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확대경] 부동산 투자 이민제 5년…제주 곳곳 난개발

입력 2015.02.03 (21:21) 수정 2015.02.0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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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부동산에 일정 금액 이상 투자하면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도입된 지 5년째입니다.

제주엔 많은 외국자본이 들어와 효과를 보고 있지만, 난개발로 인한 훼손 논란도 심각합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의 실태와 과제를 하선아, 유용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골프장까지 갖춘 제주시 외곽의 콘도입니다.

4년 전 분양 당시 한 채에 5억 원을 웃도는 값에도 900여 채가 모두 팔렸습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 영향으로 중국 큰손들의 투자가 이어진 겁니다.

<인터뷰> 샘 진(00콘도 입주자) : "(중국 구매자가) 350가구 정도, 934세대 중에서 대략 한 1/3은 좀 넘는 것 같아요."

부동산투자이민제는 외국인이 국내 휴양 콘도 등에 5억 원 이상을 투자하면 국내 거주 비자를 얻고 5년이 지나면 영주권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지난 2010년 처음 시행된 뒤 제주에서는 콘도 천500채가 팔렸고 1조 원 넘는 투자금이 들어왔습니다.

97%가 중국 자본입니다.

<인터뷰> 선 치펑(중국 부동산 컨설턴트) : "처음에는 영주권 때문에 (투자)하고요, 자녀들이 국제학교를 다닐 수 있는 것으로 그것 때문에."

경관이 빼어난 제주 중산간을 붉은 콘도 지붕들이 뒤덮었습니다.

또 다른 제주 중산간에는 경관 훼손 논란 속에서도 콘도 6백여 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이민제 이후 늘어난 중국 투자자를 잡기 위해 제주 곳곳에서 난개발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콘도는 허가 내용과 다르게 불법시공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중국인 분양 목적으로 제주에서 지어지는 콘도만 11곳, 객실 수는 3천 개가 넘습니다.

<인터뷰> 김태일(제주대학교 교수) : "과도한 고밀도 개발이 이뤄지다 보니까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청정의 이미지, 경관에 대한 이런 자원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현실화되고."

투자이민제를 기폭제로 중국인 소유 토지가 제주에서만 5년 새 300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투자 이민제 양극화…정부 대책 고심▼

<기자 멘트>

이 같은 투자과열로 인한 문제 때문에 오히려 제주도는 부동산 투자이민제 장벽을 높이겠다고 합니다.

5억 원 이상 부동산 구매 조건에 지역개발채권 5억 원을 함께 매입하게 하는 등 기준을 강화해 중국 자본에 의한 토지 잠식 등의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투자이민제를 시행하는 다른 4개 자치단체는 어떨까요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투자 금액을 낮추고 투자 대상을 아파트 등 주택까지 넓혀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투자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접근성과 투자 매력 미흡 등의 이유로 이들 지역에선 투자이민제 성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정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제도를 완화하자니 2018년이면 일몰제로 사라질 수도 있는 제도를 손봐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또 제주 지역만 규제 강화를 하자니 투자 활성화 기조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부동산투자이민제 5년.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와 자치단체간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유용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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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확대경] 부동산 투자 이민제 5년…제주 곳곳 난개발
    • 입력 2015-02-03 21:23:00
    • 수정2015-02-03 22:09:38
    뉴스 9
<앵커 멘트>

국내 부동산에 일정 금액 이상 투자하면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도입된 지 5년째입니다.

제주엔 많은 외국자본이 들어와 효과를 보고 있지만, 난개발로 인한 훼손 논란도 심각합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의 실태와 과제를 하선아, 유용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골프장까지 갖춘 제주시 외곽의 콘도입니다.

4년 전 분양 당시 한 채에 5억 원을 웃도는 값에도 900여 채가 모두 팔렸습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 영향으로 중국 큰손들의 투자가 이어진 겁니다.

<인터뷰> 샘 진(00콘도 입주자) : "(중국 구매자가) 350가구 정도, 934세대 중에서 대략 한 1/3은 좀 넘는 것 같아요."

부동산투자이민제는 외국인이 국내 휴양 콘도 등에 5억 원 이상을 투자하면 국내 거주 비자를 얻고 5년이 지나면 영주권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지난 2010년 처음 시행된 뒤 제주에서는 콘도 천500채가 팔렸고 1조 원 넘는 투자금이 들어왔습니다.

97%가 중국 자본입니다.

<인터뷰> 선 치펑(중국 부동산 컨설턴트) : "처음에는 영주권 때문에 (투자)하고요, 자녀들이 국제학교를 다닐 수 있는 것으로 그것 때문에."

경관이 빼어난 제주 중산간을 붉은 콘도 지붕들이 뒤덮었습니다.

또 다른 제주 중산간에는 경관 훼손 논란 속에서도 콘도 6백여 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이민제 이후 늘어난 중국 투자자를 잡기 위해 제주 곳곳에서 난개발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콘도는 허가 내용과 다르게 불법시공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중국인 분양 목적으로 제주에서 지어지는 콘도만 11곳, 객실 수는 3천 개가 넘습니다.

<인터뷰> 김태일(제주대학교 교수) : "과도한 고밀도 개발이 이뤄지다 보니까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청정의 이미지, 경관에 대한 이런 자원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현실화되고."

투자이민제를 기폭제로 중국인 소유 토지가 제주에서만 5년 새 300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투자 이민제 양극화…정부 대책 고심▼

<기자 멘트>

이 같은 투자과열로 인한 문제 때문에 오히려 제주도는 부동산 투자이민제 장벽을 높이겠다고 합니다.

5억 원 이상 부동산 구매 조건에 지역개발채권 5억 원을 함께 매입하게 하는 등 기준을 강화해 중국 자본에 의한 토지 잠식 등의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투자이민제를 시행하는 다른 4개 자치단체는 어떨까요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투자 금액을 낮추고 투자 대상을 아파트 등 주택까지 넓혀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투자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접근성과 투자 매력 미흡 등의 이유로 이들 지역에선 투자이민제 성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정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제도를 완화하자니 2018년이면 일몰제로 사라질 수도 있는 제도를 손봐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또 제주 지역만 규제 강화를 하자니 투자 활성화 기조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부동산투자이민제 5년.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와 자치단체간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유용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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