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화해와 협력의 장 ‘DMZ 세계평화공원’

입력 2014.03.22 (07:49) 수정 2014.03.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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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부와 단절된 채 사계절 내내 정적과 고요로 가득 찬 ‘육지의 섬’.

200만 년 전 지구상에 등장한 ‘산양’과 유유자적, 연못을 떠다니며 노랑어리연꽃을 따먹는 고라니까지 5천 여 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어울려 사는 곳, 한반도의 중앙을 관통하는 디엠지(DMZ), 비무장지댑니다.

우리 땅이지만 남과 북, 그 어느 쪽도 허가 없인 발을 들일 수 없었던 비극의 땅에 평화를 염원하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6.25 전쟁이 발발한 지 3년 만인 1953년, 정전협정이 성사됩니다.

휴전 직후 세워진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과 북 각각 2km 지점에 나무 울타리가 세워졌고, 완충지대, 디엠지가 탄생합니다.

나무 말뚝으로 세운 허술했던 휴전선은 김신조 사건을 계기로 높은 철책으로 바뀌었습니다.

디엠지는 금단의 땅으로 남게 됐습니다.

<인터뷰> 손기웅(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DMZ는 6.25 전쟁 당시에 초토화 되었던 지역입니다. 정전협정이란 국제법에 의해서 사실상 비무장지대화 되고, 평화지대화 되었지만, 실제 지난 60년 간 남북 간의 갈등과 분쟁의 상징 지역으로써 평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지역입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지난해 5월 8일) : "저는 DMZ 내에 국제공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 공원은 전 인류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이 디엠지 국제공원 조성 계획을 밝혔습니다.

디엠지를 '신뢰와 협력'의 장소로 변모시켜 평화 정착을 이끌겠단 것입니다.

안보를 이유로 지역 개발에 한계가 많았던 디엠지 인근 지자체들은 일찌감치 유치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서울에서 60km, 한 시간 여를 달려 경기도 파주시에 닿았습니다.

파주의 크고 작은 시골마을과 마을을 끼고 흐르는 잔잔한 임진강.

바로 서쪽 디엠지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지난해까지 167만 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디엠지 안보 관광을 위해 파주시를 찾았습니다.

파주시는 디엠지 안 장단면 일대 12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곳을 세계평화공원의 후보지로 신청한 상탭니다.

서울은 물론 북한의 개성, 평양과도 가까운 거리가 장점으로 손꼽힙니다.

<인터뷰> 이학현(파주시 정책개발팀장) : "수도권과 인천공항에서 한 시간 내에 접근이 가능한 입지 요건이 매우 우수한 지역입니다. 특히 뒤로 보이시는 대성동 마을과 판문점, 개성공단은 분단의 아픔과 통일 노력에, 노력이 같이 보이는 공존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파주 시민들도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환영하는 분위깁니다.

안보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지역 개발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완배(통일촌 이장) : "이 지역이 더 이렇게 활성화가 되려면 평화공원이 파주에 와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주민들이 많은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6.25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며 군사분계선 가운데를 관통하는 철원군 역시 유치에 적극 나섰습니다.

뿌연 날씨에도 전망대에 오르자 철책 안에 갇힌 디엠지도, 북한 경계 초소도 흐릿하게나마 눈에 들어옵니다.

6.25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군사분계선의 삼분의 일을 포함한 철원군엔 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서울에서 원산까지 이어졌던 경원선의 간이역, 6.25 전쟁 이후 오가는 열차 없이 철로엔 수풀만 가득하고, 질주를 멈춘 열차는 형체만 간신히 남아있습니다.

전쟁의 비극이 그대로 담긴 안보 관광지는 분단의 역사를 깨닫는 산 교육장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호철(부산광역시 북구) : "6.25 전쟁이라든가 격전에 대한 체험이 없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요, 이곳에 오면 아마 우리 선배들이 흘렸던 피들과 또 아픔들과 또 비명소리, 그리고 요란한 총소리 이런 것들이 막 들리는 듯 하고요. 참 뜻 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철원군은 세계평화공원 유치 경쟁에 참여하면서 ‘월정리역’을 ‘디엠지 세계평화공원역’으로 개칭을 준비할 만큼 열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군민 서명도 만 오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철원군은 역사적 상징성은 물론, 단절된 경원선과 마식령스키장 등 남북 관광을 연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박종선(DMZ 세계평화공원 철원유치위원회 대표) : "가장 격전지로서의 상징, 동족상잔의 상징을 이번 평화공원을 통해서 반전해서 오히려 평화와 통일에 대한 그런 반전의 키를 여기서 찾았으면 하는 게 저희 제일 주장하고 싶은 것이고요. 또 한 가지, 경원선, 올해 100주년이 되는데요. 열차를 열어서 저희가 대륙으로 가는 진출, 본격적인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디엠지의 동쪽 끝, 강원도 고성군도 유치 경쟁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시원하게 뚫린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 청정 도시 고성군에 이릅니다.

