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설계수명 끝나는 원전, 어떻게…해외는?

입력 2013.11.07 (21:28) 수정 2013.11.0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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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83년 가동을 시작할 당시 월성 1호기의 모습입니다.

월성 1호기는 지난해 11월부터 1년째 '가동 중지' 상태인데요.

원전을 지을 당시 예상했던 30년 설계 수명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전은 모두 23기, 이 가운데 2017년에 고리 원전이 40년 수명을 마칠 예정이고 2020년대에는 원전 10기의 수명이 종료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도 '원전 노후화 시대'가 시작된 겁니다.

설계수명이 끝나가는 원전들. 계속 사용할 것인지, 정지시켜야 하는지 기로에 서있습니다.

먼저 월성 1호기의 상황은 어떤지 김 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벌써 1년째 가동이 중단된 채 멈춰 서 있는 경주 월성 1호기.

수명을 늘려 계속 운전할지, 폐쇄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사가 지난 7월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09년부터 11년까지 7천억 원을 들여 대규모 설비 개선을 했고, 지난해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현장 실사에서도 합격점을 받은 만큼 운전을 계속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승호(발전소장) : "이동형 발전차 비치, 수소제거설비 설치 등 핵심적인 후쿠시마 후속 조치도 지금까지 완료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이상홍(환경단체) : "30년 설계수명이 다 된 원전을 계속 운전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2007년 고리 1호기가 30년 설계수명이 끝난 이후 처음으로 수명을 10년 연장해 재가동 중이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이곳 월성 1호기뿐만 아니라 정해진 설계수명이 끝나가는 다른 원전들이 앞으로도 줄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9년이 되면 전체 원전의 절반 이상이 설계 수명을 다합니다.

따라서,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여부는 앞으로의 노후 원전 정책을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2007년 처음으로 설계수명이 끝났던 고리 1호기는 쉽게 가동 연장이 결정됐습니다.

그런데 월성 1호기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먼저 지난 30년동안 원전의 안전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성 평가기준에 따라 원자로 노화 상태, 화재방호 평가 등 134개 항목을 개선해 심사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원자로 건물에서 폭발성 기체가 발생했을 때 안전하게 빼낼 수 있는 설비를 만들고 비상 발전 차량을 확보하는 등 20여개의 후속 조치를 추가해야했습니다.

최근 원전 부품의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으로 국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것도 결정 지연의 큰 원인입니다.

앞으로 이같은 요건들을 모두 충족시키면 가동이 연장되지만 만족하지 못하면 원전 폐기 쪽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선진국들은 경제성과 안전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원전 58기에서 필요 전력의 75%를 생산하는 프랑스, 10년 주기로 안전성을 평가해 계속 운전 여부를 결정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원전 2기의 계속 운전을 승인했습니다.

캐나다는 월성 1호기와 같은 중수로형 원전 25기를 가동 중입니다. 발전 회사가 5년 단위로 점검해 주요 기기를 교체한 후 정부의 승인을 받아 운전을 계속합니다.

현재 가동 중인 전세계 434기의 가운데 이미 수명을 연장한 원전이 82기. 67기는 가동 연장 승인을 받았습니다. 모두 149기가 수명이 연장된 셈입니다.

이렇게 가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원자력 발전의 전력 생산 단가가 석탄의 60%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국이나 독일 등을 중심으로 폐기되는 원전도 147기나 됩니다.

원전이 노후해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여론이 쏠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용수(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 "운영 보수에 굉장히 많은 노력이 들고 경비가 많이 들 경우는 또 이런 것들이 잔고장이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때문에 선제적으로 (원전을) 해체하는 경우도 "

선진국들은 경제성과 대중의 수용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전의 수명 연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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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설계수명 끝나는 원전, 어떻게…해외는?
    • 입력 2013-11-07 21:29:02
    • 수정2013-11-07 22: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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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83년 가동을 시작할 당시 월성 1호기의 모습입니다.

월성 1호기는 지난해 11월부터 1년째 '가동 중지' 상태인데요.

원전을 지을 당시 예상했던 30년 설계 수명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전은 모두 23기, 이 가운데 2017년에 고리 원전이 40년 수명을 마칠 예정이고 2020년대에는 원전 10기의 수명이 종료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도 '원전 노후화 시대'가 시작된 겁니다.

설계수명이 끝나가는 원전들. 계속 사용할 것인지, 정지시켜야 하는지 기로에 서있습니다.

먼저 월성 1호기의 상황은 어떤지 김 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벌써 1년째 가동이 중단된 채 멈춰 서 있는 경주 월성 1호기.

수명을 늘려 계속 운전할지, 폐쇄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사가 지난 7월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09년부터 11년까지 7천억 원을 들여 대규모 설비 개선을 했고, 지난해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현장 실사에서도 합격점을 받은 만큼 운전을 계속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승호(발전소장) : "이동형 발전차 비치, 수소제거설비 설치 등 핵심적인 후쿠시마 후속 조치도 지금까지 완료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이상홍(환경단체) : "30년 설계수명이 다 된 원전을 계속 운전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2007년 고리 1호기가 30년 설계수명이 끝난 이후 처음으로 수명을 10년 연장해 재가동 중이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이곳 월성 1호기뿐만 아니라 정해진 설계수명이 끝나가는 다른 원전들이 앞으로도 줄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9년이 되면 전체 원전의 절반 이상이 설계 수명을 다합니다.

따라서,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여부는 앞으로의 노후 원전 정책을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2007년 처음으로 설계수명이 끝났던 고리 1호기는 쉽게 가동 연장이 결정됐습니다.

그런데 월성 1호기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먼저 지난 30년동안 원전의 안전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성 평가기준에 따라 원자로 노화 상태, 화재방호 평가 등 134개 항목을 개선해 심사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원자로 건물에서 폭발성 기체가 발생했을 때 안전하게 빼낼 수 있는 설비를 만들고 비상 발전 차량을 확보하는 등 20여개의 후속 조치를 추가해야했습니다.

최근 원전 부품의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으로 국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것도 결정 지연의 큰 원인입니다.

앞으로 이같은 요건들을 모두 충족시키면 가동이 연장되지만 만족하지 못하면 원전 폐기 쪽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선진국들은 경제성과 안전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원전 58기에서 필요 전력의 75%를 생산하는 프랑스, 10년 주기로 안전성을 평가해 계속 운전 여부를 결정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원전 2기의 계속 운전을 승인했습니다.

캐나다는 월성 1호기와 같은 중수로형 원전 25기를 가동 중입니다. 발전 회사가 5년 단위로 점검해 주요 기기를 교체한 후 정부의 승인을 받아 운전을 계속합니다.

현재 가동 중인 전세계 434기의 가운데 이미 수명을 연장한 원전이 82기. 67기는 가동 연장 승인을 받았습니다. 모두 149기가 수명이 연장된 셈입니다.

이렇게 가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원자력 발전의 전력 생산 단가가 석탄의 60%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국이나 독일 등을 중심으로 폐기되는 원전도 147기나 됩니다.

원전이 노후해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여론이 쏠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용수(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 "운영 보수에 굉장히 많은 노력이 들고 경비가 많이 들 경우는 또 이런 것들이 잔고장이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때문에 선제적으로 (원전을) 해체하는 경우도 "

선진국들은 경제성과 대중의 수용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전의 수명 연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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