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엘리엇, 승자는?
입력 2015.07.05 (23:21)
수정 2015.07.0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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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녹취> 윤주화(제일모직 사장) :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우리는 합병 그 자체에 대해서 그러니까 지배구조 승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분명한 것은 이 합병비율이 굉장히 문제가 있고 이 자체가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 (라고 주장하는 것)"
<녹취>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합병비율을 포함해서, 설득할 수 있다고 하면 합병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만약에 그 설득이 실패한다면 결국은 무산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오프닝>
삼성물산의 3대 주주인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습니다.
합병 조건이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큰 손해를 끼친다는 것이 엘리엇의 주장입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그룹을 상속하는 절차를 진행해왔습니다.
이번 합병절차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장악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이 최종적으로 의도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왜 우리나라 기업들은 번번히 외국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일까요?
<리포트>
지난 5월 26일,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합병을 통해 두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이 내건 명분입니다.
<인터뷰> 윤주화(제일모직 사장) : "(두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이 합병이 이뤄지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도 재편됩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지분 23%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지분은 0.57%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통합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4.1%에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를 포함해 삼성전자의 지분 11.3%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됩니다.
<인터뷰> 제일모직 IR 참고영상 : "계열사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삼성이 합병 추진을 낙관하던 상황에서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합병 추진 발표 8일 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것입니다.
엘리엇은 이미 삼성물산의 지분 7.12%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합병비율과 합병시기가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결정됐다는 것입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우리는 합병 그 자체에 대해서 그러니까 지배구조 승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분명한 것은 이 합병비율이 굉장히 문제가 있고 이 자체가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 (라고 주장하는 것)"
지난 5월, 만여주, 약 6억여원 어치의 삼성물산 주식을 산 김모씨.
김씨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1대 0.35, 대략 삼성물산 3주를 제일모직 1주로 바꿔주도록 산정된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삼성물산 소액주주 : "너무 소액주주들을 무시했다는 거죠. (합병을)할 때는 하더라도 누구나 다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가치 평가를 해달라는 거지."
인터넷에는 합병을 반대하는 삼성물산 소액주주 모임이 결성됐습니다.
김씨를 포함해 2천 6백 명 정도의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힐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 법률시행령입니다.
법안을 보면 상장 회사의 합병가액은 최근 한달, 1주일, 전날의 주식 종가를 평균내 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 1: 0.35는 이렇게 산정된 수칩니다.
<인터뷰> 고창현(삼성물산 법률대리인) : "회사의 가치는 주가에 따라서 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가는 저평가됐고 제일모직 주가는 고평가된 상황에서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됐다고 주장합니다."
합병 추진 시점도 삼성물산에게 매우 불리한 시점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류영재(의결권행사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 대표) : "PBR이 (주가 순자산 수치가) 10년 동안 가장 낮은 시점을 아주 절묘하게 택해서 그 시기를 맞춰서 이번에 합병을 결행했다는 것 법의 맹점을 충분히 활용해서 대주주에게 가장 유리한 그런 시점을 택해서 결행이 됐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주주들은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자사주 매각 부분입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11일, 자사주 5.76%, 모두 6743억원에 이르는 주식을 KCC에 팔았습니다.
주주총회에서 합병 찬성표를 늘리기 위해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다른 회사에 팔아서 우호지분을 만들기로 결정한 겁니다.
엘리엇은 이런 삼성의 결정도 주주이익 대신 이건희 회장 일가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류영재(의결자문기관 서스턴베스트 대표) : "(자사주는) 삼성물산 모든 주주들의 돈을 가지고 산거에요. 근데 그것을 일방적으로 회사 대주주에게 우호적인 의견을 내는 주체에게 넘긴다는 것은 저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합병비율은 자산가치가 반영된 주가에 따라 적법하게 결정됐고 제일모직의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오른 것일 뿐 삼성물산의 주가흐름은 정상적이어서 합병시기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삼성물산 관계자 : "이 건 같은 경우는 경영권에 대한 경영 방어 수준으로써의 매각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목적이라든지, 절차상의 문제는 전혀 없는 부분이거든요."
삼성은 경영권이 위협받으면 투자가 위축되고 고용도 줄어 결국 주주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손해라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신(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 "저희 입장에서 보면 (합병을 통해) 제일모직의 성장을 같이 공유할 수가 있고요."
