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불 꺼진 북 ‘전력난 극복’ 안간힘

입력 2015.01.31 (08:15) 수정 2015.01.3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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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에선 하루에 한 두 시간만 전기가 들어온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광산 가동이 중단될 정도라는 북한의 전력 부족 실상과 전력난 타개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밤하늘 위성에서 바라본 한반도는 절반이 툭 잘린 모습이다.

밝게 빛나는 남한은 마치 섬처럼 느껴진다. 평양만 반짝이고 나머진 암흑천지인 북한.

불 꺼진 밤하늘 풍경은 전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사진이다.

북한의 총 발전설비용량은 2013년 기준 724만 kW(킬로와트)이고, 발전량은 221억 kWh다.

발전설비용량은 남한의 1/12 발전량은 1/23에 불과하다.

그나마 송배전 시설의 노후로 생산전력의 20~30%를 상실하고 있다.

<인터뷰> 윤재영(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 "북한의 경우에는 전력 손실량이 과다합니다. 그 손실 비율이 생산 전력의 적게는 20%부터 많게는 3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전력 손실률이 대략 3.7~8%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송배전 설비를 증강, 개보수를 하면 이러한 전력 손실률을 20%, 30% 수준에서 10% 이하 수준으로 절감 시킬 수가 있습니다."

전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분배 효율성도 떨어진다.

외부 시선을 의식해 평양에 우선적으로 전기를 보내는데, 특히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비롯한 전시성 시설물은 야간에도 불빛이 환하다.

반면 지방이나 산업시설의 전기사정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의 어려운 그, 전력사정이 안 좋음에 도 불구하고 김일성·김정일 동상 등 전시적 목적 에는 전력을 엄청나게 공급하는 반면에, 일반 주민들이나 공장에 대한 전력의 공급량은 매우 좀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북한주민 가구에, 주민 생활하는 가구에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전기가 지금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방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한 두 시간 밖에 전력이 공급되고 있지 않아요."

멈춰 선 열차를 바라보며 마냥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전기가 부족한 북한에선 이런 연착 풍경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자/2011년 탈북) : "북한 사람들은요. 웬만해서 먼 길을 안 가요, 가기 힘드니까. 시속 50내지 60km로 10시간 5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를 9일 동안 가봤어요. 연착되니까, 정전되니까 기차가 서고, 가고, 천천히 가고 이래가지고 9일을 갔어요, 9일. 평양에서부터 함경남도."

평양도 겉모습은 화려한 고층빌딩이 들어서 있지만 정작 건물의 엘리베이터가 멈춰서는 등, 생활에서 겪는 불편이 만만치 않다.

<녹취> 외국인 관광객 : "멋진 풍경이 보이는데 고맙게도 우리는 갇힌 채로 할 수 없이 보고 있네요.(40층에서 떨어지면 살까요?)"

지방에 비해 전력 사정이 낫다는 평양이지만, 지난해 사흘간이나 정전됐다는 설이 떠돌았다.

북한 주민들은 생활에 필요한 전기를 스스로 마련하기 위해 각종 방법을 동원한다고 한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자/2011년 탈북) : "다리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다리 밑으로 전기선 들이 흘러갔어요. 공장 기업소들로. 화력 발전소 나 이런 데에 전기선들이 흘러갔는데 여기 선에 몰래 코걸이라고 해요. 거기 선에 연결하는 거죠. 개인 선으로. 자기 집까지 직접 끌어오는 거예요. 물론 이것도 불법이죠. 군부대에 가면 탱크 배터리가 또 있어요. 그런 걸 훔쳐다 가 개인용 전기로, 조명으로 사용하죠."

최근 북한의 전력 사정은 더 힘들다고 한다.

남포항의 ‘서해갑문’과 최대 철광석 매장지인 무산광산이 전기부족으로 가동이 중단됐다고 전해진다.

채굴용 전기공급 마저 원활하지 못하다고 하니 북한의 전력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자/2011년 탈북) : "1000m 갱을 뚫고 들어가요. 광산 있죠. 그 갱을 뚫고 들어가는데 그 안에 공급 발전기가 없어가지고 소나무 송진, 이런 걸 각자 이만큼씩 준비해가지고 그걸 태우면서 들어가서 일하는 거예요.하루 종일 일하다가 나오면 콧구멍이고 입 안이고 다 새카매지는 겁니다. 그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광산, 갱 안에도 전기를 공급 못 해요."

