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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지상주의’ 극복했나?
입력 2014.03.02 (17:09) 수정 2014.03.02 (18:03)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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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지상주의’ 극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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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소치 동계올림픽이 지난달 24일 막을 내렸습니다.

경기를 중계한 방송사를 비롯한 대다수 언론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올림픽 관련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국제경기가 열릴 때마다 지적되는 금메달 지상주의 보도. 이번에는 어땠을까요?

이민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SBS 중계(쇼트 500m/박승희 동메달) : "박승희 침착해야 됩니다. 괜찮아요. 동메달도 잘했습니다. 저거 보세요. 끝까지 뛰기 위해 일어나서 넘어지면 또 일어나고..."

<녹취> KBS 중계(쇼트 1500m/심석희 은메달) : "메달의 색깔로 그간의 땀과 눈물이 평가 되는 게 절대 아닙니다. 그 선수의 평가는 그동안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냐..."

이번 올림픽을 중계한 우리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이런 시선으로 선수들을 바라봤습니다.

<인터뷰> 김성수(KBS 아나운서) : "과거에는 선수들을 중계를 할 때 이 선수가 과연 1등을 할 수 있느냐 몇 등이 예상 되느냐 이런 것들을 중점적으로 봤다면, 지금은 이 선수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왔느냐..."

언론들의 관련 기사에도 '패배'나 '충격'과 같은 부정적 표현보다는 '선전'이나 '획득' 등 긍정적 표현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높이 평가한 기사도 적지 않았습니다.

<녹취> 경향 : "지금까지 후회 없이 도전했기에 이번에 메달을 따지 못해도 여한은 없다. 이규혁은 대성한 스케이터이며 행복한 올림피언이다."

<녹취> 동아 : "한때 태릉선수촌에 들어갈 수 없어 모텔에서 잠을 자며 분식집 배달 음식으로 허기를 때우면서도 올림픽을 향해 한마음으로 뭉쳤던 그들이었다."

올림픽에 첫 출전한 컬링 종목의 경우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내용을 보이자 비인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인터뷰> 김현경(소치 올림픽 KBS 컬링 해설자) : "컬링이 올림픽에서 4강에 들지 못하고 메달을 획득 하지는 못 했지만, 컬링을 소개하는 홍보 효과를 크게 누렸다고 볼 수 있고, 차후 평창 올림픽에 대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감과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대회였다고 생각 합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를 이끈 건 언론 스스로라기보다는 국민들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인터뷰> 최영재(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 :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선수들의 열정에 공감하고 감탄하는. 그렇다 보니까 금메달 또 메달쯤이야. 그게 큰 문제가 아니구나 하는 사회적인 자각을 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이제 오히려 신문이나 방송 또는 인터넷 매체들이 일반인들의 올림픽 경기 결과를 보는 자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과거에도 금메달 지상주의와 국수주의적 보도 태도는 국제경기 때마다 등장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국제경기에서 나쁘지 않은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결과에 있어 언론의 시선은 지나치게 차가웠습니다.

<녹취> KBS뉴스9 :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상으로 은메달에 만족해야했던 왕기춘이 이번에도 아쉽게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녹취> 경향 : "노골드 미끄러진 한국. 中 금 12 종합1위 골인..."

<인터뷰> 조수경(스포츠심리학자) : "001140 비록 세계 2위인 은메달이고 세계 3위인 동메달이고 또 4위는 노메달리스트라는 치부를 받으면서 선수들 자신도 자기의 노력과 인내는 묵살당하고 할 수 없이 고개를 숙여야하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이런 언론의 태도가 완전히 개선됐다고 보는 것은 이르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정용철(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체육전공 교수) : "사실은 굉장히 변수가 많았고요. 특이한 일이 많이 일어나요. 김연아도 그렇고 이상화, 그 다음에 남자 쇼트트렉 거기에 빅토르 안까지. 여러 가지 중층구조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은메달 딴 선수가 그 순간 어떤 행동을 보였는가를 보고 지금 우리 문화가 어떻게 되고 있다 어떤 추세를 이야기하기까지는 지나친 비약이 있을 것 같아요."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중계하는 해외 언론과 우리 언론의 차이는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 중계의 경우 경기가 끝난 후 소감 정도를 덧붙이거나.

<녹취> 독일 유로스포츠 방송 : "나비처럼 사뿐히 아주 잠시 얼음을 스쳐갔네요."

멘트를 최소화시켜 경기 무대를 온전히 즐기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녹취> 캐나다 CBC 방송

반면 우리 언론의 중계방송은 점수나 기술 성공여부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취> SBS : "더블 악셀과 2회전. 좋아요."

