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중국, 北 개혁·개방 자극제 되나?

입력 2013.08.31 (07:49) 수정 2013.08.31 (18: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한반도의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은 북한이 외부세계와 물자와 인력을 주고받고, 또 정보도 오가는 곳입니다.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도 이 곳을 통해북한 땅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국경단속은 강화됐지만 변화의 물결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부 장한식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가로 지르는 압록강.

최근 북중 국경지대는 관광지로 인기를 끌면서 유람객들로 넘쳐납니다.

유람선에는 중국인들은 물론이고 중국을 여행하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습니다.

압록강변을 따라 달리다 보면 북한 신의주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 건너 단둥과 비교하면 한 눈에 봐도 초라한 신의주.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같은 민족으로서 마음이 불편합니다.

<인터뷰> 윤희석(울산 화봉동) : "말을 하면 뭐합니까? 천당과 지옥이죠. 정말로 가슴이 아픕니다. 저렇게 개방을 하지 않고 저렇게 놔두니 참 중국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닫혀있는 게 저게 그냥 철조망이 검은 철조망으로 보입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

신의주 상류 30킬로미터쯤에 위치한 북한 땅 어적도. 이곳은 압록강 본류의 북서쪽에 위치한 섬으로 오히려 중국 땅과 붙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곳은 압록강 본류가 북중 국경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내부하천이 됐습니다.

그런데도 압록강을 오가는 선박 대부분은 중국의 유람선이고 배마다 중국 관광객들로 북적댑니다.

북한의 영토 내부가 중국인들의 활동 무대가 된 셈입니다.

이렇게 부유한 중국 관광객들의 활발한 움직임은 북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유람선이 오가는 길목마다 북한의 수상 상인들이 접근합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100위안?) 100위안. (100위안이래요. 100위안. 저건 뭐예요? ‘길’ 저건 뭐예요? 아~ 담배) "

이 북한 주민은 유람선을 탄 사람들에게 다가가 담배나 고려인삼 등 북한 특산품들을 몰래 팔고 있습니다.

천500킬로미터 북중 국경 곳곳에서 이렇게 밀수를 하는 북한 주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팔아넘길 것도 없어 개와 염소, 양까지 밀수출 하는 지 경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 : "개나 양을 파는데요. 개 한 마리에 보통 건네 와서 300위안이란 말입니다. (아~ 개 한 마리를 팔면 중국 돈으로 300위안?) 네. 중국 돈 300위안. "

밀수로 번 돈은 대부분 식량을 사는데 쓰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사는 건 주로 어떤 것을 사갖고 들어갑니까? (주로 양식이죠. 식량. 네..)"

또 다른 국경지대인 중국의 변방도시 장백.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장백은 인구 4-5 만의 소도시지만 도로는 자동차로 넘쳐나고 새로운 건물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런 장백의 변화는 강 건너편의 혜산 등 북한의 국경지역 주민들에게 큰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중국은 그러니까 개방해서 잘 산다 이거 알죠. 우리나라도 언제 저런 수준에 도달하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죠."

중국의 한 공사장.

이곳에서 일하는 인부들 가운데 일부는 헤이궁, 즉 불법 취업한 북한 주민들입니다.

비밀리에 국경을 넘은 사람도 있지만 친척 방문을 빌미로 당과 군 간부들에게 수천 달러의 뇌물을 바친 사람도 있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 : "5-6천 달러(5-6천 달러를 내고 나와도 괜찮습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나오면 되죠. 한 2-3년 벌면 많이 벌지. 지금은 천 달러 수준이면 거의 올 거예요. (뇌물 먹이는 것 다 포함해서 천 달러? ) 지금은 기본적으로 천 달러면 될 겁니다."

북한 주민들이 이렇게 큰돈을 들여서라도 중국으로 가는 이유는 양국간 소득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양문수(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 "봉제나 의류 쪽 관련된 공장들에 가는 인력들이 좀 많은 것 같습니다. 중국과 북한 간에도 임금 격차가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북한 인력들이 노동력이, 임금이 싸죠.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유인들이 발생되는 것 같습니다. "

최근 북한은 배급까지 끊겨 당장 먹고 사는 일이 막막한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없으면 굶어야 되지 어떻게 해요. 배급도 아무것도 나오는 게 없는데.. (배급이 지금 거의 없습니까? ) 없어요. 저기 평양에 공급하고 아니면 기본상 거저 없어요. "

설사 일을 한다고 해도 월급은 구경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공장에서 월급을 제대로 받을 수는 있었습니까?)월급이란 게 없습니다."

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은 국경지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심지어 산도 다락밭으로 개간돼 볼품이 없습니다.

