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사상 최대 성금…어떻게 쓰이나?

입력 2014.06.01 (16:30) 수정 2014.06.0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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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재해구호협회는 지난달 17일부터 모금 사이트인 '네이버 해피빈'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모금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2주째인 1일 오후 3시30분 기준 누리꾼 13만8000여명이 참가해 모금액이 5억3000만원을 넘어섰다. 협회는 8억원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47일째인 이날, 경기도 안산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에서는 지금까지 약 39만여명이 다녀갔다. 임시 합동분향소 조문객 수를 합하면 약 57만여명에 달한다. 전국 각지에서 애도 물결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픔을 함께하기 위한 각계의 성금 모금은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아파할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한 성금 모금 바람이 전국에서 불고 있다.

◆ 성금 얼마나 모였나?…대형 사고로는 ‘사상 최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전국적으로 모임 성금 규모는 약 8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전행정부에 공식적으로 성금 모집 신청을 한 단체는 12곳. 이들 단체를 통해 약 700억원 규모의 성금이 모였고, 일부 단체와 연예인 등 개인의 모금 규모를 합하면 이 정도 규모로 추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모금 규모는 국내 주요 대형 사건·사고 성금 중 최대로 꼽힌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에는 672억원 규모의 성금이 모였고, 2010년 천안함 침몰(395억5000여만원), 1995년 대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192억원),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96억원) 등의 사건에서 100억원 이상의 성금이 모였다. 그만큼 세월호 침몰 희생자, 실종자, 유가족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은 국민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 재계 ‘통큰’ 성금…유명 연예인도 동참

이번 성금의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곳은 재계다. 삼성그룹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세월호 피해 지원 성금 150억원을 기탁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00억원, SK그룹은 80억원, LG그룹은 70억원, GS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은 40억원, 포스코는 36억4000만원, 한진그룹과 두산그룹, 한화그룹은 30억원, 부영그룹과 CJ그룹은 20억원, LS그룹은 15억원, 대림그룹과 동부그룹은 1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국가 안전 인프라 구축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이번 성금을 준비했다"며 "더욱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BMW그룹코리아는 코오롱모터스 등 8개 딜러업체와 함께 10억원의 성금을 기부한다고 밝혔고, 중기중앙회 회장단도 성금 1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침대 제조업체 시몬스는 5억원을, 경동제약 임직원들은 1억1000여만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전 임직원은 자율적으로 모금한 성금 2억5700만원을 기부했다. 한국지멘스와 라이나생명, '교촌치킨'으로 유명한 교촌에프앤비, 한국전력 노사와 황인찬 대아고속해운 회장도 각각 1억원의 성금을 냈다. 세계한인무역협회 소속 회원 역시 최근 열린 제16차 세계한인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 행사 기간에 1억2079만5900원을 모아 기부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도 각각 2억원, 1억원의 성금을 냈다. 한국짐보리㈜ 짐월드는 5000만원을, '선박왕'으로 불렸던 권혁 시도쉬핑 홍콩 고문도 성금 3억원을 기부했다.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 역시 성금 모금 행렬에 동참했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이수만 회장은 각각 5억원씩 총 10억원을 기탁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YG의 공익캠페인인 '위드'에 5억원의 성금을 내 유가족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방송인 강호동은 안산 단원고에 직접 1억원을 기부했고, 배우 설경구·송윤아 부부도 1억원을, 배우 송승헌과 차승원, 이미연도 1억원씩을, 방송인 이휘재도 가족 명의로 성금 1억원을 냈다. 영화 '관상'의 제작자인 주필호 주피터필름 대표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1억원을 기부했다. 걸그룹 미쓰에이 수지와 배우 박신혜는 5000만원씩을 기탁했고, 그룹 2PM의 준호, 배우 정일우와 주상욱은 각각 3000만원씩, 배우 김보성과 온주완은 각각 1000만원을 구호성금으로 내놨다. 방송인 박재민과 박경림, 래퍼 산이도 각각 1000만원을 기부했고, 탤런트 오연서와 배우 장미인애씨도 각각 1000만원, 500만원을 냈다. 최근 컴백한 그룹 GOD는 신곡 '미운오리새끼'의 수익금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연예인 야구클럽인 '조마조마 연예인야구단'과 뮤지컬 배우 임태경 씨의 공식 팬카페 회원들, 가수 겸 영화배우인 엠블랙의 이준도 각각 성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축구선수 박주영과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투수 류현진은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 돕기에 써달라며 각각 1억원을 기부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도 성금 1억원을 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도 구단별 1000만원씩 총 1억원의 성금을 기부하기로 했고, 방송인 겸 이종격투기선수 추성훈은 안산시청에 5000만원을 전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소속 정근우·이용규 선수는 성금 5000만원씩을 기부했고, 한국인으로는 최연소로 PGA 대회에서 우승한 노승열 프로골퍼도 성금 5000만원을 냈다.

