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시선] 연기는 가요 ‘차트’ 순이 아니잖아요

입력 2015.08.0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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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출신 배우들의 명암>

최: 박은영 씨, 혹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박: 해보고 싶긴 하지만 재능이 없다는 걸 제가 잘 알죠. 그나저나 연기는 최평론가 님이 더 잘하실 것 같은데요. 메소드 연기의 달인이시잖아요.

최: 저야 뭐, 흉내만 내는 것이구요. 아무튼 여러 분야 가운데 연기자를 꿈꾸는 이들이 은근히 많은 데가 가요계가 아닐까 싶어요.

박: 가요계라, 그러네요. 요즘 이른바 ‘연기돌’로 거듭나는 아이돌 가수들이 참 많잖아요.

최: 네, 사실 가수와 연기를 겸업하는 경우도 있구요. 아예 연기자로 전업을 한 가수 출신들도 있죠. 오늘은 그런 배우들의 옥석을 가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박: 까칠하게 가려주셔야 해요

최: 그럼요.


[VCR] 타짜: 신의 손


최: 가수 출신 배우들 가운데 가장 핫한 배우라면 이 분을 가장 먼저 거론할 수밖에 없겠네요.

박: 오우, 빅뱅의 TOP, 영화계에서는 최승현이라는 본명으로 활동 중이죠?

최: 그렇습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영화 <타짜: 신의 손>에서 비교적 무난한 연기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박: 영화의 흥행은 어땠나요?

최: 겨우 손익분기점을 살짝 웃돌 정도에 그쳤습니다. 사실 최승현 씨 출연작 가운데 흥행이 잘된 영화가 별로 없습니다. 이 영화도 그랬죠.

[VCR] 동창생


박: <동창생>이라는 영화군요. 이 영화 속에서 남파 간첩 역할을 맡았었죠.

최: 네, 아주 멋지고 싸움도 잘하고, 게다가 여자를 보호하는 기사도 정신까지 갖춘, 훈남 간첩이었죠.

박: 빅뱅은 정말 인기 아이돌 그룹인데, 최승현 씨는 아직 연기자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예요?

최: 그렇죠. 일전에도 한번 말씀드린 바 있지만 아이돌의 인기가 극장 흥행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죠.

박: 영화는 역시 영화의 논리로 승부를 걸어야겠죠.

최: 그런 면에서 최승현 씨는 아직은 주연급 배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이렇게 평가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박: 자, 그렇다면 가수 출신 여자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요?



[VCR] 네버 엔딩 스토리


최: 가수 출신 여배우 가운데서는 단연 정려원이 맨 앞줄에 서 있죠.

박: 지금 나오고 있는 영화가 엄태웅 씨랑 함께 나왔던 <네버 엔딩 스토리>라는 작품이죠?

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남녀의 알콩달콩 로맨스를 펼쳐 보였던 졸작이죠.

박: 아니, 그렇게 대놓고 졸작이라고 해 버리시는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최: 졸작을 졸작이라고 해야지, 그럼 뭐라고 합니까. 여하튼 이 영화도 흥행 참패하고 말았는데요. 사실 정려원의 출연작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VCR] 통증 + 적과의 동침 + 김씨표류기


박: 그러네요. 곽경택 감독의 <통증>, 그리고 <적과의 동침>, <김씨 표류기> 모두 흥행과는 인연이 없었네요.

최: 그나마 이 가운데 정려원의 최고 작품은 이해준 감독의 <김씨 표류기>라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역시 흥행은 안됐지만, 정려원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해낸 영화로 기억이 됩니다.



[VCR] 빅매치


박: 가수 출신 여배우라고 부르기엔 아직은 좀 어색하지만, 보아도 연기에 도전하지 않았나요?

최: 그랬죠. 바로 지난해 말에 개봉했던 <빅매치>라는 영화에 나왔죠.

박: 역할이 뭐였죠?

최: 아, 나오긴 나왔는데....기억이 안나네요.

박: 아유, 무슨 영화 평론가가 배우 배역을 까먹으세요?

최: 제가 기억이 안 날 정도면 그만큼 영화 속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박: 와, 그건 너무 아전인수이시다.

최: 아무튼, 이 영화 <빅매치>로 보아는 그냥 노래만 잘하는 게 낫겠다, 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박: 그런 결론은 누가 내렸나요?

최: 제가요.

박: 증말 제대로 까칠하신데요? 가수 출신 배우들 주욱 살펴보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활동상이 좀 부진한 편이네요?



[VCR] 소수의견


최: 그렇습니다. 그래도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가수 출신 배우, 저는 윤계상을 꼽고 싶은데요.

박: 얼마 전에 개봉한 <소수의견>에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변호사 역을 맡았었죠.