아름다운 동해안의 자연경관도 고성군의 자랑입니다.

북으로 가는 가장 빠른 육로가 고성군의 접경지역에 있을 만큼 북한과의 접근성도 좋습니다.

<인터뷰> 이영일(DMZ 세계평화공원 고성추진위원회 대표) : " 금강산과 설악산이 연계가 되고, 또 양양에 국제공항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금강산 관광으로 인해서 모든 기반 시설이 다 되어 있고, 그리고 DMZ에서 많이 훼손하지 않고도 조성할 수 있는 그런 이점이 있습니다."

고성군이 세계평화공원 유치를 바라는 건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고요한 명파마을, 거리엔 가게며 식당이며 각종 간판이 즐비합니다.

찢겨진 천막에 아무렇게나 늘여놓은 물건들에선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장석권(명파마을 이장) : "손님이 없다 보니까 자체적으로 문을 닫고, 또 외지로 나가시는 분들도 많았고, 지금 현존하고 있는 한두 군데가 있는데 그래도 거의 수입은 없는 편입니다."

명파리 주민들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침체된 지역 경기가 세계평화공원 유치로 다시 한 번 살아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비무장지대는 60년 이상 사람의 접근이 금지되면서 자연환경이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생태 보고로 알려졌습니다.

DMZ세계평화공원 조성을 계기로 전쟁 이후 대립과 갈등의 공간이었던 비무장지대는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정부는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으로 사업을 추진해 내년까지 소재지를 확정하고, 2016년엔 공원 조성을 마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습니다.

지뢰제거비 등 공원 조성을 위한 예산도 책정됐지만 세계평화공원 조성은 우리 정부의 의욕만으론 성사될 수 없습니다.

북한의 협조 여부가 가장 큰 난관입니다.

남북관계가 악화된 이후 북한은 우리의 디엠지 이용에 대해 날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 北 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대변인 담화(2010년 3월 29일) : "남조선 군부호전광들의 2월 중순부터 비무장지대에 어중이떠중이들을 끌어 들여 견학이요, 참관이요 관망이요 하는 반공화국 심리전 행위이다."

하지만, 북한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남한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한다면 평화공원 건설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속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남북의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북한의 경제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카드를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손기웅(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DMZ세계평화공원이 그 크기가 아주 제한된 크기라고 한다면 남북한 공히 군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 DMZ세계평화공원이 단순 그 자체의 방문뿐만 아니라 그 인접에 있는 예를 들면 경제, 자원, 환경자원, 문화자원, 역사자원 이런 것을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인 이윤창출과 맞물려 들어간다면 그것 또한 북한 당국에도 나름대로 좋은 매력적인 제안이 아닐까..."

세계평화공원 후보지 선정에 있어 남남갈등 역시 없어야 합니다.

<인터뷰> 박종선(DMZ 세계평화공원 철원유치위원회 대표) : "이것으로 인해서 가뜩이나 남북이 격전진을 겪을 만큼 저희가 싸웠는데 또 남남 갈등이 있는 건 더욱 더 바라지 않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좀 저희가 양보해서라도 세 군데 다 해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독일의 녹색지대, 그뤼네스반트, 동서독을 40년 동안 갈라놓았던 국경선을 허물고 1400km에 이르는 비무장지대에 조성한 생태지역입니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거닐며 남겨진 장벽과 철조망 등 분단의 흔적을 살핍니다.

<녹취> 디터프란쯔(튀링엔주 농림부) : "옛날에는 이곳에 들어올 수도 없었고, 들어왔다가는 머리에 총 맞을 각오를 해야 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휴식처로 거듭난 그뤼네스반트.

