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회] “의문의 여지 없는 명품 스릴러”…‘다크 플레이스’

입력 2015.07.21 (21:42) 수정 2015.07.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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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여지 없는 명품 스릴러”...‘다크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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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클럽인 ‘킬’에서 활동하고 있는 라일(니콜라스 홀트)은 25년 전 한 소년이 엄마와 어린 여동생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에 의구심을 갖게 되고 유일한 생존자이자 증인인 막내 리비(샤를리즈 테론)를 찾습니다.

아직도 어린 시절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리비는 돈을 받는 조건으로 그 날의 끔찍한 기억을 되짚어 보는데요.

25년 전, 엄마와 언니들이 살해되던 밤, 그곳에 오빠 벤, 그리고 다른 누군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집니다.

소설 ‘나를 찾아줘’에 이어 길리언 플린의 두 번째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반전이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최광희 평론가는 “우리 삶을 은유하는 스릴러”라며 “의문의 여지 없는 명품 스릴러”라고 이 작품을 호평했습니다.

우리나라 충무로에서는 왜 이런 웰메이드 스릴러를 보기 힘든 걸까요?
소설의 부진 탓일까요, 고만고만한 영화계 제작 현장 때문일까요? 아쉬움이 남습니다.



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
젊음도, 연륜도 스스로를 몰라보게 마련...‘위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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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네.

이상은의 노래 가사죠.
젊음은 젊음을 모르고 또 한편 성숙은 성숙을 모릅니다.
그 모름에 대한 영화 <위아영>입니다.

2. 여기 두 커플이 나옵니다.

이제 40대 중반을 향해 가는 커플
그들에게 아이는 희망이기도 빚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딩크족으로 살아가는 그들
하지만 언제까지 아이 없이 살 수 있을지 자신 없습니다.
게다가 하나 둘씩 몸이 보내는 노화의 사인들
노안이 시작되고 관절염도 옵니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젊지 않은 걸까요?

3. 그 때 그들 앞에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지만 젊은 두 남녀가 나타납니다.

젊은 그들, 그들은 자유롭고 그만큼 결핍되어 있습니다.
조쉬 커플이 가지고 있는 것
즉 사회적 명성, 성공의 기반이 그들에겐 없습니다.
제이미, 젊은 남자는 어떻게든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 싶습니다.
젊기에 아직 가진 것이 없기에 그들은 늘 허기집니다.

4. 40대 불혹이라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닌 조쉬 커플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것은 아닐까요?
아이를 낳고 평범한 가족으로 늙어가느냐
아니면 여전히 젊은이들처럼 결핍을 채우기 위해 아등바등하느냐.
이 문제는 사실 꼭 그들만의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5. 젊으니까 욕망을 갖습니다.

사실 저도 그랬죠. 마흔 살쯤 되면 아무 고민 없을 줄 알았습니다.
직장도, 결혼도, 아이도 그 불안정한 엔트로피가 줄어 들어 있을 거니까요.
하지만 때론 그 불안한 젊음이 무척 아프게 그립습니다.
불확정성이 높다는 건 그만큼 변화의 폭도 크다는 것일 테니까요

6. 이렇게 젊음은 젊음을 모르고 성숙은 성숙을 모릅니다.

우리는 그렇게 모르는 상태에서 자꾸만 세월의 파도에 밀려 앞으로만 갑니다.
가만 보니 내가 가는 게 아니라 밀리는 거였군요.
세월에 대해,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하는 영화 <위아영>입니다.



까칠한 시선까칠한 시선
 정권에 따라 춤추는 ‘분단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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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한국영화에서 자주 다뤄져 온 소재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가 바로 분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 그렇죠. 여전히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로 남아 있는 만큼, 적지 않은 영화들이 그 아픔을 꾸준히 담아왔죠.

최: 그런데, 같은 분단을 소재로 삼고는 있지만 이게 시대별로 조금씩, 아니 상당히 큰 편차가 있다는 거 혹시 아시나요?

박: 편차가 크다는 건 무슨 말씀이시죠?