엘리엇은 남미와 콩고, 페루 등 국가 부도 사태에 있는 나라들에서 국채를 싸게 사들여 수백 퍼센트의 수익을 내왔습니다.
그 나라가 원조를 받으면 국채의 액면가 전액을 상환하라며 소송을 내고, 상대가 이 제안을 거부하면 상대국의 무역거래를 동결시키는 방식으로 압박해, 채권을 전액 상환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겨왔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국제여론은 그렇지 않은데. 한국만 먹튀다. 엘리엇은 다양한 범위에 투자하는 다전략 헤지펀드입니다."
<인터뷰> 신장섭(싱가포르국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엘리엇측은 자신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하기 위한 정의의 사도인양 얘기하는데. 그 펀드가 과거에 해왔던 행적이나 앞으로의 행적을 보면 자신들의 이익을 높이려는 겁니다."
하지만, 엘리엇이 어떤 의도를 가졌느냐와는 별개로, 삼성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이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준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재규(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팀장) : "가지고 있는 지분은 적은 데 순환출자라든지 다양한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통해서 전체 회사를 좌지우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보니까 그 중에 조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틈을 비집고 해외자본들이 들어와서 경영권 분쟁을 야기하기도 하고.. 국내 상장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상당히 후진적입니다."
삼성과 엘리엇의 첫번째 공방은 삼성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지난 1일 법원은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 소집과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엘리엇측과 일부 소액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한 합병 비율과 합병 시점에 대해서도 법원은 모두 문제가 없다고 판다했습니다.
합병 발표 이후 삼성물산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제일모직과 대주주에게만 이익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김갑래(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제팀장) : "합병비율에 있어서 현저한 불공정은 없기 때문에 일단 적법성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으니 주주총회에서 표결로 결정을 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삼성과 엘리엇의 승부는 오는 17일 열리는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대결로 가려지게 됐습니다.
합병은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될 수 있습니다.
주총 참석률을 70%로 잡으면, 삼성은 최소한 47%의 지분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세계최대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삼성물산주주들에게 이번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삼성물산 주가를 저평가하고, 제일모직 주가를 고평가해서 합병하는 것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삼성이 확보한 우호 지분은 약 20%.
삼성물산의 지분 9.98%를 가진 국민연금은 합병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성욱(전 국민연금 리서치 팀장) : "기업가치 훼손 여부와 기금의 수익가치 훼손 여부가 판단의 근거가 되는거죠. 그게 장기적인 판단과 같이 맞물려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수 있다"
삼성을 위협하는 엘리엇 외에도 일부 외국계 투자자는 합병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녹취> 박유경(네덜란드 연기금 0.3% 지분 보유 이사) : "삼성물산 주주로서 생각하기에 가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합병에 찬성을 못하게 된 상황입니다."
삼성의 가장 큰 관심은 엘리엇의 의도와 전략입니다.
단순 차익 실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삼성 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 참여까지 노리고 있다면 삼성 입장에서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인터뷰> 신장섭 : "(엘리엇이 주식을 매입한 시점은) 3세 승계의 윤곽이 드러났던 시점인데. 그 때 딱 마지막에 삼성물산이 있다는 것을 알고선 거기다 주식을 사놓고 그 다음에 합병 결정되니까 주주이익 침해됐다고 얘기하면서 더 크게 받아내려고 하는거죠."
할아버지가 창업한 기업을 물려받으려는 이재용부회장의 승계 작업은 19년 전, 에버랜드 전환사채 48억 원을 헐값에 사들이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초일류 글로벌기업을 표방하는 삼성이지만 가족 경영, 세습 경영을 위해서 사회적 비난을 무릅쓰고 갖가지 편법과 불법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3대 승계를 위해 지난 십 여년 동안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던 삼성이 마지막 단계에서 엘리엇이라는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서 합병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그런 문제의 발단이 될 수있는 멍석을 깔아준 사람이, 들어온 사람 나쁘다고 얘기만하는 그런 형국이 되고 있는거죠."
월가의 늑대들이라고 불리는 투기자본들에게 한국 재벌의 지배 구조는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2003년 SK를 공격해 8천 억원을 챙긴 소버린사태는 적은 지분으로 가족 경영을 하는 한국 재벌의 약점을 파고든 공격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세우고 아버지가 키운 거대 기업 삼성의 승계 앞에서 이재용부회장은 천문학적인 승계 비용을 뛰어넘는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하는 과제를 떠안게됐습니다.
