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회] 좋은 아이디어라도 잘 꿰어야 보배...'손님'

입력 2015.07.14 (20:10) 수정 2015.07.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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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부비2무비부비2
좋은 아이디어라도 잘 꿰어야 보배…‘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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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에 우연히 들어서는 떠돌이 악사 ‘우룡’부자.
모든 게 평화롭고 풍족한 마을이지만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쥐떼들이 골칫거리입니다.

쥐떼를 쫓아주면 목돈을 준다는 말에 ‘우룡’은 피리를 불어 쥐떼를 쫓아내는데요.
하지만 그날 이후 ‘우룡’과 마을 사람들은 점점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눈치 채셨나요?

무비부비가 고른 이번주 영화는 ‘손님’입니다.

‘웰컴투동막골’의 공간적 배경을 슬쩍 가져오긴 했지만 고립된 마을이라는 의미 외에 특별한 의미가 없어보이고 마을에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우룡’의 아들과 수많은 음식이 차려진 마을 잔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떠오르게 만듭니다.

시골 마을 사람들의 비밀과 폭력이라는 소재는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과도 유사합니다.

하지만 원인과 결과가 자연스럽게 맞물려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영화 ‘손님’은 여러 영화 작품들의 좋은 점을 끌어다 쓰면서도 잘 꿰어지지 않은 구슬처럼 요소 요소가 잘 섞여 들지 못하고 따로 노는 느낌 마저 받게 됩니다.

강유정 교수와 최광희 평론가는 류승룡과 이성민의 탁월한 연기력 마저 엉성한 스토리에 묻혀 빛을 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합니다.

결국 강 교수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니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최 평론가는 “프로 배급사가 만든 아마추어 영화”라고 혹평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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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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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2012)

- 감독 : 미노리카와 오사무
- 출연 : 시바사키 코우, 마키 요코, 테라지마 시노부

1. 사랑, 일, 가족, 결혼 앞에서 고민하는 30대 여자들
사실 그런 여자들을 다룬 이야기는 너무 많습니다.
한국의 <싱글즈>, <뜨거운 것이 좋아>
미국의 <섹스 앤 더 시티> 영국 <브리짓 존스의 일기> 셀 수 없죠.
하지만, 이토록 많이 다뤄진다는 것은 그만큼 절실한 이야기라는 의미는 아닐까요?
이번엔 일본의 이야기입니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말입니다.

2. 영화 속에는 세 명의 표본적 여성이 등장합니다.
커리어 우먼으로 당당히 살아가지만 유부남과의 관계가 발목을 잡는 마유미상
훌륭한 요리솜씨로 친구들에게 대단한 저녁 식사를 제공하지만
연애를 해본 지 5년이 넘은 수짱
그리고 병상에 계신 할머니를 돌보는 어머니 때문에
그녀 역시 떠나지 못하는 여자, 사와코 상
각각의 이유로 그들은 결혼을 고민하지만 여전히 못하고 있죠.

3. 마케이누, 이런 일본 여성들을 부르는 명칭입니다.
번역하자면 싸움에서 진 개, 결혼도 아이도 얻지 못한 30대 여성을 일컫는 말입니다.
너무 노골적이라고요?
서른이 지나면 조금씩 남자들의 구애가 드물어집니다.
우연히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것은 더 힘들어집니다.
그녀들은 고민합니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결혼은 꼭 해야 할까?

4. 일본의 특유함이 영화의 매력입니다.
이런 것 말입니다. "마유미상 컴플레인에 대해 사과하러 가야하는데 동행해줘."
"네 알겠습니다."
깍듯이 대답했지만 그 뒤에 마음 속 말이 이어집니다.
"놀고 있는 애나 데려가지 왜 하필 나야."
우리는 이런 소심한 복수, 소심한 내면 독백에 익숙해져 있죠.
삼십대 여자에겐 직장에서의 평판 그리고 승진이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이런 풍경은 우리에게도 꽤 익숙합니다.

