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 포털시리즈] ⑤ 전화번호 없는 고객센터…지식iN서 민원 해결해?

입력 2015.07.13 (11:03) 수정 2015.07.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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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만 알았어도 이렇게 답답하거나 억울하거나 배신감을 느끼진 않을텐데..."

취재를 하며 만난 한 블로그 운영자가 기자에게 한 말입니다.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던 그는 갑자기 블로그 방문자 수가 한 달 평균 3만 7천 명에서 5천 명 대로 떨어지는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습니다. 항상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던 블로그가 갑자기 하위 페이지로 밀려나면서 방문자 수가 7분의 1이상 줄어든 겁니다. 당황한 그는 네이버 고객센터를 찾았지만,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원인도 알 수 없고 대책도 찾을 수 없어 결국 2년간 운영하던 블로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블로그 방문자 수블로그 방문자 수


그렇다면 무엇이 그에게 답답함과 억울함도 모자라 배신감까지 느끼게 만들었을까요? 그 답은 네이버 검색 창에 고객센터를 검색해보자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 전화번호없는 고객센터…지식iN에 물어봐?

네이버 검색창에 '네이버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넣어봤습니다. 전화번호는 나오지 않고 온라인 고객센터로만 연결됩니다. 전화번호가 없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사인 다음, 네이트 등에 검색하면 바로 번호가 나오는데, 이렇게 다른 포털에서 검색하는 불편까지 겪어가며 전화를 걸어도 상담원 연결은 쉽지 않습니다.

블로그, 카페 등을 비롯한 대다수의 항목의 상담은 상담원 연결이 불가능하고, 수화기에서는 온라인 고객센터를 이용하라는 녹음 멘트만 흘러나옵니다.

그렇다고 온라인 고객센터가 만족스럽게 운영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도움말이 준비되어 있긴 하지만, 수많은 누리꾼들이 겪는 각양각색의 문제가 도움말 몇 개로 다 해결될 리 만무합니다.

누리꾼들이 가진 개별적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는 서비스가 필수적인데, 네이버측에 개별 문의가 가능할까 해서 ‘질문하기’ 버튼을 눌러봤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지식iN 서비스로 연결됩니다. 고객의 문의에 대한 답변을 회사가 아닌 다른 고객에게 전가시키는 겁니다. 1:1 문의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늘 만족스러운 답이 오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블로그를 운영하던 그는 한달간 수차례 1:1 문의를 했지만 단 한 차례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하니 말입니다.

■ 고객센터와 검색 광고 문의의 차이는?

네이버 관계자는 3천7백만 명에 달하는 고객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은 물리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물론 일리있는 말입니다. 수많은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 응대를 하는 것도, 바로 답변을 해 주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네이버측의 해명으로도 씁쓸한 맛이 가시지는 않습니다. 소위 ‘돈 되는 사업’인 ‘검색 광고’ 문의는 훨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검색 광고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고객센터의 경우와는 다르게 바로 큼지막한 콜 센터 번호가 안내되어 있는데다가, 대부분의 항목에서 곧바로 상담원 연결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검색광고 문의는 기자가 통화를 시도할 때마다 전화벨이 한번 울리기 무섭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 포털도 기업? 3천 7백만 고객의 의미는?

“성장이 되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분에 대해서 귀찮아지고 수익이 안 나는 부분에 대한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많이 끊어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취재를 하며 만난 한 소비자 단체의 관계자는 이런 네이버의 고객 센터 운영 방침을 포털의 비용 절감 방법의 일환이라고 평했습니다. 물론 포털도 기업이고, 기업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한번쯤 돌이켜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포털은 누리꾼들이 만든 콘텐츠로 성장했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궁금한 것이 생겨도 고객센터에 전화조차 하기 어렵게 된 블로거들이지만, 사실 이런 블로거들이 만든 콘텐츠 하나하나가 포털에 접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고, 포털 성장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네이버 역시 예외는 아닐 겁니다.

포털포털


그렇다면 지금의 포털을 있게 한 누리꾼들이 보다 더 편리한 고객 센터에서 더 쉽고 빠르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도 무리한 요구는 아니지 않을까요? 네이버 고객센터를 검색하기만 해도 주르륵 나오는 고객센터에 대한 불만과 성토를 네이버가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궁금한 것이 생길 때 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국민이 찾는다는 네이버의 초록색 검색창. 그 검색창에서 왜 네이버 고객센터 전화번호는 찾을 수 없는 걸까요? 네이버가 고객센터 운영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언급했던 ‘3천 7백만의 고객’이 곧 지금의 네이버를 만든 사람들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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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9] 포털 고객서비스 소홀…지식iN서 민원 해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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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 포털시리즈] ⑤ 전화번호 없는 고객센터…지식iN서 민원 해결해?
    • 입력 2015-07-13 11:03:52
    • 수정2015-07-13 17:30:54
    취재후·사건후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만 알았어도 이렇게 답답하거나 억울하거나 배신감을 느끼진 않을텐데..."