<녹취> 윤주화(제일모직 사장) :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우리는 합병 그 자체에 대해서 그러니까 지배구조 승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분명한 것은 이 합병비율이 굉장히 문제가 있고 이 자체가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 (라고 주장하는 것)"
<녹취>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합병비율을 포함해서, 설득할 수 있다고 하면 합병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만약에 그 설득이 실패한다면 결국은 무산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오프닝>
삼성물산의 3대 주주인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습니다.
합병 조건이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큰 손해를 끼친다는 것이 엘리엇의 주장입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그룹을 상속하는 절차를 진행해왔습니다.
이번 합병절차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장악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이 최종적으로 의도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왜 우리나라 기업들은 번번히 외국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일까요?
<리포트>
지난 5월 26일,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합병을 통해 두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이 내건 명분입니다.
<인터뷰> 윤주화(제일모직 사장) : "(두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이 합병이 이뤄지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도 재편됩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지분 23%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지분은 0.57%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통합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4.1%에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를 포함해 삼성전자의 지분 11.3%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됩니다.
<인터뷰> 제일모직 IR 참고영상 : "계열사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삼성이 합병 추진을 낙관하던 상황에서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합병 추진 발표 8일 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것입니다.
엘리엇은 이미 삼성물산의 지분 7.12%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합병비율과 합병시기가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결정됐다는 것입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우리는 합병 그 자체에 대해서 그러니까 지배구조 승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분명한 것은 이 합병비율이 굉장히 문제가 있고 이 자체가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 (라고 주장하는 것)"
지난 5월, 만여주, 약 6억여원 어치의 삼성물산 주식을 산 김모씨.
김씨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1대 0.35, 대략 삼성물산 3주를 제일모직 1주로 바꿔주도록 산정된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삼성물산 소액주주 : "너무 소액주주들을 무시했다는 거죠. (합병을)할 때는 하더라도 누구나 다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가치 평가를 해달라는 거지."
인터넷에는 합병을 반대하는 삼성물산 소액주주 모임이 결성됐습니다.
김씨를 포함해 2천 6백 명 정도의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힐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 법률시행령입니다.
법안을 보면 상장 회사의 합병가액은 최근 한달, 1주일, 전날의 주식 종가를 평균내 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 1: 0.35는 이렇게 산정된 수칩니다.
<인터뷰> 고창현(삼성물산 법률대리인) : "회사의 가치는 주가에 따라서 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가는 저평가됐고 제일모직 주가는 고평가된 상황에서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됐다고 주장합니다."
합병 추진 시점도 삼성물산에게 매우 불리한 시점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류영재(의결권행사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 대표) : "PBR이 (주가 순자산 수치가) 10년 동안 가장 낮은 시점을 아주 절묘하게 택해서 그 시기를 맞춰서 이번에 합병을 결행했다는 것 법의 맹점을 충분히 활용해서 대주주에게 가장 유리한 그런 시점을 택해서 결행이 됐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주주들은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자사주 매각 부분입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11일, 자사주 5.76%, 모두 6743억원에 이르는 주식을 KCC에 팔았습니다.
주주총회에서 합병 찬성표를 늘리기 위해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다른 회사에 팔아서 우호지분을 만들기로 결정한 겁니다.
엘리엇은 이런 삼성의 결정도 주주이익 대신 이건희 회장 일가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류영재(의결자문기관 서스턴베스트 대표) : "(자사주는) 삼성물산 모든 주주들의 돈을 가지고 산거에요. 근데 그것을 일방적으로 회사 대주주에게 우호적인 의견을 내는 주체에게 넘긴다는 것은 저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합병비율은 자산가치가 반영된 주가에 따라 적법하게 결정됐고 제일모직의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오른 것일 뿐 삼성물산의 주가흐름은 정상적이어서 합병시기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삼성물산 관계자 : "이 건 같은 경우는 경영권에 대한 경영 방어 수준으로써의 매각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목적이라든지, 절차상의 문제는 전혀 없는 부분이거든요."
삼성은 경영권이 위협받으면 투자가 위축되고 고용도 줄어 결국 주주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손해라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신(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 "저희 입장에서 보면 (합병을 통해) 제일모직의 성장을 같이 공유할 수가 있고요."
엘리엇은 남미와 콩고, 페루 등 국가 부도 사태에 있는 나라들에서 국채를 싸게 사들여 수백 퍼센트의 수익을 내왔습니다.
