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교통사고, 누가 어디서?

입력 2015.01.18 (22:49) 수정 2015.01.1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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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린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

사고는 느닷없이 찾아옵니다.

해마다 20만 건이 넘는 교통사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5천 명에 이릅니다.

밤이나 새벽에 일어나는 교통사고는 더 치명적입니다.

<인터뷰> 김준년(교통안전공단 교수) : "커브길을 돌자마자 바로 강한 불빛의 전조등을 보게 되면 순간적으로 시력을 2~3초 잃게 됩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율이 예전보다 다소 낮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OECD국가 중에서 세 손가락에 꼽힐 만큼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한밤 중이나 새벽에 일어나는 교통사고는 낮에 일어나는 사고보다 발생 건수는 적지만 사망이나 중상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치명적인 야간 교통사고, 어디서 많이 나고 어떤 사람들이 많이 내는지 면밀히 분석해봤습니다.

충정로 교통사고 화면 지난 3일 자정 무렵 서울 충정로역 부근, 인도를 넘어 상가에 충돌한 승용차가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차량은 참혹하게 부서졌고 운전자와 차에 치인 보행자 등 2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구흥서(사고 목격자) : "보행자는 순간적으로 몇 발짝 걷는데 팍 소리가 나고서 그만이야. 그 날은 몰랐어. 날이 춥고 이랬는데 그 다음날 보니까 바로 이 자리예요. 피가 흐르더라고..."

며칠 뒤 서울시 공무원들이 사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꽃을 달아두는 것입니다.

서울 시내만 놓고 봐도 이렇게 사람이 숨지는 교통사고가 매일 같이 일어납니다.

그 상당수는 야간에 일어나는 사고입니다.

<인터뷰> 이문주(서울시 교통운영과 팀장) : "일주일에 교통사고로 인해서 돌아가시는 사망 사고가 한 7건 정도 되는데요. 그 비중은 야간에 4건에서 5건 정도로 그렇게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밤이 깊어지면서 하루 종일 막혀있던 도로에 다소 숨통이 트입니다.

하지만 교통사고에는 취약해지는 시간입니다.

지난 2013년 교통사고 사망자 5천여 명 가운데 2천 7백여 명이 오후 6시부터 새벽 6시 사이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야간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어디일까.

KBS는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데이터베이스 21만 5천여건을 분석해 야간 교통사고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 ‘클릭!’ 야간 교통사고 다발 지점

분석 결과, 야간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교보타워사거리로 나타났습니다.

밤 12시, 취객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차도로 내려섭니다.

경찰의 단속과 만류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야간에도 한 시간에 최다 8천 5백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이 혼잡한 사거리에서 평균 1주일에 한 건 이상의 야간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인터뷰> 한상연(도로교통공단 사고분석개선처 차장) : "아무래도 보행자들이 많이 통행을 하다보니까 보행자 사고가 많이 발생합니다.또 강남대로 전체 부분이 현재 버스 전용차로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버스 전용차로 부분에 유턴이 안되는데 불법적으로 유턴을 시행하는 차량들이 있습니다."

지역을 좀 넓혀보면 교보타워사거리를 포함해 신사역에서 강남역까지 이어지는 강남대로 구간이 전국 최다의 야간 교통사고 발생 구간입니다.

이 구간에서 1년 동안 178건의 야간 교통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처럼 도심지의 경우 야간 교통사고 다발 지역은 대부분 통행량이 많은 간선도로의 교차로에 집중돼 있습니다.

하지만 도심 외곽의 경우 간선도로보다 이면도로가 야간 교통사고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원도 원주시의 한 이면도롭니다.

인도가 따로 없는 좁은 도로 양쪽을 주차된 차량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통행량이 많지는 않지만 교행하는 차량들과 보행자가 뒤섞이는 상황이 종종 일어납니다.

이 도로에서는 1년 동안 41건의 야간교통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포장마차 상인 : "최근에 본 것도 화물차가 막 달려오다가 승용차랑 부딪쳐가지고 (사람도 다치고?) 앰뷸란스 오면 항상 태우고 가고 그러잖아요.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쳤으니까 타고 가겠죠."

<인터뷰> 인근 주민 : "밤에는 이렇게 양쪽으로 차를 대더라고요. 좁으니까 쌍방으로 교통이 돼야 되는데 안되니까 사고나고 부딪치고. 운전하는 사람들이 맨 정신이 아니니까 또 사고나고."