5. 영화는 여러 부분에서 공감을 줍니다.
아이, 남편과 함께 가는 여성을 부럽게 바라보는 미혼 30대
반대로 오피스룩으로 빼입고, 서류를 챙기는 동년배 여성을 부러운 듯 바라보는 임산부.
어떤 길을 가든, 만족이란 없습니다.
어떤 삶을 살든 후회는 남습니다.

6. 사요나라, 아타시.... 안녕, 나 자신.
그들은 그렇게 자신에게 이별을 고하죠.
서른이 넘은 여자도 아직 성장이 필요한가봅니다.
여전히 성장에 아프지만 이젠 말하기 어려운 나이 서른,
그들의 삶에 조용한 공감의 손짓을 보내주는 영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입니다.


까칠한 시선까칠한 시선
게으른 리바이벌의 전형…‘터미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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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게으른 리바이벌

최: 얼마 전에 또 한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한 편이 개봉했죠.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박: 그렇죠. 예상대로 순조로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는 것 같아요.

최: 제가 보기엔 호보다는 불호가 더 많은 것 같은데요? 그동안의 <터미네이터> 시리즈 가운데 최악의 졸작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박: 아이쿠야, 그렇게까지 혹평을 들을 정도인가요?

최: 할리우드 영화의 나쁜 버릇 가운데 하나가 소재가 떨어지면 예전의 히트작을 리바이벌 하는 건데요. 리뉴얼, 그러니까 새로운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리바이벌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박: 오늘 최 평론가님, 까칠 정신 단단히 무장한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최: 리뉴얼과 리바이벌의 차이,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를 계기로 지금부터 까칠하게 짚어 봅니다.

[VCR] 터미네이터

최: 지난 1984년에 나왔던 <터미네이터> 1편입니다.

박: 이 영화로 아놀도 슈왈츠제네거가 그야말로 스타덤에 올랐죠.

최: 그렇죠. 이 영화 아니었으면 나중에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도 힘들었을 거예요.

박: 저 때는 정말 우람하고 젊었네요.

최: 그 유명한 대사 “I'll be back”을 인구에 회자되게 만들었을 만큼, <터미네이터> 1편은 SF 영화의 전설로 남아 있습니다.

박: 감독이 <아바타>를 연출했던 제임스 카메론이었죠?

최: 그렇죠.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이미 80년대 중반부터 정말 기발한 영화로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가로챘는데요. 재미있는 게 터미네이터 1편이 당시로선 비교적 중저예산인 640만 달러로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미국에서만 그 여섯 배에 달하는 3천 3백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리게 됩니다.

박: 지금 봐도 이 영화는 정말 흥미진진해요. 미래에서 온 인조인간과 인간의 대결 구도에 사라 코너를 지키려고 미래에서 파견된 남자와의 로맨스까지, 시선을 돌릴 틈을 안줬죠.

[VCR] 터미네이터 2

최: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그로부터 7년 뒤인 1991년, 역시 제임스 카메론이 메가폰을 잡은 2편이 나오게 됩니다. Judgement day, 즉 ‘심판의 날’이라는 부제를 달고 개봉했죠.

박: 이 영화도 장난이 아니었죠. 전편 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속설을 뒤집었다, 이런 평가를 듣기도 했잖아요.

최: 그렇죠. 속편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일종의 발상의 전환을 보여줬는데요. 바로 1편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연기했던 T-800을 이번에는 사라 코너의 보호자로 설정한 것입니다.

박: 그리고 왜 그...총을 맞아도 불에 타도 안 죽고 자유자재로 변신을 하는 로봇을 출연시켰죠.

최: 그렇죠. 바로 T-1000이죠.

박: 아휴, 추격전에선 정말 아슬아슬하면서도 스릴이 넘쳤죠.

최: 2편이 훌륭했던 것은 이런 발상의 전환뿐만 아니라 보호만 받던 사라 코너를 강인한 여전사로 거듭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박: 그러게요. 린다 해밀턴이 그냥 쫓겨만 다니는 게 아니라 막 총도 쏘고 상당한 액션을 보여줬죠.

최: 자, 2편을 보신 분들은 이 영화의 마지막을 기억하실 겁니다.

박: 바로 이 장면, 사라 코너 모자를 지켜낸 터미네이터가 용광로 속으로 들어가면서 스스로를 폐기하는 장면이죠.

