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은 정글” 중학생 20% ‘왕따’ 가능성 높다

입력 2015.03.11 (17:12) 수정 2015.03.1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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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따·은따·사따’…점점 교묘해지는 따돌림

요즘 학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은 '집단 따돌림' 이른바 왕따 문제일 겁니다.
학교 폭력 수법이 점점 교묘해져가면서 점점 폭행보다는 드러나지 않는 따돌림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따', '사따' 용어도 다양한데요.
문제는 이같은 따돌림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피해학생이 얘기하기 전에는 선생님이나 학부모가 파악하기 어렵고, 일단 피해가 드러났을 때는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된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럴 경우 피해 학생에 대한 치유도, 대책 마련도 쉽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따돌림 위험'이 있는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이윱니다.

◆ ‘따돌림 위험’ 분석해봤더니…‘불안정’ 관계가 무려 58%

한 연구기관에서 이같은 점에 주목해 중학생들의 교우관계를 파악해 봤습니다.
기존에 실시되던, "나는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다", "주변에 나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다"
이런 문항의 설문조사 대신, 이 조사에서는 일상 생활과 학교 생활 등 상황을 설정해주고 생각나는 친구 이름을 써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면 "같이 영화보고 싶은 친구는?" 등입니다.

이렇게 나온 결과를 분석했더니 교실 내에서 학생들의 친구관계 분포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아이들 선택의 결과를 화살표로 나타내 봤습니다. 들어오는 화살표, 나가는 화살표가 다양할수록 다양한 친구들과 다양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학생들은 교우관계가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이 비율이 40%에 불과했습니다.
나가는 화살표만 있고, 들어오는 화살표는 없는 경우 '짝사랑형'인데, 이런 아이들이 9%였고, 나가는 화살표와 들어오는 화살표가 엇갈리는 '외면형'의 경우도 25%에 달했습니다. 단짝 친구랑만 지내는 '의존형' 아이는 14%, 어느누구와도 교감이 없는 '외톨이형' 아이도 10%에 달했습니다.
'외톨이형'뿐만 아니라 '짝사랑형'과 '외면형', '의존형', '외톨이형'도 친구관계가 불안정한 상태라 할 수 있는데, 이 비율이 58%에 달합니다.
아이들이 학급에서 정말 '안정적'이라 할 수 있는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다는거죠.

◆ ‘따돌림 위험’은 10명 중 2명꼴, 실제 피해로도 확인

학업이나 리더쉽 등 좀 더 범위를 넓혀서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따돌림 위험도'가 나옵니다.



10명 중에 2명은 '따돌림 위험군' 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학생들은 사회적 지지도, 친밀도가 모두 취약하기 때문에 따돌림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조사 뒤 확인해 보니 실제로 이 중 86%는 실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따돌림 위험군'으로 분석됐지만, 기존 인성검사의 폭력실태 조사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난 학생들도 18%나 됐습니다.

조사 뒤 선생님들이 이 학생들을 '사회성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거나, 학급 내 활동에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교우관계에 적극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따돌림 위험군'이었던 학생들의 절반가량이 위험도가 줄었습니다.

"교실은 정글입니다. 관계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은 아무리 상담해도 실제 교실에서 살아남기는 정말 힘들어요. '왕따' 프로그램이 그런 부분에 주목해야 됩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교사의 말입니다. 교사들은 이 연구 결과 '따돌림' 위험이 있는 학생들을 미리 알아서 맞춤 지도가 가능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이제는 '따돌림' 문제가 더 이상 '선(先)사고 후(後)대책'이 아닌, 앞서서 문제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 중학생 10명 중 2명은 ‘따돌림 위험군’…예방은?

※ 이 기사는 3월 11일 KBS 뉴스9에서 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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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실은 정글” 중학생 20% ‘왕따’ 가능성 높다
    • 입력 2015-03-11 17:12:25
    • 수정2015-03-13 19: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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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따·은따·사따’…점점 교묘해지는 따돌림

요즘 학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은 '집단 따돌림' 이른바 왕따 문제일 겁니다.
학교 폭력 수법이 점점 교묘해져가면서 점점 폭행보다는 드러나지 않는 따돌림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따', '사따' 용어도 다양한데요.
문제는 이같은 따돌림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피해학생이 얘기하기 전에는 선생님이나 학부모가 파악하기 어렵고, 일단 피해가 드러났을 때는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된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럴 경우 피해 학생에 대한 치유도, 대책 마련도 쉽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따돌림 위험'이 있는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이윱니다.

◆ ‘따돌림 위험’ 분석해봤더니…‘불안정’ 관계가 무려 58%

한 연구기관에서 이같은 점에 주목해 중학생들의 교우관계를 파악해 봤습니다.
기존에 실시되던, "나는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다", "주변에 나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다"
이런 문항의 설문조사 대신, 이 조사에서는 일상 생활과 학교 생활 등 상황을 설정해주고 생각나는 친구 이름을 써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면 "같이 영화보고 싶은 친구는?" 등입니다.

이렇게 나온 결과를 분석했더니 교실 내에서 학생들의 친구관계 분포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아이들 선택의 결과를 화살표로 나타내 봤습니다. 들어오는 화살표, 나가는 화살표가 다양할수록 다양한 친구들과 다양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학생들은 교우관계가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이 비율이 40%에 불과했습니다.
나가는 화살표만 있고, 들어오는 화살표는 없는 경우 '짝사랑형'인데, 이런 아이들이 9%였고, 나가는 화살표와 들어오는 화살표가 엇갈리는 '외면형'의 경우도 25%에 달했습니다. 단짝 친구랑만 지내는 '의존형' 아이는 14%, 어느누구와도 교감이 없는 '외톨이형' 아이도 10%에 달했습니다.
'외톨이형'뿐만 아니라 '짝사랑형'과 '외면형', '의존형', '외톨이형'도 친구관계가 불안정한 상태라 할 수 있는데, 이 비율이 58%에 달합니다.
아이들이 학급에서 정말 '안정적'이라 할 수 있는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다는거죠.

◆ ‘따돌림 위험’은 10명 중 2명꼴, 실제 피해로도 확인

학업이나 리더쉽 등 좀 더 범위를 넓혀서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따돌림 위험도'가 나옵니다.



10명 중에 2명은 '따돌림 위험군' 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학생들은 사회적 지지도, 친밀도가 모두 취약하기 때문에 따돌림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조사 뒤 확인해 보니 실제로 이 중 86%는 실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따돌림 위험군'으로 분석됐지만, 기존 인성검사의 폭력실태 조사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난 학생들도 18%나 됐습니다.

조사 뒤 선생님들이 이 학생들을 '사회성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거나, 학급 내 활동에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교우관계에 적극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따돌림 위험군'이었던 학생들의 절반가량이 위험도가 줄었습니다.

"교실은 정글입니다. 관계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은 아무리 상담해도 실제 교실에서 살아남기는 정말 힘들어요. '왕따' 프로그램이 그런 부분에 주목해야 됩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교사의 말입니다. 교사들은 이 연구 결과 '따돌림' 위험이 있는 학생들을 미리 알아서 맞춤 지도가 가능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이제는 '따돌림' 문제가 더 이상 '선(先)사고 후(後)대책'이 아닌, 앞서서 문제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 중학생 10명 중 2명은 ‘따돌림 위험군’…예방은?

※ 이 기사는 3월 11일 KBS 뉴스9에서 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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