그 나라가 원조를 받으면 국채의 액면가 전액을 상환하라며 소송을 내고, 상대가 이 제안을 거부하면 상대국의 무역거래를 동결시키는 방식으로 압박해, 채권을 전액 상환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겨왔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국제여론은 그렇지 않은데. 한국만 먹튀다. 엘리엇은 다양한 범위에 투자하는 다전략 헤지펀드입니다."
<인터뷰> 신장섭(싱가포르국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엘리엇측은 자신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하기 위한 정의의 사도인양 얘기하는데. 그 펀드가 과거에 해왔던 행적이나 앞으로의 행적을 보면 자신들의 이익을 높이려는 겁니다."
하지만, 엘리엇이 어떤 의도를 가졌느냐와는 별개로, 삼성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이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준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재규(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팀장) : "가지고 있는 지분은 적은 데 순환출자라든지 다양한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통해서 전체 회사를 좌지우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보니까 그 중에 조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틈을 비집고 해외자본들이 들어와서 경영권 분쟁을 야기하기도 하고.. 국내 상장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상당히 후진적입니다."
삼성과 엘리엇의 첫번째 공방은 삼성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지난 1일 법원은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 소집과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엘리엇측과 일부 소액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한 합병 비율과 합병 시점에 대해서도 법원은 모두 문제가 없다고 판다했습니다.
합병 발표 이후 삼성물산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제일모직과 대주주에게만 이익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김갑래(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제팀장) : "합병비율에 있어서 현저한 불공정은 없기 때문에 일단 적법성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으니 주주총회에서 표결로 결정을 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삼성과 엘리엇의 승부는 오는 17일 열리는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대결로 가려지게 됐습니다.
합병은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될 수 있습니다.
주총 참석률을 70%로 잡으면, 삼성은 최소한 47%의 지분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세계최대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삼성물산주주들에게 이번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삼성물산 주가를 저평가하고, 제일모직 주가를 고평가해서 합병하는 것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삼성이 확보한 우호 지분은 약 20%.
삼성물산의 지분 9.98%를 가진 국민연금은 합병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성욱(전 국민연금 리서치 팀장) : "기업가치 훼손 여부와 기금의 수익가치 훼손 여부가 판단의 근거가 되는거죠. 그게 장기적인 판단과 같이 맞물려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수 있다"
삼성을 위협하는 엘리엇 외에도 일부 외국계 투자자는 합병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녹취> 박유경(네덜란드 연기금 0.3% 지분 보유 이사) : "삼성물산 주주로서 생각하기에 가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합병에 찬성을 못하게 된 상황입니다."
삼성의 가장 큰 관심은 엘리엇의 의도와 전략입니다.
단순 차익 실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삼성 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 참여까지 노리고 있다면 삼성 입장에서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인터뷰> 신장섭 : "(엘리엇이 주식을 매입한 시점은) 3세 승계의 윤곽이 드러났던 시점인데. 그 때 딱 마지막에 삼성물산이 있다는 것을 알고선 거기다 주식을 사놓고 그 다음에 합병 결정되니까 주주이익 침해됐다고 얘기하면서 더 크게 받아내려고 하는거죠."
할아버지가 창업한 기업을 물려받으려는 이재용부회장의 승계 작업은 19년 전, 에버랜드 전환사채 48억 원을 헐값에 사들이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초일류 글로벌기업을 표방하는 삼성이지만 가족 경영, 세습 경영을 위해서 사회적 비난을 무릅쓰고 갖가지 편법과 불법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3대 승계를 위해 지난 십 여년 동안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던 삼성이 마지막 단계에서 엘리엇이라는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서 합병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그런 문제의 발단이 될 수있는 멍석을 깔아준 사람이, 들어온 사람 나쁘다고 얘기만하는 그런 형국이 되고 있는거죠."
월가의 늑대들이라고 불리는 투기자본들에게 한국 재벌의 지배 구조는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2003년 SK를 공격해 8천 억원을 챙긴 소버린사태는 적은 지분으로 가족 경영을 하는 한국 재벌의 약점을 파고든 공격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세우고 아버지가 키운 거대 기업 삼성의 승계 앞에서 이재용부회장은 천문학적인 승계 비용을 뛰어넘는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하는 과제를 떠안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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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vs 엘리엇,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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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7-05 23:31:49
- 수정2015-07-06 00: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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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윤주화(제일모직 사장) :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우리는 합병 그 자체에 대해서 그러니까 지배구조 승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분명한 것은 이 합병비율이 굉장히 문제가 있고 이 자체가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 (라고 주장하는 것)"
<녹취>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합병비율을 포함해서, 설득할 수 있다고 하면 합병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만약에 그 설득이 실패한다면 결국은 무산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오프닝>
삼성물산의 3대 주주인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습니다.
