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재벌의 민낯 …‘형제의 난’
입력 2015.08.09 (23:19) 수정 2015.08.10 (00:07) 취재파일K
동영상영역 시작
재벌의 민낯 …‘형제의 난’
동영상영역 끝
<녹취> 신동주 : "롯데의 경우 탐욕스러운 아키오(신동빈 회장)가 아버지가 만든 사업을 모두 빼앗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녹취> 신동빈 : "주주들 위해서 그리고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왔던 사람..."

<인터뷰> 송민경(박사) : "형제간 아귀다툼식으로 보이는 그런 형태가 있고..."

<오프닝>

이곳은 36년 전에 개관한 롯데 호텔입니다.

이 호텔은 롯데그룹의 한국내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 속에서 신격호 회장의 아들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곳이기도 합니다.

호텔롯데의 지분의 대부분은 일본 회사 소유인데, 일본쪽 주주나 지분구조는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입니다.

반복되는 재벌들의 경영권 분쟁, 그리고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재벌의 전근대적인 경영승계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경영권을 잃었던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공격과 동생 신동빈 회장의 반격.

일본에서 한차례의 공방이 오고 간 이틀 뒤인 7월 30일 새벽 2시.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은 KBS 취재진을 만나 자신의 입장을 밝힙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자신의 행동이 아버지 신격호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신동주 : "쿠데타라는 표현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총괄회장이 자신의 권한을 행사했습니다."

또 경영권 갈등의 원인은 동생인 신동빈 회장에게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신동주 :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의 다양한 기초를 만든 사람은 누나(신영자)라고 생각하지만 신동빈 체제가 시작된 이후 이유 없이 경영에서 배제됐습니다. 저에게도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롯데의 지분구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신동주 : "(신동빈 회장이 광윤사를 신동빈 회장이 장악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입니까?) 불가능합니다."

그는 또 장남인 자신을 한국 롯데 회장에 임명하고 차남을 후계자로 승인한 적이 없다는 신격 회장의 지시서도 공개했습니다.

경영권 다툼 이후 일본에서 주주들과 임원들을 접촉하던 신동빈 회장이 귀국합니다.

그는 신격호 회장이 작성한 해임 지시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신동빈 : "법적인 효력이나 아마 그런 거는 없는 소리라고 뭐 그렇게 생각합니다."

또 롯데는 한국기업이라면서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녹취> 신동빈 :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롯데는 일본 기업입니까?) 한국 기업입니다. 95%의 매출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 역시 롯데의 지분 구조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신동빈 : "지분 부분의 뜻은 여기서 이야기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하는 롯데가의 장남.

의사 전달은 가능하지만 어눌한 발음으로 롯데가 한국기업이라고 말하는 차남.

평소 공개적인 행보에 소극적이던 두 사람이 경영권 분쟁 속에서 경쟁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자 한일 양국의 여론은 싸늘하게 바뀝니다.

<녹취> 박지현 : "(총수 일가가) 실질적으로 일본에서 생화하시고 그런거 보니까 한국 기업 같지는 않은데..."

<녹취> 야마구치 미사토(일본인 관광객) : "(지금 롯데의 국적은)지금은 반반이겠지요. 일본에도 있고 한국에도 있고"

올해 아흔 네살인 롯데의 창업주 신격호 회장과 두 아들 사이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장남측이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신격호 회장은 차남인 신동빈 회장의 모든 직위와 권한을 부정합니다.

<녹취> 신격호(회장) : "신동빈을 한국롯데 회장, 한국 롯데 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습니다. 신동빈은 어떠한 권한이나 명분도 없습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7월 30일 낮에 이뤄진 아버지와의 음성 대화 녹취도 공개했습니다.

부자간에 일본어로 하는 대화 내용은 매우 직설적입니다.

<녹취> 신동주 : "아키오(신동빈)가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게 했습니다."

<녹취> 신격호 : "아키오(신동빈)가? 그래도 가만 있을거냐. 진짜 너는 바보다. 사장이 그만두게 하면 그것은 절대적인거지 본인이 그만두지 않는다고 하다니 그건 난센스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측은 고령의 신격호 회장이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영권을 놓고 아버지와 형제 사이에 벌어지는 노골적인 다툼과 분쟁이 생중계되다시피 공개되면서 롯데그룹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곤두박질 쳤습니다.

<녹취> 김병조(투자자문사 운용부장) : "롯데 쇼핑의 영향이 컸는데 면세점 사업 재선정의 불확실성세무조사 등으로 크게 하락한 것이 영향이 있었다고 봅니다."

