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파 연구 결과 “천안함, 잠수함과 충돌” 주장

입력 2014.11.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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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가 아닌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0일 국제 학술지 '음향학과 진동학의 진전'(Advances in Acoustics and Vibration·AAV) 온라인판에 경성대 김황수 물리학과 명예교수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원(기계공학)인 머로 카레스타(Mauro Caresta)가 쓴 공동 연구 논문이 올랐다.

김 교수와 머로는 '정말 무엇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What Really Caused the ROKS Cheonan Warship Sinking?)라는 제목의 이 논문에서, 천안함 침몰 당시 백령도에서 관측된 지진파 주파수를 분석한 결과 천안함이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정말 무엇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 논문 캡처

◆ 지진파 보니 “100m 넘는 잠수함과 충돌한 듯”

연구진은 당시 지진파가 저주파인 8.5㎐ 기본 진동수의 주파수에서 강한 피크 진폭을 보이는 데 주목했다. 이 지진파는 8.5㎐의 정수배(2·3·4배) 주파수에서도 차례로 강한 피크 값을 보이는 '조화 주파수' 형태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수중 폭발에 의한 지진파에서는 이러한 조화 주파수를 가진 지진파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천안함 침몰의 원인으로 지목한 어뢰 폭발을 부정한 것이다.

대신 연구진은 조화 주파수는 일반적으로 악기와 같은 조형물, 즉 기하학적 형태의 금속 물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 ‘정말 무엇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 논문 캡처

특히 연구진은 잠수함을 기하학적 형태의 금속 물체(튜브형)라고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한 결과, 튜브형 금속 조형물 축 진동의 고유 진동수 스펙트럼과 지진파 관측 결과가 ‘만족스럽게’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백령도에서 관측된 지진파가 잠수함과 천안함이 충돌했을 때 잠수함에서 발생하는 자연 진동수와 일치한다고 결론 내렸다.

잠수함의 크기(10% 오차범위)가 길이 113m, 지름 5.6m일 것이라는 구체적인 추정도 덧붙였다.

연구진은 천안함 선체는 1.2㎝ 두께의 철과 알루미늄으로 형성된 반면 잠수함은 6㎝ 이상의 고강철로 만들어져, 잠수함이 거의 손상을 입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김 교수는 군 당국이 언론에 공개한 천안함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을 토대로 천안함과 잠수함의 충돌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TOD 영상을 분석한 결과, 반파된 함수의 표류 속도가 조류 속도보다 낮고 때때로 조류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게 근거로 제시됐다.

또 백령도 서부 해안의 조류는 대체로 한 방향으로 흐르는데 반파된 함수가 시계 방향으로 200도 이상 회전한 것은 자체 동력을 가진 잠수함 위에 우연히 걸쳐져 이동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AAV에 실린 논문에서 "46명이 숨진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가 새로운 조사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방부는 정부 발표 이후에도 계속되는 천안함 관련 의혹 제기에 대해 "근거가 빈약해 무시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오늘(29일) KBS와의 통화에서 "천안함 침몰 조사에는 (정부만이 아니라) 민간 전문가가 참여했고 한국, 미국 등 여러 나라가 나섰다"며 "그 결과 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어뢰 폭발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많지만 다른 의혹의 근거들은 매우 빈약하다"며 "이러한 '우기기식 주장'은 무시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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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파 연구 결과 “천안함, 잠수함과 충돌” 주장
    • 입력 2014-11-29 16:30:27
    정치
2010년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가 아닌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0일 국제 학술지 '음향학과 진동학의 진전'(Advances in Acoustics and Vibration·AAV) 온라인판에 경성대 김황수 물리학과 명예교수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원(기계공학)인 머로 카레스타(Mauro Caresta)가 쓴 공동 연구 논문이 올랐다. 김 교수와 머로는 '정말 무엇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What Really Caused the ROKS Cheonan Warship Sinking?)라는 제목의 이 논문에서, 천안함 침몰 당시 백령도에서 관측된 지진파 주파수를 분석한 결과 천안함이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정말 무엇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 논문 캡처 ◆ 지진파 보니 “100m 넘는 잠수함과 충돌한 듯” 연구진은 당시 지진파가 저주파인 8.5㎐ 기본 진동수의 주파수에서 강한 피크 진폭을 보이는 데 주목했다. 이 지진파는 8.5㎐의 정수배(2·3·4배) 주파수에서도 차례로 강한 피크 값을 보이는 '조화 주파수' 형태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수중 폭발에 의한 지진파에서는 이러한 조화 주파수를 가진 지진파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천안함 침몰의 원인으로 지목한 어뢰 폭발을 부정한 것이다. 대신 연구진은 조화 주파수는 일반적으로 악기와 같은 조형물, 즉 기하학적 형태의 금속 물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 ‘정말 무엇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 논문 캡처 특히 연구진은 잠수함을 기하학적 형태의 금속 물체(튜브형)라고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한 결과, 튜브형 금속 조형물 축 진동의 고유 진동수 스펙트럼과 지진파 관측 결과가 ‘만족스럽게’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백령도에서 관측된 지진파가 잠수함과 천안함이 충돌했을 때 잠수함에서 발생하는 자연 진동수와 일치한다고 결론 내렸다. 잠수함의 크기(10% 오차범위)가 길이 113m, 지름 5.6m일 것이라는 구체적인 추정도 덧붙였다. 연구진은 천안함 선체는 1.2㎝ 두께의 철과 알루미늄으로 형성된 반면 잠수함은 6㎝ 이상의 고강철로 만들어져, 잠수함이 거의 손상을 입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김 교수는 군 당국이 언론에 공개한 천안함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을 토대로 천안함과 잠수함의 충돌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TOD 영상을 분석한 결과, 반파된 함수의 표류 속도가 조류 속도보다 낮고 때때로 조류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게 근거로 제시됐다. 또 백령도 서부 해안의 조류는 대체로 한 방향으로 흐르는데 반파된 함수가 시계 방향으로 200도 이상 회전한 것은 자체 동력을 가진 잠수함 위에 우연히 걸쳐져 이동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AAV에 실린 논문에서 "46명이 숨진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가 새로운 조사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방부는 정부 발표 이후에도 계속되는 천안함 관련 의혹 제기에 대해 "근거가 빈약해 무시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오늘(29일) KBS와의 통화에서 "천안함 침몰 조사에는 (정부만이 아니라) 민간 전문가가 참여했고 한국, 미국 등 여러 나라가 나섰다"며 "그 결과 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어뢰 폭발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많지만 다른 의혹의 근거들은 매우 빈약하다"며 "이러한 '우기기식 주장'은 무시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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