<녹취> KBS : "3개의 점프 완벽하게 소화해냈어요.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습니다."

국민들이 자연히 경기 결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된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하자 편파판정 시비가 일었습니다.

그러자 우리 언론들이 관련 보도를 지나치게 많이 쏟아냈고 오히려 국민감정을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KBS뉴스9 : "나라 별로 보면 독일과 우크라이나, 에스토니아 등 유럽이 7명이나 됩니다. 그 중 문제가 된 것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심판입니다."

<녹취> MBC뉴스데스크 : "셰코비세바 심판은 러시아 피겨 연맹 회장이었던 발렌틴 피세프의 부인. 심판의 신분을 망각하고 소트니코바와 얼싸안고 기뻐한 부적절한 처신에 편파 판정 의혹은 더욱 확산됐습니다."

<녹취> 중앙 : "조작 전력 심판 포함...피겨 사상 가장 의문스러운 판정..."

<녹취> 경향 : "푸틴과 싸운 김연아..."

하지만 정작 김연아 선수 본인은 의연한 태도로 사태에 대처하면서 진정한 챔피언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인터뷰> 김연아(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2.21 당시) : "2등을 했는데, 크게 연연하지 않고요. 제가 계속 얘기했듯이 금메달이 저에게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았고 출전하는 데 더 의미가 있고...1등은 아니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다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분 좋고 감사드립니다."

이번 일을 통해 우리 언론은 새로운 숙제도 부여 받았습니다.

<인터뷰> 최영재(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 :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이 아니고 은메달을 확정함으로서 순간적으로 실망하지만, 가만히 보니까 우리가 진정 사랑한 건 금메달이 아니고 김연아 선수였구나 그런 걸 자각하면서 오히려 더 행복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거죠."

<인터뷰> 조수경(스포츠심리연구소장/서울시립대 겸임교수) : "그 안에 들어있는 결실인 과정, 과정 안에 서려져있는 가치 이런 부분을 좀 더 부각시켜서 선수들 하나하나가 과정에 희열을 느끼고 그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언론보도가 이루어진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1등 지상주의와 서열주의가 은연중에 묻어나는 것이 스포츠 분야입니다.

우리 언론이 메달이나 성적보다는 선수들의 땀과 열정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1등 지상주의’ 극복했나?
    • 입력 2014.03.02 (17:09)
    • 수정 2014.03.02 (18:03)
    미디어 인사이드
‘1등 지상주의’ 극복했나?
<앵커 멘트>

소치 동계올림픽이 지난달 24일 막을 내렸습니다.

경기를 중계한 방송사를 비롯한 대다수 언론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올림픽 관련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국제경기가 열릴 때마다 지적되는 금메달 지상주의 보도. 이번에는 어땠을까요?

이민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SBS 중계(쇼트 500m/박승희 동메달) : "박승희 침착해야 됩니다. 괜찮아요. 동메달도 잘했습니다. 저거 보세요. 끝까지 뛰기 위해 일어나서 넘어지면 또 일어나고..."

<녹취> KBS 중계(쇼트 1500m/심석희 은메달) : "메달의 색깔로 그간의 땀과 눈물이 평가 되는 게 절대 아닙니다. 그 선수의 평가는 그동안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냐..."

이번 올림픽을 중계한 우리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이런 시선으로 선수들을 바라봤습니다.

<인터뷰> 김성수(KBS 아나운서) : "과거에는 선수들을 중계를 할 때 이 선수가 과연 1등을 할 수 있느냐 몇 등이 예상 되느냐 이런 것들을 중점적으로 봤다면, 지금은 이 선수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왔느냐..."

언론들의 관련 기사에도 '패배'나 '충격'과 같은 부정적 표현보다는 '선전'이나 '획득' 등 긍정적 표현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높이 평가한 기사도 적지 않았습니다.

<녹취> 경향 : "지금까지 후회 없이 도전했기에 이번에 메달을 따지 못해도 여한은 없다. 이규혁은 대성한 스케이터이며 행복한 올림피언이다."

<녹취> 동아 : "한때 태릉선수촌에 들어갈 수 없어 모텔에서 잠을 자며 분식집 배달 음식으로 허기를 때우면서도 올림픽을 향해 한마음으로 뭉쳤던 그들이었다."

