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사] 국정원의 판사 지원자 면접

입력 2015.07.19 (17:49) 수정 2015.07.1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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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문 교수단이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민주 국가에서 일반 법관의 임용은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사법부 스스로가 판단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도 경력판사 임용 과정에서 행정부, 그것도 정보기관이 지원자들에 대해 면접 조사를 했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주목 이 기사> 오늘은 경력 판사 지원자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면접 문제를 취재한 SBS 기사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리포트>

<녹취> SBS뉴스(5월 26일) : "자신을 국정원 직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임용 과정에 물어볼 게 있다며 찾아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A변호사(경력판사 지원자) : "(국정원에서) 전화 주셨던 그분이 오신다고 하셨고, 그분을 뵈었습니다."

SBS는 지난 5월, 경력판사 지원자들의 신원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사실상의 면접을 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 박상진(SBS기자) : "국정원에서 그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서 지원 동기라든지 이런 걸 물어봤고, 사실상 면접을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부적절한 내용의 질문들도 있었다는 내용을 얘기를 해서 그거에 대해서 문제점을 생각하고 취재를 시작하게 된 거죠."

국정원의 신원 조사는 대법원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법적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대통령령인 보안업무규정과 대법원 규칙이다.

<녹취> 박병대(법원행정처장) : "대법원은 보안규정과 거의 동일한 워딩으로 된 대법원 규칙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제정된 규칙인데 그 규칙에 근거해서 대법원이 신원조사를 의뢰하고는 있는데..."

<녹취> SBS뉴스(5월 26일) :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성실성 등을 알아보기 위한 신원 조사 대상자에 판사 신규 임용 예정자가 포함돼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번 조사 대상은 임용되기 전의 지원자들이었다.

<인터뷰> 박상진(SBS기자) : "법원 판례상 최종 합격이 된 뒤에 된 사람들을 보통 임용예정자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임용이 예정이지 않은 그야말로 지원자 신분인 사람들을 접촉을 // 했다는 부분들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저희들은 본거죠."

더욱이 일부 지원자에게는 합격 여부를 암시하는 말을 하는가 하면, 세월호 사건이나 노조 관련 SNS활동 등 민감한 사회 현안에 대한 견해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고 SBS가 보도했다

<녹취> SBS뉴스(5월 26일) : "사실상 사상검증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사상검증은 지난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국정원 신원조사에서 제외된 항목이다.

경찰 등 다른 정부기관에선 인사 청탁이나 사생활 침해 등의 이유로 직접 대면 조사도 피한다.

<인터뷰> 박상진(SBS기자) : "변호사 때 무슨 일을 했었는지, 아니면 사상검증에 가까운 사회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물어본다든지 했다는 건 분명히 무언가 상식과는 어긋난 형평성도 맞지도 않고, 그 부분에 대해서 국정원에 질의를 했을 때 부인을 하지 않았거든요."

보도 이후 법원행정처는 국정원 신원조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사례가 발견된 만큼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녹취> 박병대(법원행정처장) : "목적에 합당한 범위 내에서만 이뤄지도록 또 수단도 범위를 넘지 않도록 엄격한 제한을 해서 제도 운영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습니다."

경력판사 임용제도 도입이후 관행처럼 계속돼온 국정원의 면접 조사를 고발하고 제도 개선의 여지를 이끌어낸 점, 미디어 인사이드가 이 기사에 주목한 이유다.

<인터뷰> 김민정(미디어 인사이드 자문 교수) : "사법권의 독립성을 침해한 국가정보원의 행태를 고발한 뜻 깊은 보도였습니다. 국정원과 대법원에 대한 언론의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여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인터뷰> 박상진(SBS기자) : "사법부 독립에서 핵심은 법관 인사의 독립인 건데 정말 규정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좀 더 정교하고 이런저런 오해 아니면 부적절한 개입이 없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분명히 필요하고, 그리고 결국에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잘못하는 부분들이 없는지 저희가 감시를 하고, 그렇게 되면 좋은 사회가 되는 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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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 이 기사] 국정원의 판사 지원자 면접
    • 입력 2015-07-19 17:54:23
    • 수정2015-07-19 18:44:15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자문 교수단이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민주 국가에서 일반 법관의 임용은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사법부 스스로가 판단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도 경력판사 임용 과정에서 행정부, 그것도 정보기관이 지원자들에 대해 면접 조사를 했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주목 이 기사> 오늘은 경력 판사 지원자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면접 문제를 취재한 SBS 기사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리포트>