최: 분단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에서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크게 나눠 보면 남북간의 ‘화해’에 방점을 찍는 영화와, 북한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애국’에 방점을 찍는 영화들로 구분할 수 있겠는데요. 분단 소재 영화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요, 지금부터 까칠하게 짚어 봅니다.



최: 분단을 소재로 삼은 한국영화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이렇게 평가해도 무방할 작품이죠.

박: 바로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네요.

최: 그렇습니다. 개봉 당시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정상 회담이 열린 것도 어느 정도 작용을 했겠지만요, 당시로선 상당한 규모의 흥행을 했죠.

박: 판문점의 공동경비구역에서 근무하는 남북한 병사들이 몰래 우정을 나눈다, 이런 설정이었죠.

최: 그렇습니다. 그런 설정이 관객들에겐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데다, 당시 남북 화해 무드로 맞물리면서 영화가 담고 있는 휴머니즘적인 메시지가 폭 넓은 공감대를 만들어냈죠.
박: 남한 병사로 나온 이병헌, 김태우만큼이나 북한 병사로 나온 송강호, 신하균의 연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으로 기억을 해요.

최: 바로 그겁니다. 북한 사람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라는 게 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죠. 어릴 때 북한 사람은 머리에 뿔이 난 늑대처럼 생각했던 반공 교육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관객들에겐 신선한 도발이었죠.


박: 그런 면에서 한국 전쟁을 소재로 삼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도 빼놓을 수 없겠죠.

최: 맞습니다. 시간 차가 살짝 나긴 합니다만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실미도>와 거의 동시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였는데요.

박: 장동건과 원빈, 형제 사이인데, 어쩔 수 없이 남북한 군인으로 나뉘어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눠야 하는 상황. 그야말로 동족 상잔의 비극을 참 드라마틱하게 상징화시켰죠.

최: 맞습니다. 반세기 전의 전쟁의 아픔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많은 한국인들이,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가슴 아파하고 눈물을 훔쳤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박: 분단 소재 영화라고 해서 다 손수건을 적시게 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웰컴 투 동막골>은 분단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코미디로 가볍게 풀어냈잖아요.

최: 신선했죠. 전쟁이 일어난지도 모르는 강원도 오지 마을에 국군과 인민군, 그리고 미군까지 들어오게 되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죠. 그런데 결국 이들은 이 평화로운 마을을 지키기 위해 하나가 됩니다.

박: 총을 내려놓으면 똑같이 따뜻한 체온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주제 의식은 <공동경비구역 JSA>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봐야겠네요.

최: 그렇죠. 그래서일까요? 이 영화 역시 6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불러 모으면서 엄청난 대 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박: 그러고 보면 분단 소재 영화들이 대부분 꽤나 흥행이 잘 된 것 같아요.



최: 그렇습니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죠.

박: 송강호 씨와 강동원 씨가 함께 나왔던 <의형제>라는 영화군요.

최: 네, 이 영화도 제 기억엔 500만 명이 넘었습니다.

박: 남한의 전직 국정원 직원, 북한의 버려진 간첩이 한 지붕 밑에서 살게 되면서 결국 우정을 나누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코믹하면서도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던 거 같아요.

최: 맞습니다. 이 영화 역시 앞서 보신 영화들처럼 그들도 사람이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 간의 화해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 그런데 꼭 화해에만 무게 중심을 두지 않는 분단 소재 영화도 있지 않나요?



최: 왜 없겠습니까? 지난 2010년에 나왔던 <포화 속으로>라는 작품이 그렇죠.

박: 권상우 씨와 최승현이 한국 전쟁 당시의 학도병으로 출연하고, 차승원이 인민군 장교로 등장하는 전쟁 영화였죠.

최: 네, 이 영화는 실제 한국 전쟁 당시, 포항에서 인민군의 남하를 저지했던 학도병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요. 그들의 장렬한 희생을 재연하는 데 연출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박: 앞서 보신 많은 분단 소재 영화들과는 조금 포인트가 다르다고 봐야겠지요?

최: 조금이 아니라 많이 다르지요. 이 영화 속의 인민군 대장으로 나오는 차승원을 묘사하는 방식만 보더라도 상당한 차이를 느낄 수 있죠.