압록강 중상류 북한지역입니다.

산 중턱 아래는 온통 다락밭으로 개간돼 있고 나무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울창한 밀림을 이룬 중국의 산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파른 산을 밭으로 바꿀 만큼 가난한 북한의 마을과 주민들.

국경지대의 이런 궁핍한 모습은 부유한 중국과 대비되면서 더욱 도드라지는 듯합니다.

이런 상황은 밤이 되면 더욱 뚜렷해집니다.

대도시인 신의주마저도 초저녁에는 불빛이 조금 보이지만 밤 9시가 넘으면 전기조명을 찾아보기 힘든 암흑으로 바뀝니다.

불야성을 이룬 단둥과 비교됩니다.

북한에서 장마당이 번성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북한 돈을 주고받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회주의 경제는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장마당에서 거래한 돈은 중국 돈으로 주로 합니까? ) 원래 달러가 많았는데 지금은 중국 돈 더 많이 써요. 비슷한 것 같아요. (북한 돈은요? ) 북한 돈은 거의 안 써요. 이전에 북한 돈을 한 번 다 없애서 (화폐개혁 때문에? ) 그런 일 또 생기면 큰일 나잖아요? 달러나 중국돈은..(안심이 되니까요? ) 언제 빵 할지 모르니까.."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지금의 북한 돈의 가치 자체는 거의 제로 된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 상인들은 북한 돈을 아예 취급을 안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가지고 중국과 북한 간에 무역 상인들의 거래에 있어서도 대부분 위안화라든지 그 다음에 달러를 선호하는 경향들이 점차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북한 경제에 불안감을 느낌과 동시에 중국의 발전된 모습을 본 북한 주민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중국으로 가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남한의 발전상도 접하게 됩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한국이 중국보다 더 잘 살고 괜찮다. 이런 정도도 알고 있습니까?) 네 그것도 압니다. 거저 중국에 오게 되면 상품을 봐도 그렇고, 한국 손님들이 오시면 돈을 쓰는 것도 벌써 다르다는 그런 감촉은 있습니다."

이렇게 합법, 비합법적으로 중국을 오가며 눈과 귀가 열리는 주민들이 늘면서 북한 당국은 국경 통제를 부쩍 강화했습니다.

국경경비대를 인민무력부에서 비밀경찰인 국가안전부로 소속을 바꾼 것도 주민들의 자유로운 중국행과 취업이 사회 안정을 해친다고 보고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적극적인 국경통제 강화책입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국경이동 통제와 검열, 밀수 근절 대책은 잘 먹히지 않고 있습니다.

모두가 먹이사슬로 연결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非)사회주의 그루빠(그룹) 검열, 보위부 검열 다 나오는데 그저 쭉 무마되고 만단 말입니다. 처음에는 검열해서 몇 개 밀수꾼 들이치고 비법행위 들이치고 하는데 다 돈으로 이어졌단 말입니다. 이걸 통제하는 탄압하는 법관들도 인민들 것을 착취해야지만 자기네들도 다 산단 말입니다. 전혀 밀수를 막다보면 자기네들 먹을 것도 없단 말입니다. 겉으로는 탄압하는 체 해도 거기서도 얼마씩 챙기고 살겠다고 백성들은 돈을 고인다는(바친다는) 말입니다. "

하지만 개방을 바라는 주민들을 무조건 압박할 수만도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인지 신의주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우선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유람선이 생겨나 북한의 국경일 등에 간간이 운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또 올해 여름에는 압록강변에 실외수영장이 새로 들어섰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개방열기를 충족시켜주면서도 중국을 의식한 변화의 단초로 풀이됩니다.

중국을 방문했거나 중국 소식을 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개혁개방을 희망하는 현실은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비자발적 개혁개방을 강요하는변화의 핵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제가 벌어 제가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우리가 잘 살 수 있다. 이렇게 하자면 중국처럼 개혁해야 한다. 개방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까지도 개혁 개방하지 않고 그러니까 우리는 1945년도식 농사법이죠. "

빠른 경제발전으로 중국의 역량이 갈수록 증대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교류, 경제적 유대를 끊을 수 없는 북한 당국의 고민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동완(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당 중앙이 아무리 통제라든지 내부시장을 단속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자생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시장이라든지 밀수의 구조. 이런 부분들을 북한 당국 자체가 앞으로 통제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되고요. 또 그러한 변화되는 사회상들이 결국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개혁개방으로 나갈 수 밖에 없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개혁개방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 게 된 2013년의 북한...