합병 조건이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큰 손해를 끼친다는 것이 엘리엇의 주장입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그룹을 상속하는 절차를 진행해왔습니다.
이번 합병절차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장악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이 최종적으로 의도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왜 우리나라 기업들은 번번히 외국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일까요?
<리포트>
지난 5월 26일,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합병을 통해 두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이 내건 명분입니다.
<인터뷰> 윤주화(제일모직 사장) : "(두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이 합병이 이뤄지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도 재편됩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지분 23%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지분은 0.57%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통합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4.1%에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를 포함해 삼성전자의 지분 11.3%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됩니다.
<인터뷰> 제일모직 IR 참고영상 : "계열사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삼성이 합병 추진을 낙관하던 상황에서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합병 추진 발표 8일 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것입니다.
엘리엇은 이미 삼성물산의 지분 7.12%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합병비율과 합병시기가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결정됐다는 것입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우리는 합병 그 자체에 대해서 그러니까 지배구조 승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분명한 것은 이 합병비율이 굉장히 문제가 있고 이 자체가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 (라고 주장하는 것)"
지난 5월, 만여주, 약 6억여원 어치의 삼성물산 주식을 산 김모씨.
김씨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1대 0.35, 대략 삼성물산 3주를 제일모직 1주로 바꿔주도록 산정된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삼성물산 소액주주 : "너무 소액주주들을 무시했다는 거죠. (합병을)할 때는 하더라도 누구나 다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가치 평가를 해달라는 거지."
인터넷에는 합병을 반대하는 삼성물산 소액주주 모임이 결성됐습니다.
김씨를 포함해 2천 6백 명 정도의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힐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 법률시행령입니다.
법안을 보면 상장 회사의 합병가액은 최근 한달, 1주일, 전날의 주식 종가를 평균내 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 1: 0.35는 이렇게 산정된 수칩니다.
<인터뷰> 고창현(삼성물산 법률대리인) : "회사의 가치는 주가에 따라서 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가는 저평가됐고 제일모직 주가는 고평가된 상황에서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됐다고 주장합니다."
합병 추진 시점도 삼성물산에게 매우 불리한 시점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류영재(의결권행사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 대표) : "PBR이 (주가 순자산 수치가) 10년 동안 가장 낮은 시점을 아주 절묘하게 택해서 그 시기를 맞춰서 이번에 합병을 결행했다는 것 법의 맹점을 충분히 활용해서 대주주에게 가장 유리한 그런 시점을 택해서 결행이 됐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주주들은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자사주 매각 부분입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11일, 자사주 5.76%, 모두 6743억원에 이르는 주식을 KCC에 팔았습니다.
주주총회에서 합병 찬성표를 늘리기 위해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다른 회사에 팔아서 우호지분을 만들기로 결정한 겁니다.
엘리엇은 이런 삼성의 결정도 주주이익 대신 이건희 회장 일가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류영재(의결자문기관 서스턴베스트 대표) : "(자사주는) 삼성물산 모든 주주들의 돈을 가지고 산거에요. 근데 그것을 일방적으로 회사 대주주에게 우호적인 의견을 내는 주체에게 넘긴다는 것은 저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합병비율은 자산가치가 반영된 주가에 따라 적법하게 결정됐고 제일모직의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오른 것일 뿐 삼성물산의 주가흐름은 정상적이어서 합병시기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삼성물산 관계자 : "이 건 같은 경우는 경영권에 대한 경영 방어 수준으로써의 매각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목적이라든지, 절차상의 문제는 전혀 없는 부분이거든요."
삼성은 경영권이 위협받으면 투자가 위축되고 고용도 줄어 결국 주주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손해라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신(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 "저희 입장에서 보면 (합병을 통해) 제일모직의 성장을 같이 공유할 수가 있고요."
엘리엇은 남미와 콩고, 페루 등 국가 부도 사태에 있는 나라들에서 국채를 싸게 사들여 수백 퍼센트의 수익을 내왔습니다.