프로축구 울산의 김신욱 선수는 3000만원을,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는 각각 1000만원을, 국내 종합격투기단체인 로드FC는 선수단 이름으로 200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한화이글스 김태균 선수는 대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0만원을, 두산베어스 김재호 선수는 1000만원을, 프로야구 SK와이번스 김광현 선수는 1000만원을 냈다. 백인천, 김일권, 이용철 등 프로야구 은퇴선수로 구성된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도 회원들이 모은 성금 1409만원을 전달했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는 황선홍 감독과 선수단 50명이 십시일반 모금한 성금 3643만7000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서울시청도 성금 1000만원을 냈다.

종교단체의 성금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잠실교회는 부활절 헌금 1억7000만원 전액을 기부했고, 서울 용산구 소재 온누리교회도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해 써달라며 2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작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일본 피겨 스타 안도 미키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은 각각 1000달러와 1000만원의 성금을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녹지그룹도 성금 2억원을 기부했다.

◆ 성금으로 꽃핀 사랑…빛과 그림자

성금 모금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웃고 우는 사건도 잇따랐다. 각국에서 진행된 성금 모금 행사가 대표적이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아르헨티나 팬클럽인 '엘프 월드 아르헨티나' 등 여러 한류 팬클럽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벨그라노 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모금 행사를 진행해 교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멕시코 교포 고교생들이 학교에서 김밥을 팔아 세월호 피해지원 성금을 마련한 일도 있었다. 멕시코시티 인근 멕시코주의 국제학교 그린게이츠 11학년(고2)에 재학중인 오현지 양은 김밥으로 성금을 마련하자는 아이디어로 친구들을 모았다. 오양은 친구들과 함께 300줄의 김밥을 교내에서 판매해 2만5000페소(약 200만원)의 성금을 마련, 기부했다.

국내 중국 동포들 역시 성금 모금 행렬에 가세했다. 특히 한국으로 건너와 힘겹게 살아가는 중국인 불법체류 노동자가 익명으로 성금 100만원을 내놓은 사실이 알려져 주변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또 각국 동포들이 재외동포재단을 통해 약 1억원 이상의 성금을 모았고, 강원 인제군 상남면에서는 산불감사원으로 일하는 60∼70대 노인 16명이 하루 일당 전액을 세월호 성금으로 기탁해 화제가 됐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승무원 고 박지영씨의 어머니는 대학생들이 모아 전달한 성금을 "더 어려운 가족을 도와달라"며 양보해 감동을 줬다.

반면 성금을 받아 가로채 공분을 산 사건도 일어났다. 20대 A씨는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세월호 성금 모금과 관련해, 자신의 은행계좌를 적어놓고 자원봉사센터 계좌인 것처럼 속여 20차례에 걸쳐 2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일부 교육청의 강제 성금 모금도 논란거리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는 경북도교육청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피해지원 성금모금 안내공문을 각 학교에 보내면서 모금상황을 보고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책임회피와 실적 쌓기 관행의 성금모금에 대해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 내가 낸 성금 어떻게 쓰이나?

자발적인 성금 모금이 이어지면서, 향후 이 성금이 어떻게 유가족에게 전달되고, 어디에 쓰여질건지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현행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은 회원이 아닌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공개적 장소에서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할 때는 지방자치단체(10억원 미만)나 행정안전부(10억원 이상)에 사전 등록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성금 모금을 하겠다고 등록한 단체는 12곳에 이른다.

