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 잇따라 깨진 감염 공식…잠복기 논란

입력 2015.06.17 (23:31) 수정 2015.06.1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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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임승관 아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 앵커 : 최장 잠복기 14일을 넘겨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이어지면서 잠복기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격리 대상자들이 급격하게 늘면서 통제할 수 있는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임승관 교수와 이 문제 짚어봅니다.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안녕하세요.

▷ 앵커 : 최장 잠복기 14일을 넘겨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최장 잠복기 14일은 어떻게 정해진 건가요?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그런 잠복기 기준은 학술 임상자료를 근거로 한 것입니다. 2012년, 2013년 사우디아라비아 유행의 자료들을 근거로 한 거겠죠. 최대치가 14일 정도이다, 이렇게 알려졌던 것이고요. 그런데 모르죠. 2015년 한국의 유행이 끝나면 최장 잠복기가 16일이나 17일로 학술적 자료가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 앵커 : 잠복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잠복기를 넘어서 발병한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경우에 감염 가능성, 전파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결국, 쉽게 생각하면 질병의 경과는 이럴 겁니다. 처음에는 무증상의 잠복기를 하고 있다가 그다음 열병이 나는 시기를 며칠 겪을 것이고, 열이 난 지 3일이나 4일이 지나고 난 다음부터 기침하다가 이후에 전형적인 폐렴으로 발전할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언제 감염되느냐, 이 질문으로 이어지는데요. 열병이 있는 시기는 바이러스가 주로 혈액 속에, 혈중에 있는 시기입니다. 그때는 바이러스 배출이 거의 없겠죠. 그리고 이제 기침을 하고 가래를 뱉어내는 시점부터 바이러스를 밖으로 배출하고, 타인을 감염시킬 텐데요. 그 시기는 대체로 병원에 입원한 다음이지요.

▷ 앵커 : 그런데 잠복기에 대한 부분을 우리가 정함에 있어서 좀 보수적으로 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14일이란 국제적 기준이 있다고 하지만 그 기준이 잘못 적용된 상황도 있지 않았습니까?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기준 연장이나 수정 필요성이 없다고 보십니까?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14일을 15일이나 16일, 혹은 17일로 바꿀 필요가 없겠느냐는 질문이신데요. 사실 2일, 3일 바꾸는 것은 얻어지는 이득보다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정책적 혼란과 혼선이 오히려 저는 더 걱정스러운데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지 완벽을 기하자는 말을 너무 쉽게 하는데, 사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잖아요. 완벽을 기하다 보면 오히려 오류가 나기 쉬운 것 같아요. 우리가 하는 일은 최선을 다하는 것 같습니다.

▷ 앵커 : 잠복기 기준에 따른 논란, 사실 격리 대상자들의 관리와 연결되는 부분인데요. 지금 격리자 수준도 사실상 통제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우리가 불과 3주일 전 쯤만해도 40명, 50명 정도의 접촉자를 관리하고 있었죠. 지금은 4천 명, 5천 명 상황 아닙니까? 그런데 그 사이에 인력이 100배, 200배 늘진 않았을 것 아닙니까? 이미 어느 정도 정부 당국의 추적 조사의 능력들은 한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그럼 그것을 무조건 요구할 것이냐.

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면, 어떤 부분에 우리가 집중할 것인가를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서 1명의 환자가 열흘 정도의 지역 사회 노출이 있었다고 칠게요. 그럼 초반에는 분명히 감염력을 낮게 갖고 있었을 것이고, 마지막 2일과 3일이 문제가 될 겁니다. 그럼 열흘 동안의 노출을 모두 다 똑같은 강도로 조사할 것이냐. 후반부 2, 3일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데 에너지를 쓰면 되고요.

또 그 사람이 교통수단을 이용했고, 상업 시설에 갔고, 학교에 갔고, 병원에 갔다고 칠게요. 그러면 문제가 되는 병원 부분에 집중하고. 즉, 어느 시간에 집중할 것인지, 어느 공간에 집중할 것인지 결정하는 선택의 문제 같습니다.

