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의 최강국, 기원을 살리자

⊙앵커: 바둑 최강국의 밑바탕이 되어 온 기원이 이렇게 변질됐다는 것은 참으로 씁쓸한 일입니다.
기원을 살리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지 이경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좁은 공간에 담배연기 가득한 이곳처럼 대부분의 동네 기원은 시설이 낙후됐습니다.
바둑을 두는 실내여건이 이렇다 보니 하루에 찾는 손님도 고작 30명 정도입니다.
한 사람에 하루 4000원씩 받는 기료로는 운영이 넉넉할 리 없습니다.
⊙기원 주인: (기원 운영을)많이 하는데 실제 해 보면 전부 문 열었다 없어지고 합니다.
⊙기자: 기원 경영이 이처럼 어려워진 이유는 지난 81년 기원설립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고 다시 자유영업제로 전환되면서 우후죽순으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인터넷 바둑까지 등장하면서 일부러 기원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고 일부 기원의 영업이 변질된 것입니다.
⊙허장회(프로 8단): 기원에서 도박을 하는 경우가 많단 말이에요.
그러면 순수 아마추어로 즐기시는 분들이 기원 가기를 굉장히 꺼려하고 있거든요.
⊙기자: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바둑계는 바둑의 체육종목화를 추진중입니다.
체육종목으로 지정되면 기원 등록을 체육시설로 하게 되고 규제와 감독도 가능해지는 이점이 있습니다.
⊙전종고(한국 기원 기획팀장):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서 양성화할 수 있도록 이렇게 했을 때 기원도 상당히 어떤 좋은 환경이 조성되지 않겠느냐...
⊙기자: 이와 함께 기원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기원은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 경쟁력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전국에 이렇게 대규모의 대형 기원은 단 세 곳밖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직 나머지 대부분의 기원은 영세한 상황에 머물러 있습니다.
생활바둑의 요람인 동네기원이 살아날 때 우리나라 바둑이 세계 최강국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KBS뉴스 이경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