KBS 분석 결과, 면허 취득 년수와 야간 교통 사망 사고 사이에도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면허를 딴 지 1년 이내의 초보운전자는 전체 사망사고 가운데 야간에 사고를 낸 비율이 62.3%로 주간 사망사고율 37.7%보다 25% 포인트 높았습니다.

하지만 면허를 따고 시간이 지날수록 야간 사망 교통사고 비율은 낮아졌습니다.

운전 면허를 취득한 지 15년 이상이 된 베테랑 운전자들의 경우 밤 시간대 사망사고 비율이 주간보다 오히려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장택영(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젊은 운전자들의 경우에는 생활패턴의 중심이 야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고령운전자들에 비해서 과속이나 음주 특히 법규 위반을 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고 치사율이 높은 운전자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초보 운전자의 야간 교통사고 내용을 분석해본 결과, 10대 오토바이 운전자의 사고 비율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현재 원동기 면허에 대해서는 16세부터 면허취득이 가능합니다.

<인터뷰> 황대곤(도로교통공단 연구원) : "평소에는 오토바이 자전거 사고는 한 10% 정도 발생한다고 보면 되는데요. 저희가 분석한 야간 교통사고 다발지역 결과에 따르면 다발 지역 안에서는 16세에서 18세의 이륜차 교통사고가 60% 가까이 발생했습니다. 평소보다는 6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고 보면 되는거죠."

야간운전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경북 상주에 있는 교통안전교육센터를 찾았습니다.

색깔이 다른 7개의 고무 고깔에 대한 시인성 실험입니다.

낮에는 150미터 밖에서 모두 식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50미터 앞에까지 와도 흰색, 황색, 적색의 고깔만 어렴풋이 보입니다.

25미터 까지 다가가면 고깔 7개의 형체가 희미하게 보이고 7~8미터 앞에서야 비로소 색깔와 모양을 모두 인식할 수 있습니다.

주행하는 자동차가 하이빔을 켠 채 마주 보고 있는 자동차와 교행을 하는 상황입니다.

두 자동차의 불빛 사이에 사람이 서 있지만 운전자의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수증기가 증발된 것처럼 물체가 보이지 않게 되는 증발 현상입니다.

마주 오는 차량의 강한 전조등 불빛을 정면으로 봤을 때 순간적으로 시력을 잃기도 합니다.

이를 현혹현상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김준년(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 교수) : "특히 커브길에서 순간적으로 강한 불빛을 봤을 때는 사물을 우리가 시력을 2~3초 정도 놓치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가 2~3초 동안 아무 저항없이 차가 주행하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질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 차량의 전조등이 정면만을 비추기 때문에 커브길에서는 회전하는 방향의 바닥에 놓여 있는 물체를 보지 못해서 추돌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인터뷰> 하승우(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 교수) : "야간운전은 주간에 비해서 정보 획득하는 것이 전조등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데요. 초보운전자가 자동차를 잘 제어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정보 획득도 주간에 비해서 떨어지게 된다면 야간에 운전할 때에 갑자기 나타나는 장애물에 대해서 대응할 수도 없고 하기 때문에 ..."

야간 운전과 주간 운전이 이렇게 다르지만 초보 운전자들은 밤길 운전 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길영진(운전면허 합격자) : "(학원에서 야간 운전관련해서 주의할 점 배운 것이 있나요?) 그건 따로 없는 것 같은데... 뒤 차에 불빛에 많이 신경쓰일 것 같으면 차를 바꿔서 운전해라 뭐 이 정도..."

<인터뷰> 노태훈(운전면허 합격자) : "(만약에 지금 밤에 갑자기 운전할 일이 생긴다면 운전할 수 있겠어요?) 택시 타야죠...절대..."

운전 면허 연습이나 실기 시험은 낮에 모두 이뤄지고, 필기 시험의 경우에도 문제 은행의 700개 문항 가운데 야간 운전과 관련한 문항은 21개, 3%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인석(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부장) : "독일 같은 경우에는 고속도로에서의 운전, 그 다음에 야간시 운전을 실제 운전면허 취득전에 교육과정 내에 포함해서 실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에는 제한 면허제도와 관찰 면허제도를 병행해서 실질적으로 다양한 교통상황에서의 운전자들이 올바르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교육하는 그런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입니다.



교통사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마저도 믿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신고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교통사고 대책을 위해서는 어디서, 왜, 누가 사고를 내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야간운전, 특히 초보의 야간운전이 위험하다면 그에 맞는 대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배운 게 없는데…’ 치명적 위험, 초보의 밤길 운전

☞ [데이터 돋보기] 초보 운전자, 야간 사망사고 위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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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간 교통사고, 누가 어디서?
    • 입력 2015-01-18 23:21:16
    • 수정2015-01-19 07:48:44
    취재파일K

어둠이 내린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

사고는 느닷없이 찾아옵니다.