앞으로 북한 당국의 선택이 주목 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한반도] 중국, 北 개혁·개방 자극제 되나?
    • 입력 2013-08-31 08:04:45
    • 수정2013-08-31 18:24:06
    남북의 창
<앵커 멘트>

한반도의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은 북한이 외부세계와 물자와 인력을 주고받고, 또 정보도 오가는 곳입니다.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도 이 곳을 통해북한 땅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국경단속은 강화됐지만 변화의 물결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부 장한식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가로 지르는 압록강.

최근 북중 국경지대는 관광지로 인기를 끌면서 유람객들로 넘쳐납니다.

유람선에는 중국인들은 물론이고 중국을 여행하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습니다.

압록강변을 따라 달리다 보면 북한 신의주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 건너 단둥과 비교하면 한 눈에 봐도 초라한 신의주.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같은 민족으로서 마음이 불편합니다.

<인터뷰> 윤희석(울산 화봉동) : "말을 하면 뭐합니까? 천당과 지옥이죠. 정말로 가슴이 아픕니다. 저렇게 개방을 하지 않고 저렇게 놔두니 참 중국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닫혀있는 게 저게 그냥 철조망이 검은 철조망으로 보입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

신의주 상류 30킬로미터쯤에 위치한 북한 땅 어적도. 이곳은 압록강 본류의 북서쪽에 위치한 섬으로 오히려 중국 땅과 붙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곳은 압록강 본류가 북중 국경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내부하천이 됐습니다.

그런데도 압록강을 오가는 선박 대부분은 중국의 유람선이고 배마다 중국 관광객들로 북적댑니다.

북한의 영토 내부가 중국인들의 활동 무대가 된 셈입니다.

이렇게 부유한 중국 관광객들의 활발한 움직임은 북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유람선이 오가는 길목마다 북한의 수상 상인들이 접근합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100위안?) 100위안. (100위안이래요. 100위안. 저건 뭐예요? ‘길’ 저건 뭐예요? 아~ 담배) "

이 북한 주민은 유람선을 탄 사람들에게 다가가 담배나 고려인삼 등 북한 특산품들을 몰래 팔고 있습니다.

천500킬로미터 북중 국경 곳곳에서 이렇게 밀수를 하는 북한 주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팔아넘길 것도 없어 개와 염소, 양까지 밀수출 하는 지 경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 : "개나 양을 파는데요. 개 한 마리에 보통 건네 와서 300위안이란 말입니다. (아~ 개 한 마리를 팔면 중국 돈으로 300위안?) 네. 중국 돈 300위안. "

밀수로 번 돈은 대부분 식량을 사는데 쓰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사는 건 주로 어떤 것을 사갖고 들어갑니까? (주로 양식이죠. 식량. 네..)"

또 다른 국경지대인 중국의 변방도시 장백.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장백은 인구 4-5 만의 소도시지만 도로는 자동차로 넘쳐나고 새로운 건물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런 장백의 변화는 강 건너편의 혜산 등 북한의 국경지역 주민들에게 큰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중국은 그러니까 개방해서 잘 산다 이거 알죠. 우리나라도 언제 저런 수준에 도달하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죠."

중국의 한 공사장.

이곳에서 일하는 인부들 가운데 일부는 헤이궁, 즉 불법 취업한 북한 주민들입니다.

비밀리에 국경을 넘은 사람도 있지만 친척 방문을 빌미로 당과 군 간부들에게 수천 달러의 뇌물을 바친 사람도 있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 : "5-6천 달러(5-6천 달러를 내고 나와도 괜찮습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나오면 되죠. 한 2-3년 벌면 많이 벌지. 지금은 천 달러 수준이면 거의 올 거예요. (뇌물 먹이는 것 다 포함해서 천 달러? ) 지금은 기본적으로 천 달러면 될 겁니다."

북한 주민들이 이렇게 큰돈을 들여서라도 중국으로 가는 이유는 양국간 소득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양문수(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 "봉제나 의류 쪽 관련된 공장들에 가는 인력들이 좀 많은 것 같습니다. 중국과 북한 간에도 임금 격차가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북한 인력들이 노동력이, 임금이 싸죠.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유인들이 발생되는 것 같습니다. "

최근 북한은 배급까지 끊겨 당장 먹고 사는 일이 막막한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없으면 굶어야 되지 어떻게 해요. 배급도 아무것도 나오는 게 없는데.. (배급이 지금 거의 없습니까? ) 없어요. 저기 평양에 공급하고 아니면 기본상 거저 없어요. "

설사 일을 한다고 해도 월급은 구경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공장에서 월급을 제대로 받을 수는 있었습니까?)월급이란 게 없습니다."