박: 한마디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등장하죠.

최: 전형적인 악당이죠. 사실 북한군을 악당으로 묘사하는 건, 1970년대에 많이 나왔던 반공영화의 전형이었죠. 그 전형을 이 영화가 다시 불러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 그런 면에서는 지금 한창 극장가에서 상영중인 이 영화도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아요.

최: 맞습니다. 이 영화는 2002년 월드컵 기간 중에 있었던 서해 교전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는데요.

박: 당시 남북한 해군 사이에 벌어졌던 교전으로 희생된 장병들에게 애도를 보내고 있는 작품이죠.

최: 그렇습니다. 비극이죠. 그런데 그 비극을 담아내는 방식은, 역시나 <포화 속으로>와 유사한 맥락입니다. 한국 장병들의 억울한 희생, 교전을 미리 계획한 악마와도 같은 북한군. 이런 선악 구도를 가지고 있죠.

박: 분단으로 인해 벌어진 비극, 기억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기억하는 방식에도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거,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박: 이렇게 분단 소재 영화의 변천사를 살펴보니까 앞서 최 평론가님이 말씀하신대로 남북 화해를 강조하는 쪽에서 애국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해온 흐름이 엿보이는 것 같네요.

최: 정확하게 그렇습니다. 근데 사실 이게 정치 권력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는 건 흥미로운 사실이죠.

박: 어려운 얘기 나오네요.

최: 햇볕 정책이 남북 관계의 기조였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영화들이 남북 간의 화해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이명박 정부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영화들은 애국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겁니다.

박: 영화는 정치와 무관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군요.

최: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정치적인 환경이 영화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죠. 그런 맥락도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겠다, 하는 생각입니다.

박: 맥락, 좋은 말씀입니다. 최 평론가님 호를 방점에서 맥락으로 바꿔야겠어요.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윤성현PD의 음악은 영화다윤성현PD의 음악은 영화다
‘여름’ ‘휴가’하면 떠오르는 영화...‘맘마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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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영화를 OST로 함께 들어보는 시간 음악은 영화다
장마, 태풍,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입니다.

다가오는 휴가철을 맞아 음악은 영화다에서는
여름 휴가철에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를 골라볼까 합니다.

지금은 경제 위기로 연일 뉴스에 오르고 있지만
사실은 최고의 휴양지죠, 그리스의 작은 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의 노래와 이야기... 영화 <맘마미아>입니다.

그리스의 아름다운 작은 섬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피는
이제 막 결혼을 앞두고 있는 행복한 예비 신부입니다.

완벽한 결혼식을 꿈꾸는 그녀에게 유일한 아쉬움은
입장할 때 손을 잡아줄 아빠가 곁에 없다는 거죠.
그런데 우연히 엄마의 옛 일기장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세 남자의 이름을 찾아내게 됩니다.

자신의 아빠일지도 모를 세 남자에게
소피는 설레는 마음 가득 안고 엄마 도나의 이름으로
초대의 편지를 씁니다.
그런데 이 남자들이 그렇다고 진짜 온단 말이죠.
분명 엄마와 보통 사이는 아니었나봅니다.

소피의 결혼식 전날, 샘, 해리, 빌 세 남자가 섬에 도착합니다.
과거의 남자들의 등장에 엄마 도나는 당황하게 되죠.

자 이들의 재회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그리고 과연 소피의 아빠는 누구이며
소피의 결혼식은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요?

아바의 노래, 원작 뮤지컬의 인기,
보증된 흥행 수표이자
동시에 어쩌면 새로울 것이 없는 영화가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른 건 다 모르겠고
노래하는 아만다 사이프리드 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영화는 많은 뮤지컬이 그렇듯 시종 유쾌하게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노래야 뭐 두 말 할 필요도 없죠.
에게해의 찬란한 푸른 빛과 작렬하는 태양아래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
휴가때야말로 이런 영화를 봐줘야 되지 않을까요.
대리만족이라도 해야죠.

