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 완구계의 허니버터칩 ‘터닝메카드’…끼워팔기 기승

입력 2015.07.02 (19:56) 수정 2015.07.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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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에게 최고 인기…‘터닝메카드’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들만의 세계가 있죠. 그 사이에서 통하는 자랑거리, 필수 아이템이 있기 마련인데요. 지난 2012년에는 '닌자고'라는 장난감이 인기였고, 작년에는 '요괴워치'라는 모형 시계가 유행이었죠. 요즘 아이들에게는? 단연 '터닝메카드'입니다.

'터닝메카드'는 KBS에서 방영하고 있는 만화영화의 제목입니다. 평소에는 자동차의 모습이지만 특정 카드를 대면 로봇으로 변신하는 '메카니멀'을 모아 자신의 꿈을 이루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내용이라는데요. 이 '메카니멀'을 본따 만든 완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제가 만나본 학생은 '피닉스'라는 모델을 갖고 있었는데, 학교, 학원, 약국 할 것 없이 장난감을 꺼내면 '한 번만 만져보게 해달라'는 아이들로 금방 둘러싸인다고 합니다.

■ ‘터닝메카드’ 품귀 현상에 학부모들 골머리

문제는 수요가 폭증하자 매장에 갖다 놓는 족족 팔려나가기 때문에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 때문에 '완구계의 허니버터칩'이라고도 불립니다.

'터닝메카드'를 사달라고 조르는 자녀를 위해 학부모들은 근처의 완구전문점이나 대형마트를 돌아보지만 번번이 허탕을 치곤 합니다. 그래서 마트나 완구점에는 다음 물량은 언제 들어오냐는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온다고 합니다.



■ 웃돈 거래·미끼 매물·끼워팔기…장난감으로 한몫 노리는 상혼

이렇게 터닝메카드의 인기가 높아지자 이 틈을 노린 얌체 상혼도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정가인 2만 원에 구매해서 세배나 비싼 6만 원에 온라인 쇼핑몰에 올리는 경우부터 인기 모델인 '에반'이 있는 것처럼 광고한 뒤 찾아가 보면 엉뚱한 제품만 쌓아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학부모들이 가장 불만을 많이 느끼는 상술은 인기 없는 제품과 '터닝메카드'를 묶어서 판매하는 이른바 '끼워팔기' 상술입니다. 인터넷에는 이 '터닝메카드 끼워팔기'에 대한 분노가 담긴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해당 완구전문점으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어른 손바닥만 한 터닝메카드 완구가 백화점 쇼핑백만 한 '카봇'이라는 자동차 로봇에 붙어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마치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를 보는 듯했는데요. 터닝메카드의 가격은 2만 원대, 카봇은 4만 원대입니다. 합쳐서 6만 2천8백 원.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

물건을 들고 계산대로 가서 점원에게 물어봤습니다.

기자 : “전 이 작은 것만 사고 싶은데요. 터닝메카드.”
점원 : “이것만은 못 팔아요. 이거랑 같이 세트로 들어와서. 이건 카봇인데 작년에 한참 유행했어요. 올해 초까지. 그런데 이게 터닝메카드 나오면서 이게 좀 시들해졌어요. 지금 이거(카봇)는 안 찾으니까 이거(터닝메카드) 끼워서 팔아라. 이렇게 저희 업체에게 납품을 해서 어쩔 수 없어요.”


결국 제조사인 손오공에서 이전 모델인 '카봇'이 인기가 떨어지자 '재고 밀어내기'를 위해 끼워팔기를 강요했다는 말인데요. 끼워파는 제품도 대부분 손오공에서 만들어 파는 제품입니다. 인기가 없어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이었습니다.

손오공 측의 말도 들어봤습니다.

김종완 대표 : “(카봇이) 유통시장에 재고로 있다 보니까 그것들을 지금 재래시장에서 현금화하는 작업이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저희가 계도를 하고 있는데. 그걸 다 저희 탓을 하니까. 저희가 억울한 점이 있죠.”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요?

완구전문점에서 부모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손오공 핑계를 댄 것일 수도, 손오공 측에서 끼워팔기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도 끼워팔기, 웃돈 얹기, 미끼 매물 등 비뚤어진 상혼으로 아이들 장난감이 유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 팔기만 하면 그만? 손오공 책임 있는 모습 아쉬워

이쯤 되면 소매상보다는 손오공 측에 묻고 싶어집니다. 고작 이틀 동안 취재해본 저도 끼워팔기를 하면서 손오공 탓을 하는 가게를 여럿 발견했는데, 왜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는 건가요? 매장에서 손오공에 책임을 돌리는 것이 억울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터닝메카드 완구가 발매된 5월 초, 주식회사 손오공의 주가는 2배가 넘게 올랐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도 커질 수는 없는 걸까요?

