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 그리고 IS 테러

입력 2015.07.06 (10:37) 수정 2015.07.0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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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마단의 의미는?

해가 떠있는 동안 음식은 물론 물조차 마시질 않는 '단식 월'인 라마단이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라마단은 알라 신의 전도 천사 '가브리엘'이 이슬람교를 창시하게 된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이슬람 경전 코란을 가르친 신성한 달,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입니다.

이슬람 력은 현재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양력, 태양력과 달리 한 달에 몇일일까요.

그레고리력이 두 달에 한번씩 30일/31일이라면 이슬람력은 29일/30일입니다.

따라서 라마단은 매년 이전해보다 10일 정도 씩 빨라지고 있습니다.

라마단 한 달 동안 이슬람교도들은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하고 하루 5번 씩 빠짐없이 기도를 올려야 합니다.

예언자 무함마드를 통해 전해진 알라 신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는 변의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보자는 의미입니다.

물론 라마단에도 노약자나 환자 그리고 임신부.임산부 그리고 10살 미만의 어린이들은 단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행자들도 마찬가집니다.

그 옛날 아라비아 반도에 살던 이슬람교도 여행자는 험난한 사막을 낙타와 함께 걸었을 테니, 해가 떠있을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으며 단식까지 했다면 목숨이 위태로웠을 테지요.

■ 라마단의 불문율..불우이웃에게 음식을

그러나 라마단에 참여하지 않을 지라도 다음 라마단이 오기 전까지 사정이 나아지면 자율적으로 정해서 반드시 한 달 동안 단식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라마단 때 단식을 하지 않는 대신, 정확히는 연기하는 것이겠지만 이슬람 교도들이 꼭 따라야 하는 불문율이 바로 불우 이웃들의 저녁 식사를 위해 돈을 기부를 하거나 음식을 베푸는 겁니다.

그래서 중동 지역 주택가 곳곳에서는 집 앞에 들어선 대형 천막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단식 기간 해가 뜰 때 불우 이웃들이 기도도 하고, 해가 지면 음식을 대접하기 위한 것입니다.

단식에 참여하는 이슬람인드은 해가 지면 '이프타르'라고 해서 가족 친지들과 함께 저녁을 함께 먹습니다.

처음에는 대추 야자 한 두 개를 먹으며 속을 달래고 가벼운 저녁 식사를 합니다.

또 이슬람에서는 라마단이 끝나고 이슬람력으로 10번째 새 달의 시작을 의미하는 초승달이 뜨면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 추석처럼 '이드 알 피트르' 명절을 보냅니다.

초승달이 제대로 떴는 지 관측하는 일은 이전엔 육안으로 이뤄졌지만 요즘엔 과학 기술 덕분에 천체 망원경과 컴퓨터가 동원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과학적인 천문 계산법에 실제 달 관측이 더해져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의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지는 겁니다.

'이드'가 다가 오면 이슬람인들은 가족과 친지 방문을 위해 쇼핑 센터에서 선물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추석 등 우리나라 명절 때와 사뭇 비슷한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상점에서 '이드' 전날 밤 하루 매출이 한 달 매출과 맞먹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기간은 아랍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게 사흘에서 일주일 넘게 이어지기도 합니다.

1300 여 년 전 예언자 무함마드가 신의 계시를 받아 이슬람 교를 창시했을 때 무엇보다 신의 가르침대로 모든 이들이 평화롭게 공생하는 걸 빌었다고 합니다.

'라마단' 이후 '이드'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들에게도 기부와 자선을 잊지 않는 게 이슬람 전통 문화입니다.

이슬람 교도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이슬람 문화의 진 면목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니파 무장단체 IS’수니파 무장단체 IS’


■ IS의 라마단 활용·테러

그러나 지금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 그리고 아프리카의 소말리아 등 일부 이슬람 국가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예언자 무함마드를 따른다고 자처하는 수니파 무장세력 IS가 이슬람교 외에 다른 종교 신자들에게 살해 등 박해를 일삼아 같은 이슬람교지만 적대시하는 시아파 사원 테러를 감행하며 수많은 무고한 인명을 앗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슬람이란 말에는 '평화'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이슬람 사람들은 율법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만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테러로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은 알라 신의 뜻에 반하는 것이죠.

그런만큼 지금 IS가 시리아의 락까에서 이라크 일부까지 자칭 '이슬람 국가'을 선포한 지 1년 동안 보여준 행태는 반 이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 알 바그다디를 이슬람 최고 통치자 칼리프로 추대한 뒤, 세 확산에 나선 IS의 행보는 바로 '공포와 폭압 통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IS 격퇴 작전에 동참한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인질과 요르단 조종사 등 중동 국가의 인질들을 잇따라 참수했고, 해당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잔학성을 드러냈습니다.

■ IS, 결국 반인륜적이고 반이슬람적이다

점령지에선 적대 관계인 시아파는 물론 자신들에 대항하는 같은 수니파까지 집단 학살했습니다.

지난 1년 간 IS가 처형한 사람이 시리아에서만 3천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야지디 족 등 소수 종족에게 이슬람 개종을 강요하고 부녀자 성폭행과 '인종 청소'를 자행해 왔습니다.

지난 2월 말 모술 박물관을 시작으로 고대 유적지들까지 잇따라 파괴하고 있어 국제사회를 경악케 하고 있습니다.

