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사] 내시경 ‘엉터리 소독약’

입력 2015.08.09 (17:33) 수정 2015.08.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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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문 교수단이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 기구 가운데 하나가 내시경이죠.

이 내시경은 질병을 찾아내는 데 효과적이지만, 몸속 깊숙이 들어가는 만큼 사용 전에 철저히 소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음 놓고 검사를 받을 정도로 내시경 소득이 제대로 되고 있을까요?

<주목 이 기사> 오늘은 허술한 내시경 소독 실태를 파헤친 울산MBC 기사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리포트>

<녹취> “내시경 세척기에 이 제품을 사용한다는 건 양심적으로도 그렇고,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도 환자의 향후 건강이나 생명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그런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말 울산MBC가 병의원의 엉터리 내시경 소독약을 고발한 기사는 이 같은 제보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사실 확인은 쉽지 않았다.

<인터뷰> 이영훈(울산MBC PD) : “그냥 불쑥 들어가서 한 번 봅시다. 하면 그 사람들이 보여주겠습니까? 절대 안 그렇죠. 그래서 내시경 소독약 판매상으로 가장을 해서 들어가기도 하고, 또 내시경 세척기 판매 회사 직원이다 이렇게 해서 들어가기도 하고 그랬죠.”

결과는 제보대로 충격적이었다.

시중의 상당수 병의원에서 내시경 소독제로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이 아닌 식기용 일반 소독약을 쓰고 있었다.

<인터뷰> 이영훈(울산MBC PD) : “보건복지부의 소독지침에는 내시경 소독을 할 경우 해당 소독약이 650ppm 이상이 돼야한다고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시중에 파는 공산품 소독약은 60ppm 정도입니다. 효과가 10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소독약으로 소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시경학회는 외국의 사례를 들어 일반 소독약도 내시경을 소독하는 데 쓸 수 있다고 본다.

<인터뷰> 김용범(대한위장내시경학회 회장) : “우리나라에서만 허가를 받지 않았지 타국에서는 모두 허가받은 내용 그대로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검증해 본 바 모두가 사용가능한 약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반 소독약을 내시경 소독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인터뷰> 최지연(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관) : “안정성이나 효능효과에 대해서 저희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 거잖아요. 그리고 만약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굉장히 크게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도 값이 싸다는 이유로 일반 소독약을 쓰면서도 농도와 유효기간조차 지키지 않는 병의원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터뷰> 구현숙(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 선임연구원) : “생성 이후로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히 불안정화 상태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거의 물과 같은 상태로 다시 되돌아 갈 수 있어서...”

더욱이 내시경 소독 업무를 하는 병의원 관계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일반 소독약의 그런 특성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법 규정의 미비로 관리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녹취> 보건소 관계자 : “소독을 하나 안 하나, 소독기기가 있나, 이 정도를 보는 거지 소독약이 뭐고 이렇게 세세하게는 잘 안 봐지죠.”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입힐 수 있는 병의원들의 잘못된 내시경 관리 실태를 고발해 공론화한 점. 미디어 인사이드가 이 기사에 주목한 이유다.

<인터뷰> 김민정(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미디어 인사이드 자문 교수) : “전국 병원의 실태를 두루 조사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환자의 건강보다 비용절감을 우선시하는 병원들의 비윤리적 운영행태를 지적하고,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하고 있는 보건 당국의 허술함을 날카롭게 지적한 점이 좋았습니다.”

<인터뷰> 이영훈(울산MBC PD) : “병의원에서 절대 공개하지 않는 곳이 바로 내시경 세척실 입니다. 그 깊숙한 곳에서 과연 무슨 일이 이루어지는지 우리 국민들은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금년 초에 미국에서는 내시경 받은 사람 중에 179명이 슈퍼박테리아에 감염이 됐거든요. 그래서 큰 문제가 됐는데, 참 무서운 현실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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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 이 기사] 내시경 ‘엉터리 소독약’
    • 입력 2015-08-09 17:36:42
    • 수정2015-08-09 17:41:12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자문 교수단이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 기구 가운데 하나가 내시경이죠.

