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北 권력의 산실 김일성 종합대학

입력 2013.10.05 (08:06) 수정 2013.10.16 (08: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김일성 종합대학은 북한 권력엘리트의 산실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이 학교 졸업생이구요, 김경희 장성택 부부도 김일성대 동창생입니다.

국군의 날인 10월 1일이 김일성대학 개교 67주년이기도 했는데요.

김일성 대학이 북한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 역량을 갖고 있는지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일. 북한 최초의 종합대학이자 최고의 대학인 김일성 종합대학이 개교 67주년을 맞았다.

북한 당국은 이날 김일성 종합대학 졸업생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학 재학 당시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어 학교에 세웠다.

<녹취>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김일성 종합대학 출신) : "종합대학은 오늘 주체교육과학의 최고 전당으로 명망 높은 세계 굴지의 대학으로 찬연히 빛을 뿌리고 있습니다."

동상 제막식 행사엔 김기남 노동당 비서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이자 북한 당. 정의 실세로 꼽히는 간부들이 참석해 김일성 종합대학의 북한 내 위상을 보여줬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일) : "김일성 종합대학은 강성대국건설에 힘찬 진군 길에서 자기의 사명과 임무를 다하고 있으며 나라의 민족간부양성사업과 교육과학사업에서 자랑찬 성과를 이룩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가 설립된 것은 북한정권 수립전인 1946년.

1948년엔 4개 학부를 분리했는데 공학부는 김책공업종합대학 농학부는 지금의 원산농업대학 의학부는 평양의과대학이 되었다. 그러니까 김일성 종합대학은 북한 주요대학의 뿌리인 셈이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당시에는 해방 직후에 북한에 대학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처음 대학을 설립해서 김일성 종합대학은 지금까지 북한에서 최고의 엘리트, 북한에서 말한다고 하면 민족 간부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역사의 아이러니는 6.25 전쟁 중 월북하거나 납북된 유명인사중 상당수가 김일성 종합대학의 교수로 활동하며 대학의 학문수준을 높여 놓았다는 것이다.

현재 김일성 종합대학은 15개 학부와 50 여개의 학과로 이뤄져 있는데 만 2천 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학생들은 학용품값과 교과서, 교복 시내교통비를 포함한 장학금을 받는다.

여학생은 전체학생의 20~30%이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김일성 종합대학 출신 ) : "김일성 종합대학 다니는 학생들, 또 졸업생들은 최고의 대학을 나왔다는 그런 프라이드를 갖고 있죠. 북한 대학들이, 모든 대학들이 다 김일성이나 김정일 명칭을 갖고 있지 않거든요. 그 명칭을 갖고 있는 대학들이 최고의 대학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북한최고의 명문대학인만큼 입학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예비시험 성적이 우수해야 하는 건 기본이고, 고등중학교 교장과 시군인민위원회의 추천도필수적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한다고 해도 출신성분이 좋지 않으면 입학은 꿈도 꿀 수 없다고 한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김일성 종합대학 출신) : "출신 성분이 우선시 됩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한다고 해도, 일본에서 건너온 재보라고 하죠. 재일동포 자녀들이나 또 과거에 경력이 나쁘다거나 지주자본가 계급 출신이거나 또는 남쪽에 친척이 있는 그런 성분의 자녀들은 입학하기가 굉장히 어렵죠. 우선 출신 성분이 좋아야 대학에 입학할 자격이 있고 그 다음에 성적을 보는 거죠."

때문에 당 간부나 유력 인사 자녀들이 대부분이다.

김일성 일가도 대부분 이 학교 출신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64년 정치 경제학부를 졸업했고, 김일성의 딸이자 당비서인 김경희와 그녀의 남편인 장성택도 정치경제학부 동창생이다.

이들 부부가 학교에 다닐 때 김일성 종합대학 총장이 바로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이다.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 바로 옆에 위치하는데 학교 내부는 현대적인 건물과 각종 설비가 잘 갖춰져 있다.

전공과목 별로 특화된 강의실은 물론이고 최신 실내 수영장과 최고급 기숙사, 오락 시설까지 있다고 한다.

<녹취> 조선중앙TV :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대학의 후대 교육 사업과 교직원 학생들에게 보다 훌륭한 문화 휴식 조건을 마련해주시기 위하여..."