최: 이유가 있었죠?

박: 이유는...로봇이 인류를 지배할 마지막 단초인 자신을 없애기 위해서 아니었나요?

최: 딩동댕!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사실상 2편에서 종결된 거나 다름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박: 그런데 속편이 또 나왔잖아요.

[VCR]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최: 그렇죠. 바로 2009년에 나온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이죠. 이 영화는 감독이 바뀌었죠. 맥지가 연출을 맡고 크리스찬 베일이 미래 사회 인류 저항군의 리더로 성장한 존 코너로 나왔죠.

박: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았던 것 같지는 않아요?

최: 전편들이 현대를 배경으로 했다면, 이 영화는 본격적으로 심판의 날 이후에 펼쳐질 미래 사회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뭐 나름 의미가 아주 없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박: 그런데!

[VCR]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최: 잊을 만하니까 또 터미네이터를 들고 나왔으니, 그게 바로 이번 달에 개봉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되겠습니다.

박: 이번 작품은 또 감독이 바뀌었고, 사라 코너나 존 코너 모두 바뀌었죠?

최: 네, 싹 다 바꿨죠 .심지어 초반에 잠깐 변죽만 울리다가 없어지는 T-1000도 이병헌을 캐스팅하면서 리모델링의 시도를 보여줬는데요.

박: 그래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나왔네요.

최: 나온 건 좋은데, 다 늙은 T-800이라니, 그것도 사라 코너가 10대 시절에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파견된 터미네이터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1,2편의 설정은 뭐가 되는 겁니까.

박: 얘기가 자꾸 꼬이네요.

최: 그렇죠. 얘기가 꼬이게 됩니다. 존 코너가 자신의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카일 리스를 파견하고, 1편이 시작된 바로 그 시점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근데 문제는, 1편하고 똑같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박: 그래서 이미 터미네이터가 와 있는 걸로 하고, 또 2편에 나왔던 T-1000도 나오고 그런 방식으로 변주를 한 거군요.

최: 그렇죠. 게다가 시간 여행이라는 복잡한 설정에 평행 이론 같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설정을 막 갖다 붙이면서 마치 얘기가 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박: 그야말로 터미네이터를 다시 살려내기 위해 억지 춘향식의 설정을 가미한 거라는 말씀이군요.

최: 맞습니다. 끝난 시리즈는 끝내야죠. 영화로 만들 만한 소재가 없으니까, 괜히 예전 히트작 대략 우려먹는 거, 이거 이거 할리우드의 고질병입니다.

박: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얘기를 하다 보니까 어느 나라나 히트한 영화 우려먹는 건 다들 비슷한 것 같네요.

최: 사실 그 우려먹기의 원조는 할리우드입니다.

박: 또 뭐가 있죠?

최: 얼마 전에 개봉했죠. <쥬라기 월드> 역시 <쥬라기 공원>의 재판이었죠. <킹콩>은 무려 세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구요. 슈퍼 히어로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슈퍼맨은 리턴즈하고 배트맨은 다시 비긴스했죠.

박: 그래도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 <다크나이트>는 업그레이드가 훌륭하게 됐잖아요.

최: 동의합니다. 그렇게 히트작을 재연한다면, 뭔가 새로운 재해석과 리뉴얼이 필요한 겁니다. 그런 면에서 <다크나이트> 시리즈가 리뉴얼의 본보기였다면, <터니메이터: 제니시스>는 게으른 리바이벌의 전형이다, 이렇게 평가할 수밖에 없겠네요.

박: 영화 한 편을 그냥 잘근잘근 토막을 내시는군요. 암튼 오늘도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윤성현PD의 음악은 영화다윤성현PD의 음악은 영화다
정재형은 영화 음악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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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gnal. 순정마초 – 정재형 & 정형돈

한편의 영화를 OST로 함께 들어보는 시간, 음악은 영화다..
오늘은 오랜만에 영화 한 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영화음악가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많은 분들이 예능인으로 잘못 알고 계시지만 사실은 위대한 예술가이시죠.
최근에 저와 함께 새로운 라디오 프로그램 <정재형 문희준의 즐거운생활>을 시작하기도 했구요.
네. 그래서 이런 시간을 마련한 거 맞습니다.
오늘은 영화음악가 정재형의 음악세계를 함께 탐구해보겠습니다.

