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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 이등병 ‘군복의 행방은?’
입력 2014.11.14 (23:40) 수정 2014.12.17 (15:06)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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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 이등병 ‘군복의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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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식물인간 상태에서 1년 7개월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난 이등병 구상훈 씨.

각목 구타를 당했다는 증언이 KBS를 통해 방송된 뒤 많은 국민들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국방부가 전면 재수사 방침을 밝힌 가운데 취재파일 K는 새롭게 제기되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이영풍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최용한(국방부 공보과장/12일) : "15사단 구 이병 사건 관련,철저한 재수사한다는 내용 다시 한번 더 강조합니다."

재수사의 핵심은 뒷통수 상처입니다.

철저 수사를 다짐한 국방부.

그러나,다시 한번 "뒷통수 상처는 '욕창'이다, 또 알게된 시점도 구상훈 씨가 옮겨진 민간병원에서였다"며 군부대와의 관련을 부인했습니다.

<인터뷰> 최용한(국방부 공보과장/12일) : "그 당시에는 흔적이,상처가 없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목 뒤에 있는 상처는 구 모 이병이 입원해서 2주 이상 지난 3월 5일에 부모가 욕창...상처를 발견하고, 이것이 구타에 의한 상처가 아닌가, 이렇게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당시 상훈 씨 소속 육군 15사단 관계자들이 KBS 취재진에게 해명한 상처 발견 시점과 부모의 진술이 완전히 다릅니다.

군 헌병대는 상훈 씨가 쓰러진 사고당일부터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인터뷰> 기자 : "첫 날에 가족들이 뒷통수 상처자국을 주장했잖아요?"

<인터뷰> 당시 수사관(음성변조) : "(...)주장을 하고 그 이후에 이제 그 진술이 오고 갔던 것 같습니다.하여튼 담당 의사가 이 멍자국은 욕창이라고 진술을 해줬던 부분입니다."

상훈씨가 입원했던 민간병원의 간호 기록지도 국방부의 공식 발표와 완전히 다릅니다.

국방부는 욕창을 사고 보름여 만에 민간병원에서 발견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병원 간호기록지에는 욕창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돼 있습니다.

국방부는 왜 없는 사실을 언급하는 것일까?

또 한가지 사건의 진실을 밝혀줄 단서는 구 씨의 군복입니다.

<인터뷰> 구상훈 : "(보급실 앞에서 구타당했을 때 뭘 입고 있었나요?) 군복....군복...."

상훈 씨의 증언대로라면 군복을 입은 상태로 머리를 각목에 맞은 겁니다.

하지만, 상훈 씨에 대한 군의 사건 기록에는 사고당시 군복이 아닌 활동복, 즉 체육복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돼 있습니다.

사건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는 상훈 씨의 구토물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벌입니다.

구토물은 헌병대가 증거물로 제출한 상훈 씨의 활동복 상의였습니다.

수사기록엔 상훈 씨가 생활관 화장실에서 쓰러진 뒤 1층 의무대로 내려가는 계단에 쓰러졌다고 합니다.

상훈 씨는 이때부터 활동복을 입고 있었다는 겁니다.

<녹취> 당시 수사관 (음성변조) : "00 병사가 상훈이를 부축해 1층 의무실로 내려가다가 좀 힘들어 보이고 땀을 많이 흘리고 해서 옷을 벗겨줍니다.식은 땀을 흘리니까"

군복을 입고 맞았다는 상훈 씨가 왜 활동복을 입었을까?

추운 2월에 누가 언제 어디서 왜 상훈 씨의 군복을 벗긴 것일까?

군복에 상훈 씨의 혈흔이나 다른 이물질이 묻어 있다면 당시 정황을 밝혀줄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지만 현재 군복은 찾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2년 전 사고 직후, 가족은 군부대를 찾아 군 관계자에게 이 군복에 대해 캐묻습니다.

<인터뷰> 가족(2년전 대화내용) : "상훈이 옷 같은거 다 치운 거에요? 다 어디 갔나요? 옷 같은게 어디갔냐고?"

<인터뷰> 군 관계자 : "지금 제가 애들 관물대를....."

<인터뷰> 가족 : "갖고 다니던 수첩도 있을텐데..."

<인터뷰> 군 관계자 : "이거 이게 상훈이 지갑인 거고요..."