대외적으로는 베이징 대학과 모스크바 국립대학 등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교류하고 있다.

특히 해외 교환학생 제도가 활성화 돼 있는데, 현재 중국 서열 3위인 장더장 상무위원장도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2년 간 공부했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김일성종합대학 출신) : "외국 유학생들은 대체로 조선어 공부를 하는 거죠. 한글. 해서 중국 유학생들이 좀
많습니다. 어문학부에서 많이 공부하고 있는데 졸업하면 해당 나라에 가서 외무성이나 또는 북한 관련 그런 부분에서 일하고 있죠."

김정일은 당정의 인사권을 쥔 1980년대 부터 자신의 대학후배들인 김일성 종합대학출신을 당 간부로 적극 기용했다.

김정은 시대 들어서도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의 약진은 여전하다.

지난해 통일부 조사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주요 인물 40% 정도가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이라고 한다.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는데 지난 해 12월엔 인공위성 발사에 공헌을 한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 과학자들을 학교로 초대하기도 했다

<녹취> 태기훈(김일성 종합대학 교수) : "(혹시 제자가 아닙니까?) 네 우리 졸업생입니다. (얼마나 기쁘시겠습니까.) 정말 더할 말이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스승일 뿐이지 사실 이 분들을 영웅으로 키운 건 정말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과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이시죠, 뭐."

앞날이 보장된 만큼 김일성 종합대학 학생들은 대부분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녹취> "1996년도에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저 대학을 졸업해서 지금까지 어느 한시도 자기 자신이 김일성 종합대학의 졸업생이라는 것을 이것을 항상 잊지 않고 그것을 가슴에 새기고 ...."

<인터뷰> 김석향(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그 상징적 의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일단 김일성 종합대학이라고 하면, 김대 출신 그러면 뒤에서 후광이 이렇게 삭 비치는 걸로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고 어지 간한 행동에 잘못이 있지 않은 한, 그러니까 사상범으로 걸려들지 않는 한 별로 문제가 없는 거죠. 상당한 기간 동안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일성 종합대학 입학이 출세의 지름길이 되는 만큼 입학 경쟁은 치열하다.

입학시험은 이틀이나 삼일에 걸쳐 진행되는데 국어나 수학 등 우리의 수능 시험과 비슷한 과목별 시험은 물론이고 체육 실기 시험도 치른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혁명 역사라든가 국어, 수학, 물리, 화학하고 이제 외국어 시험도 함께 보죠. 면접도 하고 그리고 실제로 학생들이 정말로 이제 말하자면 조직 활동이나 또는 사상성이라든가 사상 교양, 이런 면에서 결함이 없는지 하는 것을 확인하는 그런 과정을 거치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입학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시장경제를 경험한 부유층을 중심으로 시험 채점 담당자를 매수하거나 김일성 종합대학 교수진에게 암거래를 하는 부정행위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담당자를 매수하기위해 북한에선 엄청난 돈인 미화 천 달러 정도를 뇌물로 쓰기도 한다고 한다.

<인터뷰> 김석향(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사상, 거짓말이 섞여있다고 하더라도 일단 퍼포먼스는 사상으로 나타나야 되는데 그 이후에는 서서히 사상과 돈이 같이 움직이는 거죠. 실제로 김일성 종합대학 교수진도 굉장히 생활의 곤란을 겪었기 때문에 그걸 거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해서 이게 없어지기는커녕 점점 더 심화되고 있어서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상태가 지금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일부 잡음이 있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일성 종합대학의 위상에 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김일성 대학도 어차피 북한 체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최고 엘리트를 양성해야 되고, 또 이제 간부, 우수한 역량을 갖춘 엘리트를 양성해서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것 이 북한 자체로서는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 "

오히려 문제는 김일성 종합대학이 너무 막강해서 북한에서 공대출신 정치지도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배출된다는 것이다.

북한에는 공장대학을 포함해 300여개의 대학에 30만 명의 대학생이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이공계 단과대학이다.

결국 대부분의 이공계출신들은 단순 기술 관료로 끝나고 국가의 지도부는 인문사회과학부 출신이 차지하는 분위기에서는 국가의 과학기술발전은 요원한 일 일지도 모른다.