■ M. 내 눈물 모아 - 정재형 (흑수선 OST중)

아깝게도 요절한 가수 서지원의 목소리로 많이들 기억하실 텐데요.
작곡자인 정재형 씨가 직접 다시 불러 본인의 정규앨범과 흑수선 OST에 수록했습니다.
정재형 씨의 첫번째 영화 음악은 <마리아와 여인숙>이란 작품인데요.
안타깝게도 그 OST는 찾을 수가 없었구요.
본격적인 영화 음악감독으로서의 행보는 2002년 작품, 영화 <중독>부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M. la pluie - 정재형 (중독 OST track 2)

베이시스 해체 이후 정재형씨는 1999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파리고등사범음악원에서 영화음악을 전공하기 시작합니다.
그렇습니다. 이분이 제대로 영화음악을 공부하신 분이 맞구요.
2005년부터는 해마다 한 편씩 절친인 엄정화 씨가 출연한 세 작품의 영화음악을 담당하게 됩니다.

M. 꽃이 지다 – 정재형 & 조원선 (오로라공주 OST track 4)
M. 당당한 그녀가 아름답다 – 스윗소로우 (미스터 로빈 꼬시기 OST track 4)
M. 지금 사랑 (accordion ver.) - 정재형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OST track 8)

이후에도 정재형씨는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 <쩨쩨한 로맨스>,
최근에는 <두근두근 내 인생>까지 영화음악 감독으로서의 행보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클래식을 바탕으로 재즈, 보사노바, 탱고, 심지어 일렉트로닉까지 폭넓은 장르를 넘나들면서 그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보여주면서 가수, 피아니스 뿐만 아니라
영화음악 감독으로도 계속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라디오 DJ로도 사랑받으시기를 바라구요.
매일 오후 2시, KBS 쿨FM <정재형 문희준의 즐거운생활> 많은 관심과 애청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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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9회] 좋은 아이디어라도 잘 꿰어야 보배...'손님'
    • 입력 2015-07-14 20:10:39
    • 수정2015-07-29 09:50:21
    무비부비2
무비부비2 좋은 아이디어라도 잘 꿰어야 보배…‘손님’ 다시보기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에 우연히 들어서는 떠돌이 악사 ‘우룡’부자.
모든 게 평화롭고 풍족한 마을이지만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쥐떼들이 골칫거리입니다.

쥐떼를 쫓아주면 목돈을 준다는 말에 ‘우룡’은 피리를 불어 쥐떼를 쫓아내는데요.
하지만 그날 이후 ‘우룡’과 마을 사람들은 점점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눈치 채셨나요?

무비부비가 고른 이번주 영화는 ‘손님’입니다.

‘웰컴투동막골’의 공간적 배경을 슬쩍 가져오긴 했지만 고립된 마을이라는 의미 외에 특별한 의미가 없어보이고 마을에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우룡’의 아들과 수많은 음식이 차려진 마을 잔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떠오르게 만듭니다.

시골 마을 사람들의 비밀과 폭력이라는 소재는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과도 유사합니다.

하지만 원인과 결과가 자연스럽게 맞물려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영화 ‘손님’은 여러 영화 작품들의 좋은 점을 끌어다 쓰면서도 잘 꿰어지지 않은 구슬처럼 요소 요소가 잘 섞여 들지 못하고 따로 노는 느낌 마저 받게 됩니다.

강유정 교수와 최광희 평론가는 류승룡과 이성민의 탁월한 연기력 마저 엉성한 스토리에 묻혀 빛을 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합니다.

결국 강 교수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니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최 평론가는 “프로 배급사가 만든 아마추어 영화”라고 혹평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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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2012)

- 감독 : 미노리카와 오사무
- 출연 : 시바사키 코우, 마키 요코, 테라지마 시노부

1. 사랑, 일, 가족, 결혼 앞에서 고민하는 30대 여자들
사실 그런 여자들을 다룬 이야기는 너무 많습니다.
한국의 <싱글즈>, <뜨거운 것이 좋아>
미국의 <섹스 앤 더 시티> 영국 <브리짓 존스의 일기> 셀 수 없죠.
하지만, 이토록 많이 다뤄진다는 것은 그만큼 절실한 이야기라는 의미는 아닐까요?
이번엔 일본의 이야기입니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말입니다.

