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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리포트] 개발이냐? 보존이냐? 파리의 고민
입력 2014.10.18 (08:23) 수정 2014.10.18 (10:07)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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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리포트] 개발이냐? 보존이냐? 파리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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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프랑스 파리가 오래된 건물의 재건축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소송전까지 벌어지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파리의 센강 주변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역사적 가치도 높은데요.

건축한지 2백년이 넘는 건물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오래되다 보니 수리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이제 재건축이 필요한 겁니다.

그러나 문화유산 보존과 주변과의 조화 등을 이유로 반대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파리 시 당국도 도시 현대화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쉽게 행동에 나서진 못하고 있습니다.

보존이냐 개발이냐, 파리의 고민을 김성모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프랑스 파리의 센 강변.

이 곳의 유람선을 타기 위해 한해 7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특히 야경이 인기로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 초기 고딕 양식의 대표작 노트르담 성당 등, 프랑스가 자랑하는 옛 건축물들은 파리에서만 볼 수 있는 황홀한 광경을 만들어냅니다.

<인터뷰> 메간(미국 관광객) : "정말 아름답습니다. 한 번도 이런 경관을 본 적도 없고, 캘리포니아에선 볼 수 없는 장면입니다."

매혹적인 고건물들은 한번쯤 그 집에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합니다.

파리 시내에서 주요 상권이 밀집된 지역.

이 거리의 건물들은 대부분 지어진지 200년이 넘습니다.

2층 이상은 주거용 아파트로 쓰이는 이 건물도 오래되긴 마찬가지입니다.

승강기는 간신히 3명이 탈 정도로 작고 낡아 지나간 긴 세월을 말해줍니다.

세입자인 아인츠씨는 이처럼 유서 깊은 건물에 사는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인츠(주민) : "저는 오래되고 누군가 살았던 삶의 흔적이 있는 건물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집 내부는 새로 손봐야 할 곳이 많습니다.

전기가 없던 시절의 건물이라 조명을 다는 게 쉽지 않아 안방 천장에는 등을 설치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또 이사할 때 벽에 새로 페인트칠을 했지만 크게 갈라진 부분은 가릴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아인츠(주민) : "벽이 습기가 차고 단열이 잘 되지 않습니다. 집주인이 오래된 창문을 교체해줘야 합니다."

바깥에서 보기엔 아름답고 우아하지만 파리의 오래된 건물들은 현대적인 건물 보다 불편한 점들을 안고 있습니다.

더욱이 내부를 고치고 싶어도 만만찮은 어려움에 부딪치게 됩니다.

은식기 등 은으로 만든 가재도구로 유명한 한 상점입니다.

파리의 중심 광장인 콩코르드 부근에 문을 연지 100년이 넘었습니다.

원래는 200여년 전 지어진 귀족의 저택인데, 매장으로 사용하는 1층은 내부를 고쳤습니다.

그러나 2층은 옛모습 그대로, 세월의 흔적이 역력합니다.

계단의 일부분은 오래돼 기울었고 거실로 쓰던 2층의 방은 화려하게 장식돼 있지만 색이 바랬습니다.

<인터뷰> 안 그로(크리스토플 문화재 전문가) : "계단과 바닥은 18세기 겁니다"(하양) "오스만 시대(19세기) 이전인가요?" (노랑) "그럼요. 프랑스 혁명 이전이죠."

회사측은 현재 회의 공간으로 쓰는 2층에도 매장을 확대하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획을 세운지 3년이 됐지만 공사는 아직 시작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화 유산으로 지정돼 함부로 내부를 고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스테판 들라노이(크리스토플 파리 루와얄 매장 책임자) : "(내부 단장이 아닌) 구조 변경을 할 수 있는 허가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녹취> 옛날 광고 화면(여성 비명)

오래된 흑백 화면 광고.

킹콩이 올라가고 있는 이 건물은 파리 센 강변의 백화점입니다.

19세기 말 루브르 박물관 부근에 문을 연 뒤 이 백화점은 1960년대까지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건물 대부분이 헐린 채 흉물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티유 기용(주변 상점 주인) : "(백화점이 문 닫은 뒤) 이 거리는 죽어 있습니다. 주변 상점도 하나 둘 파산했습니다."

2년 전 재건축이 시작되자 시민단체가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공사를 중단시켰기 때문입니다.

