건물 옥상에 착안한 겁니다.
옥상을 내주겠다는 건물주가 계속 늘면서 그가 관리하는 옥상 양봉장은 10곳으로 늘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뉴욕에는 곰이 없고, 옥상은 많지요. 옥상 양봉장 10개 정도를 운영합니다"
맨해튼의 멋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옥상 농장...
주변을 둘러보지 않는다면 옥상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시골 농장 분위기가 물씬 풍겨납니다.
넓은 창고 건물 위다 보니 옥상 면적이 축구장의 절반을 넘습니다.
30대 젊은이 5명이 의기투합해 옥상 농사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채소와 과일 수십 종 뿐 아니라, 닭도 키우고 벌꿀도 생산합니다.
생산된 농산물은 주변 음식점과 식품점에 공급하고, 직거래 장터에서 직접 팔기도 합니다.
첫 번째 옥상 농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이들은 최근 더 넓은 인근 건물의 옥상을 20년 계약으로 임대했습니다.
<녹취> 그웬 샨츠('브루클린 그레인지' 창업자) : "'옥상 농장' 사업에 관심이 있는 건물주들의 문의가 날마다 들어옵니다. 그래서 새로운 옥상을 계속 살펴보죠."
뉴욕 시 에는 이 같은 대규모 옥상 농장만 지난 5년 새 6개나 생겼습니다.
흙을 깔고 씨앗을 심는 재래식 농법을 고수하는 곳도 있지만, 유리 온실에 수경 재배기를 설치하는 이른바 '하이테크 농장'은 더 각광 받고 있습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1년 내내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하이테크 농장의 최대 장점입니다.
옥상 무게를 걱정해야 하는 오래된 건물에도 설치가 가능합니다.
<녹취> 딕슨 데스포미어(컬럼비아대학교 생태학 교수) : "(하이테크 농장은) 흙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당한 흙을 써야 하는 재래식 농장보다 훨씬 농장 무게가 덜 나갑니다."
세계 최대도시 뉴욕에서 옥상 농장이 각광 받는 것은 이른바 '로컬 푸드' 열풍 때문입니다.
트럭에 며칠씩 실려 다닌 다른 지역의 채소가 아니라, 우리 동네에서 오늘 생산한 신선한 채소를 먹고 싶다는 겁니다.
이런 열망이 확산되면서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옥상 농장을 가꾸려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주인이자 요리사인 존 무니 씨도 그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는 자신만의 요리에 쓸 채소가 필요하면 시장 대신 옥상에 올라가는 때가 더 많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옥상에는 40대 넘는 수경 재배기가 설치돼있습니다.
올해는 몸이 좋지 않아 옥상 농사를 늦게 시작했는데, 두어 주만 더 지나면 옥상이 녹색 채소로 가득 찰 거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존 무니(요리사) : "이건 오렌지 꽃이고요...저쪽에는 토마토가 많아요. 제가 토마토를 좋아하니까..이쪽 너머에는 상추가 자라고 있죠."
이 옥상 농장의 핵심 설비는 흙과 비료를 대신해 양분을 공급하는 영양 액 통입니다.
이 영양 액이 저수조에 있는 물과 섞여서 15분마다 3분씩 공급 돼 도록 설계돼있습니다.
존 씨는 그의 식당에서 필요로 하는 채소류의 60% 가량을 이 옥상 농장에서 충당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요리에 신선한 재료를 담아낼 방법을 고민하다 옥상 농업을 알게 된 그는 농사짓는 재미에 빠져들어 옥상 농장 예찬론자가 됐습니다.
뉴욕시 당국도 이렇게 옥상 농장이 확산되는 것을 반기며 여러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옥상이 푸른 채소로 덮이면 뜨거운 태양열 때문에 건물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고, 폭우가 내렸을 때 빗물을 어느 정도 흡수해 하수도 범람을 막아주는 효과도 생긴다는 겁니다.
<인터뷰> 스콧 스트링거(뉴욕시 맨해튼구청장) : "옥상 농장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여러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옥상 농장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어린이들에게 농업을 알리는 교육장으로도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맨해튼의 한 초등학교는 비영리 단체의 지원을 받아 옥상에 온실 농장을 마련했습니다.
