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 배달앱 믿고 시킨 야식, 알고보니 유통기한 지나

입력 2015.08.18 (17:01) 수정 2015.08.1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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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리뷰문제의 리뷰


# "맛있습니다. 포장도 깔끔하고 괜찮네요", "한번 시켜서 먹어보고 맛있어서 자주 시켜먹는 편입니다~", "맛도 얼큰하고 재료도 신선해서 그런지 아주 좋습니다. 자주 시켜먹을 것 같은 느낌"

유명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서울 강북구의 A 야식업체에 대한 리뷰다. 부정적인 내용보다 "맛이 좋다" 등 긍정적인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다.

총 41명의 고객이 이 음식점에 매긴 평점은 5점 만점에 4.1점.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 음식점의 냉장고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 발견됐다.

A업체에서 발견된 유통기한 지난 순두부A업체에서 발견된 유통기한 지난 순두부

▲ A업체에서 발견된 유통기한 지난 순두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자치단체와 함께 이 업체의 조리 실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 냉장고에서 유통기한이 최대 7일이 지난 순두부가 3.2㎏나 발견했다. 업주는 이 순두부를 실제 요리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B업체 주방 사진B업체 주방 사진

▲ B업체 주방 사진


# 서울 성북구에서 야식을 배달하는 B업체는 청소하지 않아 더러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다 적발됐다.

이달 5일 식약처가 점검할 당시 기름 증기, 먼지 등 검은색 오염물이 주방 벽면과 조리도구, 화덕 주변, 싱크대 상단 등에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튀김 기계 주변의 위생 상태는 매우 불량했고 주방 바닥에는 음식 찌꺼기 등이 방치돼 말라 있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맨눈으로 보기에도 위생 상태가 매우 안 좋아 긴 시간 청소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오늘(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치단체와 합동으로 7월22일부터 8월7일까지 요기요, 배달통, 배달의 민족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야식업체 110곳을 기획 감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배달앱에 등록된 야식업체 가운데 메뉴 수, 주문 수 등이 많은 곳을 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야식업체 28곳이 유통기한 경과 제품 보관, 위생 기준 위반 등으로 적발됐다. 식약처는 이들 업체에 대한 영업정지,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자치단체에 의뢰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판매 목적으로 보관한 곳은 4곳이었다. 서울 강북구에 2곳, 대구 수성구와 부산 해운대구에 각각 1곳이 있었다. 이 가운데는 유통기한이 29일 지난 식품을 보관한 곳도 있었다.

위생적 취급 기준을 위반한 곳은 4곳이었다. 서울 성북구, 서초구, 부산 북구, 광주 서구에 각각 1곳씩 적발됐다.

제조업체, 유통기한 등을 표시하지 않아 적발된 업체는 2곳이었고, 종업원의 건강 검진을 시행하지 않아 적발된 곳은 18곳이었다.

이번에 적발된 음식점의 상호, 위치 등은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만 개 넘는 배달앱 음식점, 위생 관리는?

통상 배달앱에는 10만~20만 개 이상의 음식점이 등록돼 있다. 대개 소비자들은 특정 음식점을 이용한 다른 소비자의 리뷰, 평점 등을 보고 주문 업체를 선정한다.

하지만 앞선 사례와 같이 높은 평점을 받는 음식점이 유통기한을 넘긴 식품 보관하는 등 리뷰를 맹신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배달앱 측은 현실적으로 가맹점의 위생 등 조리 환경을 직접 점검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한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저희 앱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식품 위생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저희가 직접 가맹점의 부엌에 들어가 위생을 점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배달앱 측은 가맹점 교육 등을 통해 요리 환경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배달의 민족'은 최근 가맹점 20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 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배달의 민족 가맹점 수는 모두 15만여 곳에 이른다.

12만여 개 가맹점을 보유한 '요기요'는 한 방역업체와 제휴해 지난 3월 100개 가맹점에 해충 방지 서비스를 1개월 간 무료 지원하고 이후 3개월 동안의 서비스 비용을 20% 저렴하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방역업체의 서비스를 받는 업체의 페이지에는 특별한 표시를 해둬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으로 수십만 개에 달하는 배달앱 가맹점의 요리 환경을 모두 기준 이상으로 유지하기는 어렵다.

'요기요' 관계자는 "가맹점이 깨끗한 상태에서 운영되도록 배달앱 회사에서 노력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매우 많은 업체들을 모두 관리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가맹점 스스로가 깨끗한 환경에서 식품을 만들려는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교육을 통해 위생 개념을 높이는 방법을 적극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식품 안전 당국은 이번 조사를 기점으로 배달앱 등록 업체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배달앱에 등록된 음식점의 문제점이 노출됐다"며 "관내 음식점에 대해 상시 점검을 실시하는 전국의 자치단체에 배달앱 등록 업체에 대한 점검과 감시를 적극 시행하도록 조만간 지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식품 관련 불법 행위를 목격하면 불량식품 신고 전화인 '1399'로 신고해줄 것을 소비자에게 당부했다.

