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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과 세습] ② 부(富)의 증식 목적은 ‘기업 세습’
입력 2015.03.10 (11:38) 수정 2015.03.11 (13:51) 경제
■ 부(富)의 증식 목적은 ‘기업 세습’

대한민국 주식부자 2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산 증식 마법을 살펴보자. 이 부회장의 종자돈은 아버지에게서 증여받은 60억 원에서 세금을 내고 남은 44억 원이다.





이 돈으로 90년대 중후반 에스원과 삼성 엔지니어링, 제일기획 등 삼성그룹 비상장 계열사에 투자했다. 이 회사들은 이 부회장이 주식을 산 뒤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됐고, 120억 원을 투자한 이 부회장이 8백억 원 가까운 차익을 거둔다.





이 부회장은 이 돈을 바탕으로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한다. 지난 1999년 2월 삼성 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입했고, 1997년 3월에는 옛 에버랜드(현 제일모직)의 전환사채를 인수해 주식으로 전환했다. 삼성 SDS 주식에(합병된 서울통신기술 등 포함) 이 부회장이 투자한 돈은 109억 원, 지난해 상장되면서 지분 가치는 2조 5천억 원으로 평가된다. 제일모직은 투자 대비 수익률이 훨씬 높다. 48억 원을 투자해 5조 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두 회사의 주식을 취득했을 때는 미국에서 유학할 때다. 해외 유학생인 이 부회장이 이런 일을 주도했다고 보긴 어렵다. 삼성그룹 차원의 승계 프로젝트는 이때부터 진행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이 부회장에게는 ‘불법·편법 재산증식’의 꼬리표가 달려 있다. 실제 삼성 SDS 사건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세금을 내지 않고 재산을 편법으로 물려주기 위해 저지른 사건”이라고 규정했고 아버지 이건희 회장과 가신인 이학수, 김인주 씨는 형사처벌을 받았다. 지금 국회엔 이 이익을 국가가 환수하자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해를 돕고자 홍익대 경제학부 전성인 교수의 인터뷰를 그대로 옮겨 본다.

“지난 1999년 삼성 SDS가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발행했죠, 230억 원 어치를. 말이 어렵습니다. 이게 뭐냐면 종이쪽지 하나에 두 가지 기능이 있는 거예요. 하나는 채권, 또 하나는 그 회사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사실상의 주식. 그러니까 우표 2개가 붙어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가운데를 쭉 찢으면 나눠지는 것. 그 2개를 짬뽕해서 헐값에 발행한 게 바로 신주인수권부 사채예요.”

“핵심은 이 종이 쪽지를 싸게 사느냐, 아니면 비싸게 샀느냐에요. 근데 삼성 SDS는 싸게 발행했어요. 당시 시장에서 5만 원대였는데 7,150원에 발행했으니까. 누굴 위해서? 이재용 삼남매예요. 거기서 그쳤나요? 아니에요. 삼성 SDS 회사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 삼성 계열사들이 일감을 집중적으로 몰아줬어요.”

“자 생각해 보세요. 주식을 싸게 샀죠. 근데 회사는 막 성장하죠. 그리고 2014년 말에 상장이 된 거예요. 이전까지는 잘 감(感이) 안 왔어요. 근데 막상 삼성 SDS가 상장이 되고 나니까 비로소 그동안 부풀린 가치가 나타난 거예요. 사람들은 ‘어 이렇게 많았어?’ 이렇게 되면서 ‘야, 그런데 삼성특검을 하면서 그렇게 난리 법석을 쳤는데 도대체 뭐 한 거냐? 한 게 보니까 아무 것도 없죠, 그러니까 분노하는 거예요.”

“그거는 배임 범죄예요. 대법원에서 확정이 됐어요. 이재용 삼남매가 누려야 할 아무런 정당성이 없어요. 그 사람들을 감옥에 넣자는 게 아니에요. 다만 그 재산은 가져와야 한다는 거예요. 생각해 보세요. 범죄의 목적이 뭐였죠? 이재용 삼남매에게 부당하게 재산을 이전하는 것, 그게 범죄의 목적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범죄를 저지른 행위자들은 일부 처벌을 받았지만, 결국 범죄의 목적은 달성됐어요. 그리고 유지되고 있고, 심지어는 증식도 되고 있어요. 우리가 그걸 인정해야 합니까? 인정하는 게 맞습니까?”

지난달 국회 박영선 의원은 동료 의원 104명의 동의를 받아 ‘불법이익환수법’을 발의했다. 법에 찬성하는 입장과 이중처벌, 일사부재리의 원칙 등을 들어 반대하는 의견,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이 뒤섞여 있다. 통과 여부는 국회에 달려 있다.

삼성 입장은 뭘까. 방송을 앞둔 3월 4일 한 고위 임원을 만났다. SDS 사건은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증여세 443억 원을 냈고 이재용 삼남매가 당시 기준으로 차익 천3백억 원을 삼성이 운영하는 재단에 기부했다는 것이다. 덧붙여 “삼성그룹 차원의 공식 입장은 없다. 이재용 부회장도 이에 대해 의견을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문득 전성인 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범죄의 목적은 달성됐다”


▶ [재벌과 세습] ① ‘삼성은 이건희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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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과 세습] ② 부(富)의 증식 목적은 ‘기업 세습’
    • 입력 2015.03.10 (11:38)
    • 수정 2015.03.11 (13:51)
    경제
■ 부(富)의 증식 목적은 ‘기업 세습’

대한민국 주식부자 2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산 증식 마법을 살펴보자. 이 부회장의 종자돈은 아버지에게서 증여받은 60억 원에서 세금을 내고 남은 44억 원이다.