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은 국경지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심지어 산도 다락밭으로 개간돼 볼품이 없습니다.

압록강 중상류 북한지역입니다.

산 중턱 아래는 온통 다락밭으로 개간돼 있고 나무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울창한 밀림을 이룬 중국의 산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파른 산을 밭으로 바꿀 만큼 가난한 북한의 마을과 주민들.

국경지대의 이런 궁핍한 모습은 부유한 중국과 대비되면서 더욱 도드라지는 듯합니다.

이런 상황은 밤이 되면 더욱 뚜렷해집니다.

대도시인 신의주마저도 초저녁에는 불빛이 조금 보이지만 밤 9시가 넘으면 전기조명을 찾아보기 힘든 암흑으로 바뀝니다.

불야성을 이룬 단둥과 비교됩니다.

북한에서 장마당이 번성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북한 돈을 주고받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회주의 경제는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장마당에서 거래한 돈은 중국 돈으로 주로 합니까? ) 원래 달러가 많았는데 지금은 중국 돈 더 많이 써요. 비슷한 것 같아요. (북한 돈은요? ) 북한 돈은 거의 안 써요. 이전에 북한 돈을 한 번 다 없애서 (화폐개혁 때문에? ) 그런 일 또 생기면 큰일 나잖아요? 달러나 중국돈은..(안심이 되니까요? ) 언제 빵 할지 모르니까.."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지금의 북한 돈의 가치 자체는 거의 제로 된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 상인들은 북한 돈을 아예 취급을 안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가지고 중국과 북한 간에 무역 상인들의 거래에 있어서도 대부분 위안화라든지 그 다음에 달러를 선호하는 경향들이 점차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북한 경제에 불안감을 느낌과 동시에 중국의 발전된 모습을 본 북한 주민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중국으로 가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남한의 발전상도 접하게 됩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한국이 중국보다 더 잘 살고 괜찮다. 이런 정도도 알고 있습니까?) 네 그것도 압니다. 거저 중국에 오게 되면 상품을 봐도 그렇고, 한국 손님들이 오시면 돈을 쓰는 것도 벌써 다르다는 그런 감촉은 있습니다."

이렇게 합법, 비합법적으로 중국을 오가며 눈과 귀가 열리는 주민들이 늘면서 북한 당국은 국경 통제를 부쩍 강화했습니다.

국경경비대를 인민무력부에서 비밀경찰인 국가안전부로 소속을 바꾼 것도 주민들의 자유로운 중국행과 취업이 사회 안정을 해친다고 보고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적극적인 국경통제 강화책입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국경이동 통제와 검열, 밀수 근절 대책은 잘 먹히지 않고 있습니다.

모두가 먹이사슬로 연결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非)사회주의 그루빠(그룹) 검열, 보위부 검열 다 나오는데 그저 쭉 무마되고 만단 말입니다. 처음에는 검열해서 몇 개 밀수꾼 들이치고 비법행위 들이치고 하는데 다 돈으로 이어졌단 말입니다. 이걸 통제하는 탄압하는 법관들도 인민들 것을 착취해야지만 자기네들도 다 산단 말입니다. 전혀 밀수를 막다보면 자기네들 먹을 것도 없단 말입니다. 겉으로는 탄압하는 체 해도 거기서도 얼마씩 챙기고 살겠다고 백성들은 돈을 고인다는(바친다는) 말입니다. "

하지만 개방을 바라는 주민들을 무조건 압박할 수만도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인지 신의주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우선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유람선이 생겨나 북한의 국경일 등에 간간이 운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또 올해 여름에는 압록강변에 실외수영장이 새로 들어섰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개방열기를 충족시켜주면서도 중국을 의식한 변화의 단초로 풀이됩니다.

중국을 방문했거나 중국 소식을 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개혁개방을 희망하는 현실은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비자발적 개혁개방을 강요하는변화의 핵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음성변조) : "제가 벌어 제가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우리가 잘 살 수 있다. 이렇게 하자면 중국처럼 개혁해야 한다. 개방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까지도 개혁 개방하지 않고 그러니까 우리는 1945년도식 농사법이죠. "

빠른 경제발전으로 중국의 역량이 갈수록 증대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교류, 경제적 유대를 끊을 수 없는 북한 당국의 고민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동완(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당 중앙이 아무리 통제라든지 내부시장을 단속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자생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시장이라든지 밀수의 구조. 이런 부분들을 북한 당국 자체가 앞으로 통제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되고요. 또 그러한 변화되는 사회상들이 결국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개혁개방으로 나갈 수 밖에 없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개혁개방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 게 된 2013년의 북한...

앞으로 북한 당국의 선택이 주목 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