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셔츠 세탁엔 990원인데 여성은 2,500원…왜 비싸지?

입력 2014.11.06 (11:45) 수정 2014.11.0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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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소개팅을 앞두고 준비에 나섰다. 어떤 옷을 입을까 망설이다 단정한 흰색 셔츠를 골랐다. 여성은 셔츠를 세탁소에 맡기고, 미용실로 향한다. 단발머리인 이 여성은 짧은 머리를 유지하기 위해 미용실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지저분해진 머리를 조금 다듬고 나니 한결 가볍다.

같은 시각, 남성도 이 여성과의 소개팅 준비에 한창이다. 맛집을 검색하고 영화와 공연 정보를 살폈다. 깨끗한 이미지를 위해 미용실에 들러 커트를 하고, 세탁소에 들러 맡겨둔 셔츠를 찾았다.

여성과 남성의 데이트 준비 과정은 비슷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 여성은 총 2만 7500원을, 남성은 2만 990원을 냈다. 여성은 세탁소에서 2500원, 미용실에서 2만 5000원을 냈지만, 남성은 세탁소에서 990원, 미용실에서 2만 원을 냈다.

흰색 셔츠 세탁과 헤어커트라는 같은 항목에 대해 성별에 따른 비용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미용업계에서는 여성의 커트 비용을 남성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미용 관계자는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스타일에 민감하고 요구 수준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세탁비용의 차이도 셔츠와 블라우스의 경계 때문이다. 국내의 한 세탁 프랜차이즈 업체는 남성 와이셔츠 세탁비용을 990원에 내놓았다. 하지만 여성의 셔츠는 제외다. 여성의 셔츠는 블라우스로 분류돼 2500원을 내야 한다. 해당 업체에서는 세탁과 다림질 과정의 시스템 자동화를 통해 세탁 비용 절감을 이끌었다. 하지만 해당 시스템은 여성 셔츠 규격에 맞지 않아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 때문에 여성은 남성의 와이셔츠와 동일한 소재의 옷이라도 두 배 이상의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이다.

앞서 유럽과 미국에서 생필품과 생활 서비스 가격에서 남녀 차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여성 단체 '조젯 상드(Georgette Sand)'가 일회용 면도기, 미용제품 등 일부 생필품에서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비싼 것을 지적했다. 이 단체는 "성별을 구분한 기업의 마케팅 때문에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가격을 내고 있다"며 부당함을 주장했다. 2012년 미국에서도 성별에 따른 가격차이가 보이지 않는 '여성세(Woman tax)'를 부른다는 주장이 있었다. 포브스는 같은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한해 1400달러를 더 지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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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 셔츠 세탁엔 990원인데 여성은 2,500원…왜 비싸지?
    • 입력 2014-11-06 11:45:26
    • 수정2014-11-06 13:14:52
    경제
한 여성이 소개팅을 앞두고 준비에 나섰다. 어떤 옷을 입을까 망설이다 단정한 흰색 셔츠를 골랐다. 여성은 셔츠를 세탁소에 맡기고, 미용실로 향한다. 단발머리인 이 여성은 짧은 머리를 유지하기 위해 미용실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지저분해진 머리를 조금 다듬고 나니 한결 가볍다.

같은 시각, 남성도 이 여성과의 소개팅 준비에 한창이다. 맛집을 검색하고 영화와 공연 정보를 살폈다. 깨끗한 이미지를 위해 미용실에 들러 커트를 하고, 세탁소에 들러 맡겨둔 셔츠를 찾았다.

여성과 남성의 데이트 준비 과정은 비슷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 여성은 총 2만 7500원을, 남성은 2만 990원을 냈다. 여성은 세탁소에서 2500원, 미용실에서 2만 5000원을 냈지만, 남성은 세탁소에서 990원, 미용실에서 2만 원을 냈다.

흰색 셔츠 세탁과 헤어커트라는 같은 항목에 대해 성별에 따른 비용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미용업계에서는 여성의 커트 비용을 남성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미용 관계자는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스타일에 민감하고 요구 수준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세탁비용의 차이도 셔츠와 블라우스의 경계 때문이다. 국내의 한 세탁 프랜차이즈 업체는 남성 와이셔츠 세탁비용을 990원에 내놓았다. 하지만 여성의 셔츠는 제외다. 여성의 셔츠는 블라우스로 분류돼 2500원을 내야 한다. 해당 업체에서는 세탁과 다림질 과정의 시스템 자동화를 통해 세탁 비용 절감을 이끌었다. 하지만 해당 시스템은 여성 셔츠 규격에 맞지 않아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 때문에 여성은 남성의 와이셔츠와 동일한 소재의 옷이라도 두 배 이상의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이다.

앞서 유럽과 미국에서 생필품과 생활 서비스 가격에서 남녀 차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여성 단체 '조젯 상드(Georgette Sand)'가 일회용 면도기, 미용제품 등 일부 생필품에서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비싼 것을 지적했다. 이 단체는 "성별을 구분한 기업의 마케팅 때문에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가격을 내고 있다"며 부당함을 주장했다. 2012년 미국에서도 성별에 따른 가격차이가 보이지 않는 '여성세(Woman tax)'를 부른다는 주장이 있었다. 포브스는 같은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한해 1400달러를 더 지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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