무산광산 운영이 중단되면서 석탄 채굴량이 감소해 외화확보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녹취> 김정은 신년사(지난 1일) : "지난해 석탄공업 부문과 화력발전소들에서 혁신을 일으킨 기세로 석탄과 전력 생산을 늘리며 전기를 극력 절약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 당면한 전력 수요를 보장하는 것과 함께 전기 문제를 전망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현실성 있게 세워나가야 합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전력문제 해결을 올해 중요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전력 문제 해결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경제난의 주요 원인임과 동시에 북한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첫 단추 역시 전력이다.

북한 당국은 만성적인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1일) : "새해 전투에 떨쳐나선 순천화력발전소에서 전력생산성과를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북한에선 지금 발전소 건설이 한창이다.

예성강청년4호발전소는 지난해 준공식을 가졌고, 희천 7호발전소도 첫 시운전을 마쳤으며 청천강계단식발전소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취> 윤철호(청천강계단식발전소건설 현장지휘부 분과장/지난 3일) : "우리 원수님께서 하시는 ‘청천강 용사’라는 자각을 한시도 잊지 않고 발전소 완공의 그 날을 향하여 폭풍쳐 달려 나가겠습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청천강발전소’ 공사를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일 이전에 완료할 것을 제시하였다.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단기간에 여러 발전소들을 건설하고 있지만, 부실공사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또 이미 가동 중인 노후 발전소들도 개보수해 전체 가동률을 높이고자 애쓰고 있다.

북한의 전력은 수력발전이 2/3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화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에 차질을 빚었고 양질의 석탄이 없어 화력발전도 여의치 못하다.

이렇듯 수력과 화력발전의 한계성 때문에 최근엔 대체에너지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2013년 재생에너지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넉넉한 가정에선 중국산 ‘태양광 충전기’를 구입하고 태양열판을 설치하는 등 대체에너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녹취> 차선예(북한주민/2013년 5월) : "태양열 물가열기가 설치되니까 정말 좋습니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계속 더운물만 나오지 날씨가 흐린 날에도 물 온도가 55도까지 올라가니까 계속 더운물만 쓰고."

전기절약을 위해 LED인 레드등 보급도 장려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12월) : "새 세기 첨단 조명인 레드등(LED)은 많은 에네르기(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보호에도 유리한 새로운 조명 광원입니다."

<자막> 윤재영(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 "북한 당국 차원에서는 2000년대 이후에 두 가지 전력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내적인 정책으로서 내부에서 발전소 건설을 독려하고, 송배전망 설비를 보완을 하고, 주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독려하는 대내적인 정책 한 가지와 대외적으로는 주변국가, 즉 러시아와 한국, 그리고 미국에 대해서 전력 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외부세계에도 손길을 내밀고 있다.

지난해 10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 극동의 ‘부레이 수력발전소’를 방문했다.

그 후, 러시아가 300억 달러를 들여 북한의 전력망 보수와 송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이 부족한 전력량 확충을 넘어 전력 손실 감축에도 나선 것으로 풀이되지만 최근 러시아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사업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이다.

그런데 최근 또다시 연해주와 하산, 나선을 잇는 송전선로를 건설해 러시아 전력을 나선특구에 공급하는 사업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역시, 많은 사업비와 요금 문제 등이 걸려 있어 실행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북한의 심각한 전력문제는 대체에너지 개발이나 연해주의 전기로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전력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경제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통일에 대비해 북한 경제가 최소한의 자생력을 갖추게 하려면 전력 분야 남북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현재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열아홉 개의 경제개발과 중앙급 경제특구에 남북한이 같이 협력하는 방안으로서 전력을 공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 향후에 제2 개성공단을 조성한다고 했을 경우에 도 전력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한 하나의 협력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1948년 북한의 일방적인 단전 통보로 남북한의 전력계통은 분리됐다.

이념과 사상이 남과 북을 나눈 것처럼 전력체계도 달라진 것이다.

이제 표준 전압과 주파수가 상이해진 상태, 당장 통일이 된다 해도 남북 에너지 통합까지는 갈 길이 멀다.

남북의 전력계통과 설비들을 통일화 시킬 남북전력산업 표준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윤재영(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 "이런 상태에서 만약에 통일이 된다면 남북한은 계속해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고, 이는 통일 이후의 통합된 전력망을 구축하는데 최대의 장애 요인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언젠가는 북한의 전력 계통, 전력망을 남한식 표준 전압, 표준 주파수, 그리고 표준 전력 설비 사양 체계로 통일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1990년대의 30%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북한의 전력 사정.