상훈 씨의 군복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건 초기부터 사라진 겁니다.

<인터뷰> 가족 : "지금 저희 부모가 이걸(상훈 씨 소지품) 못 가져가는 건가요?"

<인터뷰> 군 관계자 : "그건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수사과장님이 헌병대에서 연락을 해본다고 하니까.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상훈 씨 부모는 아직도 아들의 군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인터뷰> 박영현 (구상훈 어머니) : "부대 갔을 때 두 명이서 관물대 한 칸을 같이 쓴다고 했어요, 캐비넷을. 근데 아이의 군복은 없었어요... 그럼 아이의 군복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저희에게 아이가 제대했거나 그 때 당시에 아이가 입었던 군복이 거기 있었으면 저희에게 돌려줘야 당연하거지요. 아이 군복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참 의문입니다."

아들을 군에 보내는 우리나라 부모들은 보시는 통계처럼 끊이지 않는 구타사고 소식에 걱정이 많습니다.

고질적인 군대 구타 문화를 없앨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없는 걸까요?

우리나라와 같이 징병제를 채택한 나라, 수시로 크고 작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 군의 사례에서 그 해답을 찾아봤습니다.

가자지구 전쟁에서 돌아온 이스라엘군 육군 유발 병장입니다.

휴전상황인데도 주말휴가를 나갑니다. 민간인 복장에 배낭을 멨습니다.

그러나 빠질 수 없는 건 실탄을 소지한 자신의 소총입니다.

버스를 타고 남쪽 네게브 사막에서 5시간 거리인 북쪽 갈릴리 집으로 갑니다.

1시간째 아들을 기다리는 유발의 어머니.

아들이 나타나자 달려갑니다.

<녹취> "유발아~~~"

모든 가족이 모였습니다.

가족은 웃음꽃을 피웁니다.

그 사이 유발병장은 자신이 가져온 소총을 3개로 분리해 각각 다른 방으로 옮겨놓습니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섭니다.

아들이 2주마다 집에 오기 때문에 유발 가족은 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매일 전화도 할 수 있어서 구타 사건이 벌어지면 가족들이 바로 알게 돼 있습니다.

<인터뷰> 유발 어머니 : "힘든 한 주였는지, 행군은 괜찮았는지 등 목소리만 들어도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있을 건지를 얘기해요. 전 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알려줍니다. (비록 부대에 있어도 연락이 유지돼 무슨 일이 있는지 서로 잘 알 수 있어서 안심이 된다는 말씀이죠?) 네 바로 그겁니다."

최근 아들이 가자지구 전쟁에 투입된 한 달은 지난 3년 동안 가장 긴 작전이었고 가족에게도 가장 힘든 기간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발 어머니 : "만일 한 달 동안 소식을 못 들었으면 완전 정신이 나갔을 거예요. 정상이 아니죠. 그런 상황을 생각할 수조차 없어요. 이번 가자지구 전쟁 때 35일간 집에 올 수 없었는데 35일 만에 집에 오니 우리 모두 열광했어요. 막혔던 숨구멍이 열렸어요."

군을 다녀온 아버지도 동감합니다.

<인터뷰> 유발 : "아버지 어머니는 주로 밥은 잘 먹었는지 잠은 잘 잤는지를 물어본다면 저는 주로 분대원과의 경험 어려움에 대해서 물어봐요. 아들이 어려운 경우 저에게 알려줘요. 통화도 아주 중요해요. 아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제가 알 수 있잖아요."

다음 날 유발 병장은 일어나자마자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

여자 친구, 릴리 양은 러시아계 유대인입니다. 릴리 양도 현재 2년 군복무 중입니다.

2주마다 서로 만나 데이트하기 때문에 애정에 금이 갈 일이 별로 없습니다.

<인터뷰> 유발-릴리 : " 저희는 하루에 한 번이나 두 번씩 통화해요. 매일 통화해요. (남녀 둘 다 군대에 있으면서 계속 만나는 커플이 많나요?) 네 그런 커플들이 많아요. 매우 일반적이죠. 2주에 한 번씩은 나가니까 관계유지하기가 쉬워요. 만나니까요. 만약 6개월에 한 번씩 만난다면 아마 힘들거에요. 훨씬 더 힘들죠."