그 나라가 원조를 받으면 국채의 액면가 전액을 상환하라며 소송을 내고, 상대가 이 제안을 거부하면 상대국의 무역거래를 동결시키는 방식으로 압박해, 채권을 전액 상환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겨왔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국제여론은 그렇지 않은데. 한국만 먹튀다. 엘리엇은 다양한 범위에 투자하는 다전략 헤지펀드입니다."
<인터뷰> 신장섭(싱가포르국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엘리엇측은 자신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하기 위한 정의의 사도인양 얘기하는데. 그 펀드가 과거에 해왔던 행적이나 앞으로의 행적을 보면 자신들의 이익을 높이려는 겁니다."
하지만, 엘리엇이 어떤 의도를 가졌느냐와는 별개로, 삼성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이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준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재규(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팀장) : "가지고 있는 지분은 적은 데 순환출자라든지 다양한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통해서 전체 회사를 좌지우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보니까 그 중에 조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틈을 비집고 해외자본들이 들어와서 경영권 분쟁을 야기하기도 하고.. 국내 상장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상당히 후진적입니다."
삼성과 엘리엇의 첫번째 공방은 삼성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지난 1일 법원은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 소집과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엘리엇측과 일부 소액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한 합병 비율과 합병 시점에 대해서도 법원은 모두 문제가 없다고 판다했습니다.
합병 발표 이후 삼성물산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제일모직과 대주주에게만 이익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김갑래(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제팀장) : "합병비율에 있어서 현저한 불공정은 없기 때문에 일단 적법성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으니 주주총회에서 표결로 결정을 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삼성과 엘리엇의 승부는 오는 17일 열리는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대결로 가려지게 됐습니다.
합병은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될 수 있습니다.
주총 참석률을 70%로 잡으면, 삼성은 최소한 47%의 지분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세계최대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삼성물산주주들에게 이번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삼성물산 주가를 저평가하고, 제일모직 주가를 고평가해서 합병하는 것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삼성이 확보한 우호 지분은 약 20%.
삼성물산의 지분 9.98%를 가진 국민연금은 합병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성욱(전 국민연금 리서치 팀장) : "기업가치 훼손 여부와 기금의 수익가치 훼손 여부가 판단의 근거가 되는거죠. 그게 장기적인 판단과 같이 맞물려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수 있다"
삼성을 위협하는 엘리엇 외에도 일부 외국계 투자자는 합병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녹취> 박유경(네덜란드 연기금 0.3% 지분 보유 이사) : "삼성물산 주주로서 생각하기에 가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합병에 찬성을 못하게 된 상황입니다."
삼성의 가장 큰 관심은 엘리엇의 의도와 전략입니다.
단순 차익 실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삼성 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 참여까지 노리고 있다면 삼성 입장에서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인터뷰> 신장섭 : "(엘리엇이 주식을 매입한 시점은) 3세 승계의 윤곽이 드러났던 시점인데. 그 때 딱 마지막에 삼성물산이 있다는 것을 알고선 거기다 주식을 사놓고 그 다음에 합병 결정되니까 주주이익 침해됐다고 얘기하면서 더 크게 받아내려고 하는거죠."
할아버지가 창업한 기업을 물려받으려는 이재용부회장의 승계 작업은 19년 전, 에버랜드 전환사채 48억 원을 헐값에 사들이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초일류 글로벌기업을 표방하는 삼성이지만 가족 경영, 세습 경영을 위해서 사회적 비난을 무릅쓰고 갖가지 편법과 불법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3대 승계를 위해 지난 십 여년 동안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던 삼성이 마지막 단계에서 엘리엇이라는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서 합병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그런 문제의 발단이 될 수있는 멍석을 깔아준 사람이, 들어온 사람 나쁘다고 얘기만하는 그런 형국이 되고 있는거죠."
월가의 늑대들이라고 불리는 투기자본들에게 한국 재벌의 지배 구조는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2003년 SK를 공격해 8천 억원을 챙긴 소버린사태는 적은 지분으로 가족 경영을 하는 한국 재벌의 약점을 파고든 공격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세우고 아버지가 키운 거대 기업 삼성의 승계 앞에서 이재용부회장은 천문학적인 승계 비용을 뛰어넘는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하는 과제를 떠안게됐습니다.