식량난 못지않은 전력부족은 북한의 경제회복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전력생산 확충과 송배전망 개선을 위해 러시아와 중국 등에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남북협력이 끊긴 상황에서 북한의 앞길을 밝혀줄 불빛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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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31 08:33:11
    • 수정2015-01-31 09:45:58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에선 하루에 한 두 시간만 전기가 들어온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광산 가동이 중단될 정도라는 북한의 전력 부족 실상과 전력난 타개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밤하늘 위성에서 바라본 한반도는 절반이 툭 잘린 모습이다.

밝게 빛나는 남한은 마치 섬처럼 느껴진다. 평양만 반짝이고 나머진 암흑천지인 북한.

불 꺼진 밤하늘 풍경은 전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사진이다.

북한의 총 발전설비용량은 2013년 기준 724만 kW(킬로와트)이고, 발전량은 221억 kWh다.

발전설비용량은 남한의 1/12 발전량은 1/23에 불과하다.

그나마 송배전 시설의 노후로 생산전력의 20~30%를 상실하고 있다.

<인터뷰> 윤재영(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 "북한의 경우에는 전력 손실량이 과다합니다. 그 손실 비율이 생산 전력의 적게는 20%부터 많게는 3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전력 손실률이 대략 3.7~8%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송배전 설비를 증강, 개보수를 하면 이러한 전력 손실률을 20%, 30% 수준에서 10% 이하 수준으로 절감 시킬 수가 있습니다."

전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분배 효율성도 떨어진다.

외부 시선을 의식해 평양에 우선적으로 전기를 보내는데, 특히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비롯한 전시성 시설물은 야간에도 불빛이 환하다.

반면 지방이나 산업시설의 전기사정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의 어려운 그, 전력사정이 안 좋음에 도 불구하고 김일성·김정일 동상 등 전시적 목적 에는 전력을 엄청나게 공급하는 반면에, 일반 주민들이나 공장에 대한 전력의 공급량은 매우 좀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북한주민 가구에, 주민 생활하는 가구에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전기가 지금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방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한 두 시간 밖에 전력이 공급되고 있지 않아요."

멈춰 선 열차를 바라보며 마냥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전기가 부족한 북한에선 이런 연착 풍경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자/2011년 탈북) : "북한 사람들은요. 웬만해서 먼 길을 안 가요, 가기 힘드니까. 시속 50내지 60km로 10시간 5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를 9일 동안 가봤어요. 연착되니까, 정전되니까 기차가 서고, 가고, 천천히 가고 이래가지고 9일을 갔어요, 9일. 평양에서부터 함경남도."

평양도 겉모습은 화려한 고층빌딩이 들어서 있지만 정작 건물의 엘리베이터가 멈춰서는 등, 생활에서 겪는 불편이 만만치 않다.

<녹취> 외국인 관광객 : "멋진 풍경이 보이는데 고맙게도 우리는 갇힌 채로 할 수 없이 보고 있네요.(40층에서 떨어지면 살까요?)"

지방에 비해 전력 사정이 낫다는 평양이지만, 지난해 사흘간이나 정전됐다는 설이 떠돌았다.

북한 주민들은 생활에 필요한 전기를 스스로 마련하기 위해 각종 방법을 동원한다고 한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자/2011년 탈북) : "다리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다리 밑으로 전기선 들이 흘러갔어요. 공장 기업소들로. 화력 발전소 나 이런 데에 전기선들이 흘러갔는데 여기 선에 몰래 코걸이라고 해요. 거기 선에 연결하는 거죠. 개인 선으로. 자기 집까지 직접 끌어오는 거예요. 물론 이것도 불법이죠. 군부대에 가면 탱크 배터리가 또 있어요. 그런 걸 훔쳐다 가 개인용 전기로, 조명으로 사용하죠."

최근 북한의 전력 사정은 더 힘들다고 한다.

남포항의 ‘서해갑문’과 최대 철광석 매장지인 무산광산이 전기부족으로 가동이 중단됐다고 전해진다.

채굴용 전기공급 마저 원활하지 못하다고 하니 북한의 전력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

<인터뷰> 최성국(평양 출신 탈북자/2011년 탈북) : "1000m 갱을 뚫고 들어가요. 광산 있죠. 그 갱을 뚫고 들어가는데 그 안에 공급 발전기가 없어가지고 소나무 송진, 이런 걸 각자 이만큼씩 준비해가지고 그걸 태우면서 들어가서 일하는 거예요.하루 종일 일하다가 나오면 콧구멍이고 입 안이고 다 새카매지는 겁니다. 그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광산, 갱 안에도 전기를 공급 못 해요."