훈련소에 갓 입대한 훈련병들도 주말휴가를 갑니다.

이집트 접경, 최근 가자지구 전쟁이 일어난 최전방 훈련소로 가봤습니다.

전투병 주특기를 받은 훈련병들입니다.

남군은 3년, 여군은 2년 복무를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사막에서 먹고 자며 닷새를 보냅니다.

그리고 주말마다 집에 갑니다.

남군, 여군 똑같습니다.

휴대폰도 매일 잠자기 전 한 시간씩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야엘(훈련병) : "자기 전에 1시간씩 부모님, 가족과의 통화가 허용됩니다. 훈련현장에 있을 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 통화 안 되고요."

<녹취> “주말엔 쉬어야 병사들의 전투력이 높아진다.”

이스라엘군이 공유하는 군의 기본 정신입니다.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휴대폰을 허용하고 유연한 휴가 제도를 실시해 자율적인 군기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후방에 있는 병사들은 주말마다 집에 갈 수 있고 출퇴근 근무도 가능한 부대도 있습니다.

최전방 전투병이라도 2주에 한 번씩 휴가를 받아 집에 다녀옵니다. 부대원이 교대로 휴가를 가며 휴가때 우리 군처럼 소속 부대 인근을 벗어나지 못하는것도 아닙니다.

<인터뷰> 유발병장 : "사실 매번 휴가를 나갈 때마다 전날 밤엔 나가서 무엇을 할 건지 아버지를 포옹하는 것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서 집을 보고 어머니의 요리냄새를 맡고..."

이스라엘군에도 구타가 있을까요?

<인터뷰> 유발(병장) : "군인 고소청이란 게 있어요. 군인이 저를 고소할 수 있어요. 후임 군인들은 분대장인 제가 자기들을 때리면 고소할 수 있어요. 제가 처벌받지요. 병사를 때린 지휘관 장교가 있었어요. 20일 영창을 갔지요."

일반 병사들끼리의 업무지시는 군법 상 금지되며 유발병장 같은 분대장만이 업무지시를 할 수 있습니다.

군법상 분대장을 제외한 나머지 분대원들은 계급이 있어도 동등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인터뷰> 유발(병장) : "나대신 보초 좀 서줄래? 청소 좀 해줄래? 등을 부탁할 순 있지만 너는 이것을 꼭 해야 한다는 업무지시는 분대장인 저만이 할 수 있어요."

그럼 이스라엘군은 어떻게 군기를 유지할까?

해답은 잘잘못에 따라 휴가를 통제하는 시스템입니다.

<인터뷰> 유발(병장) : "지휘관으로서 벌을 줄 수 있는데 때리는 것이나 욕설은 절대 안 됩니다. 벌은 휴가로줍니다.원래 휴가를 아침 7시에 나가야 하는데 오전 11시에 나가게 한다든지 아니면 휴가를 아예 못하게 한다든지. 구타는 절대 안 됩니다."

이런 자율적인 병영문화는 이스라엘군의 자살건수를 줄이는 데 큰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10년 전 한 해 30여명 수준이었던 자살 병사 수가 꾸준히 하향추세를 보이며 최근 한 자리 수까지 떨어졌습니다.

<녹취> “가정과 사회로부터 고립된 조직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하는 군대!”

유대인들의 이같은 지혜는 이스라엘군에도 녹아 있습니다.

1년 7개월 만에 식물인간에서 기적적으로 깨어난 구상훈 씨.

방송에 나온 자신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상훈 씨 부모는 지난 2년간 한으로 남아있던 울분을 방송을 보며 삭입니다.

한 병동에 있는 환자들도 같은 마음입니다.

<인터뷰> 유선희 : "다 큰 청년들 혈기왕성한 아이들을 어떻게 구타해요. 그건 말이 아니죠, 나는 그건 속상하고 상훈이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고 그 엄마 말없이 간병하는 거 보면 너무 마음이 아파요. 오늘 정말 마음이 아파요."

<인터뷰> 구상훈 : "억울합니다. 사실대로 밝혀주세요."

아직도 남은 많은 의혹들.

우리의 아들이자 동생인 병사들이 안심하고 군대를 다녀올 수 있도록.

