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태양계의 타임캡슐 ‘혜성’ 비밀 푼다!

입력 2014.11.13 (21:16) 수정 2014.11.14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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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10년 여에 걸친 인류 최초의 혜성 착륙이 오늘 새벽 성공했습니다.

태양계의 '타임 캡슐'이라 불리는 혜성에서 생명의 기원을 찾겠다는 로제타 계획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겁니다.

우주 탐사 기술을 한단계 도약시킨 로제타 탐사선이 인류의 근원적인 호기심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먼저, 오늘 새벽까지 7시간 동안 숨죽여 진행돼온 혜성 착륙 소식을 파리 박상용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 ‘숨죽인 착륙 7시간’…현재 상태는? ▼

<리포트>

혜성 상공 22킬로미터.

로제타호에서 착륙선 필래가 분리됩니다.

지금부터 최첨단 우주공학기술이 총동원됩니다.

시속 5만킬로미터 이상 속도로 움직이는 혜성 궤도를 같이 돌며 아래로는 시속 3킬로미터, 사람 걸음 속도로 내려갑니다.

이렇게 하강한 지 7시간.

혜성 표면에 1차 착륙 직후 두 번 튕켜져 오르는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한걸로 보입니다.

다시 중심을 잡고 혜성에 착륙합니다.

<인터뷰> 울라메크(필래 책임자) : "혜성 표면에 착륙했다고 착륙선 필래가 전해왔습니다. 많은 자료가 더 들어올겁니다."

지구의 우주센터엔 환호성이 터집니다.

잠시전 착륙선 필래가 촬영한 사진이 우주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착륙선 필래에서 자신을 찍은 셀카로 큰 바위 옆으로 착륙선 필래의 다리가 보입니다.

혜성 상공 3킬로미터에서 찍은 사진도 들어왔습니다.

울퉁불퉁한 지표면과 솟아오른 바위. 또 흙먼지가 내려앉은 듯한 신비한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착륙 과정에서 고정 장치인 작살이 발사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혜성에서 쏜 착륙선 필래의 신호가 지구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지구의 우주센터에서는 지금 5억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먼 혜성에서 오는 다음 신호를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 ‘필래’의 임무는 생명 기원 밝힐 실마리 확보 ▼

<기자 멘트>

혜성의 표면은 단단한 얼음이라고 생각했지만, 착륙선 필래가 내려앉은 곳은 부드러운 모래 지역이었습니다.

고정 장치인 작살의 정상적인 작동 여부가 필래의 임무 수행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착륙선 필래에는 카메라를 비롯한 9개의 과학 관측 장비가 실렸습니다.

혜성의 사진을 찍고, X선 분광기로 표면의 성분을 밝힙니다.

또, 땅 밑으로 23cm까지 파고들어 핵 내부 구조를 분석할 계획입니다.

필래는 앞으로 혜성과 함께 태양계를 여행합니다.

혜성은 태양에 근접하면 엄청난 양의 수증기와 물질을 분출하죠.

특히 내년 8월, 혜성이 태양에 최근접할 때가 절정으로 인류는 처음으로 혜성의 변화를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태양을 도는 신비로운 천체, 혜성은 얼음 덩어리와 다양한 가스 분출물로 구성돼있습니다.

46억 년 전 태양계 형성 당시부터 갖고 있던 이 성분을 분석하면 지구의 탄생 과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로제타 계획은 아미노산과 같은 유기물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구와 혜성의 충돌 과정에서 생명의 기원 물질 아미노산이 지구에 전달된 것으로 보기때문입니다.

로제타 암석이 고대 이집트의 비밀을 알려준 것처럼 로제타 탐사선이 인류의 가장 궁극적인 의문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2020년 달 탐사를 계획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도 이번 로제타의 성공이 우주 기술 습득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경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한국, 2020년 달 탐사…내년 궤도선 개발 착수 ▼

<리포트>

지구를 떠난 로켓에서 달 궤도선이 출발합니다.

달에 접근한 뒤 서서히 하강하는 착륙선.

2020년 우리나라가 계획하고 있는 달 탐사 장면입니다.

2017년까지 시험용 달 궤도선을 개발하는 것이 1차 목표.

이를 위해 로제타 계획에 참여 중인 미 항공우주국, 나사와 궤도선을 공동설계하고 심우주통신 기술, 착륙기술 등을 배울 계획입니다.

<인터뷰> 이창진(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 "로제타에서도 똑같은 기술이 운용되고 그런 협력을 받았는데 우리가 달 탐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로 나사로부터 이런 기술적 협력을 얻을 수 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후 2018년 궤도선과 착륙선 자체 개발하고 2020년에는 우리 발사체로 달에 도전합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로, 로제타가 탐사한 혜성보다 훨씬 강해 착륙 기술은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또 10년전 개발된 로제타에 비해 훨씬 우수한 인공위성과 로봇 기술 등은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광혁(항우연 달탐사연구실장) : "다른 산업들을 견인해서 도약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이 달 탐사라고 생각합니다."