독일의 비무장지대는 ‘죽음의 선에서 생명의 띠’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그뤼네스반트가 디엠지의 내일이 될 수 있도록 세계평화공원이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태어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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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화해와 협력의 장 ‘DMZ 세계평화공원’
    • 입력 2014-03-22 08:10:02
    • 수정2014-03-22 08: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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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부와 단절된 채 사계절 내내 정적과 고요로 가득 찬 ‘육지의 섬’.

200만 년 전 지구상에 등장한 ‘산양’과 유유자적, 연못을 떠다니며 노랑어리연꽃을 따먹는 고라니까지 5천 여 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어울려 사는 곳, 한반도의 중앙을 관통하는 디엠지(DMZ), 비무장지댑니다.

우리 땅이지만 남과 북, 그 어느 쪽도 허가 없인 발을 들일 수 없었던 비극의 땅에 평화를 염원하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6.25 전쟁이 발발한 지 3년 만인 1953년, 정전협정이 성사됩니다.

휴전 직후 세워진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과 북 각각 2km 지점에 나무 울타리가 세워졌고, 완충지대, 디엠지가 탄생합니다.

나무 말뚝으로 세운 허술했던 휴전선은 김신조 사건을 계기로 높은 철책으로 바뀌었습니다.

디엠지는 금단의 땅으로 남게 됐습니다.

<인터뷰> 손기웅(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DMZ는 6.25 전쟁 당시에 초토화 되었던 지역입니다. 정전협정이란 국제법에 의해서 사실상 비무장지대화 되고, 평화지대화 되었지만, 실제 지난 60년 간 남북 간의 갈등과 분쟁의 상징 지역으로써 평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지역입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지난해 5월 8일) : "저는 DMZ 내에 국제공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 공원은 전 인류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이 디엠지 국제공원 조성 계획을 밝혔습니다.

디엠지를 '신뢰와 협력'의 장소로 변모시켜 평화 정착을 이끌겠단 것입니다.

안보를 이유로 지역 개발에 한계가 많았던 디엠지 인근 지자체들은 일찌감치 유치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서울에서 60km, 한 시간 여를 달려 경기도 파주시에 닿았습니다.

파주의 크고 작은 시골마을과 마을을 끼고 흐르는 잔잔한 임진강.

바로 서쪽 디엠지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지난해까지 167만 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디엠지 안보 관광을 위해 파주시를 찾았습니다.

파주시는 디엠지 안 장단면 일대 12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곳을 세계평화공원의 후보지로 신청한 상탭니다.

서울은 물론 북한의 개성, 평양과도 가까운 거리가 장점으로 손꼽힙니다.

<인터뷰> 이학현(파주시 정책개발팀장) : "수도권과 인천공항에서 한 시간 내에 접근이 가능한 입지 요건이 매우 우수한 지역입니다. 특히 뒤로 보이시는 대성동 마을과 판문점, 개성공단은 분단의 아픔과 통일 노력에, 노력이 같이 보이는 공존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파주 시민들도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환영하는 분위깁니다.

안보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지역 개발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완배(통일촌 이장) : "이 지역이 더 이렇게 활성화가 되려면 평화공원이 파주에 와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주민들이 많은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6.25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며 군사분계선 가운데를 관통하는 철원군 역시 유치에 적극 나섰습니다.

뿌연 날씨에도 전망대에 오르자 철책 안에 갇힌 디엠지도, 북한 경계 초소도 흐릿하게나마 눈에 들어옵니다.

6.25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군사분계선의 삼분의 일을 포함한 철원군엔 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서울에서 원산까지 이어졌던 경원선의 간이역, 6.25 전쟁 이후 오가는 열차 없이 철로엔 수풀만 가득하고, 질주를 멈춘 열차는 형체만 간신히 남아있습니다.

전쟁의 비극이 그대로 담긴 안보 관광지는 분단의 역사를 깨닫는 산 교육장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호철(부산광역시 북구) : "6.25 전쟁이라든가 격전에 대한 체험이 없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요, 이곳에 오면 아마 우리 선배들이 흘렸던 피들과 또 아픔들과 또 비명소리, 그리고 요란한 총소리 이런 것들이 막 들리는 듯 하고요. 참 뜻 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철원군은 세계평화공원 유치 경쟁에 참여하면서 ‘월정리역’을 ‘디엠지 세계평화공원역’으로 개칭을 준비할 만큼 열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군민 서명도 만 오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철원군은 역사적 상징성은 물론, 단절된 경원선과 마식령스키장 등 남북 관광을 연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박종선(DMZ 세계평화공원 철원유치위원회 대표) : "가장 격전지로서의 상징, 동족상잔의 상징을 이번 평화공원을 통해서 반전해서 오히려 평화와 통일에 대한 그런 반전의 키를 여기서 찾았으면 하는 게 저희 제일 주장하고 싶은 것이고요. 또 한 가지, 경원선, 올해 100주년이 되는데요. 열차를 열어서 저희가 대륙으로 가는 진출, 본격적인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디엠지의 동쪽 끝, 강원도 고성군도 유치 경쟁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시원하게 뚫린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 청정 도시 고성군에 이릅니다.

