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뉴스] 훈 할머니, 혈육 찾다

입력 2015.08.02 (17:22) 수정 2015.08.0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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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8월 4일. 캄보디아에 살고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훈 할머니가 50여년 만에 고국 땅을 밟는다.

<녹취> 훈 할머니 (KBS 뉴스 9 1997.08.04) :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릅니다. 너무나 기쁩니다."

훈 할머니의 본명은 이남이. 16살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뒤, 해방 후에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채 자신의 이름도 잊고 살아왔다.

<인터뷰> 김주완 (당시 경남매일 기자) : "정글마을에 살고 계시다가 마침 그곳을 방문했던 한국인 사업가 그분한테 발견돼서 캄보디아 말로 이야기를 주고받아보니까 일제 말기에 위안부로 끌려왔다란 사실을 알게 됐죠."

훈 할머니의 사연을 접하고 많은 언론들이 가족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우리나라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할머니가 기억하는 건 고향이 진동이라는 것 뿐이었다.

훈 할머니가 가족 찾기를 포기하고 캄보디아로 돌아가려던 무렵, 경남 매일이 훈 할머니의 혈육을 찾았다고 보도한다.

73일간의 끈질긴 취재가 낳은 결과였다.

<인터뷰> 김주완 (당시 경남매일 기자) : "(훈 할머니가)아주 어렴풋한 기억을 하나 떠올렸는데 예전에 살던 고향집 마당에 엿을 고는 커다란 솥이 있었다. 제가 엿장수를 했거나 엿을 고는 공장역할을 했던 집 다섯군데를 찾아서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의 호적부를 다시 뒤지기 시작했고 (그러다) 이순이 할머니를 찾았고..."

이렇게 훈 할머니는 반세기 동안 헤어졌던 가족을 만났다.

<녹취> 이순이 (훈할머니 막내동생/KBS 뉴스 9 1997.08.29) : "테레비로 보고 이레 보니까는 영판..."

<녹취> 훈할머니 : "캄보디아에 가서 정리하고 같이 살고 싶다."

훈 할머니는 대한민국 국적도 회복했지만 이후 딸이 있는 캄보디아로 돌아가 2001년, 77살의 나이로 한 많은 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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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그 뉴스] 훈 할머니, 혈육 찾다
    • 입력 2015-08-02 16:19:58
    • 수정2015-08-02 22: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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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8월 4일. 캄보디아에 살고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훈 할머니가 50여년 만에 고국 땅을 밟는다.

<녹취> 훈 할머니 (KBS 뉴스 9 1997.08.04) :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릅니다. 너무나 기쁩니다."

훈 할머니의 본명은 이남이. 16살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뒤, 해방 후에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채 자신의 이름도 잊고 살아왔다.

<인터뷰> 김주완 (당시 경남매일 기자) : "정글마을에 살고 계시다가 마침 그곳을 방문했던 한국인 사업가 그분한테 발견돼서 캄보디아 말로 이야기를 주고받아보니까 일제 말기에 위안부로 끌려왔다란 사실을 알게 됐죠."

훈 할머니의 사연을 접하고 많은 언론들이 가족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우리나라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할머니가 기억하는 건 고향이 진동이라는 것 뿐이었다.

훈 할머니가 가족 찾기를 포기하고 캄보디아로 돌아가려던 무렵, 경남 매일이 훈 할머니의 혈육을 찾았다고 보도한다.

73일간의 끈질긴 취재가 낳은 결과였다.

<인터뷰> 김주완 (당시 경남매일 기자) : "(훈 할머니가)아주 어렴풋한 기억을 하나 떠올렸는데 예전에 살던 고향집 마당에 엿을 고는 커다란 솥이 있었다. 제가 엿장수를 했거나 엿을 고는 공장역할을 했던 집 다섯군데를 찾아서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의 호적부를 다시 뒤지기 시작했고 (그러다) 이순이 할머니를 찾았고..."

이렇게 훈 할머니는 반세기 동안 헤어졌던 가족을 만났다.

<녹취> 이순이 (훈할머니 막내동생/KBS 뉴스 9 1997.08.29) : "테레비로 보고 이레 보니까는 영판..."

<녹취> 훈할머니 : "캄보디아에 가서 정리하고 같이 살고 싶다."

훈 할머니는 대한민국 국적도 회복했지만 이후 딸이 있는 캄보디아로 돌아가 2001년, 77살의 나이로 한 많은 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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