1979년 소공동 롯데호텔 개관식 화면입니다.

당시에는 현대적 시설과 넓은 공간으로 화제거리가 됐습니다.

신격호회장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볼수있습니다.

1948년 일본에 껌 회사인 주식회사 롯데를 세운 신격호 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면서 한국에서의 사업을 시작합니다.

이후 롯데는 껌과 초콜릿 광고 등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주력합니다.

이후 각종 회사를 설립, 인수하면서 유통과 관광분야에서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롯데의 한국 진출 초기 정부는 신격호회장의 투자금 가운데 절반을 외국자본으로 인정해 각종 세금을 5년간 면제하는 혜택을 줬습니다.

신격호라는 이름으로 50%, 시게미쓰 다케오라는 일본 이름으로 50%를 투자하도록 해 준 것입니다.

<녹취> 롯데 측 관계자(음성변조) : "그건 특혜가 아닙니다. 혜택이지 특혜를 받은 게 아니죠. 정부가 외자유치를 하기 위해서 그런 유인책을 쓴 건데 그걸 특혜로 보면 안되죠."

외국계 자본으로는 이례적으로 면세점 사업권까지 확보했고 일본에서 낮은 금리로 빌린 돈을 한국에 투자하는 방식 등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뤘습니다.

<녹취> 신동주(전 부회장) : "일본 롯데의 큰 신용덕에 낮은금리로 돈을 빌릴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재계 서열 5위까지 성장했지만 지배구조는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통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롯데의 지배구조는 복잡한 미로 수준입니다.

롯데그룹의 소유지분도를 보면 순환출자고리 416개가 마치 실타래 처럼 얽혀 있습니다.

호텔 롯데를 중심으로 소유와 지배 관계가 서로 물고 물립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0.05%의 지분만으로 한국 롯데그룹 지배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그리고 12개에 이르는 일본 L투자회사의 지분 구조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천창민(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제팀장) : "이번에 문제점은 비상장회사를 주로 통해서 이제 그룹 전체를 지배함으로써 실제로 그룹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한국 재벌 기업의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지자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녹취> 서청원(새누리당 최고위원) : "볼썽사나운 롯데가의 돈 전쟁은 국민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됐습니다."

<녹취> 이종걸(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 "편법, 불법을 동원하면서 재벌은 국민 경제의 성장동력이 아니라 리스크로 전학하고 있습니다."

공정위와 금융당국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와 해외계열사의 지분 현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녹취> 신봉삼(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과장) : "현재 공정위는 기업집단 롯데의 해외 계열사 소유 실태를 정밀하게 파악중입니다."

재벌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롯데 사태와 가장 비슷한 것은 2000년대 초 현대그룹에서 벌어진 이른바 '왕자의 난'입니다.

당시 여든 살이 넘은 창업주가 기력이 약해졌을 때, 차남 정몽구 회장이 다섯째 정몽헌 회장의 측근을 경질하면서 형제가 격돌했습니다.

수차례에 걸쳐서 형제간 분쟁을 빚었던 삼성그룹도 혈육 분쟁이 계속됐습니다.

삼성 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씨는 당시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삼성 생명주식을 비롯한 선대의 차명 재산을 돌려달라는 재산상속분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두산그룹은 2005년 박용오 전 명예회장이 동생인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을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가 수난을 겪었습니다.

금호그룹은 2006년 형 박삼구 회장과 동생 박찬구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를 놓고 충돌을 벌이면서 분쟁을 빚었고, 효성그룹 역시 경영권 갈등이 불거지면서 형제 사이에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고발까지 하는 등 한국의 재벌 집안에서 부자간 형제간 분쟁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시영(숭실대 법대교수) : "결국 치부만 드러나게 되고 또 어느 한쪽이 승소하게되고 그러면서 형제간의 갈등은 더 깊어지게되고 그것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

전문가들은 재벌 일가에서 경영권 분쟁이 되풀이되는 이유로 총수 일가의 제왕적 '황제경영'을 지목합니다.

<녹취> 송민경(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 : "최고경영자 선임 추천과 선임의 핵심적인 권한과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하는 문제, 사실 주주 전체라기 보다 최대주주 일가 주주중 일부가 최고경영자를 선임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롯데 일가는 모두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지금도 내부적으로는 경영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 선 이후 가족 경영과 혈육 승계를 고집하는 재벌체제는 한국경제의 한 위험요인으로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삼성 역시 3세 승계 과정에서 해외자본의 공세에 시달리면서 유독 지배구조면에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다시 한번 드러난 재벌의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투명하고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바꾸는 일이 한국경제 구조개혁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 재벌의 민낯 …‘형제의 난’
    • 입력 2015.08.09 (23:19)
    • 수정 2015.08.10 (00:07)
    취재파일K
재벌의 민낯 …‘형제의 난’
<녹취> 신동주 : "롯데의 경우 탐욕스러운 아키오(신동빈 회장)가 아버지가 만든 사업을 모두 빼앗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녹취> 신동빈 : "주주들 위해서 그리고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왔던 사람..."