이 돈으로 90년대 중후반 에스원과 삼성 엔지니어링, 제일기획 등 삼성그룹 비상장 계열사에 투자했다. 이 회사들은 이 부회장이 주식을 산 뒤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됐고, 120억 원을 투자한 이 부회장이 8백억 원 가까운 차익을 거둔다.





이 부회장은 이 돈을 바탕으로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한다. 지난 1999년 2월 삼성 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입했고, 1997년 3월에는 옛 에버랜드(현 제일모직)의 전환사채를 인수해 주식으로 전환했다. 삼성 SDS 주식에(합병된 서울통신기술 등 포함) 이 부회장이 투자한 돈은 109억 원, 지난해 상장되면서 지분 가치는 2조 5천억 원으로 평가된다. 제일모직은 투자 대비 수익률이 훨씬 높다. 48억 원을 투자해 5조 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두 회사의 주식을 취득했을 때는 미국에서 유학할 때다. 해외 유학생인 이 부회장이 이런 일을 주도했다고 보긴 어렵다. 삼성그룹 차원의 승계 프로젝트는 이때부터 진행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이 부회장에게는 ‘불법·편법 재산증식’의 꼬리표가 달려 있다. 실제 삼성 SDS 사건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세금을 내지 않고 재산을 편법으로 물려주기 위해 저지른 사건”이라고 규정했고 아버지 이건희 회장과 가신인 이학수, 김인주 씨는 형사처벌을 받았다. 지금 국회엔 이 이익을 국가가 환수하자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해를 돕고자 홍익대 경제학부 전성인 교수의 인터뷰를 그대로 옮겨 본다.

“지난 1999년 삼성 SDS가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발행했죠, 230억 원 어치를. 말이 어렵습니다. 이게 뭐냐면 종이쪽지 하나에 두 가지 기능이 있는 거예요. 하나는 채권, 또 하나는 그 회사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사실상의 주식. 그러니까 우표 2개가 붙어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가운데를 쭉 찢으면 나눠지는 것. 그 2개를 짬뽕해서 헐값에 발행한 게 바로 신주인수권부 사채예요.”

“핵심은 이 종이 쪽지를 싸게 사느냐, 아니면 비싸게 샀느냐에요. 근데 삼성 SDS는 싸게 발행했어요. 당시 시장에서 5만 원대였는데 7,150원에 발행했으니까. 누굴 위해서? 이재용 삼남매예요. 거기서 그쳤나요? 아니에요. 삼성 SDS 회사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 삼성 계열사들이 일감을 집중적으로 몰아줬어요.”

“자 생각해 보세요. 주식을 싸게 샀죠. 근데 회사는 막 성장하죠. 그리고 2014년 말에 상장이 된 거예요. 이전까지는 잘 감(感이) 안 왔어요. 근데 막상 삼성 SDS가 상장이 되고 나니까 비로소 그동안 부풀린 가치가 나타난 거예요. 사람들은 ‘어 이렇게 많았어?’ 이렇게 되면서 ‘야, 그런데 삼성특검을 하면서 그렇게 난리 법석을 쳤는데 도대체 뭐 한 거냐? 한 게 보니까 아무 것도 없죠, 그러니까 분노하는 거예요.”

“그거는 배임 범죄예요. 대법원에서 확정이 됐어요. 이재용 삼남매가 누려야 할 아무런 정당성이 없어요. 그 사람들을 감옥에 넣자는 게 아니에요. 다만 그 재산은 가져와야 한다는 거예요. 생각해 보세요. 범죄의 목적이 뭐였죠? 이재용 삼남매에게 부당하게 재산을 이전하는 것, 그게 범죄의 목적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범죄를 저지른 행위자들은 일부 처벌을 받았지만, 결국 범죄의 목적은 달성됐어요. 그리고 유지되고 있고, 심지어는 증식도 되고 있어요. 우리가 그걸 인정해야 합니까? 인정하는 게 맞습니까?”

지난달 국회 박영선 의원은 동료 의원 104명의 동의를 받아 ‘불법이익환수법’을 발의했다. 법에 찬성하는 입장과 이중처벌, 일사부재리의 원칙 등을 들어 반대하는 의견,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이 뒤섞여 있다. 통과 여부는 국회에 달려 있다.

삼성 입장은 뭘까. 방송을 앞둔 3월 4일 한 고위 임원을 만났다. SDS 사건은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증여세 443억 원을 냈고 이재용 삼남매가 당시 기준으로 차익 천3백억 원을 삼성이 운영하는 재단에 기부했다는 것이다. 덧붙여 “삼성그룹 차원의 공식 입장은 없다. 이재용 부회장도 이에 대해 의견을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문득 전성인 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범죄의 목적은 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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