2. 영화 속에는 세 명의 표본적 여성이 등장합니다.
커리어 우먼으로 당당히 살아가지만 유부남과의 관계가 발목을 잡는 마유미상
훌륭한 요리솜씨로 친구들에게 대단한 저녁 식사를 제공하지만
연애를 해본 지 5년이 넘은 수짱
그리고 병상에 계신 할머니를 돌보는 어머니 때문에
그녀 역시 떠나지 못하는 여자, 사와코 상
각각의 이유로 그들은 결혼을 고민하지만 여전히 못하고 있죠.

3. 마케이누, 이런 일본 여성들을 부르는 명칭입니다.
번역하자면 싸움에서 진 개, 결혼도 아이도 얻지 못한 30대 여성을 일컫는 말입니다.
너무 노골적이라고요?
서른이 지나면 조금씩 남자들의 구애가 드물어집니다.
우연히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것은 더 힘들어집니다.
그녀들은 고민합니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결혼은 꼭 해야 할까?

4. 일본의 특유함이 영화의 매력입니다.
이런 것 말입니다. "마유미상 컴플레인에 대해 사과하러 가야하는데 동행해줘."
"네 알겠습니다."
깍듯이 대답했지만 그 뒤에 마음 속 말이 이어집니다.
"놀고 있는 애나 데려가지 왜 하필 나야."
우리는 이런 소심한 복수, 소심한 내면 독백에 익숙해져 있죠.
삼십대 여자에겐 직장에서의 평판 그리고 승진이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이런 풍경은 우리에게도 꽤 익숙합니다.

5. 영화는 여러 부분에서 공감을 줍니다.
아이, 남편과 함께 가는 여성을 부럽게 바라보는 미혼 30대
반대로 오피스룩으로 빼입고, 서류를 챙기는 동년배 여성을 부러운 듯 바라보는 임산부.
어떤 길을 가든, 만족이란 없습니다.
어떤 삶을 살든 후회는 남습니다.

6. 사요나라, 아타시.... 안녕, 나 자신.
그들은 그렇게 자신에게 이별을 고하죠.
서른이 넘은 여자도 아직 성장이 필요한가봅니다.
여전히 성장에 아프지만 이젠 말하기 어려운 나이 서른,
그들의 삶에 조용한 공감의 손짓을 보내주는 영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입니다.


까칠한 시선 게으른 리바이벌의 전형…‘터미네이터’ 다시보기


■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게으른 리바이벌

최: 얼마 전에 또 한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한 편이 개봉했죠.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박: 그렇죠. 예상대로 순조로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는 것 같아요.

최: 제가 보기엔 호보다는 불호가 더 많은 것 같은데요? 그동안의 <터미네이터> 시리즈 가운데 최악의 졸작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박: 아이쿠야, 그렇게까지 혹평을 들을 정도인가요?

최: 할리우드 영화의 나쁜 버릇 가운데 하나가 소재가 떨어지면 예전의 히트작을 리바이벌 하는 건데요. 리뉴얼, 그러니까 새로운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리바이벌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박: 오늘 최 평론가님, 까칠 정신 단단히 무장한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최: 리뉴얼과 리바이벌의 차이,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를 계기로 지금부터 까칠하게 짚어 봅니다.

[VCR] 터미네이터

최: 지난 1984년에 나왔던 <터미네이터> 1편입니다.

박: 이 영화로 아놀도 슈왈츠제네거가 그야말로 스타덤에 올랐죠.

최: 그렇죠. 이 영화 아니었으면 나중에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도 힘들었을 거예요.

박: 저 때는 정말 우람하고 젊었네요.

최: 그 유명한 대사 “I'll be back”을 인구에 회자되게 만들었을 만큼, <터미네이터> 1편은 SF 영화의 전설로 남아 있습니다.