[연관 기사]

☞ [뉴스9] 완구 ‘터닝메카드’ 키워팔기…배보다 배꼽 더 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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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02 19:56:27
    • 수정2015-07-09 11: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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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에게 최고 인기…‘터닝메카드’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들만의 세계가 있죠. 그 사이에서 통하는 자랑거리, 필수 아이템이 있기 마련인데요. 지난 2012년에는 '닌자고'라는 장난감이 인기였고, 작년에는 '요괴워치'라는 모형 시계가 유행이었죠. 요즘 아이들에게는? 단연 '터닝메카드'입니다.

'터닝메카드'는 KBS에서 방영하고 있는 만화영화의 제목입니다. 평소에는 자동차의 모습이지만 특정 카드를 대면 로봇으로 변신하는 '메카니멀'을 모아 자신의 꿈을 이루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내용이라는데요. 이 '메카니멀'을 본따 만든 완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제가 만나본 학생은 '피닉스'라는 모델을 갖고 있었는데, 학교, 학원, 약국 할 것 없이 장난감을 꺼내면 '한 번만 만져보게 해달라'는 아이들로 금방 둘러싸인다고 합니다.

■ ‘터닝메카드’ 품귀 현상에 학부모들 골머리

문제는 수요가 폭증하자 매장에 갖다 놓는 족족 팔려나가기 때문에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 때문에 '완구계의 허니버터칩'이라고도 불립니다.

'터닝메카드'를 사달라고 조르는 자녀를 위해 학부모들은 근처의 완구전문점이나 대형마트를 돌아보지만 번번이 허탕을 치곤 합니다. 그래서 마트나 완구점에는 다음 물량은 언제 들어오냐는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온다고 합니다.



■ 웃돈 거래·미끼 매물·끼워팔기…장난감으로 한몫 노리는 상혼

이렇게 터닝메카드의 인기가 높아지자 이 틈을 노린 얌체 상혼도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정가인 2만 원에 구매해서 세배나 비싼 6만 원에 온라인 쇼핑몰에 올리는 경우부터 인기 모델인 '에반'이 있는 것처럼 광고한 뒤 찾아가 보면 엉뚱한 제품만 쌓아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학부모들이 가장 불만을 많이 느끼는 상술은 인기 없는 제품과 '터닝메카드'를 묶어서 판매하는 이른바 '끼워팔기' 상술입니다. 인터넷에는 이 '터닝메카드 끼워팔기'에 대한 분노가 담긴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해당 완구전문점으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어른 손바닥만 한 터닝메카드 완구가 백화점 쇼핑백만 한 '카봇'이라는 자동차 로봇에 붙어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마치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를 보는 듯했는데요. 터닝메카드의 가격은 2만 원대, 카봇은 4만 원대입니다. 합쳐서 6만 2천8백 원.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

물건을 들고 계산대로 가서 점원에게 물어봤습니다.

기자 : “전 이 작은 것만 사고 싶은데요. 터닝메카드.”
점원 : “이것만은 못 팔아요. 이거랑 같이 세트로 들어와서. 이건 카봇인데 작년에 한참 유행했어요. 올해 초까지. 그런데 이게 터닝메카드 나오면서 이게 좀 시들해졌어요. 지금 이거(카봇)는 안 찾으니까 이거(터닝메카드) 끼워서 팔아라. 이렇게 저희 업체에게 납품을 해서 어쩔 수 없어요.”


결국 제조사인 손오공에서 이전 모델인 '카봇'이 인기가 떨어지자 '재고 밀어내기'를 위해 끼워팔기를 강요했다는 말인데요. 끼워파는 제품도 대부분 손오공에서 만들어 파는 제품입니다. 인기가 없어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이었습니다.

손오공 측의 말도 들어봤습니다.

김종완 대표 : “(카봇이) 유통시장에 재고로 있다 보니까 그것들을 지금 재래시장에서 현금화하는 작업이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저희가 계도를 하고 있는데. 그걸 다 저희 탓을 하니까. 저희가 억울한 점이 있죠.”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요?

완구전문점에서 부모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손오공 핑계를 댄 것일 수도, 손오공 측에서 끼워팔기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도 끼워팔기, 웃돈 얹기, 미끼 매물 등 비뚤어진 상혼으로 아이들 장난감이 유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 팔기만 하면 그만? 손오공 책임 있는 모습 아쉬워

이쯤 되면 소매상보다는 손오공 측에 묻고 싶어집니다. 고작 이틀 동안 취재해본 저도 끼워팔기를 하면서 손오공 탓을 하는 가게를 여럿 발견했는데, 왜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는 건가요? 매장에서 손오공에 책임을 돌리는 것이 억울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터닝메카드 완구가 발매된 5월 초, 주식회사 손오공의 주가는 2배가 넘게 올랐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도 커질 수는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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