로제타의 성공은 달 탐사를 통해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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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태양계의 타임캡슐 ‘혜성’ 비밀 푼다!
    • 입력 2014-11-13 21:20:57
    • 수정2014-11-14 07: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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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여에 걸친 인류 최초의 혜성 착륙이 오늘 새벽 성공했습니다.

태양계의 '타임 캡슐'이라 불리는 혜성에서 생명의 기원을 찾겠다는 로제타 계획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겁니다.

우주 탐사 기술을 한단계 도약시킨 로제타 탐사선이 인류의 근원적인 호기심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먼저, 오늘 새벽까지 7시간 동안 숨죽여 진행돼온 혜성 착륙 소식을 파리 박상용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 ‘숨죽인 착륙 7시간’…현재 상태는? ▼

<리포트>

혜성 상공 22킬로미터.

로제타호에서 착륙선 필래가 분리됩니다.

지금부터 최첨단 우주공학기술이 총동원됩니다.

시속 5만킬로미터 이상 속도로 움직이는 혜성 궤도를 같이 돌며 아래로는 시속 3킬로미터, 사람 걸음 속도로 내려갑니다.

이렇게 하강한 지 7시간.

혜성 표면에 1차 착륙 직후 두 번 튕켜져 오르는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한걸로 보입니다.

다시 중심을 잡고 혜성에 착륙합니다.

<인터뷰> 울라메크(필래 책임자) : "혜성 표면에 착륙했다고 착륙선 필래가 전해왔습니다. 많은 자료가 더 들어올겁니다."

지구의 우주센터엔 환호성이 터집니다.

잠시전 착륙선 필래가 촬영한 사진이 우주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착륙선 필래에서 자신을 찍은 셀카로 큰 바위 옆으로 착륙선 필래의 다리가 보입니다.

혜성 상공 3킬로미터에서 찍은 사진도 들어왔습니다.

울퉁불퉁한 지표면과 솟아오른 바위. 또 흙먼지가 내려앉은 듯한 신비한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착륙 과정에서 고정 장치인 작살이 발사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혜성에서 쏜 착륙선 필래의 신호가 지구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지구의 우주센터에서는 지금 5억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먼 혜성에서 오는 다음 신호를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 ‘필래’의 임무는 생명 기원 밝힐 실마리 확보 ▼

<기자 멘트>

혜성의 표면은 단단한 얼음이라고 생각했지만, 착륙선 필래가 내려앉은 곳은 부드러운 모래 지역이었습니다.

고정 장치인 작살의 정상적인 작동 여부가 필래의 임무 수행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착륙선 필래에는 카메라를 비롯한 9개의 과학 관측 장비가 실렸습니다.

혜성의 사진을 찍고, X선 분광기로 표면의 성분을 밝힙니다.

또, 땅 밑으로 23cm까지 파고들어 핵 내부 구조를 분석할 계획입니다.

필래는 앞으로 혜성과 함께 태양계를 여행합니다.

혜성은 태양에 근접하면 엄청난 양의 수증기와 물질을 분출하죠.

특히 내년 8월, 혜성이 태양에 최근접할 때가 절정으로 인류는 처음으로 혜성의 변화를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태양을 도는 신비로운 천체, 혜성은 얼음 덩어리와 다양한 가스 분출물로 구성돼있습니다.

46억 년 전 태양계 형성 당시부터 갖고 있던 이 성분을 분석하면 지구의 탄생 과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로제타 계획은 아미노산과 같은 유기물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구와 혜성의 충돌 과정에서 생명의 기원 물질 아미노산이 지구에 전달된 것으로 보기때문입니다.

로제타 암석이 고대 이집트의 비밀을 알려준 것처럼 로제타 탐사선이 인류의 가장 궁극적인 의문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2020년 달 탐사를 계획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도 이번 로제타의 성공이 우주 기술 습득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경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한국, 2020년 달 탐사…내년 궤도선 개발 착수 ▼

<리포트>

지구를 떠난 로켓에서 달 궤도선이 출발합니다.

달에 접근한 뒤 서서히 하강하는 착륙선.

2020년 우리나라가 계획하고 있는 달 탐사 장면입니다.

2017년까지 시험용 달 궤도선을 개발하는 것이 1차 목표.

이를 위해 로제타 계획에 참여 중인 미 항공우주국, 나사와 궤도선을 공동설계하고 심우주통신 기술, 착륙기술 등을 배울 계획입니다.

<인터뷰> 이창진(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 "로제타에서도 똑같은 기술이 운용되고 그런 협력을 받았는데 우리가 달 탐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로 나사로부터 이런 기술적 협력을 얻을 수 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후 2018년 궤도선과 착륙선 자체 개발하고 2020년에는 우리 발사체로 달에 도전합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로, 로제타가 탐사한 혜성보다 훨씬 강해 착륙 기술은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또 10년전 개발된 로제타에 비해 훨씬 우수한 인공위성과 로봇 기술 등은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광혁(항우연 달탐사연구실장) : "다른 산업들을 견인해서 도약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이 달 탐사라고 생각합니다."

로제타의 성공은 달 탐사를 통해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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