박: 감독이 <아바타>를 연출했던 제임스 카메론이었죠?

최: 그렇죠.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이미 80년대 중반부터 정말 기발한 영화로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가로챘는데요. 재미있는 게 터미네이터 1편이 당시로선 비교적 중저예산인 640만 달러로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미국에서만 그 여섯 배에 달하는 3천 3백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리게 됩니다.

박: 지금 봐도 이 영화는 정말 흥미진진해요. 미래에서 온 인조인간과 인간의 대결 구도에 사라 코너를 지키려고 미래에서 파견된 남자와의 로맨스까지, 시선을 돌릴 틈을 안줬죠.

[VCR] 터미네이터 2

최: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그로부터 7년 뒤인 1991년, 역시 제임스 카메론이 메가폰을 잡은 2편이 나오게 됩니다. Judgement day, 즉 ‘심판의 날’이라는 부제를 달고 개봉했죠.

박: 이 영화도 장난이 아니었죠. 전편 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속설을 뒤집었다, 이런 평가를 듣기도 했잖아요.

최: 그렇죠. 속편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일종의 발상의 전환을 보여줬는데요. 바로 1편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연기했던 T-800을 이번에는 사라 코너의 보호자로 설정한 것입니다.

박: 그리고 왜 그...총을 맞아도 불에 타도 안 죽고 자유자재로 변신을 하는 로봇을 출연시켰죠.

최: 그렇죠. 바로 T-1000이죠.

박: 아휴, 추격전에선 정말 아슬아슬하면서도 스릴이 넘쳤죠.

최: 2편이 훌륭했던 것은 이런 발상의 전환뿐만 아니라 보호만 받던 사라 코너를 강인한 여전사로 거듭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박: 그러게요. 린다 해밀턴이 그냥 쫓겨만 다니는 게 아니라 막 총도 쏘고 상당한 액션을 보여줬죠.

최: 자, 2편을 보신 분들은 이 영화의 마지막을 기억하실 겁니다.

박: 바로 이 장면, 사라 코너 모자를 지켜낸 터미네이터가 용광로 속으로 들어가면서 스스로를 폐기하는 장면이죠.

최: 이유가 있었죠?

박: 이유는...로봇이 인류를 지배할 마지막 단초인 자신을 없애기 위해서 아니었나요?

최: 딩동댕!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사실상 2편에서 종결된 거나 다름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박: 그런데 속편이 또 나왔잖아요.

[VCR]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최: 그렇죠. 바로 2009년에 나온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이죠. 이 영화는 감독이 바뀌었죠. 맥지가 연출을 맡고 크리스찬 베일이 미래 사회 인류 저항군의 리더로 성장한 존 코너로 나왔죠.

박: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았던 것 같지는 않아요?

최: 전편들이 현대를 배경으로 했다면, 이 영화는 본격적으로 심판의 날 이후에 펼쳐질 미래 사회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뭐 나름 의미가 아주 없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박: 그런데!

[VCR]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최: 잊을 만하니까 또 터미네이터를 들고 나왔으니, 그게 바로 이번 달에 개봉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되겠습니다.

박: 이번 작품은 또 감독이 바뀌었고, 사라 코너나 존 코너 모두 바뀌었죠?

최: 네, 싹 다 바꿨죠 .심지어 초반에 잠깐 변죽만 울리다가 없어지는 T-1000도 이병헌을 캐스팅하면서 리모델링의 시도를 보여줬는데요.

박: 그래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나왔네요.

최: 나온 건 좋은데, 다 늙은 T-800이라니, 그것도 사라 코너가 10대 시절에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파견된 터미네이터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1,2편의 설정은 뭐가 되는 겁니까.

박: 얘기가 자꾸 꼬이네요.

최: 그렇죠. 얘기가 꼬이게 됩니다. 존 코너가 자신의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카일 리스를 파견하고, 1편이 시작된 바로 그 시점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근데 문제는, 1편하고 똑같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박: 그래서 이미 터미네이터가 와 있는 걸로 하고, 또 2편에 나왔던 T-1000도 나오고 그런 방식으로 변주를 한 거군요.