▷ 앵커 : 지금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감염 상황에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요. 감염자들이 감염된 지 모르는 상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1,500여 명이 있는 총회 자리에 참석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이 사람들을 보면 전부.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아무렇지도 않죠?

▷ 앵커 : 네.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건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지금 말씀드린 가설대로잖아요. 그 의사 선생님이 총회에 가면, 갈만하니까 갔을 것이고요. 아주 고열이 시달릴 때 갔을 리는 없다고요. 그러니까 그 시기는 증상이 아주 초반부였을 것이고, 바이러스 배출이 적은 시기였을 겁니다. 그렇다면 1,500명 총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일일이 조사할 필요는 없었을지도 모르죠.

▷ 앵커 :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열이 나면 전파가 된다는 건데, 사실 그것보단 기침하는 단계에서 전파가 되는군요?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바이러스가 호흡기 계통에 있어야 배출이 되니까요.

▷ 앵커 : 지금 산발적인 장기화 가능성도 이야기가 나오는데, 장기화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지금의 연구 사례를 보면 어떻습니까?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유행 곡선은 상당히 왜곡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유행을 1번 환자가 주로 일으켰고, 두 번째 유행을 14번과 16번 환자가 일으켰는데요. 다 우리가 슈퍼전파자라 부르는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우리의 유행곡선은 몇 배가 빨라졌어요. 이런 일이 또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두 번의 파고가 점점 높아졌는데 세 번째 파고가 그보다 더 높을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분산된 지역 쪽으로 작은 파도들은 계속 몰아칠 수 있고, 그것이 세 번이 될지 네 번이 될지, 아니면 다섯 번이 될지는 저희가 하기에 달린 일이겠죠.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 종식 선언을 한 2개월 이내에 할 수 있다면 굉장히 훌륭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앵커 :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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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토크] 잇따라 깨진 감염 공식…잠복기 논란
    • 입력 2015-06-17 23: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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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임승관 아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 앵커 : 최장 잠복기 14일을 넘겨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이어지면서 잠복기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격리 대상자들이 급격하게 늘면서 통제할 수 있는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임승관 교수와 이 문제 짚어봅니다.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안녕하세요.

▷ 앵커 : 최장 잠복기 14일을 넘겨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최장 잠복기 14일은 어떻게 정해진 건가요?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그런 잠복기 기준은 학술 임상자료를 근거로 한 것입니다. 2012년, 2013년 사우디아라비아 유행의 자료들을 근거로 한 거겠죠. 최대치가 14일 정도이다, 이렇게 알려졌던 것이고요. 그런데 모르죠. 2015년 한국의 유행이 끝나면 최장 잠복기가 16일이나 17일로 학술적 자료가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 앵커 : 잠복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잠복기를 넘어서 발병한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경우에 감염 가능성, 전파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결국, 쉽게 생각하면 질병의 경과는 이럴 겁니다. 처음에는 무증상의 잠복기를 하고 있다가 그다음 열병이 나는 시기를 며칠 겪을 것이고, 열이 난 지 3일이나 4일이 지나고 난 다음부터 기침하다가 이후에 전형적인 폐렴으로 발전할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언제 감염되느냐, 이 질문으로 이어지는데요. 열병이 있는 시기는 바이러스가 주로 혈액 속에, 혈중에 있는 시기입니다. 그때는 바이러스 배출이 거의 없겠죠. 그리고 이제 기침을 하고 가래를 뱉어내는 시점부터 바이러스를 밖으로 배출하고, 타인을 감염시킬 텐데요. 그 시기는 대체로 병원에 입원한 다음이지요.