최: 네, 역시 흥행은 잘 안됐지만 윤계상의 연기 스펙트럼을 보면 꽤나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 어떤 작품들이 있죠?



[VCR] 레드카펫 + 풍산개 + 비스티 보이즈 + 6년째 연애중


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지난해 가을 개봉한 <레드카펫>이라는 독특한 영화에서 에로 영화 감독으로 변신해 나름의 코미디 연기를 보여줬죠.

박: 그리고,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영화에도 나왔었죠. <풍산개>라는 작품.

최: 네, 거의 대사가 전무한 작품이었는데요. 남북간의 철책을 넘나들면서 사람을 배달한다는 아주 기묘한 발상의 역할을 맡았었습니다. 그밖에도 윤종빈 감독의 <비스티 보이즈>에서는 아주 치사한 남자 접대부 역할을 연기했죠.

박: 저는 김하늘 씨와 같이 나왔던 <6년째 연애중>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이렇게 보니까 전반적으로 흥행은 잘 안되지만 윤계상 씨가 그래도 가장 열심히 하는 배우이긴 하네요.

박: 가수 출신 배우들이 꽤 적지가 않은데, 하나 같이 흥행과는 좀 거리가 멀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네요. 이유가 뭘까요?

최: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가수 출신 배우들이 쟁쟁한 영화 배우들 사이에서 아무래도 연기력이 상대적으로 좀 부족하죠. 둘째, 관객들 입장에서도 그 배우가 가수로서 가지고 있던 기존의 고정 관념을 넘어서기가 힘든 부분도 작용하지 않나 싶습니다.

박: 두 번째 이유가 좀 씁쓸하네요. 어떤 면에선 기존 배우들만큼 연기를 잘해도 조금은 편견 어린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말씀이시잖아요.

최: 그렇죠. 그런 걸 두고 진입 장벽이라고 하는 건데요. 어쨌든 그건 가수 출신의 연기자들 스스로가 극복해야 나가야할 문제겠죠.

박: 최 평론가님은 혹시 감독이나 연출, 이런 데 대한 욕심 없으세요? 맨날 남의 영화만 비판하시지만 말고 스스로 걸작 한 편 만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최: 그런 말이 있습니다. 요리사만이 음식의 맛을 아는 건 아니다. 저는 평론만으로도 만족하고요. 게다가 저의 유일한 미덕은 제 주제를 안다는 겁니다.