IS는 또 성스러운 달인 라마단 기간임에도 유럽과 북아프리카 튀니지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의 수니파 왕정 국가들에서도 잇따라 테러를 감행해 수십 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IS의 행보는 분명 반 인륜적, 반 이슬람적이어서 평화를 사랑하는 대다수 무슬림들에게 나쁜 이미지만 심어주고 있는 셈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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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 그리고 IS 테러
    • 입력 2015-07-06 10:37:07
    • 수정2015-07-07 08:09:43
    취재후·사건후
■ 라마단의 의미는? 해가 떠있는 동안 음식은 물론 물조차 마시질 않는 '단식 월'인 라마단이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라마단은 알라 신의 전도 천사 '가브리엘'이 이슬람교를 창시하게 된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이슬람 경전 코란을 가르친 신성한 달,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입니다. 이슬람 력은 현재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양력, 태양력과 달리 한 달에 몇일일까요. 그레고리력이 두 달에 한번씩 30일/31일이라면 이슬람력은 29일/30일입니다. 따라서 라마단은 매년 이전해보다 10일 정도 씩 빨라지고 있습니다. 라마단 한 달 동안 이슬람교도들은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하고 하루 5번 씩 빠짐없이 기도를 올려야 합니다. 예언자 무함마드를 통해 전해진 알라 신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는 변의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보자는 의미입니다. 물론 라마단에도 노약자나 환자 그리고 임신부.임산부 그리고 10살 미만의 어린이들은 단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행자들도 마찬가집니다. 그 옛날 아라비아 반도에 살던 이슬람교도 여행자는 험난한 사막을 낙타와 함께 걸었을 테니, 해가 떠있을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으며 단식까지 했다면 목숨이 위태로웠을 테지요. ■ 라마단의 불문율..불우이웃에게 음식을 그러나 라마단에 참여하지 않을 지라도 다음 라마단이 오기 전까지 사정이 나아지면 자율적으로 정해서 반드시 한 달 동안 단식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라마단 때 단식을 하지 않는 대신, 정확히는 연기하는 것이겠지만 이슬람 교도들이 꼭 따라야 하는 불문율이 바로 불우 이웃들의 저녁 식사를 위해 돈을 기부를 하거나 음식을 베푸는 겁니다. 그래서 중동 지역 주택가 곳곳에서는 집 앞에 들어선 대형 천막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단식 기간 해가 뜰 때 불우 이웃들이 기도도 하고, 해가 지면 음식을 대접하기 위한 것입니다. 단식에 참여하는 이슬람인드은 해가 지면 '이프타르'라고 해서 가족 친지들과 함께 저녁을 함께 먹습니다. 처음에는 대추 야자 한 두 개를 먹으며 속을 달래고 가벼운 저녁 식사를 합니다. 또 이슬람에서는 라마단이 끝나고 이슬람력으로 10번째 새 달의 시작을 의미하는 초승달이 뜨면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 추석처럼 '이드 알 피트르' 명절을 보냅니다. 초승달이 제대로 떴는 지 관측하는 일은 이전엔 육안으로 이뤄졌지만 요즘엔 과학 기술 덕분에 천체 망원경과 컴퓨터가 동원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과학적인 천문 계산법에 실제 달 관측이 더해져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의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지는 겁니다. '이드'가 다가 오면 이슬람인들은 가족과 친지 방문을 위해 쇼핑 센터에서 선물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추석 등 우리나라 명절 때와 사뭇 비슷한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상점에서 '이드' 전날 밤 하루 매출이 한 달 매출과 맞먹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기간은 아랍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게 사흘에서 일주일 넘게 이어지기도 합니다. 1300 여 년 전 예언자 무함마드가 신의 계시를 받아 이슬람 교를 창시했을 때 무엇보다 신의 가르침대로 모든 이들이 평화롭게 공생하는 걸 빌었다고 합니다. '라마단' 이후 '이드'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들에게도 기부와 자선을 잊지 않는 게 이슬람 전통 문화입니다. 이슬람 교도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이슬람 문화의 진 면목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니파 무장단체 IS’
■ IS의 라마단 활용·테러 그러나 지금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 그리고 아프리카의 소말리아 등 일부 이슬람 국가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예언자 무함마드를 따른다고 자처하는 수니파 무장세력 IS가 이슬람교 외에 다른 종교 신자들에게 살해 등 박해를 일삼아 같은 이슬람교지만 적대시하는 시아파 사원 테러를 감행하며 수많은 무고한 인명을 앗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슬람이란 말에는 '평화'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이슬람 사람들은 율법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만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테러로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은 알라 신의 뜻에 반하는 것이죠. 그런만큼 지금 IS가 시리아의 락까에서 이라크 일부까지 자칭 '이슬람 국가'을 선포한 지 1년 동안 보여준 행태는 반 이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 알 바그다디를 이슬람 최고 통치자 칼리프로 추대한 뒤, 세 확산에 나선 IS의 행보는 바로 '공포와 폭압 통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IS 격퇴 작전에 동참한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인질과 요르단 조종사 등 중동 국가의 인질들을 잇따라 참수했고, 해당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잔학성을 드러냈습니다. ■ IS, 결국 반인륜적이고 반이슬람적이다 점령지에선 적대 관계인 시아파는 물론 자신들에 대항하는 같은 수니파까지 집단 학살했습니다. 지난 1년 간 IS가 처형한 사람이 시리아에서만 3천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야지디 족 등 소수 종족에게 이슬람 개종을 강요하고 부녀자 성폭행과 '인종 청소'를 자행해 왔습니다. 지난 2월 말 모술 박물관을 시작으로 고대 유적지들까지 잇따라 파괴하고 있어 국제사회를 경악케 하고 있습니다. IS는 또 성스러운 달인 라마단 기간임에도 유럽과 북아프리카 튀니지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의 수니파 왕정 국가들에서도 잇따라 테러를 감행해 수십 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IS의 행보는 분명 반 인륜적, 반 이슬람적이어서 평화를 사랑하는 대다수 무슬림들에게 나쁜 이미지만 심어주고 있는 셈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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