공대출신들이 최고지도부를 이뤘던 지난 10년간 중국이 이룩한 경제적 성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클로즈업 북한] 北 권력의 산실 김일성 종합대학
    • 입력 2013-10-05 07:52:43
    • 수정2013-10-16 08:51:52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김일성 종합대학은 북한 권력엘리트의 산실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이 학교 졸업생이구요, 김경희 장성택 부부도 김일성대 동창생입니다.

국군의 날인 10월 1일이 김일성대학 개교 67주년이기도 했는데요.

김일성 대학이 북한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 역량을 갖고 있는지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일. 북한 최초의 종합대학이자 최고의 대학인 김일성 종합대학이 개교 67주년을 맞았다.

북한 당국은 이날 김일성 종합대학 졸업생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학 재학 당시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어 학교에 세웠다.

<녹취>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김일성 종합대학 출신) : "종합대학은 오늘 주체교육과학의 최고 전당으로 명망 높은 세계 굴지의 대학으로 찬연히 빛을 뿌리고 있습니다."

동상 제막식 행사엔 김기남 노동당 비서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이자 북한 당. 정의 실세로 꼽히는 간부들이 참석해 김일성 종합대학의 북한 내 위상을 보여줬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일) : "김일성 종합대학은 강성대국건설에 힘찬 진군 길에서 자기의 사명과 임무를 다하고 있으며 나라의 민족간부양성사업과 교육과학사업에서 자랑찬 성과를 이룩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가 설립된 것은 북한정권 수립전인 1946년.

1948년엔 4개 학부를 분리했는데 공학부는 김책공업종합대학 농학부는 지금의 원산농업대학 의학부는 평양의과대학이 되었다. 그러니까 김일성 종합대학은 북한 주요대학의 뿌리인 셈이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당시에는 해방 직후에 북한에 대학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처음 대학을 설립해서 김일성 종합대학은 지금까지 북한에서 최고의 엘리트, 북한에서 말한다고 하면 민족 간부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역사의 아이러니는 6.25 전쟁 중 월북하거나 납북된 유명인사중 상당수가 김일성 종합대학의 교수로 활동하며 대학의 학문수준을 높여 놓았다는 것이다.

현재 김일성 종합대학은 15개 학부와 50 여개의 학과로 이뤄져 있는데 만 2천 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학생들은 학용품값과 교과서, 교복 시내교통비를 포함한 장학금을 받는다.

여학생은 전체학생의 20~30%이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김일성 종합대학 출신 ) : "김일성 종합대학 다니는 학생들, 또 졸업생들은 최고의 대학을 나왔다는 그런 프라이드를 갖고 있죠. 북한 대학들이, 모든 대학들이 다 김일성이나 김정일 명칭을 갖고 있지 않거든요. 그 명칭을 갖고 있는 대학들이 최고의 대학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북한최고의 명문대학인만큼 입학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예비시험 성적이 우수해야 하는 건 기본이고, 고등중학교 교장과 시군인민위원회의 추천도필수적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한다고 해도 출신성분이 좋지 않으면 입학은 꿈도 꿀 수 없다고 한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김일성 종합대학 출신) : "출신 성분이 우선시 됩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한다고 해도, 일본에서 건너온 재보라고 하죠. 재일동포 자녀들이나 또 과거에 경력이 나쁘다거나 지주자본가 계급 출신이거나 또는 남쪽에 친척이 있는 그런 성분의 자녀들은 입학하기가 굉장히 어렵죠. 우선 출신 성분이 좋아야 대학에 입학할 자격이 있고 그 다음에 성적을 보는 거죠."

때문에 당 간부나 유력 인사 자녀들이 대부분이다.

김일성 일가도 대부분 이 학교 출신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64년 정치 경제학부를 졸업했고, 김일성의 딸이자 당비서인 김경희와 그녀의 남편인 장성택도 정치경제학부 동창생이다.

이들 부부가 학교에 다닐 때 김일성 종합대학 총장이 바로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이다.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 바로 옆에 위치하는데 학교 내부는 현대적인 건물과 각종 설비가 잘 갖춰져 있다.

전공과목 별로 특화된 강의실은 물론이고 최신 실내 수영장과 최고급 기숙사, 오락 시설까지 있다고 한다.

<녹취> 조선중앙TV :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대학의 후대 교육 사업과 교직원 학생들에게 보다 훌륭한 문화 휴식 조건을 마련해주시기 위하여..."