<인터뷰> 송민경(박사) : "형제간 아귀다툼식으로 보이는 그런 형태가 있고..."

<오프닝>

이곳은 36년 전에 개관한 롯데 호텔입니다.

이 호텔은 롯데그룹의 한국내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 속에서 신격호 회장의 아들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곳이기도 합니다.

호텔롯데의 지분의 대부분은 일본 회사 소유인데, 일본쪽 주주나 지분구조는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입니다.

반복되는 재벌들의 경영권 분쟁, 그리고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재벌의 전근대적인 경영승계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경영권을 잃었던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공격과 동생 신동빈 회장의 반격.

일본에서 한차례의 공방이 오고 간 이틀 뒤인 7월 30일 새벽 2시.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은 KBS 취재진을 만나 자신의 입장을 밝힙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자신의 행동이 아버지 신격호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신동주 : "쿠데타라는 표현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총괄회장이 자신의 권한을 행사했습니다."

또 경영권 갈등의 원인은 동생인 신동빈 회장에게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신동주 :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의 다양한 기초를 만든 사람은 누나(신영자)라고 생각하지만 신동빈 체제가 시작된 이후 이유 없이 경영에서 배제됐습니다. 저에게도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롯데의 지분구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신동주 : "(신동빈 회장이 광윤사를 신동빈 회장이 장악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입니까?) 불가능합니다."

그는 또 장남인 자신을 한국 롯데 회장에 임명하고 차남을 후계자로 승인한 적이 없다는 신격 회장의 지시서도 공개했습니다.

경영권 다툼 이후 일본에서 주주들과 임원들을 접촉하던 신동빈 회장이 귀국합니다.

그는 신격호 회장이 작성한 해임 지시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신동빈 : "법적인 효력이나 아마 그런 거는 없는 소리라고 뭐 그렇게 생각합니다."

또 롯데는 한국기업이라면서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녹취> 신동빈 :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롯데는 일본 기업입니까?) 한국 기업입니다. 95%의 매출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 역시 롯데의 지분 구조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신동빈 : "지분 부분의 뜻은 여기서 이야기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하는 롯데가의 장남.

의사 전달은 가능하지만 어눌한 발음으로 롯데가 한국기업이라고 말하는 차남.

평소 공개적인 행보에 소극적이던 두 사람이 경영권 분쟁 속에서 경쟁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자 한일 양국의 여론은 싸늘하게 바뀝니다.

<녹취> 박지현 : "(총수 일가가) 실질적으로 일본에서 생화하시고 그런거 보니까 한국 기업 같지는 않은데..."

<녹취> 야마구치 미사토(일본인 관광객) : "(지금 롯데의 국적은)지금은 반반이겠지요. 일본에도 있고 한국에도 있고"

올해 아흔 네살인 롯데의 창업주 신격호 회장과 두 아들 사이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장남측이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신격호 회장은 차남인 신동빈 회장의 모든 직위와 권한을 부정합니다.

<녹취> 신격호(회장) : "신동빈을 한국롯데 회장, 한국 롯데 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습니다. 신동빈은 어떠한 권한이나 명분도 없습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7월 30일 낮에 이뤄진 아버지와의 음성 대화 녹취도 공개했습니다.

부자간에 일본어로 하는 대화 내용은 매우 직설적입니다.

<녹취> 신동주 : "아키오(신동빈)가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게 했습니다."

<녹취> 신격호 : "아키오(신동빈)가? 그래도 가만 있을거냐. 진짜 너는 바보다. 사장이 그만두게 하면 그것은 절대적인거지 본인이 그만두지 않는다고 하다니 그건 난센스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측은 고령의 신격호 회장이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영권을 놓고 아버지와 형제 사이에 벌어지는 노골적인 다툼과 분쟁이 생중계되다시피 공개되면서 롯데그룹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곤두박질 쳤습니다.

<녹취> 김병조(투자자문사 운용부장) : "롯데 쇼핑의 영향이 컸는데 면세점 사업 재선정의 불확실성세무조사 등으로 크게 하락한 것이 영향이 있었다고 봅니다."