무산광산 운영이 중단되면서 석탄 채굴량이 감소해 외화확보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녹취> 김정은 신년사(지난 1일) : "지난해 석탄공업 부문과 화력발전소들에서 혁신을 일으킨 기세로 석탄과 전력 생산을 늘리며 전기를 극력 절약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 당면한 전력 수요를 보장하는 것과 함께 전기 문제를 전망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현실성 있게 세워나가야 합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전력문제 해결을 올해 중요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전력 문제 해결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경제난의 주요 원인임과 동시에 북한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첫 단추 역시 전력이다.

북한 당국은 만성적인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1일) : "새해 전투에 떨쳐나선 순천화력발전소에서 전력생산성과를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북한에선 지금 발전소 건설이 한창이다.

예성강청년4호발전소는 지난해 준공식을 가졌고, 희천 7호발전소도 첫 시운전을 마쳤으며 청천강계단식발전소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취> 윤철호(청천강계단식발전소건설 현장지휘부 분과장/지난 3일) : "우리 원수님께서 하시는 ‘청천강 용사’라는 자각을 한시도 잊지 않고 발전소 완공의 그 날을 향하여 폭풍쳐 달려 나가겠습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청천강발전소’ 공사를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일 이전에 완료할 것을 제시하였다.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단기간에 여러 발전소들을 건설하고 있지만, 부실공사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또 이미 가동 중인 노후 발전소들도 개보수해 전체 가동률을 높이고자 애쓰고 있다.

북한의 전력은 수력발전이 2/3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화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에 차질을 빚었고 양질의 석탄이 없어 화력발전도 여의치 못하다.

이렇듯 수력과 화력발전의 한계성 때문에 최근엔 대체에너지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2013년 재생에너지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넉넉한 가정에선 중국산 ‘태양광 충전기’를 구입하고 태양열판을 설치하는 등 대체에너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녹취> 차선예(북한주민/2013년 5월) : "태양열 물가열기가 설치되니까 정말 좋습니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계속 더운물만 나오지 날씨가 흐린 날에도 물 온도가 55도까지 올라가니까 계속 더운물만 쓰고."

전기절약을 위해 LED인 레드등 보급도 장려하고 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12월) : "새 세기 첨단 조명인 레드등(LED)은 많은 에네르기(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보호에도 유리한 새로운 조명 광원입니다."

<자막> 윤재영(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 "북한 당국 차원에서는 2000년대 이후에 두 가지 전력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내적인 정책으로서 내부에서 발전소 건설을 독려하고, 송배전망 설비를 보완을 하고, 주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독려하는 대내적인 정책 한 가지와 대외적으로는 주변국가, 즉 러시아와 한국, 그리고 미국에 대해서 전력 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외부세계에도 손길을 내밀고 있다.

지난해 10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 극동의 ‘부레이 수력발전소’를 방문했다.

그 후, 러시아가 300억 달러를 들여 북한의 전력망 보수와 송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이 부족한 전력량 확충을 넘어 전력 손실 감축에도 나선 것으로 풀이되지만 최근 러시아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사업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이다.

그런데 최근 또다시 연해주와 하산, 나선을 잇는 송전선로를 건설해 러시아 전력을 나선특구에 공급하는 사업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역시, 많은 사업비와 요금 문제 등이 걸려 있어 실행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북한의 심각한 전력문제는 대체에너지 개발이나 연해주의 전기로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전력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경제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통일에 대비해 북한 경제가 최소한의 자생력을 갖추게 하려면 전력 분야 남북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현재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열아홉 개의 경제개발과 중앙급 경제특구에 남북한이 같이 협력하는 방안으로서 전력을 공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 향후에 제2 개성공단을 조성한다고 했을 경우에 도 전력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한 하나의 협력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1948년 북한의 일방적인 단전 통보로 남북한의 전력계통은 분리됐다.

이념과 사상이 남과 북을 나눈 것처럼 전력체계도 달라진 것이다.

이제 표준 전압과 주파수가 상이해진 상태, 당장 통일이 된다 해도 남북 에너지 통합까지는 갈 길이 멀다.

남북의 전력계통과 설비들을 통일화 시킬 남북전력산업 표준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윤재영(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 "이런 상태에서 만약에 통일이 된다면 남북한은 계속해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고, 이는 통일 이후의 통합된 전력망을 구축하는데 최대의 장애 요인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언젠가는 북한의 전력 계통, 전력망을 남한식 표준 전압, 표준 주파수, 그리고 표준 전력 설비 사양 체계로 통일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1990년대의 30%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북한의 전력 사정.

식량난 못지않은 전력부족은 북한의 경제회복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다.

전력생산 확충과 송배전망 개선을 위해 러시아와 중국 등에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남북협력이 끊긴 상황에서 북한의 앞길을 밝혀줄 불빛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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