<녹취> "(여기 이건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뭔지 알겠니?) 청경채요.(그래 맞아.)"
어린이들은 도시에서도 농사가 가능하다는 걸 배우고, 자신의 먹 거리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인터뷰> 샤키라(초등학교 교사) : "에너지를 절약하고, 운송 수단도 덜 쓸 뿐만 아니라,자신이 먹을 음식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학교 옥상에서 채소를 가꾸는데 재미를 붙인 아이들은 자연스레 옥상 농장을 갖고 싶다는 꿈을 키웁니다.
<인터뷰> 엘리자베스(초등학교 4학년) : "(어른이 되면) 옥상 정원을 갖고 싶어요. 거기서 오이와 토마토를 기를 거예요."
건물 하나 더 들어설 공간을 찾기 어려운 과밀도시 뉴욕이지만, 아직도 옥상 공간은 여의도 보다 넓은 천 헥타르 넘게 남아있습니다.
신선한 먹을거리를 찾아 농사짓는 즐거움에 빠져드는 뉴욕의 옥상 농부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시골의 넓은 들판부터 떠올리게 되죠.
요즘은 서울에서도 도심 텃밭이나 옥상, 아파트에서도 채소 같은 것을 기르시는 분들 많잖아요?
'옥상 농장'이라고 할까요?
세계 경제의 수도 뉴욕에서도 '옥상 농장'이 인기라고 합니다.
비좁고 복잡한 곳이라서 농사짓기 힘들지 않을까요?
창고 건물의 옥상은 생각보다 넓고요.
도시형 농사로 진화하면서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준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의 건물 옥상에서 농사를 짓는다...
뉴욕 임장원 특파원이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리포트>
뉴욕 맨해튼 도심에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렸습니다.
외곽 농장에서 재배한 농작물을 농부들이 직접 가져와서 팝니다.
<인터뷰> 앙드레(뉴욕 시민) : "농부들이 직접 파니까 믿음이 갑니다."
농부 데이비드 씨도 자신이 재배한 농작물을 이 장터에 내다 팔지만, 여느 농부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제가 주로 파는 것은 '도시 옥상 벌꿀'입니다. 양이 많지 않아서 비싼 편이죠."
데이비드 씨가 벌꿀을 채집하는 곳은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 맨해튼의 건물 옥상입니다.
그는 이곳에 흙을 깔고 갖가지 과채류를 재배해 농장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이건 해바라기죠. 꿀벌은 해바라기를 좋아해요."
옥상 한 켠의 벌통... 건물 아래로 떨어지거나 날아가지 않도록 뚜껑에 무거운 돌덩이를 올렸습니다.
농촌에서 양봉하다 도심 옥상으로 벌통을 옮긴 건 10여 년 전 부텁니다.
벌통을 노리는 곰들을 피할 곳을 찾다가 건물 옥상에 착안한 겁니다.
옥상을 내주겠다는 건물주가 계속 늘면서 그가 관리하는 옥상 양봉장은 10곳으로 늘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농부) : "뉴욕에는 곰이 없고, 옥상은 많지요. 옥상 양봉장 10개 정도를 운영합니다"
맨해튼의 멋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옥상 농장...
주변을 둘러보지 않는다면 옥상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시골 농장 분위기가 물씬 풍겨납니다.
넓은 창고 건물 위다 보니 옥상 면적이 축구장의 절반을 넘습니다.
30대 젊은이 5명이 의기투합해 옥상 농사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채소와 과일 수십 종 뿐 아니라, 닭도 키우고 벌꿀도 생산합니다.
생산된 농산물은 주변 음식점과 식품점에 공급하고, 직거래 장터에서 직접 팔기도 합니다.
첫 번째 옥상 농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이들은 최근 더 넓은 인근 건물의 옥상을 20년 계약으로 임대했습니다.
<녹취> 그웬 샨츠('브루클린 그레인지' 창업자) : "'옥상 농장' 사업에 관심이 있는 건물주들의 문의가 날마다 들어옵니다. 그래서 새로운 옥상을 계속 살펴보죠."