해마다 20만 건이 넘는 교통사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5천 명에 이릅니다.

밤이나 새벽에 일어나는 교통사고는 더 치명적입니다.

<인터뷰> 김준년(교통안전공단 교수) : "커브길을 돌자마자 바로 강한 불빛의 전조등을 보게 되면 순간적으로 시력을 2~3초 잃게 됩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율이 예전보다 다소 낮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OECD국가 중에서 세 손가락에 꼽힐 만큼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한밤 중이나 새벽에 일어나는 교통사고는 낮에 일어나는 사고보다 발생 건수는 적지만 사망이나 중상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치명적인 야간 교통사고, 어디서 많이 나고 어떤 사람들이 많이 내는지 면밀히 분석해봤습니다.

충정로 교통사고 화면 지난 3일 자정 무렵 서울 충정로역 부근, 인도를 넘어 상가에 충돌한 승용차가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차량은 참혹하게 부서졌고 운전자와 차에 치인 보행자 등 2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구흥서(사고 목격자) : "보행자는 순간적으로 몇 발짝 걷는데 팍 소리가 나고서 그만이야. 그 날은 몰랐어. 날이 춥고 이랬는데 그 다음날 보니까 바로 이 자리예요. 피가 흐르더라고..."

며칠 뒤 서울시 공무원들이 사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꽃을 달아두는 것입니다.

서울 시내만 놓고 봐도 이렇게 사람이 숨지는 교통사고가 매일 같이 일어납니다.

그 상당수는 야간에 일어나는 사고입니다.

<인터뷰> 이문주(서울시 교통운영과 팀장) : "일주일에 교통사고로 인해서 돌아가시는 사망 사고가 한 7건 정도 되는데요. 그 비중은 야간에 4건에서 5건 정도로 그렇게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밤이 깊어지면서 하루 종일 막혀있던 도로에 다소 숨통이 트입니다.

하지만 교통사고에는 취약해지는 시간입니다.

지난 2013년 교통사고 사망자 5천여 명 가운데 2천 7백여 명이 오후 6시부터 새벽 6시 사이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야간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어디일까.

KBS는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데이터베이스 21만 5천여건을 분석해 야간 교통사고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 ‘클릭!’ 야간 교통사고 다발 지점

분석 결과, 야간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교보타워사거리로 나타났습니다.

밤 12시, 취객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차도로 내려섭니다.

경찰의 단속과 만류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야간에도 한 시간에 최다 8천 5백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이 혼잡한 사거리에서 평균 1주일에 한 건 이상의 야간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인터뷰> 한상연(도로교통공단 사고분석개선처 차장) : "아무래도 보행자들이 많이 통행을 하다보니까 보행자 사고가 많이 발생합니다.또 강남대로 전체 부분이 현재 버스 전용차로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버스 전용차로 부분에 유턴이 안되는데 불법적으로 유턴을 시행하는 차량들이 있습니다."

지역을 좀 넓혀보면 교보타워사거리를 포함해 신사역에서 강남역까지 이어지는 강남대로 구간이 전국 최다의 야간 교통사고 발생 구간입니다.

이 구간에서 1년 동안 178건의 야간 교통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처럼 도심지의 경우 야간 교통사고 다발 지역은 대부분 통행량이 많은 간선도로의 교차로에 집중돼 있습니다.

하지만 도심 외곽의 경우 간선도로보다 이면도로가 야간 교통사고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원도 원주시의 한 이면도롭니다.

인도가 따로 없는 좁은 도로 양쪽을 주차된 차량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통행량이 많지는 않지만 교행하는 차량들과 보행자가 뒤섞이는 상황이 종종 일어납니다.

이 도로에서는 1년 동안 41건의 야간교통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포장마차 상인 : "최근에 본 것도 화물차가 막 달려오다가 승용차랑 부딪쳐가지고 (사람도 다치고?) 앰뷸란스 오면 항상 태우고 가고 그러잖아요.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쳤으니까 타고 가겠죠."

<인터뷰> 인근 주민 : "밤에는 이렇게 양쪽으로 차를 대더라고요. 좁으니까 쌍방으로 교통이 돼야 되는데 안되니까 사고나고 부딪치고. 운전하는 사람들이 맨 정신이 아니니까 또 사고나고."