이들 단체는 사전 등록할 때 모집 목적을 밝히게 된다. 성금을 모아서 누구에게 주고, 어떻게 쓸것인지, 사용처가 어디인지 등을 미리 보고하는 것이다. 안행부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의 단체는 이 성금을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가에서 제공하는 배상금과 함께 피해자나 가족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유가족이 장학단체나 추모사업 등을 원하면, 일부 성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금 단체들은 사고 수습이 완료되면, 피해자 가족과 관련 전문가들이 협의체를 구성하고, 성금 지급 범위와 방법 등을 정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적십자사 측는 "전달된 기부금은 희생자 및 실종자, 유가족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성금 관리가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각 단체는 모금액의 최대 15%를 인건비 등 운영경비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체가 2% 내외의 최소 비용으로 성금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상 모금액 1000만원 미만인 곳은 등록 의무가 없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성금 모금 창구를 일원화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기부금품법에 따르면 성금 모집 목적과 다르게 쓰이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안행부는 "가능한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성금을 기부하라"며 "모집단체명과 계좌예금주가 다르거나 비공개 경로로 성금을 접수하는 경우, 영수증을 발행하지 않는 단체에는 성금을 기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실제 본인이 낸 성금의 사용 내역을 확인하려면, 기부한 단체에 문의하거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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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참사’ 사상 최대 성금…어떻게 쓰이나?
    • 입력 2014-06-01 16:30:24
    • 수정2014-06-01 17:17:40
    사회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지난달 17일부터 모금 사이트인 '네이버 해피빈'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모금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2주째인 1일 오후 3시30분 기준 누리꾼 13만8000여명이 참가해 모금액이 5억3000만원을 넘어섰다. 협회는 8억원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47일째인 이날, 경기도 안산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에서는 지금까지 약 39만여명이 다녀갔다. 임시 합동분향소 조문객 수를 합하면 약 57만여명에 달한다. 전국 각지에서 애도 물결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픔을 함께하기 위한 각계의 성금 모금은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아파할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한 성금 모금 바람이 전국에서 불고 있다. ◆ 성금 얼마나 모였나?…대형 사고로는 ‘사상 최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전국적으로 모임 성금 규모는 약 8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전행정부에 공식적으로 성금 모집 신청을 한 단체는 12곳. 이들 단체를 통해 약 700억원 규모의 성금이 모였고, 일부 단체와 연예인 등 개인의 모금 규모를 합하면 이 정도 규모로 추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모금 규모는 국내 주요 대형 사건·사고 성금 중 최대로 꼽힌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에는 672억원 규모의 성금이 모였고, 2010년 천안함 침몰(395억5000여만원), 1995년 대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192억원),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96억원) 등의 사건에서 100억원 이상의 성금이 모였다. 그만큼 세월호 침몰 희생자, 실종자, 유가족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은 국민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 재계 ‘통큰’ 성금…유명 연예인도 동참 이번 성금의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곳은 재계다. 삼성그룹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세월호 피해 지원 성금 150억원을 기탁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00억원, SK그룹은 80억원, LG그룹은 70억원, GS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은 40억원, 포스코는 36억4000만원, 한진그룹과 두산그룹, 한화그룹은 30억원, 부영그룹과 CJ그룹은 20억원, LS그룹은 15억원, 대림그룹과 동부그룹은 1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국가 안전 인프라 구축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이번 성금을 준비했다"며 "더욱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BMW그룹코리아는 코오롱모터스 등 8개 딜러업체와 함께 10억원의 성금을 기부한다고 밝혔고, 중기중앙회 회장단도 성금 1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침대 제조업체 시몬스는 5억원을, 경동제약 임직원들은 1억1000여만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전 임직원은 자율적으로 모금한 성금 2억5700만원을 기부했다. 한국지멘스와 라이나생명, '교촌치킨'으로 유명한 교촌에프앤비, 한국전력 노사와 황인찬 대아고속해운 회장도 각각 1억원의 성금을 냈다. 세계한인무역협회 소속 회원 역시 최근 열린 제16차 세계한인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 행사 기간에 1억2079만5900원을 모아 기부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도 각각 2억원, 1억원의 성금을 냈다. 한국짐보리㈜ 짐월드는 5000만원을, '선박왕'으로 불렸던 권혁 시도쉬핑 홍콩 고문도 성금 3억원을 기부했다.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 역시 성금 모금 행렬에 동참했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이수만 회장은 각각 5억원씩 총 10억원을 기탁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YG의 공익캠페인인 '위드'에 5억원의 성금을 내 유가족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방송인 강호동은 안산 단원고에 직접 1억원을 기부했고, 배우 설경구·송윤아 부부도 1억원을, 배우 송승헌과 차승원, 이미연도 1억원씩을, 방송인 이휘재도 가족 명의로 성금 1억원을 냈다. 영화 '관상'의 제작자인 주필호 주피터필름 대표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1억원을 기부했다. 걸그룹 미쓰에이 수지와 배우 박신혜는 5000만원씩을 기탁했고, 그룹 2PM의 준호, 배우 정일우와 주상욱은 각각 3000만원씩, 배우 김보성과 온주완은 각각 1000만원을 구호성금으로 내놨다. 방송인 박재민과 박경림, 래퍼 산이도 각각 1000만원을 기부했고, 탤런트 오연서와 배우 장미인애씨도 각각 1000만원, 500만원을 냈다. 