박: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자기 주제를 잘 아는 평론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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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칠한 시선] 연기는 가요 ‘차트’ 순이 아니잖아요
    • 입력 2015-08-04 20:10:26
    까칠한 시선
  <가수 출신 배우들의 명암> 최: 박은영 씨, 혹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박: 해보고 싶긴 하지만 재능이 없다는 걸 제가 잘 알죠. 그나저나 연기는 최평론가 님이 더 잘하실 것 같은데요. 메소드 연기의 달인이시잖아요. 최: 저야 뭐, 흉내만 내는 것이구요. 아무튼 여러 분야 가운데 연기자를 꿈꾸는 이들이 은근히 많은 데가 가요계가 아닐까 싶어요. 박: 가요계라, 그러네요. 요즘 이른바 ‘연기돌’로 거듭나는 아이돌 가수들이 참 많잖아요. 최: 네, 사실 가수와 연기를 겸업하는 경우도 있구요. 아예 연기자로 전업을 한 가수 출신들도 있죠. 오늘은 그런 배우들의 옥석을 가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박: 까칠하게 가려주셔야 해요 최: 그럼요. [VCR] 타짜: 신의 손 최: 가수 출신 배우들 가운데 가장 핫한 배우라면 이 분을 가장 먼저 거론할 수밖에 없겠네요. 박: 오우, 빅뱅의 TOP, 영화계에서는 최승현이라는 본명으로 활동 중이죠? 최: 그렇습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영화 <타짜: 신의 손>에서 비교적 무난한 연기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박: 영화의 흥행은 어땠나요? 최: 겨우 손익분기점을 살짝 웃돌 정도에 그쳤습니다. 사실 최승현 씨 출연작 가운데 흥행이 잘된 영화가 별로 없습니다. 이 영화도 그랬죠. [VCR] 동창생 박: <동창생>이라는 영화군요. 이 영화 속에서 남파 간첩 역할을 맡았었죠. 최: 네, 아주 멋지고 싸움도 잘하고, 게다가 여자를 보호하는 기사도 정신까지 갖춘, 훈남 간첩이었죠. 박: 빅뱅은 정말 인기 아이돌 그룹인데, 최승현 씨는 아직 연기자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예요? 최: 그렇죠. 일전에도 한번 말씀드린 바 있지만 아이돌의 인기가 극장 흥행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죠. 박: 영화는 역시 영화의 논리로 승부를 걸어야겠죠. 최: 그런 면에서 최승현 씨는 아직은 주연급 배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이렇게 평가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박: 자, 그렇다면 가수 출신 여자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요? [VCR] 네버 엔딩 스토리 최: 가수 출신 여배우 가운데서는 단연 정려원이 맨 앞줄에 서 있죠. 박: 지금 나오고 있는 영화가 엄태웅 씨랑 함께 나왔던 <네버 엔딩 스토리>라는 작품이죠? 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남녀의 알콩달콩 로맨스를 펼쳐 보였던 졸작이죠. 박: 아니, 그렇게 대놓고 졸작이라고 해 버리시는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최: 졸작을 졸작이라고 해야지, 그럼 뭐라고 합니까. 여하튼 이 영화도 흥행 참패하고 말았는데요. 사실 정려원의 출연작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VCR] 통증 + 적과의 동침 + 김씨표류기 박: 그러네요. 곽경택 감독의 <통증>, 그리고 <적과의 동침>, <김씨 표류기> 모두 흥행과는 인연이 없었네요. 최: 그나마 이 가운데 정려원의 최고 작품은 이해준 감독의 <김씨 표류기>라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역시 흥행은 안됐지만, 정려원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해낸 영화로 기억이 됩니다. [VCR] 빅매치 박: 가수 출신 여배우라고 부르기엔 아직은 좀 어색하지만, 보아도 연기에 도전하지 않았나요? 최: 그랬죠. 바로 지난해 말에 개봉했던 <빅매치>라는 영화에 나왔죠. 박: 역할이 뭐였죠? 최: 아, 나오긴 나왔는데....기억이 안나네요. 박: 아유, 무슨 영화 평론가가 배우 배역을 까먹으세요? 최: 제가 기억이 안 날 정도면 그만큼 영화 속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박: 와, 그건 너무 아전인수이시다. 최: 아무튼, 이 영화 <빅매치>로 보아는 그냥 노래만 잘하는 게 낫겠다, 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박: 그런 결론은 누가 내렸나요? 최: 제가요. 박: 증말 제대로 까칠하신데요? 가수 출신 배우들 주욱 살펴보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활동상이 좀 부진한 편이네요? [VCR] 소수의견 최: 그렇습니다. 그래도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가수 출신 배우, 저는 윤계상을 꼽고 싶은데요. 박: 얼마 전에 개봉한 <소수의견>에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변호사 역을 맡았었죠. 최: 네, 역시 흥행은 잘 안됐지만 윤계상의 연기 스펙트럼을 보면 꽤나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 어떤 작품들이 있죠? [VCR] 레드카펫 + 풍산개 + 비스티 보이즈 + 6년째 연애중 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지난해 가을 개봉한 <레드카펫>이라는 독특한 영화에서 에로 영화 감독으로 변신해 나름의 코미디 연기를 보여줬죠. 박: 그리고,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영화에도 나왔었죠. <풍산개>라는 작품. 최: 네, 거의 대사가 전무한 작품이었는데요. 남북간의 철책을 넘나들면서 사람을 배달한다는 아주 기묘한 발상의 역할을 맡았었습니다. 그밖에도 윤종빈 감독의 <비스티 보이즈>에서는 아주 치사한 남자 접대부 역할을 연기했죠. 박: 저는 김하늘 씨와 같이 나왔던 <6년째 연애중>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이렇게 보니까 전반적으로 흥행은 잘 안되지만 윤계상 씨가 그래도 가장 열심히 하는 배우이긴 하네요. 박: 가수 출신 배우들이 꽤 적지가 않은데, 하나 같이 흥행과는 좀 거리가 멀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네요. 이유가 뭘까요? 최: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가수 출신 배우들이 쟁쟁한 영화 배우들 사이에서 아무래도 연기력이 상대적으로 좀 부족하죠. 둘째, 관객들 입장에서도 그 배우가 가수로서 가지고 있던 기존의 고정 관념을 넘어서기가 힘든 부분도 작용하지 않나 싶습니다. 박: 두 번째 이유가 좀 씁쓸하네요. 어떤 면에선 기존 배우들만큼 연기를 잘해도 조금은 편견 어린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말씀이시잖아요. 최: 그렇죠. 그런 걸 두고 진입 장벽이라고 하는 건데요. 어쨌든 그건 가수 출신의 연기자들 스스로가 극복해야 나가야할 문제겠죠. 박: 최 평론가님은 혹시 감독이나 연출, 이런 데 대한 욕심 없으세요? 맨날 남의 영화만 비판하시지만 말고 스스로 걸작 한 편 만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최: 그런 말이 있습니다. 요리사만이 음식의 맛을 아는 건 아니다. 저는 평론만으로도 만족하고요. 게다가 저의 유일한 미덕은 제 주제를 안다는 겁니다. 박: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자기 주제를 잘 아는 평론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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