영화 <맘마미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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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회] “의문의 여지 없는 명품 스릴러”…‘다크 플레이스’
    • 입력 2015-07-21 21:42:05
    • 수정2015-07-22 16:16:22
    무비부비2
무비부비2 “의문의 여지 없는 명품 스릴러”...‘다크 플레이스’ 다시보기
탐정 클럽인 ‘킬’에서 활동하고 있는 라일(니콜라스 홀트)은 25년 전 한 소년이 엄마와 어린 여동생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에 의구심을 갖게 되고 유일한 생존자이자 증인인 막내 리비(샤를리즈 테론)를 찾습니다. 아직도 어린 시절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리비는 돈을 받는 조건으로 그 날의 끔찍한 기억을 되짚어 보는데요. 25년 전, 엄마와 언니들이 살해되던 밤, 그곳에 오빠 벤, 그리고 다른 누군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집니다. 소설 ‘나를 찾아줘’에 이어 길리언 플린의 두 번째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반전이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최광희 평론가는 “우리 삶을 은유하는 스릴러”라며 “의문의 여지 없는 명품 스릴러”라고 이 작품을 호평했습니다. 우리나라 충무로에서는 왜 이런 웰메이드 스릴러를 보기 힘든 걸까요? 소설의 부진 탓일까요, 고만고만한 영화계 제작 현장 때문일까요? 아쉬움이 남습니다.
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 젊음도, 연륜도 스스로를 몰라보게 마련...‘위아영’ 다시보기
1.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네. 이상은의 노래 가사죠. 젊음은 젊음을 모르고 또 한편 성숙은 성숙을 모릅니다. 그 모름에 대한 영화 <위아영>입니다. 2. 여기 두 커플이 나옵니다. 이제 40대 중반을 향해 가는 커플 그들에게 아이는 희망이기도 빚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딩크족으로 살아가는 그들 하지만 언제까지 아이 없이 살 수 있을지 자신 없습니다. 게다가 하나 둘씩 몸이 보내는 노화의 사인들 노안이 시작되고 관절염도 옵니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젊지 않은 걸까요? 3. 그 때 그들 앞에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지만 젊은 두 남녀가 나타납니다. 젊은 그들, 그들은 자유롭고 그만큼 결핍되어 있습니다. 조쉬 커플이 가지고 있는 것 즉 사회적 명성, 성공의 기반이 그들에겐 없습니다. 제이미, 젊은 남자는 어떻게든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 싶습니다. 젊기에 아직 가진 것이 없기에 그들은 늘 허기집니다. 4. 40대 불혹이라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닌 조쉬 커플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것은 아닐까요? 아이를 낳고 평범한 가족으로 늙어가느냐 아니면 여전히 젊은이들처럼 결핍을 채우기 위해 아등바등하느냐. 이 문제는 사실 꼭 그들만의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5. 젊으니까 욕망을 갖습니다. 사실 저도 그랬죠. 마흔 살쯤 되면 아무 고민 없을 줄 알았습니다. 직장도, 결혼도, 아이도 그 불안정한 엔트로피가 줄어 들어 있을 거니까요. 하지만 때론 그 불안한 젊음이 무척 아프게 그립습니다. 불확정성이 높다는 건 그만큼 변화의 폭도 크다는 것일 테니까요 6. 이렇게 젊음은 젊음을 모르고 성숙은 성숙을 모릅니다. 우리는 그렇게 모르는 상태에서 자꾸만 세월의 파도에 밀려 앞으로만 갑니다. 가만 보니 내가 가는 게 아니라 밀리는 거였군요. 세월에 대해,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하는 영화 <위아영>입니다.
까칠한 시선 정권에 따라 춤추는 ‘분단 영화’들 다시보기
최: 한국영화에서 자주 다뤄져 온 소재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가 바로 분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 그렇죠. 여전히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로 남아 있는 만큼, 적지 않은 영화들이 그 아픔을 꾸준히 담아왔죠. 최: 그런데, 같은 분단을 소재로 삼고는 있지만 이게 시대별로 조금씩, 아니 상당히 큰 편차가 있다는 거 혹시 아시나요? 박: 편차가 크다는 건 무슨 말씀이시죠? 최: 분단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에서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크게 나눠 보면 남북간의 ‘화해’에 방점을 찍는 영화와, 북한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애국’에 방점을 찍는 영화들로 구분할 수 있겠는데요. 분단 소재 영화는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요, 지금부터 까칠하게 짚어 봅니다. 