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렵용 납탄 방치, 토양 중금속 오염

입력 2002.03.1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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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렵장이나 사격장에서 아무렇지 않게 쓰이고 있는 납탄이 사실은 치명적인 중금속 오염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그 실태를 취재한 이석재 기자는 이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기자: 지난 겨울 많은 사냥꾼들이 다녀간 한 저수지입니다.
어지러운 발자국과 함께 탄피들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습니다.
줄잡아 100개가 넘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저수지입니다.
이곳도 역시 이렇게 사냥용 탄피가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연습사격의 표적으로 사용했던 휴대용 가스통은 구멍 투성이고 납탄까지 떨어져 나옵니다.
농약통을 뚫은 납탄들도 모두 시커멓게 변해 있습니다.
⊙전영주(경남 수렵협회 밀렵감시단): 보통 한 번 총을 쏜다고 하면 100발에서 150발은 쏘게 됩니다.
재미로 쏘든 아니든...
⊙기자: 사냥에 쓰이는 이런 탄환에는 지름 3mm의 납탄 수백 개가 들어 있습니다.
아무런 화학처리도 안 된 말 그대로 납덩어리 자체지만 광범위하게 뿌려지기 때문에 수거는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발사와 함께 뿜어져나간 수백 개의 납덩어리들은 흙 속의 수분에 닿으면서 용해되고 용해된 납이온이 토양으로 스며들면서 중금속 오염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납이온이 지하수까지 다다르면 오염은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백영만(한국 환경수도연구소 소장): 완전히 소멸돼서 없어질 때까지 계속 용해돼서 나오겠죠.
납이온들이 나와서 그것들이 토양을 광범위하게 오염시킬 것이고요.
⊙기자: 실제로 클레이사격장의 경우 토양의 중금속 오염은 일반 토양보다 많게는 2000배 가량 높습니다.
이는 중금속 오염기준보다도 40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이렇게 오염된 납성분은 체내에 축적되면서 뇌와 신경계를 마비시키는 등 인체에는 치명적입니다.
⊙류백렬(원자력병원 혈액종양과 과장): 납의 양이 적다 하더라도 사람에게 더욱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기자: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은 납탄 대신 철탄을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계획중입니다.
⊙박종록(환경부 토양 보존과 사무관): 토양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점을 감안해 가지고 연차별로 사용을 규제할 계획입니다.
⊙기자: 한 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납탄은 500여 만발.
납덩어리만 120톤에 이릅니다.
이렇게 지금까지 산과 들에 뿌려진 납덩어리는 무려 2000톤이 넘습니다.
KBS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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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렵용 납탄 방치, 토양 중금속 오염
    • 입력 2002-03-1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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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렵장이나 사격장에서 아무렇지 않게 쓰이고 있는 납탄이 사실은 치명적인 중금속 오염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그 실태를 취재한 이석재 기자는 이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기자: 지난 겨울 많은 사냥꾼들이 다녀간 한 저수지입니다. 어지러운 발자국과 함께 탄피들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습니다. 줄잡아 100개가 넘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저수지입니다. 이곳도 역시 이렇게 사냥용 탄피가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연습사격의 표적으로 사용했던 휴대용 가스통은 구멍 투성이고 납탄까지 떨어져 나옵니다. 농약통을 뚫은 납탄들도 모두 시커멓게 변해 있습니다. ⊙전영주(경남 수렵협회 밀렵감시단): 보통 한 번 총을 쏜다고 하면 100발에서 150발은 쏘게 됩니다. 재미로 쏘든 아니든... ⊙기자: 사냥에 쓰이는 이런 탄환에는 지름 3mm의 납탄 수백 개가 들어 있습니다. 아무런 화학처리도 안 된 말 그대로 납덩어리 자체지만 광범위하게 뿌려지기 때문에 수거는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발사와 함께 뿜어져나간 수백 개의 납덩어리들은 흙 속의 수분에 닿으면서 용해되고 용해된 납이온이 토양으로 스며들면서 중금속 오염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납이온이 지하수까지 다다르면 오염은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백영만(한국 환경수도연구소 소장): 완전히 소멸돼서 없어질 때까지 계속 용해돼서 나오겠죠. 납이온들이 나와서 그것들이 토양을 광범위하게 오염시킬 것이고요. ⊙기자: 실제로 클레이사격장의 경우 토양의 중금속 오염은 일반 토양보다 많게는 2000배 가량 높습니다. 이는 중금속 오염기준보다도 40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이렇게 오염된 납성분은 체내에 축적되면서 뇌와 신경계를 마비시키는 등 인체에는 치명적입니다. ⊙류백렬(원자력병원 혈액종양과 과장): 납의 양이 적다 하더라도 사람에게 더욱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기자: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은 납탄 대신 철탄을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계획중입니다. ⊙박종록(환경부 토양 보존과 사무관): 토양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점을 감안해 가지고 연차별로 사용을 규제할 계획입니다. ⊙기자: 한 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납탄은 500여 만발. 납덩어리만 120톤에 이릅니다. 이렇게 지금까지 산과 들에 뿌려진 납덩어리는 무려 2000톤이 넘습니다. KBS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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