어떤 대안과 제도로 군대 폭력을 막을 수 있을지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고민해야 할 땝니다.
  • 식물인간 이등병 ‘군복의 행방은?’
    • 입력 2014.11.14 (23:40)
    • 수정 2014.12.17 (15:06)
    취재파일K
식물인간 이등병 ‘군복의 행방은?’
<앵커 멘트>

식물인간 상태에서 1년 7개월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난 이등병 구상훈 씨.

각목 구타를 당했다는 증언이 KBS를 통해 방송된 뒤 많은 국민들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국방부가 전면 재수사 방침을 밝힌 가운데 취재파일 K는 새롭게 제기되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이영풍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최용한(국방부 공보과장/12일) : "15사단 구 이병 사건 관련,철저한 재수사한다는 내용 다시 한번 더 강조합니다."

재수사의 핵심은 뒷통수 상처입니다.

철저 수사를 다짐한 국방부.

그러나,다시 한번 "뒷통수 상처는 '욕창'이다, 또 알게된 시점도 구상훈 씨가 옮겨진 민간병원에서였다"며 군부대와의 관련을 부인했습니다.

<인터뷰> 최용한(국방부 공보과장/12일) : "그 당시에는 흔적이,상처가 없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목 뒤에 있는 상처는 구 모 이병이 입원해서 2주 이상 지난 3월 5일에 부모가 욕창...상처를 발견하고, 이것이 구타에 의한 상처가 아닌가, 이렇게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당시 상훈 씨 소속 육군 15사단 관계자들이 KBS 취재진에게 해명한 상처 발견 시점과 부모의 진술이 완전히 다릅니다.

군 헌병대는 상훈 씨가 쓰러진 사고당일부터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인터뷰> 기자 : "첫 날에 가족들이 뒷통수 상처자국을 주장했잖아요?"

<인터뷰> 당시 수사관(음성변조) : "(...)주장을 하고 그 이후에 이제 그 진술이 오고 갔던 것 같습니다.하여튼 담당 의사가 이 멍자국은 욕창이라고 진술을 해줬던 부분입니다."

상훈씨가 입원했던 민간병원의 간호 기록지도 국방부의 공식 발표와 완전히 다릅니다.

국방부는 욕창을 사고 보름여 만에 민간병원에서 발견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병원 간호기록지에는 욕창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돼 있습니다.

국방부는 왜 없는 사실을 언급하는 것일까?

또 한가지 사건의 진실을 밝혀줄 단서는 구 씨의 군복입니다.

<인터뷰> 구상훈 : "(보급실 앞에서 구타당했을 때 뭘 입고 있었나요?) 군복....군복...."

상훈 씨의 증언대로라면 군복을 입은 상태로 머리를 각목에 맞은 겁니다.

하지만, 상훈 씨에 대한 군의 사건 기록에는 사고당시 군복이 아닌 활동복, 즉 체육복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돼 있습니다.

사건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는 상훈 씨의 구토물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벌입니다.

구토물은 헌병대가 증거물로 제출한 상훈 씨의 활동복 상의였습니다.

수사기록엔 상훈 씨가 생활관 화장실에서 쓰러진 뒤 1층 의무대로 내려가는 계단에 쓰러졌다고 합니다.

상훈 씨는 이때부터 활동복을 입고 있었다는 겁니다.

<녹취> 당시 수사관 (음성변조) : "00 병사가 상훈이를 부축해 1층 의무실로 내려가다가 좀 힘들어 보이고 땀을 많이 흘리고 해서 옷을 벗겨줍니다.식은 땀을 흘리니까"

군복을 입고 맞았다는 상훈 씨가 왜 활동복을 입었을까?

추운 2월에 누가 언제 어디서 왜 상훈 씨의 군복을 벗긴 것일까?

군복에 상훈 씨의 혈흔이나 다른 이물질이 묻어 있다면 당시 정황을 밝혀줄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지만 현재 군복은 찾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2년 전 사고 직후, 가족은 군부대를 찾아 군 관계자에게 이 군복에 대해 캐묻습니다.

<인터뷰> 가족(2년전 대화내용) : "상훈이 옷 같은거 다 치운 거에요? 다 어디 갔나요? 옷 같은게 어디갔냐고?"

<인터뷰> 군 관계자 : "지금 제가 애들 관물대를....."

<인터뷰> 가족 : "갖고 다니던 수첩도 있을텐데..."