취재를 하며 만난 한 블로그 운영자가 기자에게 한 말입니다.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던 그는 갑자기 블로그 방문자 수가 한 달 평균 3만 7천 명에서 5천 명 대로 떨어지는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습니다. 항상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던 블로그가 갑자기 하위 페이지로 밀려나면서 방문자 수가 7분의 1이상 줄어든 겁니다. 당황한 그는 네이버 고객센터를 찾았지만,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원인도 알 수 없고 대책도 찾을 수 없어 결국 2년간 운영하던 블로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블로그 방문자 수


그렇다면 무엇이 그에게 답답함과 억울함도 모자라 배신감까지 느끼게 만들었을까요? 그 답은 네이버 검색 창에 고객센터를 검색해보자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 전화번호없는 고객센터…지식iN에 물어봐?

네이버 검색창에 '네이버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넣어봤습니다. 전화번호는 나오지 않고 온라인 고객센터로만 연결됩니다. 전화번호가 없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사인 다음, 네이트 등에 검색하면 바로 번호가 나오는데, 이렇게 다른 포털에서 검색하는 불편까지 겪어가며 전화를 걸어도 상담원 연결은 쉽지 않습니다.

블로그, 카페 등을 비롯한 대다수의 항목의 상담은 상담원 연결이 불가능하고, 수화기에서는 온라인 고객센터를 이용하라는 녹음 멘트만 흘러나옵니다.

그렇다고 온라인 고객센터가 만족스럽게 운영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도움말이 준비되어 있긴 하지만, 수많은 누리꾼들이 겪는 각양각색의 문제가 도움말 몇 개로 다 해결될 리 만무합니다.

누리꾼들이 가진 개별적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는 서비스가 필수적인데, 네이버측에 개별 문의가 가능할까 해서 ‘질문하기’ 버튼을 눌러봤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지식iN 서비스로 연결됩니다. 고객의 문의에 대한 답변을 회사가 아닌 다른 고객에게 전가시키는 겁니다. 1:1 문의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늘 만족스러운 답이 오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블로그를 운영하던 그는 한달간 수차례 1:1 문의를 했지만 단 한 차례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하니 말입니다.

■ 고객센터와 검색 광고 문의의 차이는?

네이버 관계자는 3천7백만 명에 달하는 고객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은 물리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물론 일리있는 말입니다. 수많은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 응대를 하는 것도, 바로 답변을 해 주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네이버측의 해명으로도 씁쓸한 맛이 가시지는 않습니다. 소위 ‘돈 되는 사업’인 ‘검색 광고’ 문의는 훨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검색 광고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고객센터의 경우와는 다르게 바로 큼지막한 콜 센터 번호가 안내되어 있는데다가, 대부분의 항목에서 곧바로 상담원 연결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검색광고 문의는 기자가 통화를 시도할 때마다 전화벨이 한번 울리기 무섭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 포털도 기업? 3천 7백만 고객의 의미는?

“성장이 되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분에 대해서 귀찮아지고 수익이 안 나는 부분에 대한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많이 끊어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취재를 하며 만난 한 소비자 단체의 관계자는 이런 네이버의 고객 센터 운영 방침을 포털의 비용 절감 방법의 일환이라고 평했습니다. 물론 포털도 기업이고, 기업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한번쯤 돌이켜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포털은 누리꾼들이 만든 콘텐츠로 성장했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궁금한 것이 생겨도 고객센터에 전화조차 하기 어렵게 된 블로거들이지만, 사실 이런 블로거들이 만든 콘텐츠 하나하나가 포털에 접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고, 포털 성장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네이버 역시 예외는 아닐 겁니다.

포털


그렇다면 지금의 포털을 있게 한 누리꾼들이 보다 더 편리한 고객 센터에서 더 쉽고 빠르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도 무리한 요구는 아니지 않을까요? 네이버 고객센터를 검색하기만 해도 주르륵 나오는 고객센터에 대한 불만과 성토를 네이버가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궁금한 것이 생길 때 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국민이 찾는다는 네이버의 초록색 검색창. 그 검색창에서 왜 네이버 고객센터 전화번호는 찾을 수 없는 걸까요? 네이버가 고객센터 운영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언급했던 ‘3천 7백만의 고객’이 곧 지금의 네이버를 만든 사람들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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