▷ 앵커 : 그런데 잠복기에 대한 부분을 우리가 정함에 있어서 좀 보수적으로 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14일이란 국제적 기준이 있다고 하지만 그 기준이 잘못 적용된 상황도 있지 않았습니까?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기준 연장이나 수정 필요성이 없다고 보십니까?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14일을 15일이나 16일, 혹은 17일로 바꿀 필요가 없겠느냐는 질문이신데요. 사실 2일, 3일 바꾸는 것은 얻어지는 이득보다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정책적 혼란과 혼선이 오히려 저는 더 걱정스러운데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지 완벽을 기하자는 말을 너무 쉽게 하는데, 사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잖아요. 완벽을 기하다 보면 오히려 오류가 나기 쉬운 것 같아요. 우리가 하는 일은 최선을 다하는 것 같습니다.

▷ 앵커 : 잠복기 기준에 따른 논란, 사실 격리 대상자들의 관리와 연결되는 부분인데요. 지금 격리자 수준도 사실상 통제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우리가 불과 3주일 전 쯤만해도 40명, 50명 정도의 접촉자를 관리하고 있었죠. 지금은 4천 명, 5천 명 상황 아닙니까? 그런데 그 사이에 인력이 100배, 200배 늘진 않았을 것 아닙니까? 이미 어느 정도 정부 당국의 추적 조사의 능력들은 한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그럼 그것을 무조건 요구할 것이냐.

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면, 어떤 부분에 우리가 집중할 것인가를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서 1명의 환자가 열흘 정도의 지역 사회 노출이 있었다고 칠게요. 그럼 초반에는 분명히 감염력을 낮게 갖고 있었을 것이고, 마지막 2일과 3일이 문제가 될 겁니다. 그럼 열흘 동안의 노출을 모두 다 똑같은 강도로 조사할 것이냐. 후반부 2, 3일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데 에너지를 쓰면 되고요.

또 그 사람이 교통수단을 이용했고, 상업 시설에 갔고, 학교에 갔고, 병원에 갔다고 칠게요. 그러면 문제가 되는 병원 부분에 집중하고. 즉, 어느 시간에 집중할 것인지, 어느 공간에 집중할 것인지 결정하는 선택의 문제 같습니다.

▷ 앵커 : 지금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감염 상황에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요. 감염자들이 감염된 지 모르는 상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1,500여 명이 있는 총회 자리에 참석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이 사람들을 보면 전부.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아무렇지도 않죠?

▷ 앵커 : 네.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건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지금 말씀드린 가설대로잖아요. 그 의사 선생님이 총회에 가면, 갈만하니까 갔을 것이고요. 아주 고열이 시달릴 때 갔을 리는 없다고요. 그러니까 그 시기는 증상이 아주 초반부였을 것이고, 바이러스 배출이 적은 시기였을 겁니다. 그렇다면 1,500명 총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일일이 조사할 필요는 없었을지도 모르죠.

▷ 앵커 :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열이 나면 전파가 된다는 건데, 사실 그것보단 기침하는 단계에서 전파가 되는군요?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바이러스가 호흡기 계통에 있어야 배출이 되니까요.

▷ 앵커 : 지금 산발적인 장기화 가능성도 이야기가 나오는데, 장기화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지금의 연구 사례를 보면 어떻습니까?

▶ 임승관 아주대 감염내과 교수 :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유행 곡선은 상당히 왜곡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유행을 1번 환자가 주로 일으켰고, 두 번째 유행을 14번과 16번 환자가 일으켰는데요. 다 우리가 슈퍼전파자라 부르는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우리의 유행곡선은 몇 배가 빨라졌어요. 이런 일이 또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두 번의 파고가 점점 높아졌는데 세 번째 파고가 그보다 더 높을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분산된 지역 쪽으로 작은 파도들은 계속 몰아칠 수 있고, 그것이 세 번이 될지 네 번이 될지, 아니면 다섯 번이 될지는 저희가 하기에 달린 일이겠죠.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 종식 선언을 한 2개월 이내에 할 수 있다면 굉장히 훌륭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앵커 :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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