최: 분단을 소재로 삼은 한국영화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이렇게 평가해도 무방할 작품이죠. 박: 바로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네요. 최: 그렇습니다. 개봉 당시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정상 회담이 열린 것도 어느 정도 작용을 했겠지만요, 당시로선 상당한 규모의 흥행을 했죠. 박: 판문점의 공동경비구역에서 근무하는 남북한 병사들이 몰래 우정을 나눈다, 이런 설정이었죠. 최: 그렇습니다. 그런 설정이 관객들에겐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데다, 당시 남북 화해 무드로 맞물리면서 영화가 담고 있는 휴머니즘적인 메시지가 폭 넓은 공감대를 만들어냈죠. 박: 남한 병사로 나온 이병헌, 김태우만큼이나 북한 병사로 나온 송강호, 신하균의 연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으로 기억을 해요. 최: 바로 그겁니다. 북한 사람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라는 게 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죠. 어릴 때 북한 사람은 머리에 뿔이 난 늑대처럼 생각했던 반공 교육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관객들에겐 신선한 도발이었죠. 박: 그런 면에서 한국 전쟁을 소재로 삼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도 빼놓을 수 없겠죠. 최: 맞습니다. 시간 차가 살짝 나긴 합니다만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실미도>와 거의 동시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였는데요. 박: 장동건과 원빈, 형제 사이인데, 어쩔 수 없이 남북한 군인으로 나뉘어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눠야 하는 상황. 그야말로 동족 상잔의 비극을 참 드라마틱하게 상징화시켰죠. 최: 맞습니다. 반세기 전의 전쟁의 아픔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많은 한국인들이,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가슴 아파하고 눈물을 훔쳤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박: 분단 소재 영화라고 해서 다 손수건을 적시게 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웰컴 투 동막골>은 분단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코미디로 가볍게 풀어냈잖아요. 최: 신선했죠. 전쟁이 일어난지도 모르는 강원도 오지 마을에 국군과 인민군, 그리고 미군까지 들어오게 되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죠. 그런데 결국 이들은 이 평화로운 마을을 지키기 위해 하나가 됩니다. 박: 총을 내려놓으면 똑같이 따뜻한 체온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주제 의식은 <공동경비구역 JSA>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봐야겠네요. 최: 그렇죠. 그래서일까요? 이 영화 역시 6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불러 모으면서 엄청난 대 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박: 그러고 보면 분단 소재 영화들이 대부분 꽤나 흥행이 잘 된 것 같아요. 최: 그렇습니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죠. 박: 송강호 씨와 강동원 씨가 함께 나왔던 <의형제>라는 영화군요. 최: 네, 이 영화도 제 기억엔 500만 명이 넘었습니다. 박: 남한의 전직 국정원 직원, 북한의 버려진 간첩이 한 지붕 밑에서 살게 되면서 결국 우정을 나누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코믹하면서도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던 거 같아요. 최: 맞습니다. 이 영화 역시 앞서 보신 영화들처럼 그들도 사람이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 간의 화해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 그런데 꼭 화해에만 무게 중심을 두지 않는 분단 소재 영화도 있지 않나요? 최: 왜 없겠습니까? 지난 2010년에 나왔던 <포화 속으로>라는 작품이 그렇죠. 박: 권상우 씨와 최승현이 한국 전쟁 당시의 학도병으로 출연하고, 차승원이 인민군 장교로 등장하는 전쟁 영화였죠. 최: 네, 이 영화는 실제 한국 전쟁 당시, 포항에서 인민군의 남하를 저지했던 학도병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요. 그들의 장렬한 희생을 재연하는 데 연출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박: 앞서 보신 많은 분단 소재 영화들과는 조금 포인트가 다르다고 봐야겠지요? 최: 조금이 아니라 많이 다르지요. 이 영화 속의 인민군 대장으로 나오는 차승원을 묘사하는 방식만 보더라도 상당한 차이를 느낄 수 있죠. 박: 한마디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등장하죠. 최: 전형적인 악당이죠. 