<녹취> SBS뉴스(5월 26일) : "자신을 국정원 직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임용 과정에 물어볼 게 있다며 찾아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A변호사(경력판사 지원자) : "(국정원에서) 전화 주셨던 그분이 오신다고 하셨고, 그분을 뵈었습니다."

SBS는 지난 5월, 경력판사 지원자들의 신원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사실상의 면접을 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 박상진(SBS기자) : "국정원에서 그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서 지원 동기라든지 이런 걸 물어봤고, 사실상 면접을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부적절한 내용의 질문들도 있었다는 내용을 얘기를 해서 그거에 대해서 문제점을 생각하고 취재를 시작하게 된 거죠."

국정원의 신원 조사는 대법원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법적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대통령령인 보안업무규정과 대법원 규칙이다.

<녹취> 박병대(법원행정처장) : "대법원은 보안규정과 거의 동일한 워딩으로 된 대법원 규칙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제정된 규칙인데 그 규칙에 근거해서 대법원이 신원조사를 의뢰하고는 있는데..."

<녹취> SBS뉴스(5월 26일) :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성실성 등을 알아보기 위한 신원 조사 대상자에 판사 신규 임용 예정자가 포함돼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번 조사 대상은 임용되기 전의 지원자들이었다.

<인터뷰> 박상진(SBS기자) : "법원 판례상 최종 합격이 된 뒤에 된 사람들을 보통 임용예정자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임용이 예정이지 않은 그야말로 지원자 신분인 사람들을 접촉을 // 했다는 부분들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저희들은 본거죠."

더욱이 일부 지원자에게는 합격 여부를 암시하는 말을 하는가 하면, 세월호 사건이나 노조 관련 SNS활동 등 민감한 사회 현안에 대한 견해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고 SBS가 보도했다

<녹취> SBS뉴스(5월 26일) : "사실상 사상검증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사상검증은 지난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국정원 신원조사에서 제외된 항목이다.

경찰 등 다른 정부기관에선 인사 청탁이나 사생활 침해 등의 이유로 직접 대면 조사도 피한다.

<인터뷰> 박상진(SBS기자) : "변호사 때 무슨 일을 했었는지, 아니면 사상검증에 가까운 사회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물어본다든지 했다는 건 분명히 무언가 상식과는 어긋난 형평성도 맞지도 않고, 그 부분에 대해서 국정원에 질의를 했을 때 부인을 하지 않았거든요."

보도 이후 법원행정처는 국정원 신원조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사례가 발견된 만큼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녹취> 박병대(법원행정처장) : "목적에 합당한 범위 내에서만 이뤄지도록 또 수단도 범위를 넘지 않도록 엄격한 제한을 해서 제도 운영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습니다."

경력판사 임용제도 도입이후 관행처럼 계속돼온 국정원의 면접 조사를 고발하고 제도 개선의 여지를 이끌어낸 점, 미디어 인사이드가 이 기사에 주목한 이유다.

<인터뷰> 김민정(미디어 인사이드 자문 교수) : "사법권의 독립성을 침해한 국가정보원의 행태를 고발한 뜻 깊은 보도였습니다. 국정원과 대법원에 대한 언론의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여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인터뷰> 박상진(SBS기자) : "사법부 독립에서 핵심은 법관 인사의 독립인 건데 정말 규정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좀 더 정교하고 이런저런 오해 아니면 부적절한 개입이 없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분명히 필요하고, 그리고 결국에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잘못하는 부분들이 없는지 저희가 감시를 하고, 그렇게 되면 좋은 사회가 되는 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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