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話] 한국인 메르스 환자 첫 공개…“미혼 의료진 배치”, 왜?

입력 2015.06.01 (14:38) 수정 2015.06.0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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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40대 남성이 격리 치료중인 광둥성(廣東省) 후이저우(惠州) 센터 병원 중환자실(ICU)을 찍은 사진 4장이 어제(5월 31일) 공개됐다. 다른 지역 동료 의사에게 보낸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서다. 공개된 사진은 방진 복장 비슷하게 바이러스 감염 방지 복장을 한 여러 의료진이 구수회의를 하는 장면이고 또 다른 사진은 의료진들이 분주히 병실 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 한국인 40대 중환자실 모습 ‘첫 공개’

특히 눈길을 끄는 사진 한 장은 현재 격리 치료중인 한국인 40대 남성으로 보이는 환자가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모습이다. 유리 문 건너 이 환자는 방균 마스크를 한 채 힘없이 병상에 누워 있고 그 곁에는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서 있는 모습이다. 중국 언론은 한국인 환자가 지난달 28일, 병원에 입원한 뒤 고열과 폐렴 증상을 보이다가 지난달 30일부터 서서히 안정을 되찾는 듯했지만, 그 다음날인 어제부터 다시 고열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중증급성호흡기중후군(SARS)처럼 전파력이 강하지는 않지만, 사실 메르스의 치사율이 40%에 달하고 특별한 치료법도 없어 환자가 있는 중환자실은 접근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내부 의료진이 아니면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다.

■ “미혼 의료진, 치료 제일선에 배치”



이와 함께 이 한국인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뒤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병원의 급박했던 대응 노력도 역시 웨이보를 통해 알려졌다. 후이저우 센터 병원은 한국인 40대 남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다음날인 30일 오전 병원의 모든 의료진을 긴급 소집했다. 이를 위해 병원측은 의료진에게 한통의 긴급 통지문을 보냈다. “자매들, 긴급 통지한다. 중환자실 근무를 차출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직원은 후이저우를 떠나지 마라, 당직 근무표는 바뀔 수 있다. 또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9시 전에 각 과로 돌아와서 대기 인원 제비뽑기에 참여하라. 빠져서는 안된다.” 결혼 안한 것이 죄가 아니지만 미혼의 의료진이 제일선을 맡아 우선 투입되고 기혼 의료진은 그 다음 차례로 결정됐다. 전시에 긴급 동원된 군인들처럼 후이저우 센터 병원은 일사불란하게 전체 의료진을 메르스 퇴치 작전에 투입했다.

■ 의료진 “나는 정말 가고 싶지 않다” 토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아니고 긴급 동원된 의료진들의 마음은 어떨까? 그것도 한국에서 온 외국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이들 의료진들의 입장에서도 역시 엄습해 오는 불안과 공포감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늦은 시각, 한 의료진이 밀려오는 공포감과 함께 담담한 심정을 담은 웨이보를 자신의 동료에게 보냈다. “오늘 첫 제비뽑기에서 제일 먼저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를 돌볼 중환자실 특수 간호사 명단이 확정됐다. 가장 먼저 기혼 의료진은 제외됐다. 만약 중동호흡기증후군이 전면적으로 확산할 경우엔 전원이 참여한다. 나는 일이 빨리 진정되길 희망한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 (중환자실에) 가고 싶지 않다.’ 그러나 만약 일이 악화된다면 나도 용감하게 앞으로 나가는 걸 선택할 수밖에 없다! 사랑하는 가족, 반드시 잘 될거야, 걱정할 필요 없어~”