[연관 기사]

☞ [뉴스9] 배달 앱 야식업체 4곳 중 1곳 ‘위생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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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퍼] 배달앱 믿고 시킨 야식, 알고보니 유통기한 지나
    • 입력 2015-08-18 17:01:48
    • 수정2015-08-18 21: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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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리뷰


# "맛있습니다. 포장도 깔끔하고 괜찮네요", "한번 시켜서 먹어보고 맛있어서 자주 시켜먹는 편입니다~", "맛도 얼큰하고 재료도 신선해서 그런지 아주 좋습니다. 자주 시켜먹을 것 같은 느낌"

유명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서울 강북구의 A 야식업체에 대한 리뷰다. 부정적인 내용보다 "맛이 좋다" 등 긍정적인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다.

총 41명의 고객이 이 음식점에 매긴 평점은 5점 만점에 4.1점.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 음식점의 냉장고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 발견됐다.

A업체에서 발견된 유통기한 지난 순두부
▲ A업체에서 발견된 유통기한 지난 순두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자치단체와 함께 이 업체의 조리 실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 냉장고에서 유통기한이 최대 7일이 지난 순두부가 3.2㎏나 발견했다. 업주는 이 순두부를 실제 요리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B업체 주방 사진
▲ B업체 주방 사진


# 서울 성북구에서 야식을 배달하는 B업체는 청소하지 않아 더러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다 적발됐다.

이달 5일 식약처가 점검할 당시 기름 증기, 먼지 등 검은색 오염물이 주방 벽면과 조리도구, 화덕 주변, 싱크대 상단 등에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튀김 기계 주변의 위생 상태는 매우 불량했고 주방 바닥에는 음식 찌꺼기 등이 방치돼 말라 있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맨눈으로 보기에도 위생 상태가 매우 안 좋아 긴 시간 청소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오늘(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치단체와 합동으로 7월22일부터 8월7일까지 요기요, 배달통, 배달의 민족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야식업체 110곳을 기획 감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배달앱에 등록된 야식업체 가운데 메뉴 수, 주문 수 등이 많은 곳을 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야식업체 28곳이 유통기한 경과 제품 보관, 위생 기준 위반 등으로 적발됐다. 식약처는 이들 업체에 대한 영업정지,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자치단체에 의뢰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판매 목적으로 보관한 곳은 4곳이었다. 서울 강북구에 2곳, 대구 수성구와 부산 해운대구에 각각 1곳이 있었다. 이 가운데는 유통기한이 29일 지난 식품을 보관한 곳도 있었다.

위생적 취급 기준을 위반한 곳은 4곳이었다. 서울 성북구, 서초구, 부산 북구, 광주 서구에 각각 1곳씩 적발됐다.

제조업체, 유통기한 등을 표시하지 않아 적발된 업체는 2곳이었고, 종업원의 건강 검진을 시행하지 않아 적발된 곳은 18곳이었다.

이번에 적발된 음식점의 상호, 위치 등은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만 개 넘는 배달앱 음식점, 위생 관리는?

통상 배달앱에는 10만~20만 개 이상의 음식점이 등록돼 있다. 대개 소비자들은 특정 음식점을 이용한 다른 소비자의 리뷰, 평점 등을 보고 주문 업체를 선정한다.

하지만 앞선 사례와 같이 높은 평점을 받는 음식점이 유통기한을 넘긴 식품 보관하는 등 리뷰를 맹신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배달앱 측은 현실적으로 가맹점의 위생 등 조리 환경을 직접 점검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한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저희 앱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식품 위생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저희가 직접 가맹점의 부엌에 들어가 위생을 점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배달앱 측은 가맹점 교육 등을 통해 요리 환경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배달의 민족'은 최근 가맹점 20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 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배달의 민족 가맹점 수는 모두 15만여 곳에 이른다.

12만여 개 가맹점을 보유한 '요기요'는 한 방역업체와 제휴해 지난 3월 100개 가맹점에 해충 방지 서비스를 1개월 간 무료 지원하고 이후 3개월 동안의 서비스 비용을 20% 저렴하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방역업체의 서비스를 받는 업체의 페이지에는 특별한 표시를 해둬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으로 수십만 개에 달하는 배달앱 가맹점의 요리 환경을 모두 기준 이상으로 유지하기는 어렵다.

'요기요' 관계자는 "가맹점이 깨끗한 상태에서 운영되도록 배달앱 회사에서 노력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매우 많은 업체들을 모두 관리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가맹점 스스로가 깨끗한 환경에서 식품을 만들려는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교육을 통해 위생 개념을 높이는 방법을 적극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식품 안전 당국은 이번 조사를 기점으로 배달앱 등록 업체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배달앱에 등록된 음식점의 문제점이 노출됐다"며 "관내 음식점에 대해 상시 점검을 실시하는 전국의 자치단체에 배달앱 등록 업체에 대한 점검과 감시를 적극 시행하도록 조만간 지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식품 관련 불법 행위를 목격하면 불량식품 신고 전화인 '1399'로 신고해줄 것을 소비자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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