건물 벽을 물결치는 문양의 유리로 바꾸면 주변의 오래된 석조 건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에 건축주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재심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재건축 허가를 내준 파리시측도 새로 들어설 건물이 일자리를 늘리고 시를 현대화할 것이라며 공사 재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클로드 프랄리오(파리시 도시계획국장) : "파리도 건물을 해체하고 다시 짓는 방식으로 현대화도 해야 합니다."

또 4억 5천만 유로, 6천 여억원이란 거액이 들어가는, 새로 지어질 건물이 파리의 새로운 명물이 될 것이란 주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필립 트레티악(건축가 겸 기자) : "그 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될 것입니다. 새로 들어설 건축물은 주변의 건물의 가치도 재발견하게 해줄 겁니다. 건축에서 중요한 점은 주변과의 충돌과 대조입니다."

그러나 재건축 반대측은 19세기 이전의 건물들 속에 현대적인 건물을 짓는 것은 건축가의 오만일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전체 경관을 해치면서도 새 건물과 건축가의 명성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알렉상드르 가디(소르본대 미술사 교수) : "건물은 항상 도시의 그 자리에 서 있어자신의 존재를 강요합니다. 이 때문에 건축은 구석에서 혼자 하는 예술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며 사회적 책임이 필요한 겁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백화점의 재건축 문제는 연말쯤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입니다.

시민단체측은 당초 계획대로 공사가 다시 진행된다면 또 다른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나폴레옹의 시신이 안장된 군사박물관 부근.

지난해 이 곳에 새로 병원이 들어섰습니다.

130년 된 건물을 해체한 뒤 그 자리에 새로 지은 현대식 빌딩입니다.

공사 때부터 시민단체의 반발을 샀던 이 병원은 완공이 된 뒤에도 주변과 너무 튄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쥘리앙 라카즈(SPPEF(도시경관 보호단체) 부회장) : "이런 건물들이 더 늘어날 것이 우려됩니다."

옛 건물의 잔해는 병원 안 마당에 방치돼 있습니다.

당초 다른 곳에 복원을 하겠다던 병원측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입니다.

센 강변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파리.

파리 시내의 건물 가운데 보존 가치를 인정받은 경우만 전체의 7% 정도인 5천여 채에 이릅니다.

그러나 현대적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며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 [월드 리포트] 개발이냐? 보존이냐? 파리의 고민
    • 입력 2014.10.18 (08:23)
    • 수정 2014.10.18 (10:07)
    특파원 현장보고
[월드 리포트] 개발이냐? 보존이냐? 파리의 고민
<앵커 멘트>

프랑스 파리가 오래된 건물의 재건축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소송전까지 벌어지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파리의 센강 주변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역사적 가치도 높은데요.

건축한지 2백년이 넘는 건물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오래되다 보니 수리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이제 재건축이 필요한 겁니다.

그러나 문화유산 보존과 주변과의 조화 등을 이유로 반대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파리 시 당국도 도시 현대화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쉽게 행동에 나서진 못하고 있습니다.

보존이냐 개발이냐, 파리의 고민을 김성모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프랑스 파리의 센 강변.

이 곳의 유람선을 타기 위해 한해 7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특히 야경이 인기로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 초기 고딕 양식의 대표작 노트르담 성당 등, 프랑스가 자랑하는 옛 건축물들은 파리에서만 볼 수 있는 황홀한 광경을 만들어냅니다.

<인터뷰> 메간(미국 관광객) : "정말 아름답습니다. 한 번도 이런 경관을 본 적도 없고, 캘리포니아에선 볼 수 없는 장면입니다."

매혹적인 고건물들은 한번쯤 그 집에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합니다.

파리 시내에서 주요 상권이 밀집된 지역.

이 거리의 건물들은 대부분 지어진지 200년이 넘습니다.

2층 이상은 주거용 아파트로 쓰이는 이 건물도 오래되긴 마찬가지입니다.

승강기는 간신히 3명이 탈 정도로 작고 낡아 지나간 긴 세월을 말해줍니다.

세입자인 아인츠씨는 이처럼 유서 깊은 건물에 사는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인츠(주민) : "저는 오래되고 누군가 살았던 삶의 흔적이 있는 건물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집 내부는 새로 손봐야 할 곳이 많습니다.

전기가 없던 시절의 건물이라 조명을 다는 게 쉽지 않아 안방 천장에는 등을 설치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또 이사할 때 벽에 새로 페인트칠을 했지만 크게 갈라진 부분은 가릴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아인츠(주민) : "벽이 습기가 차고 단열이 잘 되지 않습니다. 집주인이 오래된 창문을 교체해줘야 합니다."