최: 그렇죠. 게다가 시간 여행이라는 복잡한 설정에 평행 이론 같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설정을 막 갖다 붙이면서 마치 얘기가 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박: 그야말로 터미네이터를 다시 살려내기 위해 억지 춘향식의 설정을 가미한 거라는 말씀이군요.

최: 맞습니다. 끝난 시리즈는 끝내야죠. 영화로 만들 만한 소재가 없으니까, 괜히 예전 히트작 대략 우려먹는 거, 이거 이거 할리우드의 고질병입니다.

박: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얘기를 하다 보니까 어느 나라나 히트한 영화 우려먹는 건 다들 비슷한 것 같네요.

최: 사실 그 우려먹기의 원조는 할리우드입니다.

박: 또 뭐가 있죠?

최: 얼마 전에 개봉했죠. <쥬라기 월드> 역시 <쥬라기 공원>의 재판이었죠. <킹콩>은 무려 세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구요. 슈퍼 히어로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슈퍼맨은 리턴즈하고 배트맨은 다시 비긴스했죠.

박: 그래도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 <다크나이트>는 업그레이드가 훌륭하게 됐잖아요.

최: 동의합니다. 그렇게 히트작을 재연한다면, 뭔가 새로운 재해석과 리뉴얼이 필요한 겁니다. 그런 면에서 <다크나이트> 시리즈가 리뉴얼의 본보기였다면, <터니메이터: 제니시스>는 게으른 리바이벌의 전형이다, 이렇게 평가할 수밖에 없겠네요.

박: 영화 한 편을 그냥 잘근잘근 토막을 내시는군요. 암튼 오늘도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윤성현PD의 음악은 영화다 정재형은 영화 음악 감독이었다 다시보기


■ Signal. 순정마초 – 정재형 & 정형돈

한편의 영화를 OST로 함께 들어보는 시간, 음악은 영화다..
오늘은 오랜만에 영화 한 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영화음악가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많은 분들이 예능인으로 잘못 알고 계시지만 사실은 위대한 예술가이시죠.
최근에 저와 함께 새로운 라디오 프로그램 <정재형 문희준의 즐거운생활>을 시작하기도 했구요.
네. 그래서 이런 시간을 마련한 거 맞습니다.
오늘은 영화음악가 정재형의 음악세계를 함께 탐구해보겠습니다.

■ M. 내 눈물 모아 - 정재형 (흑수선 OST중)

아깝게도 요절한 가수 서지원의 목소리로 많이들 기억하실 텐데요.
작곡자인 정재형 씨가 직접 다시 불러 본인의 정규앨범과 흑수선 OST에 수록했습니다.
정재형 씨의 첫번째 영화 음악은 <마리아와 여인숙>이란 작품인데요.
안타깝게도 그 OST는 찾을 수가 없었구요.
본격적인 영화 음악감독으로서의 행보는 2002년 작품, 영화 <중독>부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M. la pluie - 정재형 (중독 OST track 2)

베이시스 해체 이후 정재형씨는 1999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파리고등사범음악원에서 영화음악을 전공하기 시작합니다.
그렇습니다. 이분이 제대로 영화음악을 공부하신 분이 맞구요.
2005년부터는 해마다 한 편씩 절친인 엄정화 씨가 출연한 세 작품의 영화음악을 담당하게 됩니다.

M. 꽃이 지다 – 정재형 & 조원선 (오로라공주 OST track 4)
M. 당당한 그녀가 아름답다 – 스윗소로우 (미스터 로빈 꼬시기 OST track 4)
M. 지금 사랑 (accordion ver.) - 정재형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OST track 8)

이후에도 정재형씨는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 <쩨쩨한 로맨스>,
최근에는 <두근두근 내 인생>까지 영화음악 감독으로서의 행보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클래식을 바탕으로 재즈, 보사노바, 탱고, 심지어 일렉트로닉까지 폭넓은 장르를 넘나들면서 그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보여주면서 가수, 피아니스 뿐만 아니라
영화음악 감독으로도 계속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라디오 DJ로도 사랑받으시기를 바라구요.
매일 오후 2시, KBS 쿨FM <정재형 문희준의 즐거운생활> 많은 관심과 애청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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