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 롯데, 과감한 개혁 선언…실효성은?

입력 2015.08.11 (23:31) 수정 2015.08.1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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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앵커 :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지배 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 의지까지 밝혔습니다. 싸늘한 여론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와 짚어봅니다.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안녕하세요.

▷ 앵커 : 먼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 올해 안에 순환 출자의 80% 이상을 해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넉 달 반 남았는데 가능할까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글쎄요. 물리적으로는 좀 빡빡하지 않겠나 싶고요. 현재 롯데그룹의 순환 출자 구조가 한 주 이상 연결된 곳이 416곳인데요. 80% 이상을 해소하려면 적어도 320개 정도는 풀어야 한다는 겁니다. 삼성그룹의 경우, 2개~3개 회사의 순환 출자를 푸는 데만 1년 반 이상이 소요됐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시간상으로는 조금 빡빡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앵커 : 또 지주 회사로 전환해서 순환 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데 7조 원이 든다고 했어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잘 이해가 안 갑니다. 할 수 있다는 건가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신동빈 회장이 밝힌 순환 출자 구조 해소의 단계를 보면, 1단계는 80%를 해소하겠다는 것이고, 나머지 20%는 남아있는 부분에 대해 다시 출자 구조를 해소해서 홀딩스를 만들겠다, 지주회사 체제로 가져가겠다는 건데요. 이렇게 하려면 우선 기업 간의 합병이라든가, 비용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절차들이 남아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에서 아마 돈이 7조 원 정도가 들 것이다. 그래서 투자 등 이런 여력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건데요. 그것은 아마 80%를 해소하고 난 이후에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서 여러 가지 이해타산을 따져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 앵커 : 또 신 회장이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반감을 없애기 위해서 호텔롯데를 상장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화면에도 나오는데 90% 이상이 일본 자본이 들어와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상장이 쉬울 것 같진 않은데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우선 호텔롯데는 외투 법인으로 돼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 등록으로 되어 있단 말이죠. 그 부분을 풀어야 하고요. 말씀하신 대로 일본 자본이 지금 98% 정도 차지하고 있는데, 일본 롯데 홀딩스와 일본에 있는 롯데 계열사란 말입니다. 그럼 그쪽에서 동의를 해줘야 하는데, 다시 여러 가지 주총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일본 측 일본 주주들은 아마도 반대할 가능성이 높겠죠. 공개하게 되면 지분율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연결 자산에서의 손실 때문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이 걸림돌이 아니겠나, 이렇게 봅니다.

▷ 앵커 : 사실 이번 사태의 근본적 문제 가운데 하나가 기업 세습, 황제 경영인데요. 그런데 신동빈 회장은 가족과 경영은 별개라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이 문제 때문에 불거진 건데 이건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그렇죠.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가족은 별개, 경영 문제도 별개, 이런 프레임으로 가져가야 본인이 현재 경영을 이어가는 것에 있어서 장애물이 없으니 그렇게 말하겠지만, 실제로 재벌가의 경영 분쟁은 가족의 문제이면서 기업의 문제이기 때문에 혼합된 문제입니다. 단순히 감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말의 구조가 좀 어긋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어쨌든 17일에 일본에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신동빈 회장의 이런 결정이 이 자리에서 논란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그렇습니다. 주주총회에서 지금 안건으로 올라온 것이 지배구조개편인데, 이걸 놓고 일본 측 주주들이 그동안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는데요. 만약 그렇게 될 경우라면 한국과 일본이 분리된다는 것이죠. 그럼 일본 롯데 홀딩스 주주들로서는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변수가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 앵커 : 이번 롯데 사태가 재벌의 기형적 경영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형제간의 경영 갈등이란 측면에서는 과거와 유사해 보입니다만, 일단 과거에 전통적인 재벌가 승계방식이 아버지의 지명, 총수의 지명으로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아버지를 거역하고 임원들이나 주주들의 지지를 받아서 경영권 승계에 나섰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재벌가에 승계 방식에서 어떤 변화의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 이렇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는 형제간의 법정 문제라든가 치열한 다툼 때문에 모양새는 좀 그렇습니다만, 어떤 과도기적인 변화의 시작이 아닌가, 기대를 해보고 있습니다.

▷ 앵커 : 다른 대기업들도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겠네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그렇죠. 여러 다른 재벌들도 지금 승계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들을 아마 예의주시하리라 봅니다.