사실 북한군을 악당으로 묘사하는 건, 1970년대에 많이 나왔던 반공영화의 전형이었죠. 그 전형을 이 영화가 다시 불러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 그런 면에서는 지금 한창 극장가에서 상영중인 이 영화도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아요. 최: 맞습니다. 이 영화는 2002년 월드컵 기간 중에 있었던 서해 교전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는데요. 박: 당시 남북한 해군 사이에 벌어졌던 교전으로 희생된 장병들에게 애도를 보내고 있는 작품이죠. 최: 그렇습니다. 비극이죠. 그런데 그 비극을 담아내는 방식은, 역시나 <포화 속으로>와 유사한 맥락입니다. 한국 장병들의 억울한 희생, 교전을 미리 계획한 악마와도 같은 북한군. 이런 선악 구도를 가지고 있죠. 박: 분단으로 인해 벌어진 비극, 기억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기억하는 방식에도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거,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박: 이렇게 분단 소재 영화의 변천사를 살펴보니까 앞서 최 평론가님이 말씀하신대로 남북 화해를 강조하는 쪽에서 애국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해온 흐름이 엿보이는 것 같네요. 최: 정확하게 그렇습니다. 근데 사실 이게 정치 권력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는 건 흥미로운 사실이죠. 박: 어려운 얘기 나오네요. 최: 햇볕 정책이 남북 관계의 기조였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영화들이 남북 간의 화해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이명박 정부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영화들은 애국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겁니다. 박: 영화는 정치와 무관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군요. 최: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정치적인 환경이 영화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죠. 그런 맥락도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겠다, 하는 생각입니다. 박: 맥락, 좋은 말씀입니다. 최 평론가님 호를 방점에서 맥락으로 바꿔야겠어요.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윤성현PD의 음악은 영화다 ‘여름’ ‘휴가’하면 떠오르는 영화...‘맘마미아’ 다시보기
한 편의 영화를 OST로 함께 들어보는 시간 음악은 영화다 장마, 태풍,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입니다. 다가오는 휴가철을 맞아 음악은 영화다에서는 여름 휴가철에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를 골라볼까 합니다. 지금은 경제 위기로 연일 뉴스에 오르고 있지만 사실은 최고의 휴양지죠, 그리스의 작은 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의 노래와 이야기... 영화 <맘마미아>입니다. 그리스의 아름다운 작은 섬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피는 이제 막 결혼을 앞두고 있는 행복한 예비 신부입니다. 완벽한 결혼식을 꿈꾸는 그녀에게 유일한 아쉬움은 입장할 때 손을 잡아줄 아빠가 곁에 없다는 거죠. 그런데 우연히 엄마의 옛 일기장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세 남자의 이름을 찾아내게 됩니다. 자신의 아빠일지도 모를 세 남자에게 소피는 설레는 마음 가득 안고 엄마 도나의 이름으로 초대의 편지를 씁니다. 그런데 이 남자들이 그렇다고 진짜 온단 말이죠. 분명 엄마와 보통 사이는 아니었나봅니다. 소피의 결혼식 전날, 샘, 해리, 빌 세 남자가 섬에 도착합니다. 과거의 남자들의 등장에 엄마 도나는 당황하게 되죠. 자 이들의 재회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그리고 과연 소피의 아빠는 누구이며 소피의 결혼식은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요? 아바의 노래, 원작 뮤지컬의 인기, 보증된 흥행 수표이자 동시에 어쩌면 새로울 것이 없는 영화가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른 건 다 모르겠고 노래하는 아만다 사이프리드 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영화는 많은 뮤지컬이 그렇듯 시종 유쾌하게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노래야 뭐 두 말 할 필요도 없죠. 에게해의 찬란한 푸른 빛과 작렬하는 태양아래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 휴가때야말로 이런 영화를 봐줘야 되지 않을까요. 대리만족이라도 해야죠. 영화 <맘마미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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