<녹취> 윤주화(제일모직 사장) :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우리는 합병 그 자체에 대해서 그러니까 지배구조 승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분명한 것은 이 합병비율이 굉장히 문제가 있고 이 자체가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 (라고 주장하는 것)"
<녹취>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합병비율을 포함해서, 설득할 수 있다고 하면 합병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만약에 그 설득이 실패한다면 결국은 무산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오프닝>
삼성물산의 3대 주주인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습니다.
합병 조건이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큰 손해를 끼친다는 것이 엘리엇의 주장입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그룹을 상속하는 절차를 진행해왔습니다.
이번 합병절차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장악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이 최종적으로 의도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왜 우리나라 기업들은 번번히 외국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일까요?
<리포트>
지난 5월 26일,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합병을 통해 두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이 내건 명분입니다.
<인터뷰> 윤주화(제일모직 사장) : "(두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이 합병이 이뤄지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도 재편됩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지분 23%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지분은 0.57%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통합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4.1%에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를 포함해 삼성전자의 지분 11.3%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됩니다.
<인터뷰> 제일모직 IR 참고영상 : "계열사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삼성이 합병 추진을 낙관하던 상황에서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합병 추진 발표 8일 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것입니다.
엘리엇은 이미 삼성물산의 지분 7.12%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합병비율과 합병시기가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결정됐다는 것입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우리는 합병 그 자체에 대해서 그러니까 지배구조 승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분명한 것은 이 합병비율이 굉장히 문제가 있고 이 자체가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 (라고 주장하는 것)"
지난 5월, 만여주, 약 6억여원 어치의 삼성물산 주식을 산 김모씨.
김씨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1대 0.35, 대략 삼성물산 3주를 제일모직 1주로 바꿔주도록 산정된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삼성물산 소액주주 : "너무 소액주주들을 무시했다는 거죠. (합병을)할 때는 하더라도 누구나 다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가치 평가를 해달라는 거지."
인터넷에는 합병을 반대하는 삼성물산 소액주주 모임이 결성됐습니다.
김씨를 포함해 2천 6백 명 정도의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힐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 법률시행령입니다.
법안을 보면 상장 회사의 합병가액은 최근 한달, 1주일, 전날의 주식 종가를 평균내 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 1: 0.35는 이렇게 산정된 수칩니다.
<인터뷰> 고창현(삼성물산 법률대리인) : "회사의 가치는 주가에 따라서 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가는 저평가됐고 제일모직 주가는 고평가된 상황에서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됐다고 주장합니다."
합병 추진 시점도 삼성물산에게 매우 불리한 시점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류영재(의결권행사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 대표) : "PBR이 (주가 순자산 수치가) 10년 동안 가장 낮은 시점을 아주 절묘하게 택해서 그 시기를 맞춰서 이번에 합병을 결행했다는 것 법의 맹점을 충분히 활용해서 대주주에게 가장 유리한 그런 시점을 택해서 결행이 됐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주주들은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자사주 매각 부분입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11일, 자사주 5.76%, 모두 6743억원에 이르는 주식을 KCC에 팔았습니다.
주주총회에서 합병 찬성표를 늘리기 위해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다른 회사에 팔아서 우호지분을 만들기로 결정한 겁니다.
엘리엇은 이런 삼성의 결정도 주주이익 대신 이건희 회장 일가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류영재(의결자문기관 서스턴베스트 대표) : "(자사주는) 삼성물산 모든 주주들의 돈을 가지고 산거에요. 근데 그것을 일방적으로 회사 대주주에게 우호적인 의견을 내는 주체에게 넘긴다는 것은 저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합병비율은 자산가치가 반영된 주가에 따라 적법하게 결정됐고 제일모직의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오른 것일 뿐 삼성물산의 주가흐름은 정상적이어서 합병시기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삼성물산 관계자 : "이 건 같은 경우는 경영권에 대한 경영 방어 수준으로써의 매각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목적이라든지, 절차상의 문제는 전혀 없는 부분이거든요."
삼성은 경영권이 위협받으면 투자가 위축되고 고용도 줄어 결국 주주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손해라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신(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 "저희 입장에서 보면 (합병을 통해) 제일모직의 성장을 같이 공유할 수가 있고요."
엘리엇은 남미와 콩고, 페루 등 국가 부도 사태에 있는 나라들에서 국채를 싸게 사들여 수백 퍼센트의 수익을 내왔습니다.