대외적으로는 베이징 대학과 모스크바 국립대학 등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교류하고 있다.

특히 해외 교환학생 제도가 활성화 돼 있는데, 현재 중국 서열 3위인 장더장 상무위원장도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2년 간 공부했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김일성종합대학 출신) : "외국 유학생들은 대체로 조선어 공부를 하는 거죠. 한글. 해서 중국 유학생들이 좀
많습니다. 어문학부에서 많이 공부하고 있는데 졸업하면 해당 나라에 가서 외무성이나 또는 북한 관련 그런 부분에서 일하고 있죠."

김정일은 당정의 인사권을 쥔 1980년대 부터 자신의 대학후배들인 김일성 종합대학출신을 당 간부로 적극 기용했다.

김정은 시대 들어서도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의 약진은 여전하다.

지난해 통일부 조사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주요 인물 40% 정도가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이라고 한다.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는데 지난 해 12월엔 인공위성 발사에 공헌을 한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 과학자들을 학교로 초대하기도 했다

<녹취> 태기훈(김일성 종합대학 교수) : "(혹시 제자가 아닙니까?) 네 우리 졸업생입니다. (얼마나 기쁘시겠습니까.) 정말 더할 말이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스승일 뿐이지 사실 이 분들을 영웅으로 키운 건 정말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과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이시죠, 뭐."

앞날이 보장된 만큼 김일성 종합대학 학생들은 대부분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녹취> "1996년도에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저 대학을 졸업해서 지금까지 어느 한시도 자기 자신이 김일성 종합대학의 졸업생이라는 것을 이것을 항상 잊지 않고 그것을 가슴에 새기고 ...."

<인터뷰> 김석향(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그 상징적 의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일단 김일성 종합대학이라고 하면, 김대 출신 그러면 뒤에서 후광이 이렇게 삭 비치는 걸로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고 어지 간한 행동에 잘못이 있지 않은 한, 그러니까 사상범으로 걸려들지 않는 한 별로 문제가 없는 거죠. 상당한 기간 동안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일성 종합대학 입학이 출세의 지름길이 되는 만큼 입학 경쟁은 치열하다.

입학시험은 이틀이나 삼일에 걸쳐 진행되는데 국어나 수학 등 우리의 수능 시험과 비슷한 과목별 시험은 물론이고 체육 실기 시험도 치른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혁명 역사라든가 국어, 수학, 물리, 화학하고 이제 외국어 시험도 함께 보죠. 면접도 하고 그리고 실제로 학생들이 정말로 이제 말하자면 조직 활동이나 또는 사상성이라든가 사상 교양, 이런 면에서 결함이 없는지 하는 것을 확인하는 그런 과정을 거치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입학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시장경제를 경험한 부유층을 중심으로 시험 채점 담당자를 매수하거나 김일성 종합대학 교수진에게 암거래를 하는 부정행위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담당자를 매수하기위해 북한에선 엄청난 돈인 미화 천 달러 정도를 뇌물로 쓰기도 한다고 한다.

<인터뷰> 김석향(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사상, 거짓말이 섞여있다고 하더라도 일단 퍼포먼스는 사상으로 나타나야 되는데 그 이후에는 서서히 사상과 돈이 같이 움직이는 거죠. 실제로 김일성 종합대학 교수진도 굉장히 생활의 곤란을 겪었기 때문에 그걸 거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해서 이게 없어지기는커녕 점점 더 심화되고 있어서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상태가 지금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일부 잡음이 있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일성 종합대학의 위상에 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뷰>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김일성 대학도 어차피 북한 체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최고 엘리트를 양성해야 되고, 또 이제 간부, 우수한 역량을 갖춘 엘리트를 양성해서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것 이 북한 자체로서는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 "

오히려 문제는 김일성 종합대학이 너무 막강해서 북한에서 공대출신 정치지도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배출된다는 것이다.

북한에는 공장대학을 포함해 300여개의 대학에 30만 명의 대학생이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이공계 단과대학이다.

결국 대부분의 이공계출신들은 단순 기술 관료로 끝나고 국가의 지도부는 인문사회과학부 출신이 차지하는 분위기에서는 국가의 과학기술발전은 요원한 일 일지도 모른다.

공대출신들이 최고지도부를 이뤘던 지난 10년간 중국이 이룩한 경제적 성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