■ 중국 네티즌 “의료진들 위대하다” 찬사 봇물



한때 중국 인터넷에서 한국인 40대가 입원한 후이저우 병원의 ICU(중환자실)가 폐쇄됐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이들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 있었다. 동요하지도 않았다. 피할 수만 있다면 정말 피하고 싶은 자리인데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묵묵히 중환자실로 향하는 이들 의료진에게 박수와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미 10만 여명의 네티진들이 이들 의료진에게 힘을 실어주는, '선플'운동에 동참했고 헌신적인 의료진들을 찬사하는 논평이 수만에 달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의료진의 복을 기원한다.”, “의료진들은 정말 위대하다. 울음이 나올 것 같다.” “그들이 무사히 일을 잘 마무리하길 기대한다”가 주류를 이뤘다. 어떤 네티즌은 이런 글을 남겼다. “지금 우리는 후이저우 모든 의료진의 물불을 가리지 않는 용감한 전진에 찬사한다. 그들도 두려움이 있고, 가족도 있다. 그러나 무엇을 대하든 상관없이 그들은 모두 전선으로 향하고 있다. 환자와 함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충심으로 그들의 무사 건강을 기원한다!"

■ 한국 폄훼 반응…광둥 지역 네티즌들 ‘비난 거세’

한국인 메르스 환자가 중국에 입국해 중국 네티즌들이 한때 한국을 폄훼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 수도 적지 않다. 중국 네티즌들이 이처럼 메르스 환자의 입국을 강하게 비난한 건 치유하기 힘든 아픈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으로 당시 수도 베이징을 포함한 5개 지역에서 약 1,200명이 감염되고, 46명이 사망했다. 특히 광둥 성에서만 사스로 40명가량이 숨져 이 지역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셌다.

■ “광둥 의료진과 보건당국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 우리가 중국을 먼저 이해할 때다. 사실 한국인 메르스 환자가 중국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런 분란이 없었을 것이다. 이를 두고 양국 네티즌간 감정싸움으로 비화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불안한 눈길로 쳐다보는 가족들의 시선을 뒤로 하고 자신의 안위를 돌볼 틈도 없이 외국에서 온 메르스 환자를 돌보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 그것이 중환자실에서 외로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한국인 40대 남성을 돕는 일이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듯이 진정한 한중 관계의 우의는 이럴 때 생기는 것이다. 그 일을 우리 네티즌들이 앞장서 감당 해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물론 우리 의료진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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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話] 한국인 메르스 환자 첫 공개…“미혼 의료진 배치”, 왜?
    • 입력 2015-06-01 14:38:02
    • 수정2015-06-01 14:54:24
    중국話
중국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40대 남성이 격리 치료중인 광둥성(廣東省) 후이저우(惠州) 센터 병원 중환자실(ICU)을 찍은 사진 4장이 어제(5월 31일) 공개됐다. 다른 지역 동료 의사에게 보낸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서다. 공개된 사진은 방진 복장 비슷하게 바이러스 감염 방지 복장을 한 여러 의료진이 구수회의를 하는 장면이고 또 다른 사진은 의료진들이 분주히 병실 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 한국인 40대 중환자실 모습 ‘첫 공개’

특히 눈길을 끄는 사진 한 장은 현재 격리 치료중인 한국인 40대 남성으로 보이는 환자가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모습이다. 유리 문 건너 이 환자는 방균 마스크를 한 채 힘없이 병상에 누워 있고 그 곁에는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서 있는 모습이다. 중국 언론은 한국인 환자가 지난달 28일, 병원에 입원한 뒤 고열과 폐렴 증상을 보이다가 지난달 30일부터 서서히 안정을 되찾는 듯했지만, 그 다음날인 어제부터 다시 고열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중증급성호흡기중후군(SARS)처럼 전파력이 강하지는 않지만, 사실 메르스의 치사율이 40%에 달하고 특별한 치료법도 없어 환자가 있는 중환자실은 접근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내부 의료진이 아니면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다.

