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eye]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성공기

입력 2013.09.14 (08:40) 수정 2013.09.1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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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런 만화 영화들 아시나요?

'아톰','마징가 Z','은하철도 999', 저도 어린 시절 꿈을 키우며 즐겨봤던 애니메이션이네요!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은 모두 우리께 아니라 일본 작품입니다.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한국판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딱히 떠오르는 게 없군요!

우리가 침체를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의 애니매이션은 세계적 수준과 경쟁력을 자랑하며 최고의 수출 상품이라고 합니다.

그 비결은 뭘 지 궁금해지는데요?

도쿄 이재호 특파원이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일본 교토의 만화.

애니메이션 박람회. 개막 2시간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일본인들의 사랑은 전시회장에 들어가기 위해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을 늘어설 정도로 뜨겁습니다."

<녹취> 스에이시 미사키(관람객) : “(몇시부터 기다리고 있나요?) 9시 전쯤부터요.”

박람회장은 발 디딜 틈도 없이 그야말로 인산인해입니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도 즐겁게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주인공과 똑같이 분장해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하며 사진도 같이 찍고, 가족과 함께 온 어린이들은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녹취> 하마다(어린이) : "'박앵귀' 작품이 좋은데요, 멋있고 재미있고, 그림 스타일이 좋아서.."

<녹취> 하마다 사요코 : "아이하고 지난해 왔었는데, 너무 좋아서 올해도 왔어요."

세계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점은 특화된 전문성입니다.

각 분야에서 철저한 분업화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것입니다.

<녹취> 이노우에 신이치로(가토가와 서점) : "연출이면 연출에 특화한 스탭, 작화면 작화에 특화한 스탭 등 오랫동안 노력을 거듭하며 기술을 연마해 표현 방법을 닦아나갔습니다."

또 다른 강점은 시청자 층을 다양화한 것입니다.

저 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어린이 인구가 크게 줄면서 위기를 느끼게 되자, 중. 장년층을 겨냥한 다양한 작품으로 승부를 건 것입니다.

특히 치밀한 스토리 구성에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녹취> 이노우에 신이치로 :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의 특징은 어린아이들이 줄어듬에 따라 중.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가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이 성공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무려 2조 원 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극장 상영 애니메이션 수입만 연간 5천억 원 대.

연간 TV 방영 분량은 10만 분이 넘을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 애니메이션은 국제 영화제에서 단골로 각종 상을 휩쓸 정도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녹취> 시미즈 신우이(도우에이 에니메이션) : "캡틴 하록이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전부 CG로 제작돼 3D로 상영됐는데 10분 정도 기립 박수가 이어져서 무척 감동했습니다."

애니메이션 인기가 높다보니, 더빙을 한 성우는 거의 '아이돌' 수준입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성우의 특징이지만, 어느 연예인 못지않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녹취> 애니메이션 성우 : "만화.애니메이션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교토에서 여러분들과 대화할 수 있어서 매우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이 뛰어난 것은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이 결합되면서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실로 엄청납니다."

만화가 애니메이션으로, 또 애니메이션이 만화로 재제작되고, 관련 캐릭터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무한한 매출을 창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안 가득 캐릭터 상품을 구입합니다.

우리 돈 30만 원이 넘는 주인공 캐릭터 구입도 서슴지 않습니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이른바 '쿨 저팬' 정책도 만화와 애니메이션 인기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배용준, 최지우 주연의 '겨울연가'가 촬영지를 관광 명소로 만든 것을 벤치마킹한 것입니다.

애미메이션의 배경이 된 사이타마 현과 사가 현 등지를 성지 순례지처럼 관광 명소로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도쿄 이전에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 시가 가장 활발합니다.

전통적인 관광명소에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결합한 겁니다.

<녹취> 가도카와 다이사쿠(교토시장) : “교토 정화대학에서 만화. 애니메이션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만 4천명을 넘고 있습니다. 기술과 전통이 뛰어난 대학에서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교토는 만화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30만 권의 각종 만화를 소장하고 있는 교토 만화 박물관입니다.

교토를 찾는 관광객들이 필수 코스라고 할 정도로 많이 찾고 있습니다.

입장료만 내면 무료로 하루 종일 만화를 볼 수 있고, 만화가들과 만나 작품 이야기도 할 수 있습니다.

단행본 시장이 거의 사장 되다시피 한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만화 역시 애니메이션처럼 다양한 연령층의 구미에 맞는 작품 구성으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녹취> 구라모치 가요코(교토) : "연애물뿐만 아니라, SF, 가족의 고민 등 실제 독자들과 가까운 여러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 전 세계에서 흔하지 않은 점입니다. 그런 점이 국경을 넘어 인기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전 세계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며 최고의 수출 효자 상품인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인터넷상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며 사양길에 접어든 우리의 만화와 애니메이션과는 너무 대조적입니다.

일본의 성공을 벤치마킹해 길을 찾는다면 우리의 만화.