이 내시경은 질병을 찾아내는 데 효과적이지만, 몸속 깊숙이 들어가는 만큼 사용 전에 철저히 소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음 놓고 검사를 받을 정도로 내시경 소득이 제대로 되고 있을까요?

<주목 이 기사> 오늘은 허술한 내시경 소독 실태를 파헤친 울산MBC 기사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리포트>

<녹취> “내시경 세척기에 이 제품을 사용한다는 건 양심적으로도 그렇고,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도 환자의 향후 건강이나 생명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그런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말 울산MBC가 병의원의 엉터리 내시경 소독약을 고발한 기사는 이 같은 제보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사실 확인은 쉽지 않았다.

<인터뷰> 이영훈(울산MBC PD) : “그냥 불쑥 들어가서 한 번 봅시다. 하면 그 사람들이 보여주겠습니까? 절대 안 그렇죠. 그래서 내시경 소독약 판매상으로 가장을 해서 들어가기도 하고, 또 내시경 세척기 판매 회사 직원이다 이렇게 해서 들어가기도 하고 그랬죠.”

결과는 제보대로 충격적이었다.

시중의 상당수 병의원에서 내시경 소독제로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이 아닌 식기용 일반 소독약을 쓰고 있었다.

<인터뷰> 이영훈(울산MBC PD) : “보건복지부의 소독지침에는 내시경 소독을 할 경우 해당 소독약이 650ppm 이상이 돼야한다고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시중에 파는 공산품 소독약은 60ppm 정도입니다. 효과가 10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소독약으로 소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시경학회는 외국의 사례를 들어 일반 소독약도 내시경을 소독하는 데 쓸 수 있다고 본다.

<인터뷰> 김용범(대한위장내시경학회 회장) : “우리나라에서만 허가를 받지 않았지 타국에서는 모두 허가받은 내용 그대로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검증해 본 바 모두가 사용가능한 약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반 소독약을 내시경 소독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인터뷰> 최지연(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관) : “안정성이나 효능효과에 대해서 저희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 거잖아요. 그리고 만약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굉장히 크게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도 값이 싸다는 이유로 일반 소독약을 쓰면서도 농도와 유효기간조차 지키지 않는 병의원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터뷰> 구현숙(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 선임연구원) : “생성 이후로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히 불안정화 상태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거의 물과 같은 상태로 다시 되돌아 갈 수 있어서...”

더욱이 내시경 소독 업무를 하는 병의원 관계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일반 소독약의 그런 특성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법 규정의 미비로 관리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녹취> 보건소 관계자 : “소독을 하나 안 하나, 소독기기가 있나, 이 정도를 보는 거지 소독약이 뭐고 이렇게 세세하게는 잘 안 봐지죠.”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입힐 수 있는 병의원들의 잘못된 내시경 관리 실태를 고발해 공론화한 점. 미디어 인사이드가 이 기사에 주목한 이유다.

<인터뷰> 김민정(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미디어 인사이드 자문 교수) : “전국 병원의 실태를 두루 조사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환자의 건강보다 비용절감을 우선시하는 병원들의 비윤리적 운영행태를 지적하고,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하고 있는 보건 당국의 허술함을 날카롭게 지적한 점이 좋았습니다.”

<인터뷰> 이영훈(울산MBC PD) : “병의원에서 절대 공개하지 않는 곳이 바로 내시경 세척실 입니다. 그 깊숙한 곳에서 과연 무슨 일이 이루어지는지 우리 국민들은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금년 초에 미국에서는 내시경 받은 사람 중에 179명이 슈퍼박테리아에 감염이 됐거든요. 그래서 큰 문제가 됐는데, 참 무서운 현실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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