▷ 앵커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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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11 2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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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앵커 :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지배 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 의지까지 밝혔습니다. 싸늘한 여론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와 짚어봅니다.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안녕하세요.

▷ 앵커 : 먼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 올해 안에 순환 출자의 80% 이상을 해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넉 달 반 남았는데 가능할까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글쎄요. 물리적으로는 좀 빡빡하지 않겠나 싶고요. 현재 롯데그룹의 순환 출자 구조가 한 주 이상 연결된 곳이 416곳인데요. 80% 이상을 해소하려면 적어도 320개 정도는 풀어야 한다는 겁니다. 삼성그룹의 경우, 2개~3개 회사의 순환 출자를 푸는 데만 1년 반 이상이 소요됐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시간상으로는 조금 빡빡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앵커 : 또 지주 회사로 전환해서 순환 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데 7조 원이 든다고 했어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잘 이해가 안 갑니다. 할 수 있다는 건가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신동빈 회장이 밝힌 순환 출자 구조 해소의 단계를 보면, 1단계는 80%를 해소하겠다는 것이고, 나머지 20%는 남아있는 부분에 대해 다시 출자 구조를 해소해서 홀딩스를 만들겠다, 지주회사 체제로 가져가겠다는 건데요. 이렇게 하려면 우선 기업 간의 합병이라든가, 비용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절차들이 남아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에서 아마 돈이 7조 원 정도가 들 것이다. 그래서 투자 등 이런 여력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건데요. 그것은 아마 80%를 해소하고 난 이후에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서 여러 가지 이해타산을 따져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 앵커 : 또 신 회장이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반감을 없애기 위해서 호텔롯데를 상장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화면에도 나오는데 90% 이상이 일본 자본이 들어와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상장이 쉬울 것 같진 않은데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우선 호텔롯데는 외투 법인으로 돼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 등록으로 되어 있단 말이죠. 그 부분을 풀어야 하고요. 말씀하신 대로 일본 자본이 지금 98% 정도 차지하고 있는데, 일본 롯데 홀딩스와 일본에 있는 롯데 계열사란 말입니다. 그럼 그쪽에서 동의를 해줘야 하는데, 다시 여러 가지 주총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일본 측 일본 주주들은 아마도 반대할 가능성이 높겠죠. 공개하게 되면 지분율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연결 자산에서의 손실 때문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이 걸림돌이 아니겠나, 이렇게 봅니다.

▷ 앵커 : 사실 이번 사태의 근본적 문제 가운데 하나가 기업 세습, 황제 경영인데요. 그런데 신동빈 회장은 가족과 경영은 별개라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이 문제 때문에 불거진 건데 이건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그렇죠.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가족은 별개, 경영 문제도 별개, 이런 프레임으로 가져가야 본인이 현재 경영을 이어가는 것에 있어서 장애물이 없으니 그렇게 말하겠지만, 실제로 재벌가의 경영 분쟁은 가족의 문제이면서 기업의 문제이기 때문에 혼합된 문제입니다. 단순히 감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말의 구조가 좀 어긋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어쨌든 17일에 일본에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신동빈 회장의 이런 결정이 이 자리에서 논란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그렇습니다. 주주총회에서 지금 안건으로 올라온 것이 지배구조개편인데, 이걸 놓고 일본 측 주주들이 그동안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는데요. 만약 그렇게 될 경우라면 한국과 일본이 분리된다는 것이죠. 그럼 일본 롯데 홀딩스 주주들로서는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변수가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 앵커 : 이번 롯데 사태가 재벌의 기형적 경영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형제간의 경영 갈등이란 측면에서는 과거와 유사해 보입니다만, 일단 과거에 전통적인 재벌가 승계방식이 아버지의 지명, 총수의 지명으로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아버지를 거역하고 임원들이나 주주들의 지지를 받아서 경영권 승계에 나섰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재벌가에 승계 방식에서 어떤 변화의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 이렇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는 형제간의 법정 문제라든가 치열한 다툼 때문에 모양새는 좀 그렇습니다만, 어떤 과도기적인 변화의 시작이 아닌가, 기대를 해보고 있습니다.

▷ 앵커 : 다른 대기업들도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겠네요?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그렇죠. 여러 다른 재벌들도 지금 승계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들을 아마 예의주시하리라 봅니다.

▷ 앵커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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