바깥에서 보기엔 아름답고 우아하지만 파리의 오래된 건물들은 현대적인 건물 보다 불편한 점들을 안고 있습니다.

더욱이 내부를 고치고 싶어도 만만찮은 어려움에 부딪치게 됩니다.

은식기 등 은으로 만든 가재도구로 유명한 한 상점입니다.

파리의 중심 광장인 콩코르드 부근에 문을 연지 100년이 넘었습니다.

원래는 200여년 전 지어진 귀족의 저택인데, 매장으로 사용하는 1층은 내부를 고쳤습니다.

그러나 2층은 옛모습 그대로, 세월의 흔적이 역력합니다.

계단의 일부분은 오래돼 기울었고 거실로 쓰던 2층의 방은 화려하게 장식돼 있지만 색이 바랬습니다.

<인터뷰> 안 그로(크리스토플 문화재 전문가) : "계단과 바닥은 18세기 겁니다"(하양) "오스만 시대(19세기) 이전인가요?" (노랑) "그럼요. 프랑스 혁명 이전이죠."

회사측은 현재 회의 공간으로 쓰는 2층에도 매장을 확대하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획을 세운지 3년이 됐지만 공사는 아직 시작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화 유산으로 지정돼 함부로 내부를 고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스테판 들라노이(크리스토플 파리 루와얄 매장 책임자) : "(내부 단장이 아닌) 구조 변경을 할 수 있는 허가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녹취> 옛날 광고 화면(여성 비명)

오래된 흑백 화면 광고.

킹콩이 올라가고 있는 이 건물은 파리 센 강변의 백화점입니다.

19세기 말 루브르 박물관 부근에 문을 연 뒤 이 백화점은 1960년대까지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건물 대부분이 헐린 채 흉물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티유 기용(주변 상점 주인) : "(백화점이 문 닫은 뒤) 이 거리는 죽어 있습니다. 주변 상점도 하나 둘 파산했습니다."

2년 전 재건축이 시작되자 시민단체가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공사를 중단시켰기 때문입니다.

건물 벽을 물결치는 문양의 유리로 바꾸면 주변의 오래된 석조 건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에 건축주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재심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재건축 허가를 내준 파리시측도 새로 들어설 건물이 일자리를 늘리고 시를 현대화할 것이라며 공사 재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클로드 프랄리오(파리시 도시계획국장) : "파리도 건물을 해체하고 다시 짓는 방식으로 현대화도 해야 합니다."

또 4억 5천만 유로, 6천 여억원이란 거액이 들어가는, 새로 지어질 건물이 파리의 새로운 명물이 될 것이란 주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필립 트레티악(건축가 겸 기자) : "그 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될 것입니다. 새로 들어설 건축물은 주변의 건물의 가치도 재발견하게 해줄 겁니다. 건축에서 중요한 점은 주변과의 충돌과 대조입니다."

그러나 재건축 반대측은 19세기 이전의 건물들 속에 현대적인 건물을 짓는 것은 건축가의 오만일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전체 경관을 해치면서도 새 건물과 건축가의 명성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알렉상드르 가디(소르본대 미술사 교수) : "건물은 항상 도시의 그 자리에 서 있어자신의 존재를 강요합니다. 이 때문에 건축은 구석에서 혼자 하는 예술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며 사회적 책임이 필요한 겁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백화점의 재건축 문제는 연말쯤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입니다.

시민단체측은 당초 계획대로 공사가 다시 진행된다면 또 다른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나폴레옹의 시신이 안장된 군사박물관 부근.

지난해 이 곳에 새로 병원이 들어섰습니다.

130년 된 건물을 해체한 뒤 그 자리에 새로 지은 현대식 빌딩입니다.

공사 때부터 시민단체의 반발을 샀던 이 병원은 완공이 된 뒤에도 주변과 너무 튄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쥘리앙 라카즈(SPPEF(도시경관 보호단체) 부회장) : "이런 건물들이 더 늘어날 것이 우려됩니다."

옛 건물의 잔해는 병원 안 마당에 방치돼 있습니다.

당초 다른 곳에 복원을 하겠다던 병원측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입니다.

센 강변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파리.

파리 시내의 건물 가운데 보존 가치를 인정받은 경우만 전체의 7% 정도인 5천여 채에 이릅니다.

그러나 현대적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며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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