뉴욕 시 에는 이 같은 대규모 옥상 농장만 지난 5년 새 6개나 생겼습니다.
흙을 깔고 씨앗을 심는 재래식 농법을 고수하는 곳도 있지만, 유리 온실에 수경 재배기를 설치하는 이른바 '하이테크 농장'은 더 각광 받고 있습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1년 내내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하이테크 농장의 최대 장점입니다.
옥상 무게를 걱정해야 하는 오래된 건물에도 설치가 가능합니다.
<녹취> 딕슨 데스포미어(컬럼비아대학교 생태학 교수) : "(하이테크 농장은) 흙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당한 흙을 써야 하는 재래식 농장보다 훨씬 농장 무게가 덜 나갑니다."
세계 최대도시 뉴욕에서 옥상 농장이 각광 받는 것은 이른바 '로컬 푸드' 열풍 때문입니다.
트럭에 며칠씩 실려 다닌 다른 지역의 채소가 아니라, 우리 동네에서 오늘 생산한 신선한 채소를 먹고 싶다는 겁니다.
이런 열망이 확산되면서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옥상 농장을 가꾸려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주인이자 요리사인 존 무니 씨도 그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는 자신만의 요리에 쓸 채소가 필요하면 시장 대신 옥상에 올라가는 때가 더 많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옥상에는 40대 넘는 수경 재배기가 설치돼있습니다.
올해는 몸이 좋지 않아 옥상 농사를 늦게 시작했는데, 두어 주만 더 지나면 옥상이 녹색 채소로 가득 찰 거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존 무니(요리사) : "이건 오렌지 꽃이고요...저쪽에는 토마토가 많아요. 제가 토마토를 좋아하니까..이쪽 너머에는 상추가 자라고 있죠."
이 옥상 농장의 핵심 설비는 흙과 비료를 대신해 양분을 공급하는 영양 액 통입니다.
이 영양 액이 저수조에 있는 물과 섞여서 15분마다 3분씩 공급 돼 도록 설계돼있습니다.
존 씨는 그의 식당에서 필요로 하는 채소류의 60% 가량을 이 옥상 농장에서 충당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요리에 신선한 재료를 담아낼 방법을 고민하다 옥상 농업을 알게 된 그는 농사짓는 재미에 빠져들어 옥상 농장 예찬론자가 됐습니다.
뉴욕시 당국도 이렇게 옥상 농장이 확산되는 것을 반기며 여러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옥상이 푸른 채소로 덮이면 뜨거운 태양열 때문에 건물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고, 폭우가 내렸을 때 빗물을 어느 정도 흡수해 하수도 범람을 막아주는 효과도 생긴다는 겁니다.
<인터뷰> 스콧 스트링거(뉴욕시 맨해튼구청장) : "옥상 농장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여러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옥상 농장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어린이들에게 농업을 알리는 교육장으로도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맨해튼의 한 초등학교는 비영리 단체의 지원을 받아 옥상에 온실 농장을 마련했습니다.
<녹취> "(여기 이건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뭔지 알겠니?) 청경채요.(그래 맞아.)"
어린이들은 도시에서도 농사가 가능하다는 걸 배우고, 자신의 먹 거리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인터뷰> 샤키라(초등학교 교사) : "에너지를 절약하고, 운송 수단도 덜 쓸 뿐만 아니라,자신이 먹을 음식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학교 옥상에서 채소를 가꾸는데 재미를 붙인 아이들은 자연스레 옥상 농장을 갖고 싶다는 꿈을 키웁니다.
<인터뷰> 엘리자베스(초등학교 4학년) : "(어른이 되면) 옥상 정원을 갖고 싶어요. 거기서 오이와 토마토를 기를 거예요."
건물 하나 더 들어설 공간을 찾기 어려운 과밀도시 뉴욕이지만, 아직도 옥상 공간은 여의도 보다 넓은 천 헥타르 넘게 남아있습니다.
신선한 먹을거리를 찾아 농사짓는 즐거움에 빠져드는 뉴욕의 옥상 농부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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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원 기자 jw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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