<인터뷰> 군 관계자 : "이거 이게 상훈이 지갑인 거고요..."

상훈 씨의 군복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건 초기부터 사라진 겁니다.

<인터뷰> 가족 : "지금 저희 부모가 이걸(상훈 씨 소지품) 못 가져가는 건가요?"

<인터뷰> 군 관계자 : "그건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수사과장님이 헌병대에서 연락을 해본다고 하니까.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상훈 씨 부모는 아직도 아들의 군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인터뷰> 박영현 (구상훈 어머니) : "부대 갔을 때 두 명이서 관물대 한 칸을 같이 쓴다고 했어요, 캐비넷을. 근데 아이의 군복은 없었어요... 그럼 아이의 군복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저희에게 아이가 제대했거나 그 때 당시에 아이가 입었던 군복이 거기 있었으면 저희에게 돌려줘야 당연하거지요. 아이 군복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참 의문입니다."

아들을 군에 보내는 우리나라 부모들은 보시는 통계처럼 끊이지 않는 구타사고 소식에 걱정이 많습니다.

고질적인 군대 구타 문화를 없앨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없는 걸까요?

우리나라와 같이 징병제를 채택한 나라, 수시로 크고 작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 군의 사례에서 그 해답을 찾아봤습니다.

가자지구 전쟁에서 돌아온 이스라엘군 육군 유발 병장입니다.

휴전상황인데도 주말휴가를 나갑니다. 민간인 복장에 배낭을 멨습니다.

그러나 빠질 수 없는 건 실탄을 소지한 자신의 소총입니다.

버스를 타고 남쪽 네게브 사막에서 5시간 거리인 북쪽 갈릴리 집으로 갑니다.

1시간째 아들을 기다리는 유발의 어머니.

아들이 나타나자 달려갑니다.

<녹취> "유발아~~~"

모든 가족이 모였습니다.

가족은 웃음꽃을 피웁니다.

그 사이 유발병장은 자신이 가져온 소총을 3개로 분리해 각각 다른 방으로 옮겨놓습니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섭니다.

아들이 2주마다 집에 오기 때문에 유발 가족은 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매일 전화도 할 수 있어서 구타 사건이 벌어지면 가족들이 바로 알게 돼 있습니다.

<인터뷰> 유발 어머니 : "힘든 한 주였는지, 행군은 괜찮았는지 등 목소리만 들어도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있을 건지를 얘기해요. 전 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알려줍니다. (비록 부대에 있어도 연락이 유지돼 무슨 일이 있는지 서로 잘 알 수 있어서 안심이 된다는 말씀이죠?) 네 바로 그겁니다."

최근 아들이 가자지구 전쟁에 투입된 한 달은 지난 3년 동안 가장 긴 작전이었고 가족에게도 가장 힘든 기간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발 어머니 : "만일 한 달 동안 소식을 못 들었으면 완전 정신이 나갔을 거예요. 정상이 아니죠. 그런 상황을 생각할 수조차 없어요. 이번 가자지구 전쟁 때 35일간 집에 올 수 없었는데 35일 만에 집에 오니 우리 모두 열광했어요. 막혔던 숨구멍이 열렸어요."

군을 다녀온 아버지도 동감합니다.

<인터뷰> 유발 : "아버지 어머니는 주로 밥은 잘 먹었는지 잠은 잘 잤는지를 물어본다면 저는 주로 분대원과의 경험 어려움에 대해서 물어봐요. 아들이 어려운 경우 저에게 알려줘요. 통화도 아주 중요해요. 아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제가 알 수 있잖아요."

다음 날 유발 병장은 일어나자마자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

여자 친구, 릴리 양은 러시아계 유대인입니다. 릴리 양도 현재 2년 군복무 중입니다.

2주마다 서로 만나 데이트하기 때문에 애정에 금이 갈 일이 별로 없습니다.

<인터뷰> 유발-릴리 : " 저희는 하루에 한 번이나 두 번씩 통화해요. 매일 통화해요. (남녀 둘 다 군대에 있으면서 계속 만나는 커플이 많나요?) 네 그런 커플들이 많아요. 매우 일반적이죠. 2주에 한 번씩은 나가니까 관계유지하기가 쉬워요. 만나니까요. 만약 6개월에 한 번씩 만난다면 아마 힘들거에요. 훨씬 더 힘들죠."