■ “미혼 의료진, 치료 제일선에 배치”



이와 함께 이 한국인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뒤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병원의 급박했던 대응 노력도 역시 웨이보를 통해 알려졌다. 후이저우 센터 병원은 한국인 40대 남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다음날인 30일 오전 병원의 모든 의료진을 긴급 소집했다. 이를 위해 병원측은 의료진에게 한통의 긴급 통지문을 보냈다. “자매들, 긴급 통지한다. 중환자실 근무를 차출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직원은 후이저우를 떠나지 마라, 당직 근무표는 바뀔 수 있다. 또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9시 전에 각 과로 돌아와서 대기 인원 제비뽑기에 참여하라. 빠져서는 안된다.” 결혼 안한 것이 죄가 아니지만 미혼의 의료진이 제일선을 맡아 우선 투입되고 기혼 의료진은 그 다음 차례로 결정됐다. 전시에 긴급 동원된 군인들처럼 후이저우 센터 병원은 일사불란하게 전체 의료진을 메르스 퇴치 작전에 투입했다.

■ 의료진 “나는 정말 가고 싶지 않다” 토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아니고 긴급 동원된 의료진들의 마음은 어떨까? 그것도 한국에서 온 외국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이들 의료진들의 입장에서도 역시 엄습해 오는 불안과 공포감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늦은 시각, 한 의료진이 밀려오는 공포감과 함께 담담한 심정을 담은 웨이보를 자신의 동료에게 보냈다. “오늘 첫 제비뽑기에서 제일 먼저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를 돌볼 중환자실 특수 간호사 명단이 확정됐다. 가장 먼저 기혼 의료진은 제외됐다. 만약 중동호흡기증후군이 전면적으로 확산할 경우엔 전원이 참여한다. 나는 일이 빨리 진정되길 희망한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 (중환자실에) 가고 싶지 않다.’ 그러나 만약 일이 악화된다면 나도 용감하게 앞으로 나가는 걸 선택할 수밖에 없다! 사랑하는 가족, 반드시 잘 될거야, 걱정할 필요 없어~”

■ 중국 네티즌 “의료진들 위대하다” 찬사 봇물



한때 중국 인터넷에서 한국인 40대가 입원한 후이저우 병원의 ICU(중환자실)가 폐쇄됐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이들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 있었다. 동요하지도 않았다. 피할 수만 있다면 정말 피하고 싶은 자리인데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묵묵히 중환자실로 향하는 이들 의료진에게 박수와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미 10만 여명의 네티진들이 이들 의료진에게 힘을 실어주는, '선플'운동에 동참했고 헌신적인 의료진들을 찬사하는 논평이 수만에 달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의료진의 복을 기원한다.”, “의료진들은 정말 위대하다. 울음이 나올 것 같다.” “그들이 무사히 일을 잘 마무리하길 기대한다”가 주류를 이뤘다. 어떤 네티즌은 이런 글을 남겼다. “지금 우리는 후이저우 모든 의료진의 물불을 가리지 않는 용감한 전진에 찬사한다. 그들도 두려움이 있고, 가족도 있다. 그러나 무엇을 대하든 상관없이 그들은 모두 전선으로 향하고 있다. 환자와 함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충심으로 그들의 무사 건강을 기원한다!"

■ 한국 폄훼 반응…광둥 지역 네티즌들 ‘비난 거세’

한국인 메르스 환자가 중국에 입국해 중국 네티즌들이 한때 한국을 폄훼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 수도 적지 않다. 중국 네티즌들이 이처럼 메르스 환자의 입국을 강하게 비난한 건 치유하기 힘든 아픈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으로 당시 수도 베이징을 포함한 5개 지역에서 약 1,200명이 감염되고, 46명이 사망했다. 특히 광둥 성에서만 사스로 40명가량이 숨져 이 지역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셌다.

■ “광둥 의료진과 보건당국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 우리가 중국을 먼저 이해할 때다. 사실 한국인 메르스 환자가 중국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런 분란이 없었을 것이다. 이를 두고 양국 네티즌간 감정싸움으로 비화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불안한 눈길로 쳐다보는 가족들의 시선을 뒤로 하고 자신의 안위를 돌볼 틈도 없이 외국에서 온 메르스 환자를 돌보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 그것이 중환자실에서 외로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한국인 40대 남성을 돕는 일이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듯이 진정한 한중 관계의 우의는 이럴 때 생기는 것이다. 그 일을 우리 네티즌들이 앞장서 감당 해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물론 우리 의료진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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