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밤이면 깜깜 ‘불량 차선’ 페인트부터 문제

입력 2013.07.26 (21:10) 수정 2013.10.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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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전 9시 뉴스를 통해서 비오는 밤이면 도저히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는 차선 문제를 보도해 드렸는데요.

KBS 취재결과 차선을 그리는데 쓰이는 페인트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페인트로 차선을 그어봐야 기준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요즘 도로 차선 도색작업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과 한 달 전 새로 칠한 차선입니다.

중앙선도, 횡단보도도, 차선도... 모두 기준 이하입니다.

서울시 산하 서부 도로관리 사업소가 서울시에 보낸 공문입니다.

조달청에 등록된 6개 업체 가운데 네 업체의 페인트를 사용했는데 모두 문제가 있었다는 겁니다.

반사도는 기준치에 못 미치고, 색도도 산업표준에 미달,

잘 마르지도 않아서 새까만 차선을 도색한 꼴.

실제 차선을 그리는데 쓰인 페인트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기준 시간이 지나도 페인트가 굳지 않고 바퀴에 묻어 나옵니다.

<녹취> 윤창수(선임연구원) : "이렇게 되면 안되는 건데 이렇게 (묻어)나온다는 건 문제가 있는거고"

페인트에 문제가 있다는 건 서울시도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서울시 교통운영과 : "지금 도료 상태에서는 잘 안나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상태에서의 기준은 잘 안나옵니다."

도색에 쓰인 페인트는 서울시가 조달청에 등록된 업체들에서 구매해 시공업체에 공급한 것들.

시공업체는 불량 페인트로 칠해 봤자, 기준을 통과하기 어렵자 아예 시공도 않고 있습니다.

<녹취> 시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봄부터 본격적으로 (도색)해서 지금 60~70% 정도 해야하는데 지금 한 10%도 못하고 있지요."

어디에 문제가 있었을까?

페인트 업체는 자체 시험성적서만 제출하면 조달청 등록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조달청은 성적서의 위조여부를, 서울시는 제품이 성적서와 일치하는 지를,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서울서부도로사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자체시험성적서만으로(등록해요)?) 그렇죠 조달청에서도 현장에서 일어나는 자세한 건 사실 잘 몰라요"

이른바 탁상행정의 전형입니다.

서울시의 올해 차선 도색 예산 70억 원이 과연 제대로 쓰일 수 있을지.... 차선만큼이나 흐릿합니다.

현장 추적 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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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밤이면 깜깜 ‘불량 차선’ 페인트부터 문제
    • 입력 2013-07-26 21:12:17
    • 수정2013-10-10 15: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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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전 9시 뉴스를 통해서 비오는 밤이면 도저히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는 차선 문제를 보도해 드렸는데요.

KBS 취재결과 차선을 그리는데 쓰이는 페인트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페인트로 차선을 그어봐야 기준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요즘 도로 차선 도색작업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과 한 달 전 새로 칠한 차선입니다.

중앙선도, 횡단보도도, 차선도... 모두 기준 이하입니다.

서울시 산하 서부 도로관리 사업소가 서울시에 보낸 공문입니다.

조달청에 등록된 6개 업체 가운데 네 업체의 페인트를 사용했는데 모두 문제가 있었다는 겁니다.

반사도는 기준치에 못 미치고, 색도도 산업표준에 미달,

잘 마르지도 않아서 새까만 차선을 도색한 꼴.

실제 차선을 그리는데 쓰인 페인트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기준 시간이 지나도 페인트가 굳지 않고 바퀴에 묻어 나옵니다.

<녹취> 윤창수(선임연구원) : "이렇게 되면 안되는 건데 이렇게 (묻어)나온다는 건 문제가 있는거고"

페인트에 문제가 있다는 건 서울시도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서울시 교통운영과 : "지금 도료 상태에서는 잘 안나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상태에서의 기준은 잘 안나옵니다."

도색에 쓰인 페인트는 서울시가 조달청에 등록된 업체들에서 구매해 시공업체에 공급한 것들.

시공업체는 불량 페인트로 칠해 봤자, 기준을 통과하기 어렵자 아예 시공도 않고 있습니다.

<녹취> 시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봄부터 본격적으로 (도색)해서 지금 60~70% 정도 해야하는데 지금 한 10%도 못하고 있지요."

어디에 문제가 있었을까?

페인트 업체는 자체 시험성적서만 제출하면 조달청 등록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조달청은 성적서의 위조여부를, 서울시는 제품이 성적서와 일치하는 지를,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서울서부도로사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자체시험성적서만으로(등록해요)?) 그렇죠 조달청에서도 현장에서 일어나는 자세한 건 사실 잘 몰라요"

이른바 탁상행정의 전형입니다.

서울시의 올해 차선 도색 예산 70억 원이 과연 제대로 쓰일 수 있을지.... 차선만큼이나 흐릿합니다.

현장 추적 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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