아름다운 동해안의 자연경관도 고성군의 자랑입니다.

북으로 가는 가장 빠른 육로가 고성군의 접경지역에 있을 만큼 북한과의 접근성도 좋습니다.

<인터뷰> 이영일(DMZ 세계평화공원 고성추진위원회 대표) : " 금강산과 설악산이 연계가 되고, 또 양양에 국제공항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금강산 관광으로 인해서 모든 기반 시설이 다 되어 있고, 그리고 DMZ에서 많이 훼손하지 않고도 조성할 수 있는 그런 이점이 있습니다."

고성군이 세계평화공원 유치를 바라는 건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고요한 명파마을, 거리엔 가게며 식당이며 각종 간판이 즐비합니다.

찢겨진 천막에 아무렇게나 늘여놓은 물건들에선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장석권(명파마을 이장) : "손님이 없다 보니까 자체적으로 문을 닫고, 또 외지로 나가시는 분들도 많았고, 지금 현존하고 있는 한두 군데가 있는데 그래도 거의 수입은 없는 편입니다."

명파리 주민들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침체된 지역 경기가 세계평화공원 유치로 다시 한 번 살아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비무장지대는 60년 이상 사람의 접근이 금지되면서 자연환경이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생태 보고로 알려졌습니다.

DMZ세계평화공원 조성을 계기로 전쟁 이후 대립과 갈등의 공간이었던 비무장지대는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정부는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으로 사업을 추진해 내년까지 소재지를 확정하고, 2016년엔 공원 조성을 마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습니다.

지뢰제거비 등 공원 조성을 위한 예산도 책정됐지만 세계평화공원 조성은 우리 정부의 의욕만으론 성사될 수 없습니다.

북한의 협조 여부가 가장 큰 난관입니다.

남북관계가 악화된 이후 북한은 우리의 디엠지 이용에 대해 날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 北 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대변인 담화(2010년 3월 29일) : "남조선 군부호전광들의 2월 중순부터 비무장지대에 어중이떠중이들을 끌어 들여 견학이요, 참관이요 관망이요 하는 반공화국 심리전 행위이다."

하지만, 북한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남한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한다면 평화공원 건설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속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남북의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북한의 경제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카드를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손기웅(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DMZ세계평화공원이 그 크기가 아주 제한된 크기라고 한다면 남북한 공히 군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 DMZ세계평화공원이 단순 그 자체의 방문뿐만 아니라 그 인접에 있는 예를 들면 경제, 자원, 환경자원, 문화자원, 역사자원 이런 것을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인 이윤창출과 맞물려 들어간다면 그것 또한 북한 당국에도 나름대로 좋은 매력적인 제안이 아닐까..."

세계평화공원 후보지 선정에 있어 남남갈등 역시 없어야 합니다.

<인터뷰> 박종선(DMZ 세계평화공원 철원유치위원회 대표) : "이것으로 인해서 가뜩이나 남북이 격전진을 겪을 만큼 저희가 싸웠는데 또 남남 갈등이 있는 건 더욱 더 바라지 않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좀 저희가 양보해서라도 세 군데 다 해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독일의 녹색지대, 그뤼네스반트, 동서독을 40년 동안 갈라놓았던 국경선을 허물고 1400km에 이르는 비무장지대에 조성한 생태지역입니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거닐며 남겨진 장벽과 철조망 등 분단의 흔적을 살핍니다.

<녹취> 디터프란쯔(튀링엔주 농림부) : "옛날에는 이곳에 들어올 수도 없었고, 들어왔다가는 머리에 총 맞을 각오를 해야 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휴식처로 거듭난 그뤼네스반트.

독일의 비무장지대는 ‘죽음의 선에서 생명의 띠’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그뤼네스반트가 디엠지의 내일이 될 수 있도록 세계평화공원이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태어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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