애니메이션도 제2의 활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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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eye]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성공기
    • 입력 2013-09-14 08:42:12
    • 수정2013-09-14 08:52:51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이런 만화 영화들 아시나요?

'아톰','마징가 Z','은하철도 999', 저도 어린 시절 꿈을 키우며 즐겨봤던 애니메이션이네요!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은 모두 우리께 아니라 일본 작품입니다.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한국판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딱히 떠오르는 게 없군요!

우리가 침체를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의 애니매이션은 세계적 수준과 경쟁력을 자랑하며 최고의 수출 상품이라고 합니다.

그 비결은 뭘 지 궁금해지는데요?

도쿄 이재호 특파원이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일본 교토의 만화.

애니메이션 박람회. 개막 2시간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일본인들의 사랑은 전시회장에 들어가기 위해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을 늘어설 정도로 뜨겁습니다."

<녹취> 스에이시 미사키(관람객) : “(몇시부터 기다리고 있나요?) 9시 전쯤부터요.”

박람회장은 발 디딜 틈도 없이 그야말로 인산인해입니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도 즐겁게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주인공과 똑같이 분장해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하며 사진도 같이 찍고, 가족과 함께 온 어린이들은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녹취> 하마다(어린이) : "'박앵귀' 작품이 좋은데요, 멋있고 재미있고, 그림 스타일이 좋아서.."

<녹취> 하마다 사요코 : "아이하고 지난해 왔었는데, 너무 좋아서 올해도 왔어요."

세계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점은 특화된 전문성입니다.

각 분야에서 철저한 분업화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것입니다.

<녹취> 이노우에 신이치로(가토가와 서점) : "연출이면 연출에 특화한 스탭, 작화면 작화에 특화한 스탭 등 오랫동안 노력을 거듭하며 기술을 연마해 표현 방법을 닦아나갔습니다."

또 다른 강점은 시청자 층을 다양화한 것입니다.

저 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어린이 인구가 크게 줄면서 위기를 느끼게 되자, 중. 장년층을 겨냥한 다양한 작품으로 승부를 건 것입니다.

특히 치밀한 스토리 구성에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녹취> 이노우에 신이치로 :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의 특징은 어린아이들이 줄어듬에 따라 중.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가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이 성공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무려 2조 원 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극장 상영 애니메이션 수입만 연간 5천억 원 대.

연간 TV 방영 분량은 10만 분이 넘을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 애니메이션은 국제 영화제에서 단골로 각종 상을 휩쓸 정도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녹취> 시미즈 신우이(도우에이 에니메이션) : "캡틴 하록이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전부 CG로 제작돼 3D로 상영됐는데 10분 정도 기립 박수가 이어져서 무척 감동했습니다."

애니메이션 인기가 높다보니, 더빙을 한 성우는 거의 '아이돌' 수준입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성우의 특징이지만, 어느 연예인 못지않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녹취> 애니메이션 성우 : "만화.애니메이션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교토에서 여러분들과 대화할 수 있어서 매우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이 뛰어난 것은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이 결합되면서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실로 엄청납니다."

만화가 애니메이션으로, 또 애니메이션이 만화로 재제작되고, 관련 캐릭터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무한한 매출을 창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안 가득 캐릭터 상품을 구입합니다.

우리 돈 30만 원이 넘는 주인공 캐릭터 구입도 서슴지 않습니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이른바 '쿨 저팬' 정책도 만화와 애니메이션 인기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배용준, 최지우 주연의 '겨울연가'가 촬영지를 관광 명소로 만든 것을 벤치마킹한 것입니다.

애미메이션의 배경이 된 사이타마 현과 사가 현 등지를 성지 순례지처럼 관광 명소로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도쿄 이전에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 시가 가장 활발합니다.

전통적인 관광명소에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결합한 겁니다.

<녹취> 가도카와 다이사쿠(교토시장) : “교토 정화대학에서 만화. 애니메이션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만 4천명을 넘고 있습니다. 기술과 전통이 뛰어난 대학에서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교토는 만화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30만 권의 각종 만화를 소장하고 있는 교토 만화 박물관입니다.

교토를 찾는 관광객들이 필수 코스라고 할 정도로 많이 찾고 있습니다.

입장료만 내면 무료로 하루 종일 만화를 볼 수 있고, 만화가들과 만나 작품 이야기도 할 수 있습니다.

단행본 시장이 거의 사장 되다시피 한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만화 역시 애니메이션처럼 다양한 연령층의 구미에 맞는 작품 구성으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녹취> 구라모치 가요코(교토) : "연애물뿐만 아니라, SF, 가족의 고민 등 실제 독자들과 가까운 여러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 전 세계에서 흔하지 않은 점입니다. 그런 점이 국경을 넘어 인기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전 세계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며 최고의 수출 효자 상품인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인터넷상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며 사양길에 접어든 우리의 만화와 애니메이션과는 너무 대조적입니다.

일본의 성공을 벤치마킹해 길을 찾는다면 우리의 만화.

애니메이션도 제2의 활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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