올림픽에 첫 출전한 컬링 종목의 경우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내용을 보이자 비인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인터뷰> 김현경(소치 올림픽 KBS 컬링 해설자) : "컬링이 올림픽에서 4강에 들지 못하고 메달을 획득 하지는 못 했지만, 컬링을 소개하는 홍보 효과를 크게 누렸다고 볼 수 있고, 차후 평창 올림픽에 대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감과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대회였다고 생각 합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를 이끈 건 언론 스스로라기보다는 국민들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인터뷰> 최영재(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 :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선수들의 열정에 공감하고 감탄하는. 그렇다 보니까 금메달 또 메달쯤이야. 그게 큰 문제가 아니구나 하는 사회적인 자각을 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이제 오히려 신문이나 방송 또는 인터넷 매체들이 일반인들의 올림픽 경기 결과를 보는 자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과거에도 금메달 지상주의와 국수주의적 보도 태도는 국제경기 때마다 등장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국제경기에서 나쁘지 않은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결과에 있어 언론의 시선은 지나치게 차가웠습니다.

<녹취> KBS뉴스9 :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상으로 은메달에 만족해야했던 왕기춘이 이번에도 아쉽게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녹취> 경향 : "노골드 미끄러진 한국. 中 금 12 종합1위 골인..."

<인터뷰> 조수경(스포츠심리학자) : "001140 비록 세계 2위인 은메달이고 세계 3위인 동메달이고 또 4위는 노메달리스트라는 치부를 받으면서 선수들 자신도 자기의 노력과 인내는 묵살당하고 할 수 없이 고개를 숙여야하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이런 언론의 태도가 완전히 개선됐다고 보는 것은 이르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정용철(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체육전공 교수) : "사실은 굉장히 변수가 많았고요. 특이한 일이 많이 일어나요. 김연아도 그렇고 이상화, 그 다음에 남자 쇼트트렉 거기에 빅토르 안까지. 여러 가지 중층구조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은메달 딴 선수가 그 순간 어떤 행동을 보였는가를 보고 지금 우리 문화가 어떻게 되고 있다 어떤 추세를 이야기하기까지는 지나친 비약이 있을 것 같아요."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중계하는 해외 언론과 우리 언론의 차이는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 중계의 경우 경기가 끝난 후 소감 정도를 덧붙이거나.

<녹취> 독일 유로스포츠 방송 : "나비처럼 사뿐히 아주 잠시 얼음을 스쳐갔네요."

멘트를 최소화시켜 경기 무대를 온전히 즐기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녹취> 캐나다 CBC 방송

반면 우리 언론의 중계방송은 점수나 기술 성공여부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취> SBS : "더블 악셀과 2회전. 좋아요."

<녹취> KBS : "3개의 점프 완벽하게 소화해냈어요.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습니다."

국민들이 자연히 경기 결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된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하자 편파판정 시비가 일었습니다.

그러자 우리 언론들이 관련 보도를 지나치게 많이 쏟아냈고 오히려 국민감정을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KBS뉴스9 : "나라 별로 보면 독일과 우크라이나, 에스토니아 등 유럽이 7명이나 됩니다. 그 중 문제가 된 것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심판입니다."

<녹취> MBC뉴스데스크 : "셰코비세바 심판은 러시아 피겨 연맹 회장이었던 발렌틴 피세프의 부인. 심판의 신분을 망각하고 소트니코바와 얼싸안고 기뻐한 부적절한 처신에 편파 판정 의혹은 더욱 확산됐습니다."

<녹취> 중앙 : "조작 전력 심판 포함...피겨 사상 가장 의문스러운 판정..."

<녹취> 경향 : "푸틴과 싸운 김연아..."

하지만 정작 김연아 선수 본인은 의연한 태도로 사태에 대처하면서 진정한 챔피언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인터뷰> 김연아(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2.21 당시) : "2등을 했는데, 크게 연연하지 않고요. 제가 계속 얘기했듯이 금메달이 저에게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았고 출전하는 데 더 의미가 있고...1등은 아니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다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분 좋고 감사드립니다."

이번 일을 통해 우리 언론은 새로운 숙제도 부여 받았습니다.

<인터뷰> 최영재(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 :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이 아니고 은메달을 확정함으로서 순간적으로 실망하지만, 가만히 보니까 우리가 진정 사랑한 건 금메달이 아니고 김연아 선수였구나 그런 걸 자각하면서 오히려 더 행복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거죠."

<인터뷰> 조수경(스포츠심리연구소장/서울시립대 겸임교수) : "그 안에 들어있는 결실인 과정, 과정 안에 서려져있는 가치 이런 부분을 좀 더 부각시켜서 선수들 하나하나가 과정에 희열을 느끼고 그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언론보도가 이루어진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1등 지상주의와 서열주의가 은연중에 묻어나는 것이 스포츠 분야입니다.

우리 언론이 메달이나 성적보다는 선수들의 땀과 열정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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