그 나라가 원조를 받으면 국채의 액면가 전액을 상환하라며 소송을 내고, 상대가 이 제안을 거부하면 상대국의 무역거래를 동결시키는 방식으로 압박해, 채권을 전액 상환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겨왔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녹취> 엘리엇 측 관계자 : "국제여론은 그렇지 않은데. 한국만 먹튀다. 엘리엇은 다양한 범위에 투자하는 다전략 헤지펀드입니다."
<인터뷰> 신장섭(싱가포르국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엘리엇측은 자신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하기 위한 정의의 사도인양 얘기하는데. 그 펀드가 과거에 해왔던 행적이나 앞으로의 행적을 보면 자신들의 이익을 높이려는 겁니다."
하지만, 엘리엇이 어떤 의도를 가졌느냐와는 별개로, 삼성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이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준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재규(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팀장) : "가지고 있는 지분은 적은 데 순환출자라든지 다양한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통해서 전체 회사를 좌지우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보니까 그 중에 조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틈을 비집고 해외자본들이 들어와서 경영권 분쟁을 야기하기도 하고.. 국내 상장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상당히 후진적입니다."
삼성과 엘리엇의 첫번째 공방은 삼성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지난 1일 법원은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 소집과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엘리엇측과 일부 소액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한 합병 비율과 합병 시점에 대해서도 법원은 모두 문제가 없다고 판다했습니다.
합병 발표 이후 삼성물산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제일모직과 대주주에게만 이익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김갑래(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제팀장) : "합병비율에 있어서 현저한 불공정은 없기 때문에 일단 적법성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으니 주주총회에서 표결로 결정을 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삼성과 엘리엇의 승부는 오는 17일 열리는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대결로 가려지게 됐습니다.
합병은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될 수 있습니다.
주총 참석률을 70%로 잡으면, 삼성은 최소한 47%의 지분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세계최대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삼성물산주주들에게 이번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삼성물산 주가를 저평가하고, 제일모직 주가를 고평가해서 합병하는 것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삼성이 확보한 우호 지분은 약 20%.
삼성물산의 지분 9.98%를 가진 국민연금은 합병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성욱(전 국민연금 리서치 팀장) : "기업가치 훼손 여부와 기금의 수익가치 훼손 여부가 판단의 근거가 되는거죠. 그게 장기적인 판단과 같이 맞물려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수 있다"
삼성을 위협하는 엘리엇 외에도 일부 외국계 투자자는 합병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녹취> 박유경(네덜란드 연기금 0.3% 지분 보유 이사) : "삼성물산 주주로서 생각하기에 가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합병에 찬성을 못하게 된 상황입니다."
삼성의 가장 큰 관심은 엘리엇의 의도와 전략입니다.
단순 차익 실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삼성 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 참여까지 노리고 있다면 삼성 입장에서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인터뷰> 신장섭 : "(엘리엇이 주식을 매입한 시점은) 3세 승계의 윤곽이 드러났던 시점인데. 그 때 딱 마지막에 삼성물산이 있다는 것을 알고선 거기다 주식을 사놓고 그 다음에 합병 결정되니까 주주이익 침해됐다고 얘기하면서 더 크게 받아내려고 하는거죠."
할아버지가 창업한 기업을 물려받으려는 이재용부회장의 승계 작업은 19년 전, 에버랜드 전환사채 48억 원을 헐값에 사들이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초일류 글로벌기업을 표방하는 삼성이지만 가족 경영, 세습 경영을 위해서 사회적 비난을 무릅쓰고 갖가지 편법과 불법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3대 승계를 위해 지난 십 여년 동안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던 삼성이 마지막 단계에서 엘리엇이라는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서 합병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그런 문제의 발단이 될 수있는 멍석을 깔아준 사람이, 들어온 사람 나쁘다고 얘기만하는 그런 형국이 되고 있는거죠."
월가의 늑대들이라고 불리는 투기자본들에게 한국 재벌의 지배 구조는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2003년 SK를 공격해 8천 억원을 챙긴 소버린사태는 적은 지분으로 가족 경영을 하는 한국 재벌의 약점을 파고든 공격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세우고 아버지가 키운 거대 기업 삼성의 승계 앞에서 이재용부회장은 천문학적인 승계 비용을 뛰어넘는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하는 과제를 떠안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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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혜 기자 grace35@kbs.co.kr
손은혜 기자의 기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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