최근 컴백한 그룹 GOD는 신곡 '미운오리새끼'의 수익금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연예인 야구클럽인 '조마조마 연예인야구단'과 뮤지컬 배우 임태경 씨의 공식 팬카페 회원들, 가수 겸 영화배우인 엠블랙의 이준도 각각 성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축구선수 박주영과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투수 류현진은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 돕기에 써달라며 각각 1억원을 기부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도 성금 1억원을 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도 구단별 1000만원씩 총 1억원의 성금을 기부하기로 했고, 방송인 겸 이종격투기선수 추성훈은 안산시청에 5000만원을 전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소속 정근우·이용규 선수는 성금 5000만원씩을 기부했고, 한국인으로는 최연소로 PGA 대회에서 우승한 노승열 프로골퍼도 성금 5000만원을 냈다. 프로축구 울산의 김신욱 선수는 3000만원을,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는 각각 1000만원을, 국내 종합격투기단체인 로드FC는 선수단 이름으로 200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한화이글스 김태균 선수는 대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0만원을, 두산베어스 김재호 선수는 1000만원을, 프로야구 SK와이번스 김광현 선수는 1000만원을 냈다. 백인천, 김일권, 이용철 등 프로야구 은퇴선수로 구성된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도 회원들이 모은 성금 1409만원을 전달했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는 황선홍 감독과 선수단 50명이 십시일반 모금한 성금 3643만7000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서울시청도 성금 1000만원을 냈다. 종교단체의 성금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잠실교회는 부활절 헌금 1억7000만원 전액을 기부했고, 서울 용산구 소재 온누리교회도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해 써달라며 2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작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일본 피겨 스타 안도 미키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은 각각 1000달러와 1000만원의 성금을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녹지그룹도 성금 2억원을 기부했다. ◆ 성금으로 꽃핀 사랑…빛과 그림자 성금 모금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웃고 우는 사건도 잇따랐다. 각국에서 진행된 성금 모금 행사가 대표적이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아르헨티나 팬클럽인 '엘프 월드 아르헨티나' 등 여러 한류 팬클럽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벨그라노 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모금 행사를 진행해 교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멕시코 교포 고교생들이 학교에서 김밥을 팔아 세월호 피해지원 성금을 마련한 일도 있었다. 멕시코시티 인근 멕시코주의 국제학교 그린게이츠 11학년(고2)에 재학중인 오현지 양은 김밥으로 성금을 마련하자는 아이디어로 친구들을 모았다. 오양은 친구들과 함께 300줄의 김밥을 교내에서 판매해 2만5000페소(약 200만원)의 성금을 마련, 기부했다. 국내 중국 동포들 역시 성금 모금 행렬에 가세했다. 특히 한국으로 건너와 힘겹게 살아가는 중국인 불법체류 노동자가 익명으로 성금 100만원을 내놓은 사실이 알려져 주변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또 각국 동포들이 재외동포재단을 통해 약 1억원 이상의 성금을 모았고, 강원 인제군 상남면에서는 산불감사원으로 일하는 60∼70대 노인 16명이 하루 일당 전액을 세월호 성금으로 기탁해 화제가 됐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승무원 고 박지영씨의 어머니는 대학생들이 모아 전달한 성금을 "더 어려운 가족을 도와달라"며 양보해 감동을 줬다. 반면 성금을 받아 가로채 공분을 산 사건도 일어났다. 20대 A씨는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세월호 성금 모금과 관련해, 자신의 은행계좌를 적어놓고 자원봉사센터 계좌인 것처럼 속여 20차례에 걸쳐 2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일부 교육청의 강제 성금 모금도 논란거리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는 경북도교육청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피해지원 성금모금 안내공문을 각 학교에 보내면서 모금상황을 보고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책임회피와 실적 쌓기 관행의 성금모금에 대해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 내가 낸 성금 어떻게 쓰이나? 자발적인 성금 모금이 이어지면서, 향후 이 성금이 어떻게 유가족에게 전달되고, 어디에 쓰여질건지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현행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은 회원이 아닌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공개적 장소에서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할 때는 지방자치단체(10억원 미만)나 행정안전부(10억원 이상)에 사전 등록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성금 모금을 하겠다고 등록한 단체는 12곳에 이른다. 이들 단체는 사전 등록할 때 모집 목적을 밝히게 된다. 성금을 모아서 누구에게 주고, 어떻게 쓸것인지, 사용처가 어디인지 등을 미리 보고하는 것이다. 안행부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의 단체는 이 성금을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가에서 제공하는 배상금과 함께 피해자나 가족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유가족이 장학단체나 추모사업 등을 원하면, 일부 성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금 단체들은 사고 수습이 완료되면, 피해자 가족과 관련 전문가들이 협의체를 구성하고, 성금 지급 범위와 방법 등을 정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적십자사 측는 "전달된 기부금은 희생자 및 실종자, 유가족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성금 관리가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각 단체는 모금액의 최대 15%를 인건비 등 운영경비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체가 2% 내외의 최소 비용으로 성금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상 모금액 1000만원 미만인 곳은 등록 의무가 없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성금 모금 창구를 일원화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기부금품법에 따르면 성금 모집 목적과 다르게 쓰이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안행부는 "가능한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성금을 기부하라"며 "모집단체명과 계좌예금주가 다르거나 비공개 경로로 성금을 접수하는 경우, 영수증을 발행하지 않는 단체에는 성금을 기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실제 본인이 낸 성금의 사용 내역을 확인하려면, 기부한 단체에 문의하거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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