KBS 분석 결과, 면허 취득 년수와 야간 교통 사망 사고 사이에도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면허를 딴 지 1년 이내의 초보운전자는 전체 사망사고 가운데 야간에 사고를 낸 비율이 62.3%로 주간 사망사고율 37.7%보다 25% 포인트 높았습니다.

하지만 면허를 따고 시간이 지날수록 야간 사망 교통사고 비율은 낮아졌습니다.

운전 면허를 취득한 지 15년 이상이 된 베테랑 운전자들의 경우 밤 시간대 사망사고 비율이 주간보다 오히려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장택영(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젊은 운전자들의 경우에는 생활패턴의 중심이 야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고령운전자들에 비해서 과속이나 음주 특히 법규 위반을 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고 치사율이 높은 운전자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초보 운전자의 야간 교통사고 내용을 분석해본 결과, 10대 오토바이 운전자의 사고 비율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현재 원동기 면허에 대해서는 16세부터 면허취득이 가능합니다.

<인터뷰> 황대곤(도로교통공단 연구원) : "평소에는 오토바이 자전거 사고는 한 10% 정도 발생한다고 보면 되는데요. 저희가 분석한 야간 교통사고 다발지역 결과에 따르면 다발 지역 안에서는 16세에서 18세의 이륜차 교통사고가 60% 가까이 발생했습니다. 평소보다는 6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고 보면 되는거죠."

야간운전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경북 상주에 있는 교통안전교육센터를 찾았습니다.

색깔이 다른 7개의 고무 고깔에 대한 시인성 실험입니다.

낮에는 150미터 밖에서 모두 식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50미터 앞에까지 와도 흰색, 황색, 적색의 고깔만 어렴풋이 보입니다.

25미터 까지 다가가면 고깔 7개의 형체가 희미하게 보이고 7~8미터 앞에서야 비로소 색깔와 모양을 모두 인식할 수 있습니다.

주행하는 자동차가 하이빔을 켠 채 마주 보고 있는 자동차와 교행을 하는 상황입니다.

두 자동차의 불빛 사이에 사람이 서 있지만 운전자의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수증기가 증발된 것처럼 물체가 보이지 않게 되는 증발 현상입니다.

마주 오는 차량의 강한 전조등 불빛을 정면으로 봤을 때 순간적으로 시력을 잃기도 합니다.

이를 현혹현상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김준년(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 교수) : "특히 커브길에서 순간적으로 강한 불빛을 봤을 때는 사물을 우리가 시력을 2~3초 정도 놓치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가 2~3초 동안 아무 저항없이 차가 주행하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질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 차량의 전조등이 정면만을 비추기 때문에 커브길에서는 회전하는 방향의 바닥에 놓여 있는 물체를 보지 못해서 추돌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인터뷰> 하승우(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교육센터 교수) : "야간운전은 주간에 비해서 정보 획득하는 것이 전조등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데요. 초보운전자가 자동차를 잘 제어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정보 획득도 주간에 비해서 떨어지게 된다면 야간에 운전할 때에 갑자기 나타나는 장애물에 대해서 대응할 수도 없고 하기 때문에 ..."

야간 운전과 주간 운전이 이렇게 다르지만 초보 운전자들은 밤길 운전 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길영진(운전면허 합격자) : "(학원에서 야간 운전관련해서 주의할 점 배운 것이 있나요?) 그건 따로 없는 것 같은데... 뒤 차에 불빛에 많이 신경쓰일 것 같으면 차를 바꿔서 운전해라 뭐 이 정도..."

<인터뷰> 노태훈(운전면허 합격자) : "(만약에 지금 밤에 갑자기 운전할 일이 생긴다면 운전할 수 있겠어요?) 택시 타야죠...절대..."

운전 면허 연습이나 실기 시험은 낮에 모두 이뤄지고, 필기 시험의 경우에도 문제 은행의 700개 문항 가운데 야간 운전과 관련한 문항은 21개, 3%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인석(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부장) : "독일 같은 경우에는 고속도로에서의 운전, 그 다음에 야간시 운전을 실제 운전면허 취득전에 교육과정 내에 포함해서 실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에는 제한 면허제도와 관찰 면허제도를 병행해서 실질적으로 다양한 교통상황에서의 운전자들이 올바르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교육하는 그런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입니다.



교통사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마저도 믿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신고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교통사고 대책을 위해서는 어디서, 왜, 누가 사고를 내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야간운전, 특히 초보의 야간운전이 위험하다면 그에 맞는 대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배운 게 없는데…’ 치명적 위험, 초보의 밤길 운전

☞ [데이터 돋보기] 초보 운전자, 야간 사망사고 위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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