훈련소에 갓 입대한 훈련병들도 주말휴가를 갑니다.

이집트 접경, 최근 가자지구 전쟁이 일어난 최전방 훈련소로 가봤습니다.

전투병 주특기를 받은 훈련병들입니다.

남군은 3년, 여군은 2년 복무를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사막에서 먹고 자며 닷새를 보냅니다.

그리고 주말마다 집에 갑니다.

남군, 여군 똑같습니다.

휴대폰도 매일 잠자기 전 한 시간씩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야엘(훈련병) : "자기 전에 1시간씩 부모님, 가족과의 통화가 허용됩니다. 훈련현장에 있을 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 통화 안 되고요."

<녹취> “주말엔 쉬어야 병사들의 전투력이 높아진다.”

이스라엘군이 공유하는 군의 기본 정신입니다.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휴대폰을 허용하고 유연한 휴가 제도를 실시해 자율적인 군기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후방에 있는 병사들은 주말마다 집에 갈 수 있고 출퇴근 근무도 가능한 부대도 있습니다.

최전방 전투병이라도 2주에 한 번씩 휴가를 받아 집에 다녀옵니다. 부대원이 교대로 휴가를 가며 휴가때 우리 군처럼 소속 부대 인근을 벗어나지 못하는것도 아닙니다.

<인터뷰> 유발병장 : "사실 매번 휴가를 나갈 때마다 전날 밤엔 나가서 무엇을 할 건지 아버지를 포옹하는 것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서 집을 보고 어머니의 요리냄새를 맡고..."

이스라엘군에도 구타가 있을까요?

<인터뷰> 유발(병장) : "군인 고소청이란 게 있어요. 군인이 저를 고소할 수 있어요. 후임 군인들은 분대장인 제가 자기들을 때리면 고소할 수 있어요. 제가 처벌받지요. 병사를 때린 지휘관 장교가 있었어요. 20일 영창을 갔지요."

일반 병사들끼리의 업무지시는 군법 상 금지되며 유발병장 같은 분대장만이 업무지시를 할 수 있습니다.

군법상 분대장을 제외한 나머지 분대원들은 계급이 있어도 동등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인터뷰> 유발(병장) : "나대신 보초 좀 서줄래? 청소 좀 해줄래? 등을 부탁할 순 있지만 너는 이것을 꼭 해야 한다는 업무지시는 분대장인 저만이 할 수 있어요."

그럼 이스라엘군은 어떻게 군기를 유지할까?

해답은 잘잘못에 따라 휴가를 통제하는 시스템입니다.

<인터뷰> 유발(병장) : "지휘관으로서 벌을 줄 수 있는데 때리는 것이나 욕설은 절대 안 됩니다. 벌은 휴가로줍니다.원래 휴가를 아침 7시에 나가야 하는데 오전 11시에 나가게 한다든지 아니면 휴가를 아예 못하게 한다든지. 구타는 절대 안 됩니다."

이런 자율적인 병영문화는 이스라엘군의 자살건수를 줄이는 데 큰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10년 전 한 해 30여명 수준이었던 자살 병사 수가 꾸준히 하향추세를 보이며 최근 한 자리 수까지 떨어졌습니다.

<녹취> “가정과 사회로부터 고립된 조직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하는 군대!”

유대인들의 이같은 지혜는 이스라엘군에도 녹아 있습니다.

1년 7개월 만에 식물인간에서 기적적으로 깨어난 구상훈 씨.

방송에 나온 자신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상훈 씨 부모는 지난 2년간 한으로 남아있던 울분을 방송을 보며 삭입니다.

한 병동에 있는 환자들도 같은 마음입니다.

<인터뷰> 유선희 : "다 큰 청년들 혈기왕성한 아이들을 어떻게 구타해요. 그건 말이 아니죠, 나는 그건 속상하고 상훈이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고 그 엄마 말없이 간병하는 거 보면 너무 마음이 아파요. 오늘 정말 마음이 아파요."

<인터뷰> 구상훈 : "억울합니다. 사실대로 밝혀주세요."

아직도 남은 많은 의혹들.

우리의 아들이자 동생인 병사들이 안심하고 군대를 다녀올 수 있도록.

어떤 대안과 제도로 군대 폭력을 막을 수 있을지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고민해야 할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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