1979년 소공동 롯데호텔 개관식 화면입니다.

당시에는 현대적 시설과 넓은 공간으로 화제거리가 됐습니다.

신격호회장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볼수있습니다.

1948년 일본에 껌 회사인 주식회사 롯데를 세운 신격호 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면서 한국에서의 사업을 시작합니다.

이후 롯데는 껌과 초콜릿 광고 등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주력합니다.

이후 각종 회사를 설립, 인수하면서 유통과 관광분야에서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롯데의 한국 진출 초기 정부는 신격호회장의 투자금 가운데 절반을 외국자본으로 인정해 각종 세금을 5년간 면제하는 혜택을 줬습니다.

신격호라는 이름으로 50%, 시게미쓰 다케오라는 일본 이름으로 50%를 투자하도록 해 준 것입니다.

<녹취> 롯데 측 관계자(음성변조) : "그건 특혜가 아닙니다. 혜택이지 특혜를 받은 게 아니죠. 정부가 외자유치를 하기 위해서 그런 유인책을 쓴 건데 그걸 특혜로 보면 안되죠."

외국계 자본으로는 이례적으로 면세점 사업권까지 확보했고 일본에서 낮은 금리로 빌린 돈을 한국에 투자하는 방식 등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뤘습니다.

<녹취> 신동주(전 부회장) : "일본 롯데의 큰 신용덕에 낮은금리로 돈을 빌릴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재계 서열 5위까지 성장했지만 지배구조는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통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롯데의 지배구조는 복잡한 미로 수준입니다.

롯데그룹의 소유지분도를 보면 순환출자고리 416개가 마치 실타래 처럼 얽혀 있습니다.

호텔 롯데를 중심으로 소유와 지배 관계가 서로 물고 물립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0.05%의 지분만으로 한국 롯데그룹 지배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그리고 12개에 이르는 일본 L투자회사의 지분 구조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천창민(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제팀장) : "이번에 문제점은 비상장회사를 주로 통해서 이제 그룹 전체를 지배함으로써 실제로 그룹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한국 재벌 기업의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지자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녹취> 서청원(새누리당 최고위원) : "볼썽사나운 롯데가의 돈 전쟁은 국민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됐습니다."

<녹취> 이종걸(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 "편법, 불법을 동원하면서 재벌은 국민 경제의 성장동력이 아니라 리스크로 전학하고 있습니다."

공정위와 금융당국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와 해외계열사의 지분 현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녹취> 신봉삼(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과장) : "현재 공정위는 기업집단 롯데의 해외 계열사 소유 실태를 정밀하게 파악중입니다."

재벌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롯데 사태와 가장 비슷한 것은 2000년대 초 현대그룹에서 벌어진 이른바 '왕자의 난'입니다.

당시 여든 살이 넘은 창업주가 기력이 약해졌을 때, 차남 정몽구 회장이 다섯째 정몽헌 회장의 측근을 경질하면서 형제가 격돌했습니다.

수차례에 걸쳐서 형제간 분쟁을 빚었던 삼성그룹도 혈육 분쟁이 계속됐습니다.

삼성 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씨는 당시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삼성 생명주식을 비롯한 선대의 차명 재산을 돌려달라는 재산상속분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두산그룹은 2005년 박용오 전 명예회장이 동생인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을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가 수난을 겪었습니다.

금호그룹은 2006년 형 박삼구 회장과 동생 박찬구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를 놓고 충돌을 벌이면서 분쟁을 빚었고, 효성그룹 역시 경영권 갈등이 불거지면서 형제 사이에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고발까지 하는 등 한국의 재벌 집안에서 부자간 형제간 분쟁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시영(숭실대 법대교수) : "결국 치부만 드러나게 되고 또 어느 한쪽이 승소하게되고 그러면서 형제간의 갈등은 더 깊어지게되고 그것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

전문가들은 재벌 일가에서 경영권 분쟁이 되풀이되는 이유로 총수 일가의 제왕적 '황제경영'을 지목합니다.

<녹취> 송민경(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 : "최고경영자 선임 추천과 선임의 핵심적인 권한과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하는 문제, 사실 주주 전체라기 보다 최대주주 일가 주주중 일부가 최고경영자를 선임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롯데 일가는 모두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지금도 내부적으로는 경영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 선 이후 가족 경영과 혈육 승계를 고집하는 재벌체제는 한국경제의 한 위험요인으로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삼성 역시 3세 승계 과정에서 해외자본의 공세에 시달리면서 유독 지배구조면에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다시 한번 드러난 재벌의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투명하고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바꾸는 일이 한국경제 구조개혁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