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교육, 갈 길 멀다

입력 2013.09.29 (07:14) 수정 2013.09.2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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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장애인이 서울 마포 성산동에서 종로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일반인에겐 30분 정도 걸리는 이 거리를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가면 1시간 2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지, 장애인들의 힘겨운 등학교길을 이승준 기자가 함께 해봤습니다.

<리포트>

7시를 갓 넘긴 이른 아침. 다발성 장기기형을 앓고 있는 9살 원이가 휠체어를 타고 현관문을 나섭니다.

출근시간에 마을버스는 언감생심입니다.

<녹취> "타고 내리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층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20분이 걸려 인근 지하철역까지 걸어갑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 지하철 승강장. 하지만 열차에 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차를 보내기를 2.3차례..

<녹취> "꽉 차 있으면 차 보내고 다음차 기다리고.."

간신히 틈을 비집고 열차에 올라 탑니다.

한차례 지하철을 갈아타는 데도 20분 가까이 걸립니다.

실제로 이동한 거리는 지하철 아홉 정거장이었지만 원이에겐 1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인터뷰> 곽혜란(장애학생 보호자):"눈치주는 게 너무 싫은 거예요. 아이가 아픈데 그런 것까지 살아야 되는 그런 게 싫어서. 제가 힘들어도 이걸 택한거죠."

간신히 도착한 학교 앞. 스쿨 버스가 있지만 인근 3개구만 돌다보니 더 먼거리에 사는 장애 학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장애인 택시 이용도 하늘의 별타깁니다.

<인터뷰>"2시간 전에 전화를 했어야 되는데 그걸 못했으니까 일반택시 잡아서 와야 하니까 더 힘들죠."

이렇게 등교를 마친 학부모들은 녹초가 된 몸을 쉼터에 의지합니다.

<녹취> "한시간 쯤 쉬었다가 집에 가야지.. 데려다 주고 집에가면 아무것도 못해요. 힘이 다 빠져서."

전국의 특수교육 대상자 수는 지난 2009년에 7만 5천명에서 올해 8만 6천명으로 15% 정도 늘었는데요.

특수학교는 수용인원은 6%밖에 늘지 않았습니다.

특히 장애학생이 가장 많은 서울은 지난 10년 동안 특수학교가 한곳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장애인들은 먼 거리 통학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특수학교 학생의 14%가 통학시간이 1시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고 싶지만 너무 먼 학교. 장애인들은 하루 하루 전쟁같은 등하교길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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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학생 교육,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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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09-29 07: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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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장애인이 서울 마포 성산동에서 종로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일반인에겐 30분 정도 걸리는 이 거리를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가면 1시간 2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지, 장애인들의 힘겨운 등학교길을 이승준 기자가 함께 해봤습니다.

<리포트>

7시를 갓 넘긴 이른 아침. 다발성 장기기형을 앓고 있는 9살 원이가 휠체어를 타고 현관문을 나섭니다.

출근시간에 마을버스는 언감생심입니다.

<녹취> "타고 내리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층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20분이 걸려 인근 지하철역까지 걸어갑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 지하철 승강장. 하지만 열차에 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차를 보내기를 2.3차례..

<녹취> "꽉 차 있으면 차 보내고 다음차 기다리고.."

간신히 틈을 비집고 열차에 올라 탑니다.

한차례 지하철을 갈아타는 데도 20분 가까이 걸립니다.

실제로 이동한 거리는 지하철 아홉 정거장이었지만 원이에겐 1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인터뷰> 곽혜란(장애학생 보호자):"눈치주는 게 너무 싫은 거예요. 아이가 아픈데 그런 것까지 살아야 되는 그런 게 싫어서. 제가 힘들어도 이걸 택한거죠."

간신히 도착한 학교 앞. 스쿨 버스가 있지만 인근 3개구만 돌다보니 더 먼거리에 사는 장애 학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장애인 택시 이용도 하늘의 별타깁니다.

<인터뷰>"2시간 전에 전화를 했어야 되는데 그걸 못했으니까 일반택시 잡아서 와야 하니까 더 힘들죠."

이렇게 등교를 마친 학부모들은 녹초가 된 몸을 쉼터에 의지합니다.

<녹취> "한시간 쯤 쉬었다가 집에 가야지.. 데려다 주고 집에가면 아무것도 못해요. 힘이 다 빠져서."

전국의 특수교육 대상자 수는 지난 2009년에 7만 5천명에서 올해 8만 6천명으로 15% 정도 늘었는데요.

특수학교는 수용인원은 6%밖에 늘지 않았습니다.

특히 장애학생이 가장 많은 서울은 지난 10년 동안 특수학교가 한곳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장애인들은 먼 거리 통학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특수학교 학생의 14%가 통학시간이 1시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고 싶지만 너무 먼 학교. 장애인들은 하루 하루 전쟁같은 등하교길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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